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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완 https://hygall.com/563387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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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오 ㅈㅇ







2-2







덜컹-덜컹-

“아, 흑.”

목재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가쁜 신음이 샜다. 발개진 얼굴로 할딱거리던 바비는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불만을 터뜨렸다.


“아파, 브랫.” 브랫은 도리어 팽팽해진 팔근육에 더욱 힘을 주었다.
“조금만 참아봐요.”
“아, 좀. 읏!”


덜컹, 덜컹, 덜컹-바비의 도리질에도 브랫은 연신 밀어붙이는 몸을 멈추지 않았다.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르되, 시작한 이상 끝을 볼 때까지 멈출 수 없었다. 게다가 끝까지 거의 다 다다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멀리온 터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브랫은 혀를 내어 스스로의 마른 입술을 핥으며 욕심을 부렸다.


“윽, 으응.”
“거의 다 됐어요. 응?”
“알았어어.”


엄살이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았는지, 이내 바비는 입술을 꼭 깨물고 탁자 모서리를 붙든 채 말없이 흔들렸다. 흡, 흑. 작은 목소리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브랫은 몸을 더 거세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힘에 부쳐할 걸 알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끝내주기 위해서였다. 끄응, 바비의 앓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브랫의 이마에선 어느새 굵은 땀방울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들었다. 한 쌍의 볼트와 너트처럼, 모든 것이 딱 맞물리는 순간이었다. 정확히는, 브랫이 조금 틀리게 재단한 탓에 아귀가 맞지 않았던 목재 탁자의 연결부위가 기어이 맞아들어가는 순간이었다.


“됐다…”


바비가 바람빠진 소리를 내며 털썩 주저앉더니, 옆으로 스르륵 쓰러졌다. 브랫은 바비가 쓰러지거나 말거나 방금 막 완성한 탁자를 먼저 살폈다. 억지로 밀어넣은 연결부위가 혹시나 망가지진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옆에서 볼멘 소리가 날아들었다.


“중사, 나 쓰러졌어.”
“아, 네.”
“너무 힘들어서.”
“고생하셨습니다.”
“너무 힘들었다고. 이 땡볕에. 이거 붙잡고 있느라.”
“…”
“너무 힘들어서 일어나지도 못하겠네.”
“…”
“봐봐, 손바닥도 다 까지…진 않았네. 근데 빨개졌어.”
“다행히 부러진 덴 없네요.”
“내 얘기야, 탁자 얘기야?”


브랫은 그제야 바비를 돌아보았다. 바비가 거만하게 턱을 치며들며 손바닥을 들어보였다. 과연, 흰 손바닥이 온통 빨갛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까지지만 않았으면 될 일이었다.


“당연히 탁자 얘기죠.”


바비가 분하다는 듯 브랫을 노려보았다. 브랫은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몸을 일으켰다. 뭐라고 투덜대는 바비를 지나친 다음, 열어둔 통창을 통해 거실로, 거실을 가로질러 부엌으로 향했다. 일을 하나 끝낼 때마다 바비가 힘들어 죽네 마네 유난을 떠는 이유는 하나였다. 네가 시키는 일을 했으니 보상을 달라, 잠깐이라도 좋으니 수고한 날 좀 모셔라, 였다.


굳이 따지자면 탁자 한 개를 만들기까지 바비의 노동 지분율은 1%도 안될 터였다. 재료 준비도, 재단도, 톱질도 모두 브랫의 몫이었으니까. 그러나 파병시절 수차례 겪었듯, 바비는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어도 자기가 다 차렸다고 우기는 인간이었다. ‘무려’ 부품 끼워맞추기를 도와줬으니, 바비가 위세를 떨 조건이 모두 갖춰진 셈이었다.


작든 크든 뭘 할 때마다 저러는 게 어이가 없었지만, 딱히 밉지는 않았다. 저렇게 까불기까지도 꽤 걸린 데다 바비가 원하는 보상이란 게 사실 별 거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브랫은 참았던 웃음을 피식거리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낮에 사온 커피가 반쯤 녹은 채 놓여 있었다.











바비와의 갑작스러운 동거도 어느새 한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반쯤은 이 불가해한 인간을 이해해보겠다고 벌인 일이었지만, 브랫은 여전히 바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분명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면모들을 속속 알게되며 더 미궁에 빠지고 있었다.


바비 프로스트는 모든 면에서 자신과 달랐다. 생각도, 하는 행동도, 습관도, 자는 것도, 먹는 것도, 심지어 입는 것까지도 그랬다. 밖을 나다닐 수 없었던 탓에 바비는 계속 브랫의 옷장을 빌리고 있었는데, 옷을 골라 입으라고 하면 신기하게도 브랫이 절대 입지 않는 끔찍한 원색 옷들-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머니에게 선물받은 거라 포장만 뜯어놓았던-만 주워 입어 브랫의 심기를 어지럽히곤 했다. 게다가 잠은 왜 그렇게 늦게 자며, 깨기는 또 왜 그렇게 일찍 깨는지. 요즘 브랫은 늦은 밤이나 새벽, 톡톡톡 걸어다니는 발소리나 TV 소리 따위에 깰 때가 있었다. 규칙적인 수면을 중시하는 그로서는 참사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 뿐인가. 리스트를 써보자면 한도 끝도 없었다. 뭘 차려주면 먹는 둥 마는 둥하며 다른 일에 열중하고, 식사는 귀찮아하면서 커피나 군것질은 좋아하고, 근데 그나마도 깨작대고,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그러면서도 힘들게 몸 쓰는 일은 싫어하고, 덥다는 말에 에어컨을 틀어주면 춥다며 발발 떨고, 수건을 하루에 다섯개쯤 쓰고, 그러면서 빨래는 수건 떨어지는 일 없이 야무지게 하고, 순 도련님 같은 얼굴로 흰 옷에 묻은 커피 얼룩 지우는 법 같은 걸 줄줄이 꿰고 있고, 영화같은 건 취미 없다면서 막상 틀어주면 훌쩍대며 몰입하고, 매사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표정에선 좋다는 티가 나고…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바비는 모순으로 빚어놓은 인간 같았다. 모든 면에서 이해 안가는 것 투성이었다. 영양소 비율을 지켜 식사를 차리고, 먹을 땐 먹는 데에만 열중하고, 군것질이랑은 담을 쌓고, 매일 2시간씩 웨이트와 러닝을 하고, 취미가 다섯개쯤 되고, 수건 한 개로 하루를 쓰고, 불평을 늘어놓는 병사가 있으면 엉덩이를 걷어차 기강을 잡아주는 브랫에겐 특히나 그랬다.


다름이라고 표현하기도 부족한 다름이었다. 굳이 이름을 붙여보자면 상극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한달이 흐른 지금도, 브랫에게 바비 프로스트는 ‘이상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사실 브랫은 알고 있었다. 가장 이상한 인간은 바로 자신이란 걸. 이상한 인간을 이상해하면서도, 결국엔 이렇게 웃고 있었으니까.












커피를 든 채 정원으로 나가니 어느새 몸을 일으킨 바비가 마찰된 연결부위에 일어난 나무 거스러미들을 사포로 문질러 없애고 있었다. 애초에 아귀가 맞게 만들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평 불만을 늘어놓을 땐 언제고, 하여튼 웃기는 인간이었다.


“먹어요.”
“으응.”


바비는 브랫을 돌아보지도 않고 입을 꾹꾹대며 사포질에 열중했다. 하얀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라 땀에 젖어 있었다. 햇볕 아래 반짝이는 금색 머리카락이 손의 움직임을 따라 앞뒤로 살랑살랑 흔들렸다. 또 저러네. 브랫은 혀를 쯧쯧찼다. 뭘 달라고 해서 주면 꼭 이렇게 한 번에 먹는 법이 없었다.


“녹으니까 빨리 먹어요.”
“알았어.”


여전히 대답뿐이었다. 결국 브랫은 바비의 입가에 빨대를 가져다댔다. 그제야 꾹꾹대던 입술이 열리더니 빨대 끝을 물었다. 반투명한 막대 안쪽으로 액체가 끌려올라가는 게 보였다. 바비가 으음,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가 하, 숨을 뱉으며 눈을 반짝 떴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바비가 매번 하는 행동이었다. 언젠가 들은 바비의 설명으론 카페인 효과를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브랫이 보기엔 조금 웃겼다. 아직 커피가 식도를 스치지도 못했을 것 같은데. 게다가…브랫은 커피컵 안을 들여다보았다. 얼마나 찔끔 먹었는지 줄어들지도 않은 것 같았다. 대체 뭘 먹고 뭘 느낀다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랫의 관찰에 따르면, 바비는 뭐든 이런 식으로 먹었다. 브랫의 기준으론 세 모금이면 끝날 커피를 찔끔찔끔 하루종일-그럴거면서 왜 사올 때마다 녹았다고 지랄하는지 모르겠지만- 마시다 결국엔 남기곤 했다. 식사라며 당근 막대 한 개나 오이 한 개를 온종일 아삭거릴 때도 있었다. 그러니까 말랐지, 혀를 차면서도 어떻게 저 키까지 자랐나 신기하기도 했다.


“더 먹어요.”
“응.”


바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뭐가 잘 안되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탁자 더 가까이로 얼굴을 붙였다. 말 더럽게 안 듣는 인간. 문득 심술이 일었다. 브랫은 다시금 커피컵 안을 들여다보았다. 반쯤 녹은 라떼는 거의 상아색이 되어 있었다. 브랫은 원래 우유를 싫어했고, 커피를 탄 우유는 더더욱 싫어했다. 심지어 얼음이 녹아 물과 뒤섞인 커피 탄 우유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빨대를 입에 물고 힘차게, 물섞인 우유의 밍숭맹숭한 맛과 애매한 헤이즐넛향이 뒤섞인 끔찍한 음료를 한입에 빨아들였다. 얼음이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날 때까지. 그래서 놀란 바비가 자신을 뒤돌아볼 때까지. 이렇게 유치한 짓까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때론 극약처방이 필요한 법이었다.


“중사…뭐하는 거야?” 바비가 경악에 가득찬 표정으로 물었다.
“왜요?” 브랫은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내…내 꺼 왜 먹어!”
“안먹길래요.”
“이따 먹으려고 한거야!”
“제가 먹으라고 세 번 말했습니다, 세번.”


바비가 손에 든 사포를 툭 떨어뜨리더니 씩씩대기 시작했다. 브랫은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보란듯이 빈 커피컵을 바비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먹으랄 때 안먹으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하듯. 그리곤 속으로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야아!”


예상과 한치도 다름없이 터져나온 바비의 분노가 가을날의 정원으로 퍼져나갔다.







#브랫바비 #슼탘
2023.09.21 08: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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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귀여워죽겠네!!!!!!!!!야!!니들머하냐!!!??!?깨볶고있네아개좋아ㅜㅠㅜㅠㅠ
[Code: d1a1]
2023.09.21 08:32
ㅇㅇ
모바일
내센세 ㅠㅠㅠㅠㅠㅠ 내 바비 ㅠㅠㅠㅠㅠ
[Code: 9aef]
2023.09.21 08: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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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질거릴 일이냐 잇몸 마르네ㅠㅠㅠㅠㅠ
[Code: 4238]
2023.09.21 22:13
ㅇㅇ
주인이랑 있어서 행복한 바와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계속 행복하기만 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197]
2023.09.21 23:13
ㅇㅇ
가구조립만 해도 이렇게 섹텐이 흐르는데 다시 제대로 섹스하면 장난 아니겠네.... 관계 발전할게 너무 기대되는 것
[Code: fbb0]
2023.09.21 23:41
ㅇㅇ
허미 내센세 겁나 기다렸ㄲ는데 이제 봄 시발 선설리
[Code: 585d]
2023.09.22 00:40
ㅇㅇ
뭐야 이거 그냥 신혼이잖아 둘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편에서 바비 찾으러 온 것 같은 사람 때문에 불안한 와중에 그나마 바비는 유능한 집사인지 남편인지 남친인지 어 존나 알 수 없는 어떤 중사 덕분에 난생 처음 존나 힐링타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랫이 바비 잘 지켜 줄 수 있겠지
[Code: c87f]
2023.09.22 0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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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랫 바비한테 홀딱 빠진 모습 보기 조와ㅜㅜㅜㅜ
[Code: 0d60]
2023.09.22 04:18
ㅇㅇ
탁자 혼수인가? ㅋㅋ 신혼집 살림살이 준비중인걸까 궁금증을 불어일으키네 바비 쓰라고 만들어준걸지 ㅋㅋ
[Code: 915d]
2023.09.22 11: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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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랫 와와 간식 뺏어 먹으니까 좋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b336]
2023.09.22 14: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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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랫 착실히 바비와와 길들이면서 모시고 살고 있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안맞는 상극인데 그래서 오히려 볼트와 너트처럼 꼭 맞는 천생연분같아 ㅋㅋㅋㅋ '하여튼 웃겨'로 시작하는게 제일 속절없이 빠지는건데... 티격태격하는 사랑싸움 보는 사람은 넘나 재밌고요 근데 부랫도 바비 놀려먹으면서 존나 재밌어 보이네 ㅋㅋㅋㅋㅋ
[Code: 077a]
2023.09.22 14: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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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가 이제 브랫한테 편하게 승질 부리는거 보니까 브랫이 그동안 바비 섬세하게 관찰하면서 다 맞춰주고 커여워하면서 애정 준게 느껴져 ㅠㅠㅠㅠㅠㅠㅠ 소일거리 툭툭 던져주면서 바비 자존감도 올리고 맞춤형 케어도 착착하는 유능 아이스맨 브랫... 육아도 잘할 것 같아서 선임신한 바비랑 육아할 모습까지 더 기대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 바비와와랑 부랫의 평온한 일상 너무너무 커여워서 행복하다
[Code: 077a]
2023.09.22 22:48
ㅇㅇ
바비쉑 탁자 하나 잡고 있으면서 존나 엄살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Code: 12bc]
2023.09.26 11:30
ㅇㅇ
센세를 기다려........
[Code: 7bc4]
2023.09.28 0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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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브랫바비 해피추석🍂🌕
[Code: 3794]
2023.09.29 0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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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는 허위매물도 고급스럽다....
[Code: db6a]
2023.09.29 02: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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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연애하는거 ㅈㄴ귀여워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바비 모순덩어리라면서 너무 애정어린눈으로 보는거 아니냐고 부랫ㅜㅜㅜㅜㅜㅜㅜ다티난다 다 티나ㅜㅜㅜㅜㅜㅜㅜ세상사람들 다알겟다아주ㅠㅠㅠㅠㅠㅠ
[Code: db6a]
2024.01.18 21: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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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보니 둘이 생활패턴도 안 맞았네 ㅋㅋㅋ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Code: 85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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