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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3 10:25
#버질에게해감받는매브

 

bgm. 하이든 교향곡 No.94 ' 놀람교향곡 ' x  엘가 '사랑의 인사 



 

버질이 매브 볼때  항상 온화하고 다정한 느낌으로 생각하면서 씀


 
***


 

톰과 버질은 쌍둥이 형제지간으로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신 탓에 성은 달랐지만 아이 양육을 위해 서로 꽤 가까운 곳에서 자랐고 동네의 아이스 링크장에서 피트를 만났음. 버질은 하키를, 톰과 피트는 스피드 스케이팅 수업을 함께 들으며 빠르게 친해졌어. 피트는 톰보다 오래 훈련을 해온 선수였는데, 시합에 나간 경험은 적었음. 서양적이지 못한 체구 탓이 컸지...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작은 체구로 빠르게 안을 파고드는 동양적인 전략을 세우고, 그에 맞는 성과도 보였지만 피트의 전략을 맞춰주기엔 다른 선수들과 합이 잘 맞지 않아서 피트는 언제나 보결이 되어 주니어 선수권에도 제대로 서보질 못했어. 톰과 피트는 훈련에서는 수석과 차석을 다퉜지만 실전에 들어서면 체급 차와 피트의 전략은 써보지도 못하고 무시당하는 상황에 톰이 더 안타까워하면서 피트를 감쌓음. 그 덕에 톰이랑도 빠르게 가까워졌고 두사람은 서로 첫사랑으로 풋풋하게 마음을 주고받았음. 버질도 피트를 좋아했지만 두사람과의 관계가 더 소중했기에 뒤로 물러나 이 모습을 모두 지켜보면서 두사람의 사랑을 응원했지.
 

하지만 15살이 되는 해까지 훈련 차석임에도 시합에도 세워주지 않고 자신의 전술과 훈련 성적을 무시하는 감독과 피트가 대대적으로 싸우는 사건이 발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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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는 시합에 내보내 주겠다는 말만 믿고 훈련받는 몇 년 동안 하루에도 몇번씩 따로 불려가서 폭언과 폭행을 견뎌왔는데, 만 15살의 주니어선수권 명단에서마저 제외되자 빵하고 터져버렸던 거야.

그리고 이런 내막을 몰랐던 톰은 피트가 감독님에게 선 넘은 분노를 표했다며 도리어 화를 냈고, 모두의 주장 격으로 자리한 톰을 필두로 다른 팀원들도 피트를 몰아붙이면서 그날 피트는 그대로 팀에서 쫓겨났어.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다들 10대이고 감독은 돈도 없고 체격도 맞지 않는 피트가 거슬렸기 때문에 그대로 일을 마무리했음.

 

톰과 형제라지만 버질은 달랐어. 하키선수를 꿈꿨던 버질은 어느 날 눈이 흐려서 안경을 써야 할까 싶어 안과에 갔다가 실명이 진행 중이라는 얘길 듣고 하키를 관뒀지. 우울해하기도 잠시 친구와 형제를 도와주기 위해 스포츠 마사지, 접골 등 체육과 밀접한 쪽으로 진로를 바꾸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애썼어.

피트는 자기가 힘든걸 잘 이야기하는 편도 아니었고 아버지를 잃고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 집을 일으키려면 스포츠 스타가 되어서 큰돈을 벌어야 하는데... 톰은 소위 말하는 있는 집 자식이라서 언뜻 피트가 힘든 이야기를 흘려도 잘 캐치하지 못했음. 버질은 그런 톰과 달리 말없이 피트의 힘든 점을 위로해주고 포용하며 달래주며 BF자리에 올랐거든.

 

그러다 아직 멀지 않은 눈으로 봐버리고 말았지...

 

톰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피트를 몰아세우고 언젠가 피트가 주장으로 이끌었던 팀에서 피트를 내쫓는 모습을 말이야. 버질은 눈이 멀면서 피트가 어디가 안 좋은지 뭐에 얼마나 속상해하는지 기민하게 체크하고 있어도 톰은 피트의 애인이니까 당연히 알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보고 나니 참을 수가 없었어.

그런데 화도 내본 사람이 낼 줄 아는거라고... 버질이 할 수 있는 건 큰소리도 못 내고 우는 피트의 옆에서 몇시간이고 함께 있어 주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는 거였지.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나도록 톰은 오지 않았어. 어린 마음에 사과할 줄도 모르고 그렇게 그들은 이별을 맞이했지. 피트는 그렇게 톰과 스피드 스케이팅 모두 관두게 되었음. 그렇다고 얼음 위를 빠르게 가르며 남들과 다른 속도를 즐기는 것이 싫은 건 아니라서 꽁꽁 얼어붙은 호숫가에서 버질과 함께 정돈되지 않은 얼음을 타고 노는 시간이 길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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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예쁜 영상을 봤는데 피트 너랑도 어울릴 것 같아!"

"그게 뭔데?"

 

 

어느날 버질이 피트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 들고 온 영상은 한 피겨스케이터가 너른 호수를 가르며 춤추듯 피겨스케이팅을 선보이는 홍보영상이었고 피트는 난 피겨선수가 아니라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라고 단언했음. 버질은 피트의 발개진 볼을 손으로 녹여주면서 넌 아주 아름답고 이 호수 위에서 여유롭게 얼음을 가르며 나아가는 것도 어울릴 것 같다고 이야기했지. 피트는 버질의 순수한 칭찬과 호의 그리고 그 안에 묻어나는 깊은 애정에 속절없이 녹아내렸어.

 

 

"나, 나는 이 형처럼 막 여러 번 돌고 이런 거 못 해. 근데 저 점프... 저거 한 번쯤은 연습하면 될지도?"

"너무 무리하지 마. 정말 예쁜걸 보니 네 생각이 나서 이야기한 게 전부 지. 부담을 주고 싶었던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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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 해내면 더 예쁠 것 같아?"

"음... 응. 이 사람보다 훨씬!"

 

 

피트는 자길 믿어주는 버질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어. 버질의 눈으로 아직 제 모습을 쫓아갈 수 있을 때 말이지. 그날 이후 피트는 혼자서도 얼어붙은 호숫가를 찾아와 연습을 거듭했어. 혼자서 전술을 세우고 수석 차석을 다퉜을 만큼 똑똑했기에 어렵지만 피겨라는 종목에 적응해냈지. 그리고 혼자서 영상에 나온 기술들도 어렴풋이 동작을 따라 하고 점프와 스핀도 유튜브를 뒤져가면서 열심히 연습했지.

그리고 이제 바람이 너무 매서워서 도저히 호숫가로 나오기 어려워진 어느 날 버질과 호수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버질의 상태가 나빠져서 버질은 입원하고 호수에는 피트 혼자 서있었지. 피트는 나무마다 각도를 잡아서 캠코더를 단단히 고정하고 몇번이고 그 영상을 흉내 낸 영상을 찍었어.

휘몰아치는 겨울바람, 흑발과 검은 상·하의 그리고 매섭게 몰아치는 속도의 스텝과 각종 점프까지. 착지는 조금 어설펐지만 아마추어의 스케이팅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연기였음.

 

피트는 훈련 영상을 편집하듯 피겨 영상을 조금 손보고 유튜브에 올려서 바로 버질에게 보냈어. 이 링크 속에 네가 가장 보고 싶은 게 담긴 것이 맞길 바란다는 멘트와 함께 말이지. 버질은 고질적인 통증을 줄이기 위한 수술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눈에 담고 수술장에 오를 수 있었어.

 

피트의 영상은 for 버질 아담슨이라는 제목으로 이주 사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지만, 어째서인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모두에게 퍼져나갔고 그 영상은 아이스와 그 팀도 보게 됐음.

피트의 주행에는 여전히 스피드 스케이팅의 버릇이 많이 묻어났지만 오히려 그것이 겨울과 더 잘 맞아떨어져서 바람 소리를 곡으로 삼아 날아오르는 피트를 보며 다들 마음이 싱숭생숭했음. 피트가 나가고 응원하며 끌어올려 주는 팀장을 잃고, FM으로 몰아붙여지기만 하니 모두 지치고 악순환이 지속되어 팀의 성적은 계속 부진해졌거든. 잃고 나서야 보이는 거야, 자신이 가치 없다 생각해 내버린 것이 얼마나 빛나는 것이었는지가.

영상을 본 피겨 국대 코치가 피트를 스카우트했고 피트는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피겨로 전향했음. 뛰어난 육체와 정신력 그리고 노력으로 이뤄내는 기술력으로 새로운 팀의 인정을 받아내고 갖은 시합은 물론 주니어 선수권에도 나갈 수 있게 됐음. 피트는 입원 중인 버질과 통화로 안부를 묻고 아무에게도 말 못 하는 걱정을 위로받고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갔어. 그토록 노력했던 첫 꿈에서는 안되던 것이 버질의 말을 따라오니 행복으로 가득해서 피트는 이 꿈이 깨질까 무서웠지. 이 행복 속에 늘 곁에 있던 버질만 없었거든. 피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1년 전 유튜브에 등장했던 그 럭키 스타로 소개되어 주니어 국대 간판을 이끌었고 금메달을 목에 건 날. 병원에 있는 버질을 찾아갔음.

버질은 발걸음 소리 만으로도 피트를 알아봤고 아주 해맑게 맞아주었지. 전화로는 하루에도 몇번씩 주고받아서 남들이 그 정도면 애인이라고 인정하라며 타박을 줄 정도 였지만 선택은 매브가 하는 거라며 버질은 단 한 번도 재촉하지 않았고 이렇게 직접 마주하는 건 1년 만이었지.

 

 

"넌 여전히 예쁘고 아름답구나."

"피이... 눈에는 붕대가 덕지덕지면서 무슨..."

 

 

버질은 붕대를 풀러도 괜찮다고 허락했고 피트는 버질의 붕대를 조심조심 풀어 내렸어. 아직 앞은 잘 보이지 않았기에 버질은 손끝으로 피트를 그리고, 하나하나 느끼며 가슴에 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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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나는 이미 가슴이 두근거렸거든. 그리고 너에겐 여전히 해바라기 같은 햇살 향과 그날의 호수가 내음이 나고 있어. 자유롭고 아름답지."

"..."

"병실 문이 열릴 때 들어온 겨울바람 덕에 내 볼이 덜 빨개 보일 거라서 참 다행이야."

 

 

누군가를 꼬시기 위해 지어내는 말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이야기에 피트는 목 끝까지 얼굴이 빨개졌고 그대로 버질한테 안겼음.

 

 

"버질 너도 웃는 거 진짜 예뻐. 너무... 좋,아... 너랑 있으면 따듯해. 넌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온 들판이야. 양지바르고 푸르러."

"하하 푸르른 들판이라니 좋다. 있잖아 피트, 나, 네 애인해도 돼?"

"...응, 뭘 그런걸 묻고 있어. 창피하게."

"와...! 고마워. 내 들판에 피어날 꽃은 너 하나 뿐이라고 약속할게. 사랑해."

"나 금메달 가져왔는데... 금메달보다 네가 좋아."

"국가대표 피트 미첼에게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네. 고마워."

"다음엔 시니어에서 더 크고 반짝이는 금메달을 가져올게."

 

 

촉 소리 날만큼 가벼운 피트의 뽀뽀를 받은 버질은 아주 행복해했음. 까르르 웃는 커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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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쌍둥이 형의 병문안을 온, 그리고 그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피트와 사귀고 있었던 톰 카잔스키가 말이야. 톰은 피트에게 사과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상담하러 왔던 건데 이런 모습을 보니 차마 병실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굳어버렸어. 그 앞에서 잠시 머물다가 버질이 피트에게 깊게 키스하고, 그걸 피트가 거부하지 않는 모습까지 보고는 도망치듯 병원을 떠났음.

 

버질은 톰이 온 걸 알고 있었어. 미디어에서 톰의 FM을 두고 꽁꽁 얼어붙었다면서 아이스맨이라고 이명을 붙여줬듯 톰은 남들보다 훨씬 더 오래 링크장에 머무는 탓에 항상 냉랭한 기운이 풍겼거든. 피트를 울린 만큼 제 동생이 깨닫길 바랬어.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가 내버린 꽃봉오리가 버질 아담슨의 품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는지를.




아이스매브
버질매브 
​​​​​​​매버릭텀

2022.11.23 10: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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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브금이랑 같이 읽는데 존나 왜 울컥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d6b]
2022.11.23 1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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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제목에 상이 붙어있다니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센세.... 피겨하는 매브 존나 잘 어울리고 버질 너무 따사로운 햇살탑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피드 스케이팅 하는 아이스도 잘어울리는데 아이스 마 분발혀라
[Code: cd6b]
2022.11.23 1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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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하는 피트라니 진짜 잘 어울린다 헠헠 버질은 피트를 진짜 저렇게 사랑으로 감싸줄거 같아서 매브 행복할 수 있을거 같아ㅠㅠ어나더가 올 때까지 센세를 기다리고 있을게
[Code: 0d01]
2022.11.23 10: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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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하는 피트 존나 어울리고 형제 사이에 낀 삼각 개존맛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b31]
2022.11.23 10: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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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봄햇살처럼 따스한데 한편으론 카잔스키라서 확실하게 제 형에게 피트는 자기 거라고 보여주는 거 ㄷㄷㄷㄷㄷㄷㄷㄷ 존맛도리ㅜㅜ 여기에 상이 붙어있다니 센세ㅜㅜ 절 받으세요
[Code: 3596]
2022.11.23 1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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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대작의 시작에서 센세와 찰칵.....미쳤다.....
[Code: a58c]
2022.11.23 11: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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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진짜 햇살 그 자체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7a8]
2022.11.23 1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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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너무 벤츠야 흑흑 매브야 따땃 골댕이 버질하고 행복해야해ㅜㅜㅜㅜ
[Code: c471]
2022.11.23 1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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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진짜 벤츠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35c]
2022.11.23 13:07
ㅇㅇ
버질 할때는 하는 사람이라 더 맛있어
[Code: 20fa]
2022.11.23 13: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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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정말 다정하다ㅠㅠㅠㅠ
[Code: 320c]
2022.11.23 14: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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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또 무슨 사약인데 ㅠㅠㅠㅠㅠㅠ미쳤냐고 ㅠㅠㅠ아이스야 너 버질 이길 수 있겠냐 ㅠㅠㅠㅠㅠ
[Code: ebbd]
2022.11.23 15: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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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좋다.. 근데 아이스가 되찾아올 수 있을까..
[Code: 13df]
2022.11.23 16: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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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건 못 이기지. 버질 진심 다정하다
[Code: 9a78]
2022.12.04 00: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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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는 피트 힘들 때 함께 해주지도 않고 ㅠ버질이 답이다
[Code: e5f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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