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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0 09:13
아직 아무도 버디물 안줘서 자급자족함
어린선배형사와 신입형사 근데 혐관이 곁들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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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와라 리쿠의 첫 인상은 개별로 그 자체였다. 나보다 두 살 어리면서 상사인 것이 마음에 안들었고, 무엇보다 매사에 진지하지 못한 그 태도가 나와 정반대였다. 그리고 부차적인 이것저것이 합해져서 그냥 느낌이 싫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 경찰대를 1등으로 졸업했다고 한다. 알게 모르게 경찰들 사이에는 경찰대를 나온 부류와 아닌 부류로 나누어 친하게 지낸다. 나는 당연히 아닌 부류.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축구 하나로 체대에 들어갔지만, 대학리그 중에 다리를 다쳐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되었다. 그렇게 내 앞에 놓인 선택지 중 하나가 체력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강력계 경찰이 되는 것이었고, 지금 내 눈 앞에있는 재수없는 상사를 모시게 된 것이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어, 너도 고생많았어.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에이~잠시만, 섭섭하게 먼저 퇴근이라니 우리도 나름 강력계에서 한 팀인데 팀 단합을 위해 회식해야지.

내가 형사로 부임하고 3개월, 벌써 20번째 회식이었다. 일주일에 회식이 한 두번은 꼭 있었다는 뜻이다. 늘 사유는 팀의 단합. 다른 선배들의 눈빛을 보면 다들 집에 갈 핑계거리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나 역시도 오늘은 빠져야지-라고 생각하던 중,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너는 참석이야.

-...왜요?

-내가 좋아하니까.

이런 실없는 농담도 벌써 200번은 들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래도 빠지기 어려울 듯 하다. 그의 눈빛이 절대 너만은 안보낸다는 눈빛이니까.

-미안, 나는 먼저갈게.

-유세이 진짜 미안, 화이팅..!

눈치를 보던 다른 팀원들도 하나 둘 빠지며 미안하다고 속삭이고 나간다. 결국 남은건 우리 둘. 이게 무슨 팀의 단합이냐고.

-자, 그럼 우리 둘이라도 앞에 포장마차로 갈까?

-...그러세요.



딱히 할 이야기도 없었던 것 같은데. 우리 둘은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한 잔, 두 잔씩 마시고 있었다. 나는 계속 취기가 올라오는데 내 앞에 앉은 이 사람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별로 취한 것 같지도 않다. 하기와라 리쿠 이 독한새끼.

-취했어?

-아니요.

-볼이 빨개.

-괜찮습니다.

취하지 않은 척 하는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근데 언제까지 존댓말 할거야? 물론 서 안에서는 내가 선배지만, 밖에서는 두 살이나 어린데.

딱히 악의는 없어보이는 말이었지만, 나의 머릿속으로는 '내가 두 살이나 어린데 너보다 빨리 진급했다 새꺄-' 라는 식으로 들렸다.

-...저는 존댓말이 편합니다.

-아 그래? 강요는 안할게, 근데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유세이 넌 좀 날선 것 같아, 그것도 나한테만.

-아마 기분탓일거에요.

-아니야, 확실해. 지금 이 술자리에서도 그렇고. 나를 싫어하는것 같달까?

-선배님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이다. 팀에서 제일 싫어했고, 서에서도 제일 싫어한다.

-그런데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또다. 실실 웃으면서 하는 실없는 농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정신머리로 진급을 빨리한걸까? 부모가 둘 다 경찰이라더니 어떤 빽으로 진급한걸까? 절대 좋은 감정이 들 수 없는 부류다. 할 말이 없어서 앞에 놓인 술 한잔을 더 마셨다.

-내가 오늘 왜 꼭 남으라고 했냐면, 그래도 3개월이나 같은 팀에 있었는데 여전히 현장에 나가면 너랑 내가 합이 제일 안맞아서 그래. 사적인 감정 공적인 거에 가져오지 말라고 말하려고 부른거야. 그러면 너도 더 이상 진급 하는 것도 힘들꺼고. 팀 실적이 안좋아지니까.

도대체 무슨 말인건지, 술이 취했는지 말이 엉켜서 들린다. 하지만,

-그리고 나도 너 안 좋아해.

이 말만은 뚜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언제부터였는지 웃음기가 싹 가셔있었다.

-나도 너 별로 안좋아하지만, 일 할때는 잘해보려고 노력한다고. 그러니까 잘하자 응?

그리고 또 다시 내 얼굴을 보며 실실 웃는다. 이 웃음은 농담 따먹기 할 때의 웃음이 아니다. 진짜 사이코 같았다. 두 얼굴의 남자, 뭐 지킬앤하이드 그런거?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진심같았고 게다가 저 웃음이 위압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 기억을 끝으로 나는 어제 저녁 같이 술을 마신 이 미친놈의 집에서 눈을 떴다.


#맇쿠유세이
2024.01.10 09:54
ㅇㅇ
모바일
미쳤다 센세 제발 어나더.. 진짜 제발 사라지지마
[Code: 3543]
2024.01.10 12:13
ㅇㅇ
모바일
센세 이건 진짜 어나더가 필히 있어야 한다.. 혐관배틀 없어서 못먹는다ㅠㅠㅠㅠㅠㅠ 나중에 둘이 눈맞는것까지 꼭 보여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787]
2024.01.10 14:14
ㅇㅇ
모바일
어나더 가져와..어나더..
[Code: 759e]
2024.01.10 16:53
ㅇㅇ
모바일
내가 좋아하니까 -> 이부분 심장 다터진다 하기와라 센빠이,,
[Code: 1bf9]
2024.01.10 19: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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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ㅠㅠ
[Code: f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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