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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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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붕ㅈㅇ 수정재업ㅈㅇ




아에몬드는 눈앞의 광경을 멍하니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심장이 유독 쿵쿵 뛰어서 귓가에 직접적으로 들리는 듯 했지. 루크에게 칼을 맞고 쓰러진 너붕은 처음엔 어떻게든 숨을 쉬려고 발버둥쳤어. 피가 하염없이 쏟아지고 목매이는 듯한 소리를 내며 필사적으로 숨을 헐떡였지. 하지만 소란을 듣고 달려온 킹스가드의 품에 안기는 순간 너붕은 끈이 떨어진 인형처럼 축 늘어졌음. 심각한 얼굴로 너붕을 지혈하던 해롤드 경이 마에스터를 부르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어쩐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런 참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아에몬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용인 바가르와 결속했고, 너붕과 가족들의 성대한 축하를 받았어야 했어. 그리고 너붕을 등뒤에 태우고 레드 킵으로 가서 아버지께 둘의 혼약을 청했어야 했어. 이제 아에몬드는 물려받을 유산이 없는 차남이 아니었으니까. 드래곤 라이더였으니까. 너붕의 남편이 될 자격이 주어졌으니까.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걸까?

바닥에 뉘여진 너붕의 피가 어느새 해롤드 경의 손을 흠뻑 적시고 있었어. 그리고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너붕이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지. 사색이 된 루크의 떨리는 손에서 단검, 그 저주스러운 단검이 너붕의 피에 젖은 채 미끄러졌고 아에몬드는 금속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에 정신이 돌아왔어. 그의 눈에 아직 너붕의 피가 흥건한 단검이 보였고, 동시에 새롭게 부화한 용의 분노가 터졌지.

아에몬드는 광분한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루크에게 달려들었어. 얼음처럼 굳어버린 조카에게 주먹을 날리고 손톱을 세우면서 어떻게든 상처입히려 했지. 너붕을 해친 것처럼 저 사생아도 고통받아야 했으니까. 하지만 이내 동생을 지키려 달려든 제이스에게 막혀버렸음. 킹스가드들은 또다시 벌어지려는 아이들의 싸움을 강압적으로 제지해야 했어.

그리고 곧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 그들의 가족과 방문객들이 홀에 모였어. 피투성이인 채 여전히 의식이 없는 너붕은 따뜻한 난롯가 앞에 뉘여졌고 마에스터의 치료를 받았지. 아에몬드는 사나운 얼굴로 주위를 노려보며 너붕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음. 제이스는 누이의 창백한 얼굴을 애가 타게 바라봤어. 당장에라도 누이 곁으로 가고 싶었지만 사시나무처럼 떠는 루크를 안고 지탱해야 했어. 온몸을 덜덜 떠는 동생은 차마 너붕 쪽을 바라보지도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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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붕의 상태를 보고 충격에 빠진 비세리스는 무책임한 킹스가드를 비난했고 크리스톤 경은 어린 공주가 친족들에게 공격당한 거라고 변명했어. 그 믿을 수 없는 대답에 비세리스가 고함을 친 순간 잠옷 차림의 라에니스가 세 손녀들의 이름을 외치며 계단을 내려왔고, 그 뒤를 따른 코를리스가 무슨 상황인지 설명을 요구했음. 즉시 외할머니의 품에 달려든 바엘라와 라에나는 떨리는 손으로 너붕을 가리켰고, 그 방향에 시선을 돌린 벨라리온 부부는 피가 얼어붙는 듯 했어. 라에니스가 너붕의 이름을 비명 지르듯 외치자 코를리스는 아연실색해서 너붕에게 달려갔음.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죽은 것처럼 힘없이 늘어져 마에스터에게 목이 꿰매지는 피투성이의 손녀였어.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그의 내면에 해일 같은 분노가 몰아쳤지. 바다뱀은 감히 누가 내 땅에서 내 손녀를 공격했냐고 천둥 같은 고함을 내질렀어.

그런데 그 순간 라에니라가 문을 거세게 밀어젖히고 세 자식들의 이름을 외치며 들어왔어. 그녀의 뒤를 다에몬이 느긋하게 뒤따라오고 있었지. 라에니라의 눈에 띈 건 가장 가까이에 있던 아들들이었어. 그들에게 달려간 라에니라는 아들들의 상태를 보고 숨을 들이켰어. 둘다 성치 않은 얼굴이었지만 루크의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에 코가 부러지고 손톱 자국이 생생해 유독 심각했어. 라에니라는 아들들의 얼굴을 보고 분노함과 동시에 속으로 너붕이 왜 형제들의 곁에 없는지 의아해했어. 그리고 그 의문은 제이스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난롯가를 가리킨 순간 아득한 공포로 바뀌어버렸지.

라에니라의 기쁨, 그녀의 소중한 딸. 라에니라의 외동딸인 너붕이 시체처럼 누워있었어. 그 순간 라에니라는 자리를 박차고 너붕에게 달려갔음. 너붕의 눈은 굳게 잠겨 있었고 안색은 죽은 이처럼 창백했으며 입술은 푸른색을 띠었어. 라에니라가 매일 밤 정성스레 향유를 발라주던 은빛 곱슬머리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 아래에 목은 피투성이였어. 끔찍했지. 너무 끔찍해서 차마 눈을 돌릴 수도 없었어. 라에니라는 실로 꿰맨 자국을 보고 너붕이 목을 베였다는 걸 눈치챘음. 호기롭게 용의 고삐를 잡던 손은 덜덜 떨려서 차마 딸을 만질 수도 없었어. 평소라면 아에몬드가 너붕의 손을 굳게 잡고 있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겠지만 그것조차 신경쓸 수 없었지. 그리고 충격이 가시자 이내 화산이 폭발하듯 라에니라의 격노가 터져나왔어.

감히 누가 이랬는지, 그 자는 어디 있는지 설명을 요구한 라에니라는 당장에라도 범인을 산채로 불태워 시락스에게 먹이로 줄 태세였음. 피투성이로 죽어가는 외동딸을 본 순간 라에니라는 오직 범인을 불과 피로 응징할 생각만 가득했어. 짧은 순간 라에니라의 머릿속에는 수관으로 복귀한 오토가 스쳐지나갔어. 그 뱀이라면 충분히 라에니라의 아이들을 해치고도 남을 자였으니까. 하지만 귀에 들린 건 믿을 수 없게도 그녀의 차남의 이름이었어. 

그 순간 홀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어. 어린 공주에게 치명상을 입혀 이방인이 데려가기 직전으로 만든 게 그녀의 어린 형제였다니. 

친족살해.

입에 담는 것조차 저주받을까 두려운 죄명이 모두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어.

라에니라는 아에몬드의 말을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았어. 그래서 터무니 없는 비난이라며 일축했지만, 비세리스가 아이들에게 진실을 요구하고 같은 대답이 나오자 할 말을 잃어버림. 왜? 도대체 왜 착하고 다정한, 형과 누나를 사랑하는 루크가 이런 잔인한 짓을 저지르겠어? 하지만 라에니라의 어린 아들은 어머니가 부정을 기대하고 물은 질문에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자 좌중이 일제히 조용해지고 모든 시선이 루크에게로 쏠렸어. 라에니스는 얼굴을 무시무시하게 일그러뜨렸고 코를리스도 차가운 침묵을 지켰어. 바에몬드는 노골적으로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지. 비세리스는 비극에 탄식하며 눈을 감았음. 아에몬드는 기세등등해져서 루크를 노려봤어.

이때 제이스가 루크를 보호하려 소리쳤어. 이건 사고였어요! 루크는 누이를 사랑해요. 제이스는 루크가 절대로 일부러 너붕을 해친 게 아니라고 주장했음. 그 말을 들은 아에몬드는 화가 나서 비록 루크가 너붕을 일부러 해치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단검을 휘두른 건 사고가 아니었다고 소리쳤어. 루크가 날 죽이려 단검을 집어들었고 너붕은 싸움을 말리려고 했다고, 그런데 날 보호하다 대신 칼날을 맞은 거라고 울분을 토했지. 그 말에 침묵을 지키던 알리센트의 안색이 확 변했어. 지금 처참한 모습으로 사경을 헤매는 게 자기 아들일 수도 있었다는 거였으니까.

그러자 바엘라와 라에나도 소리를 높여 애초에 아에몬드가 어머니의 용을 훔쳐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난했고, 제이스도 아에몬드가 자기와 루크를 사생아라고 불렀다고 소리쳤어. 홀 안은 순식간에 아이들과 어머니들의 말다툼으로 시끄러워졌지. 라에니라는 아에몬드가 한 발언은 심각한 반역이니 출처를 알기 위해 날카롭게 심문ㅡ고문ㅡ해야 한다 주장했고, 알리센트는 루크가 너붕에게 저지른 건 친족살해라는 신들조차 용서치 않는 죄악이니 처벌을 피하지 못할거라고 맞섰음. 그러자 라에니스도 내 손녀는 아직 죽지 않았다고 소리 높여 쏘아붙였고. 참다못한 비세리스가 조용하라며 소리치자 겨우 말소리가 잦아들었지만 이미 공기 중에는 양측의 적대감이 선명했어.

지친 비세리스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한 너붕을 바라봤어. 그는 결국 터져버린 가족 간의 분열에 너붕이 희생됐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어. 온화하고 상냥한 영혼의 외손녀가 가족들의 불화를 말리다 저렇게 됐다는 게 마음이 아팠고, 철없는 아이들의 싸움으로 너붕이 치명상을 입은 것에 분노했으며, 이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죽을까봐 두려웠지. 너붕은 라에니라의 자식이자 비세리스의 유일한 손녀라 그의 마음 속에 특별한 위치를 갖고 있었거든. 그래서 긴 생각 끝에 무거운 결단을 내렸어.











첫째. 앞으로 라에니라 공주의 아이들을 감히 사생아라고 부르는 이들은 혀를 잃을 것이다.

둘째. 아에몬드 타르가르옌은 라에니라 공주의 ward(피후견인)으로 보내져 드래곤스톤에서 양육될 것이다.

셋째. 조류의 군주 코를리스 벨라리온의 동의 하에 루케리스 벨라리온의 드리프트마크 후계자 지위는 박탈될 것이다.

넷째. 신들께서 도우사 너붕이 살아남는다면 아에몬드와 혼인하고 드래곤스톤 혹은 드리프트마크에서 거주할 것이다.

다섯째. 너붕이 살아남지 못한다면ㅡ이때 비세리스의 목소리가 떨렸어ㅡ 루케리스 벨라리온은 친족살해의 죄를 물어 나이트워치에 보내질 것이다.



두번째 선언부터 알리센트의, 이어서 라에니라의 비명과 애원이 울려퍼졌지만 비세리스는 마음을 강철처럼 굳게 먹고 뜻을 굽히지 않았어. 양측 아이들 모두 큰 죄를 지었고 이 방법이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비세리스는 너붕이 살아남기를, 그래서 라에니라가 두 아이를 모두 잃는 비극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음.











비세리스의 결정은 흑색파와 녹색파 양쪽에 공평하게 엿 먹이는 건데 

흑색파 : 루크 계승권 박탈
너붕 죽으면 꼼짝없이 나이트워치행=드래곤라이더라는 전력 하나를 잃음.

녹색파 : 아에몬드는 말이 피후견인이지 사실상 인질
너붕이 살아서 결혼해도 흑색파 거점에서 살아야 함=바가르라는 녹색파 전력이 묶임


믣 하오드
아에몬드너붕붕
2024.05.04 23:18
ㅇㅇ
모바일
하 미쳐따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발 눈뜨기를ㅠㅠㅠㅠㅠㅠ
[Code: b56e]
2024.05.04 23:29
ㅇㅇ
모바일
안돼 ㅠㅠㅠㅠㅠㅠ
[Code: 19ba]
2024.05.04 23:58
ㅇㅇ
모바일
제발 살아ㅠㅜㅜㅠㅜㅠ
[Code: e0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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