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hygall.com/571220427




그래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데?


광란의 오메가 파티가 슬슬 끝을 맺어갈 무렵이야. 환상적인 단독 콘서트를 마친 레스타가 무대에서 내려와 슈슈에게 물었지. 슈슈는 환한 조명 아래에서 선글라스를 낀 채로 선베드에 누워 있다가 레스타에게 사정을 설명했지. 결론은 간단했어. 개빡쳐서 다 데리고 나왔다, 이거지 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똑같이 선글라스를 낀─왜 꼈는지 모르겠지만 배리는 슈슈와 리처를 보며 너무너무 멋있당! 하고 박수를 쳐줬지─ 리처는 썬베드에 누워있다 슈슈에게 와인 한 잔 더 따라주냐 묻고, 슈슈는 그걸 또 받고 있음 ㅋㅋㅋ 레스타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어. 역시 우리 며느리 노빠꾸라 재밌어! 레스타야, 덕분에 오랜만에 즐겁게 놀았으니 대만족이었지. 레스타는 슈슈 옆에 비어 있던 선베드에 누워서 물었어. 


날 데리고 온 건 시니어 때문이지? 
…여차하면 어머님이 커버해주셔야 합니다. 


이게 슈슈가 부적이랍시고 레스타를 관째로 데려온 이유야. 슈슈는 잘 알거든. 카잔스키 가문 알파들이 날고 기어도 레스타 앞에서는 찍소리 못하는 걸 말야. 레스타가 워낙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이만큼 좋은 방패도 없었어. 카잔스키 가문의 전 가주인 패터슨도 어찌하지 못하는 레스타를 감히 아들들이 어쩔 거냐고. 레스타는 태연하게 와인을 홀짝이는 슈슈의 취기 어린 뺨을 바라보다 송곳니를 드러내며 물었어. 


대가는?
저택 지하에서 챙겨온 혈액팩이 꽤 있습니다만. 
야박하긴. 


레스타는 입맛을 쩝 다셨지. 그래도 뭐, 오랜만에 재밌었으니까 이번에는 눈 감아주는 셈이지. 레스타는 고개를 돌렸어. 분명 레스타가 패터슨과 살 때는 시니어와 몽고메리 뿐이었는데 언제인지 몰라도 참 가족이 많이 늘어났지. 어디 보자. 저쪽에서는 딱복이가 감정의 기복을 이기지 못해 개빡친다며 펀치 기계를 때리고 있어. 요란하게 빛나는 걸 보니 최고 기록인 모양이야. 딱복이는 주먹을 털고 코밑을 훌쩍이며 말했어. 크리스 개새끼!


그 말에 매버릭과 얘기하던 배리가 귀를 쫑긋하다가 아하, 하고 웃었어. 맞다. 저기도 크리스지. 우리 크리스는 도넛 튀기고 있을 텐데에‥. 하고 배리가 능청스럽게 물었어.


아, 그러고보니 네 아빠는 영문도 모를텐데. 엄마가 살짝 나갔다 올까?
절대 안 돼! 시니어 아빠가 분명 아빠한테 연락 넣었을 거야. 모를 수가 없을 걸? 
그래? 그러면 가출이 하루로 안 끝나겠네?


배리가 대수롭지 않게 체리 한 알을 들어올려 냠, 하고 먹으며 말했어. 다들 뭔가 조용해지는 가운데, 스테판이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지.


하루로 안 끝나는 게 좋아요. 
스테프.
염치 없지만,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여기 있으면 안 될까요? 진짜 저 너무 힘들어서….


스테판이 침울하게 칵테일을 내려놓고 말했어. 얼마나 기자들에게 시달렸는지 알 법한 모습이야. 슈슈는 배리에게 눈짓했고, 배리는 웃으며 말했지. 그러면 여기서 신나게 휴가나 보내자! 이미 휴가철도 다 끝난 마당에 무슨 휴가냐 싶지만 카잔스키 가문 오메가들은 즐겁게 환호성을 질렀지. 여기서 다들 못 나가! 이러면서 매버릭이 방방 뛰었어. 하포드는 조금 불안한 눈치였지만, 곧 리처의 손짓에 쪼르르 달려가 쓰다듬을 받고 안정을 찾았어. 배리는 이 광경을 바라보다 생각했지. 수습해야 할 일이 꽤 많겠넹, 하고. 배리는 칵테일을 홀짝였지.


그렇게 다음날 오후, 섬에 손님이 찾아왔어.
배리의 전담 변호사, 미치 맥디르였어. 





탐정, 잭 앤드류스가 카잔스키 가문으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은 건 이른 아침의 일이야. 안 그래도 미치가 바빠서 얼굴을 못 보는 바람에 기분도 썩 안 좋았지만 어쩌겠어.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 잭 앤드류스는 프로페셔널한 탐정이거든.

잭 앤드류스는 나름대로 차려 입고 카잔스키 저택을 찾았지. 그를 맞이한 건 우중충한 얼굴로 우글우글 모여든 우성 알파들이야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방은 온통 암막 커튼을 쳐놔서 어두컴컴해. 시커먼 곳에서 시커먼 알파들이라니. 잭 앤드류스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시커매지는 광경에 걸음을 내딛던 그때, 보스처럼 가운데 앉아 있던 창백한 외양의 사내가 말했어. 


자네가 유능한 탐정이라고?


억양이 마치 19세기 말 구어체를 듣는 것 같아. 묘한 카리스마에 잭 앤드류스가 얼결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사내의 옆에 앉아 있던 카잔스키 가문의 가주, 톰 카잔스키 시니어가 지도를 편 채로 입을 열었어. 


해줘야 할 일이 있소.




카잔스키 가문의 알파들이 의뢰한 건 다름아닌 어떤 섬을 찾아내는 일이야. 소유주가 분명한 휴양지였지만 개방된 곳이 아닌 개인의 휴양지고, 더 중요한 건 전파고 뭐고 아무것도 안 통하게 방해 전파를 설치해둬서 위치를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었지. 지도에도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갈 수 있는 루트는 배리가 움직이는 것 외에는 거의 없을 지경이야. 실제로 크리스 씰 시헬리스 씨는 그 섬의 정확한 위치를 몰랐어. 그리고 딱히 이 사태에 대해서 협조적으로 굴지도 않았고 말야. 그는 배리와 싸운 것도 없고, 배리가 꽤 재밌어보이니 일이 끝나면 알아서 들어오겠거니 믿었거든. 조금 외롭지만 말야.

어찌 되었건, 잭 앤드류스에게 이번 사건 조사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떠나보낸 카잔스키 가의 알파들은 참고 있던 한숨을 내쉬었지.



이게 다 아버지 때문이에요.
크리스 나이트 카잔스키. 
아니, 아버지는 왜 쓰잘 데 없이 마사지사한테 질투 같은 걸 하셔선!
…저, 사장님?


바깥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어. 일제히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선글라스를 낀 채 지팡이를 짚고 있는 젊고 핫한 마사지사가 서 있었지. 이만 퇴근해보겠습니다, 하는 한마디에 시니어는 시계를 보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가보게. 바깥의 집사가 상황을 눈치채고 마사지사와 함께 나서며 대기된 차량에 안내했지. 마사지사가 나가고 나자 알파들의 시선이 일제히 시니어를 향했어. 


알파잖니? 왜 진작에 안 내보냈어?
… 마사지 실력이 좋습니다. 시원하더라고요.
허!
세상에, 아버지는 정말…. 


패터슨의 얼굴이 황당하게 물들었고, 크리스는 말을 잃었으며 닉도 말끝을 흐렸어. 지금 이들의 표정은 시니어로부터 처음 사연을 듣게 되었던 크리스 씰 시헬리스 씨의 표정과 썩 비슷했지. 하지만 어느 정도 시니어를 이해할 수도 있긴 했어. 아니 진짜 핫했거든. 저 얼굴에 마사지까지 기깔나게 잘한다면 슈슈 뿐이겠어? 카잔스키 가문의 모든 오메가를 살살 녹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지. 이때, 아이스가 주변을 환기하듯 말했어.


중요한 건, 다른 게 아니에요.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면 어떻게 사과하실 거예요?
….
닉, 크리스. 너희들은 스테판과 숀을 만나면 어쩔 생각인데?
결혼해야지.
결혼 갈기려고.


맑은 눈빛으로 답하는 두 쌍둥이 동생을 보며 아이스는 생각했어. 이 개노답 새끼들. 그 와중에 시니어는 말을 잇지 못할 뿐 정말 후회와 반성의 눈빛이 뚜렷하지. 그때 크리스가 물었어.


토미 형은 형수한테 어떻게 할 건데?
음? 난 잘못한 게 없어. 


아이스는 당당했어. 이번엔 닉과 크리스가 아이스를 개노답 보듯 바라봤지. 이 난장판 속에서 패터슨이 침통하게 고개를 떨어뜨렸다가 화가 치밀었는지 큰 소리로 외쳤지.


아무튼, 빨리 찾아내거라. 나는 레스타가 없으면 죽을 것 같으니까!
할아버지. 안 죽으시잖아요.


크리스가 눈치 없이 해맑게 응수했다가 닉과 아이스에게 입을 틀어막혔지. 패터슨이 온화하다지만 그도 어쨌든 뱀파이어야. 화나면 답이 없다는 뜻이지. 어쨌건 패터슨의 심기를 거슬러서 좋을 건 없었어. 다른 손주들의 빠른 대응으로 막내 손주의 개같은 패드립을 대충 흘려 넘기는데 성공한 패터슨이 시니어를 돌아보며 물었어. 


그 탐정, 정말 믿을 수 있겠지?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몽고메리가 실패하면 쥐도새도 모르게 없앤다고 했으니까.


몽고메리 카잔스키. 졸지에 섬밖에 나간 와이프 둘이 한 큐에 사라졌다며 눈이 돌아간 채로 이곳에 오고 있을 동생은 빡치면 그 음험함이 두 배가 되는 구석이 있었지. 시니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 그 탐정도 살고 싶으면 빠르게 찾아내야 할 겁니다, 하고 말야. 




졸지에 카잔스키의 미친 알파들로부터 제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걸 모르는 잭 앤드류스가 추적에 들어간 지 일주일.

어떤 섬에 마침내 카잔스키의 알파들이 상륙했어. 그 선두에는 탐정, 잭 앤드류스가 서 있었지. 그러나 잭 앤드류스는 할 말을 잃고 말았어. 그도 그럴 것이 반대편 진영의 선두에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애인, 미치 맥디르가 서 있었거든.



그렇게 남의 커플까지 파국으로 치닫는 가출사건이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크오 시니어슈슈 패터슨레스타 크리스배리 몽고메리리처 몽고메리하포드 닉스테판 크리스딱복 잭미치(NEW!)

 
2023.11.05 17: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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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가출사건의 끝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 일단 미치맥디르의 수상할 정도로 빠른 달리기와 말빨을 잭앤드류스가 상대해야 할텐데 이미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애인이랑 어떻게 싸워 ㅋㅋㅋㅋㅋ센세 어나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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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18: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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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헐 흥미진진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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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18: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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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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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19: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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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천재만재 존나 재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4a7b]
2023.11.05 19: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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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하다!!!!ㅋㅋㅋㅋ과연 어떤 결말이 나올지 아주 긍금해지네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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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5 2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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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충분히 커졌는데 일이 더 커졌엌ㅋㅋㅋㅋㅋㅋㅋ
[Code: 4a26]
2023.11.05 21:37
ㅇㅇ
파장이 일파만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199]
2023.11.05 2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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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이 점점 커진다ㅋㅋㅋㅋㅋ 더 커져라!!!
[Code: 88eb]
2023.11.05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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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대환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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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00: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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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아이스 혼자 잘못 없다고 당당한데 왜 진짜로 아이스 잘못 없을 것 같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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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0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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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재밌어 카잔스키들 진짜 웃긴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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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6 10: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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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존나 커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 닉, 크리스 다 개노답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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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8 17: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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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보다 더 재밌을 수 없다ㅋㅋㅋㅋㅋㅋㅋ아이스 닉 크리스 무슨 개노답삼형제야?ㅋㅋㅋㅋㅋㅋㅋㅋ그 와중에 해맑게 할아버지 안죽으시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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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18: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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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ㅌㅋㅌㅋ 너무 재밌음 개노답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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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9 01: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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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안해하는 하포드 리처센세 쓰다듬에 안정찾는거 졸귀ㅋㅋㅋㅋㅋㅋㅋㅋ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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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9 0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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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카잔스키가 오메가 가출사건은 어떻게 되는지 억나더!!! 센세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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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2 19: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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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 ㅠㅠㅠ
[Code: d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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