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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살며 아침저녁 산책 나오는 슈슈한테 먹을거 받아먹으며 동글둔둔하늘대럼쥐 되는데, 정작 아이스는 매버릭 찾는다고 휴일이면 전국을 떠도느라 그거 몰랐으면 좋겠다.

심지어 매버릭이 자기가 수인이란걸 아이스한테 밝히지도 않은지라 아이스는 어머니가 요즘 날다람쥐를 키운다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도 ’다람쥐 같은 내 연인은 어디 갔을까... 피트 보고싶다...‘ 하는 생각만 할듯.

수인형질은 모계 유전이라서 뱃속 아이도 수인인게 참 다행이라 생각한 카잔스키 저택 옆 참나무 구멍에 서식중인 하늘다람쥐 피트 매버릭 미첼 대위는 ’이 집 고기도 잘하네-‘ 라고 생각하며 슈슈 팔에 올라앉아서 샌드위치 먹방함.


제 팔에 앉아있는 하늘다람쥐가 제 매느리고, 그 매느리 뱃속에 손주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슈슈는 "꼬마야, 너도 겨울잠을 자야할 텐데, 슬슬 우리집으로 가지 않겠니? 바깥세상은 위험해요. 눈도 오고 비도 오면 너도 힘들단다." 하면서 하늘다람쥐를 꼬심. 말귀를 알아듣는듯한 작고 하얀 털뭉치가 샌드위치 먹으며 대답하듯 삐욱거리면 슈슈는 뭔 소린지 모르지만 울음소리는 참 귀엽다 생각할듯. 샌드위치 먹방 끝낸 하늘다람쥐가 볼록한 배에 손 올린 공손한 하늘다람쥐가 되어 꾸벅꾸벅 졸면 슈슈는 아주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어줌.

따스한 햇빛 아래 뜨끈한 사람 체온 느끼며 쓰다듬 받으며 낮잠타임 즐기던 하늘다람쥐는 부스럭 소리에 화들짝 놀라더니 슈슈 머리 위로 올라감. 그러더니 저쪽에서 오는 시니어를 보자마자 휙 날아서 나무 위로 사라지고 슬며시 주머니에 넣어 집안으로 데려가려던 슈슈가 싸늘한 눈으로 시니어를 쳐다봄.


무슨 일이냐는 차가운 한마디에 시니어가 자기가 뭘 잘못했나 생각하며 주니어가 이번달에도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 하면 슈슈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다달이 집에 오기 쉬운 줄 아냐고 자네처럼 별을 단 이나 집을 오지, 일개 대위가 어디 그러냐고 답함. 시니어가 시무룩해하는 걸 본 슈슈는 삐욱삐욱 소리가 들리는 나무를 보다가 이왕 나온 거 나랑 산책이나 하다 들어가자며 시니어의 손을 잡고 정원 안쪽으로 들어감.

사라지는 시니어슈슈를 보며 매버릭은 확실히 등잔 밑이 어두워서 좋긴 하다고 그리고 아이스녀석은 자기 아빠가 엄마 말에 끔뻑 죽는 애처가란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꾸쉬꾸쉬한 후에 아늑한 나무구멍 안에서 낮잠을 자겠지.



근데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첫눈이 내리고 얼마 지나서 카잔스키 저택에 찾아온 아이스의 삼촌한테 딱 걸리는 매버릭 보고싶다. 인조수인 실험을 하다가 최근에 수의사 면허도 따고 수인 치료쪽으로 업종 변환한 마눌고양이수인 몽고메리 카잔스키는 형슈의 팔에 올라앉아서 견과류를 뇸뇸 먹는 저 하늘다람쥐가 수인이란 사실을 눈치챔.

매버릭은 삼촌이란 분이 처연한 미인과 강직한 미인을 양팔에 끼고 들어오는 걸 보며 ‘재밌는 집이네. 근데 역시 나랑은 안 맞는 것 같당’ 이라는 생각을 하며 방문형 반려하늘대럼쥐의 견과류 먹방을 선보임. 먹방중에 들려온 "형수, 걔 수인인 거 알고 있지?" 하는 몽고메리의 말에 엄청 놀랐지만 매버릭은 안 들키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다람쥐인척 하며 견과류를 입에 넣음.

슈슈가 이 아이가 수인이라니 무슨 소리냐 묻자 몽고메리는 "수인은 수인끼리 알아보잖아. 걔 수인이야. 하늘다람쥐 수인."이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매버릭은 손에 든 견과류를 내팽개치고 호다닥 도망을 침.

’젠장, 아이스자식 삼촌이 수인이란 얘기는 안 했잖아. 망할 카잔스키 자식. 씨... 몸풀기 전까지 여기서 지내려했는데... 이따가 사람들 다 잠들면 도망가야지. 가와사키 키랑 지갑은 저 단풍나무 밑에 묻어놨으니까 그것만 챙겨서 튀어야지.‘

콩닥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고민끝에 결론을 내린 매버릭은 짧은 겨울해가 지자마자 나무구멍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음. 주변이 조용한 걸 보니 아이스녀석의 어머니가 반년간 얼굴 보며 지낸 정으로 그냥 보내주나보다 생각한 하늘다람쥐가 밤하늘을 날아 정원 귀퉁이의 단풍나무 앞에 내려앉은 그 순간 들짐승에게 목덜미를 물린 매버릭은 삐익!! 비명을 지르며 기절을 했음.


펑 소리와 함께 배가 봉긋하게 나온 매버릭이 나무 앞에 쓰러지자 ‘내 물주인 형놈네 집에 기생하는 수인놈의 얼굴 좀 보자’ 하고 사냥을 했던 몽자의 입이 떡 벌어지고, 엄청 놀란 시니어슈슈와 하포드를 대신해서 매버릭을 챙긴 리처는 산모 같으니 일단 집안으로 들이자고 말을 함.

정신 차렸을 때는 카잔스키 일가에 둘러싸인 후였고, 도망갈 의지를 상실한 매버릭은 솔직하게 자기 사정을 털어놓겠지. 두 분의 아들인 아이스랑 연인인데 아이가 생긴걸 알게 되니 겁이 나서 휴직계 내고 일단 튀었다고 튀어서 돌아다니다 잠깐 왔는데 아이스의 어머니가 수인형인 저한테 너무 잘해주셔서 그대로 눌러앉았다고 배불리 먹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이제 다시 조용히 사라지겠다고 전후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놓음.

네가 왜 사라지냐는 슈슈의 질문에 매버릭이 "그치만 아이스녀석은 상원의원의 자식이랑 약혼할 거잖아요. 부대에 소문이 자자했어요. 그 상황에서 제가 네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면 지우란 말만 들을 거 아니예요. 가뜩이나 수인은, 것도 설치류과 수인은 환영받지 못하는데... 그래서 그랬어요. 밥벌이 해야해서 전역은 못 하겠지만 최대한 아이스랑 떨어진 곳에 근무하며 아이랑 조용히 살게요."라 말하는데, 저쪽에서 "그거 헛소문이야. 피트. 그 상원의원의 자식이라는 애는 내 고등학교 동창이고 보석세공사라고. 너한테 줄 약혼반지 찾으러 갔던 게 이상하게 소문난 거야." 하는 아이스의 목소리가 들려와라.

매버릭이 고개를 돌리자 성큼성큼 다가온 아이스가 매버릭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면서 "피트 매버릭 미첼 대위, 저랑 결혼해주세요. 당신의 윙맨이 되어 평생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하고 청혼하면 좋겠다.


뭐 청혼은 성공하고 안심한 매버릭이 인간형으로 배불리 먹고 잠든 이후 캣홀릭 신자인 슈슈에게 아이스가 겁나 혼나는 일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매버릭의 임신튀는 마무리 될듯. 이듬해에 다람쥐수인 캐피를 낳고 결혼식 올리고 잘 살겠지 뭐



약 시니어슈슈
약 몽고메리리처 몽고메리하포드
2023.12.29 20:46
ㅇㅇ
모바일
몽잨ㅋㅋ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로 좋은일했네ㅋㅋㅋ
[Code: 71a3]
2023.12.29 20:48
ㅇㅇ
모바일
너무 너무 귀엽다 하늘매람쥐 슈슈 홀려서 견과류 먹방 선보이는 조땅땅람쥐인거 졸커ㅋㅋㅋㅋㅋ몽고메리가 쟤 수인이야 하자마자 먹던 견과류 내팽개치고 휘리릭 도망치는거 무슨 만화같아 ㅋㅋㅋㅋㅋㅋ
[Code: f47a]
2023.12.29 20:50
ㅇㅇ
모바일
이제 캣홀릭에 설치류 신자된 슈슈 ㅈㄴ 행복하겠다 하늘매람쥐에 다람쥐 캐피라니 상상만 해도 커여워 ㅋㅋㅋ
[Code: f47a]
2023.12.29 22: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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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자가 와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리처센세 침착해 ㅋㅋㅋ 아이스도 타이밍 맞춰서 왔다ㅠㅠㅠㅠㅠㅠ 매브 이제 등따시고 배부르게 살자ㅠㅠㅠㅠ
[Code: 5235]
2023.12.29 22: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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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ㅠㅠㅠㅠㅠ
[Code: be64]
2023.12.29 2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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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몽자 굿몽자 매람쥐 어쩜 임신튀를 해도 카잔스키 저택으로 했냐 다행이다 ㅠㅠㅜㅜㅜㅠㅠ
[Code: d0b9]
2023.12.29 22: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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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밑이 어둡다는거 노리고 카잔스키저택 온거도 어쩌면 맘 속에 아이스가 찾아줬으면 한거 아니냐구ㅜㅜㅜㅜㅜㅜ 이젠 소문같은거에 자낮하지말고 아이스말부터 믿어주자 맵ㅜ 아기대럼지 캐피랑 영사해라 ㅠㅠㅠㅠㅠ
[Code: 6e19]
2023.12.30 0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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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자 이번엔 아주 잘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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