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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4 00:57
69.
일레르는 오랫동안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와 고생에 시달렸기 때문에 심장이 아팠음. 그래서 몸이 약했고, 얼굴의 흉터 탓-이라지만 자신의 신분을 들킬까 하는 불안감-도 있어서 다른 안주인들과 다르게 언제나 병상에 누워 있거나 집안 살림을 돌볼 뿐 사교활동 같은 대외활동은 일체 하지 못했음.

70.
일레르는 그런 자신을 많이 질책했음. 그리고 칼뱅에게 언제나 미안해했음. 자신은 보통의 아내가 될 수 없다며 칼뱅의 품안에서 눈물로 속삭이곤 했음. 넌 언제나 날 지켜주는데 난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너무 너한테 미안해. 넌 나한테 희생만 해.

71.
그럴때마다 칼뱅은 일레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생을 바치는데 무엇이 미안하냐고 했음. 그건 희생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돌아가신 사모님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냐고. 사랑은 언제나 숭고한거라고.

72.
일레르는 몰랐음. 압솔롱을 죽인게 자신이 아니라는 것도, 압솔롱이 자신을 부를거라는걸 칼뱅이 알고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도.

73.
하지만 과연 지금에 와서 안다고 해서, 뭔가 달라질까?

74.
일레르는 칼뱅에게 보통의 아내가 해주며 자기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음.

75.
칼뱅은 철저하게 콘돔을 썼음.

76.
일레르는 칼뱅이 가진 모든 콘돔에 구멍을 냈음.

77.
일레르가 임신하자 출산은 위험할 수 있다고 의사가 말렸지만 일레르는 막무가내였음. 칼뱅 역시 일레르가 아이를 지웠으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일레르가 절대로 안된다고 하면서 하루동안 부부 침실에 틀어박혀 물만 마시자 결국 칼뱅도 항복했음. 그렇게 르날이 태어났음.

78.
바깥주인이 몸도 약한 안주인의 건강을 노심초사 챙기는게 널리 알려졌고 철저하게 콘돔을 쓰는 것도 고용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상황에서 안주인의 임신은 모두가 입방아를 찧을만한 일이었음. 태어난 아기가 안주인만 닮고 바깥주인은 하나도 안 닮았다면 더더욱.

79.
하지만 칼뱅은 르날을 품에 안아들던 그 순간부터 르날에게 사랑한다 속삭였고 사랑을 쏟았음. 그리고 르날의 출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말을 한 사람들은 저택이 아니라 도시에서 사라졌음. 심지어 르날이 칼뱅을 하나도 안 닮았는데 저렇게 사랑하다니, 대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80.
출산은 일레르에게 역시 힘든 일이었음. 일레르의 몸은 더 약해졌고 이제는 집안 살림을 잘 돌보지 못하고 주로 침실에 누워있었음. 입원을 하지 않는건 일레르의 고집이었음. 이미 자기 몸을 알고 병원에서도 어찌할 방도가 없는데 병원에서 시들어가는건 너무 싫다면서. 칼뱅은 그런 일레르의 편을 들었고 일레르만을 위해 정원을 만들고 별관을 지었음. 그리고 그 곳에서 일레르는 머물렀고 때때로 몸상태가 좋을 때는 칼뱅과 손을 잡고 산책을 했음.

81.
르날은 학교를 다니지 않았음. 르날은 별관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가정교사들을 통해 공부를 했음. 일레르와 르날이 조금이라도 함께 있게 하기 위한 칼뱅의 생각이었고 일레르 역시 이를 받아들였음.

82.
르날은, 뭐……. 상관없었음. 사실 집에 뭐든지 다 있는데 굳이 집 밖에 나갈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고, 좋든 나쁘든 르날은 부잣집 도련님이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봇풀파의 차기 보스였음. 즉 콩고물을 뜯어먹으려는 놈들이 많았단 말임. 잠깐 행사에만 나가도 달라붙는 그 파리들이 귀찮은데 굳이 학교까지 가서 그 파리들을 더 늘리고 싶지 않았음.

83.
일레르는 자신이 콘돔에 구멍을 뚫었다는걸 비밀에 붙였지만 딱 한번 르날에게 진실을 말해준 적이 있음. 비밀을 담고 살고 싶지 않았을수도 있고, 아니면 르날이 칼뱅의 아들이 맞다는걸 아들에게 알리고 싶어했을 수도 있었을거임. 르날은 왜 자기에게 그걸 말해주냐 묻지 않았기에 지금에 와서 그저 막연하게 추측할 뿐이었음.

84.
단 르날은 이걸 물어보았음. 왜 콘돔에 구멍을 뚫었는지에 대해. 일레르는 딱 잘라 이렇게 대답했음.

“내가 떠난 다음에도 네 아버지 곁에는 내가 있었으면 좋겠어서.”

그 말을 하고 일레르는 르날에게 스윽 초콜릿 한 상자를 건내주며-보모가 항상 하루에 한 조각 씩만 먹으라고 신신당부한-비밀을 지켜달려고 했음.

“네 아버지한테 말하지 말렴. 나쁘고 또…… 미안하니까.”

85.
그 말을 들은 칼뱅이 아주 기뻐했다는건…… 굳이 전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겠지.

86.
“네 어머니가 나에게 집착을 하다니, 너무 기쁘구나.”

칼뱅은 르날이 그 말을 한 날 흥분해서 양 손을 비비며 기뻐했음.

“가끔 네 어머니는 나한테 너무 빚진 것 같이 행동해서 날 풀어주었어. 이 아버지는 언제나 그게 불만이었단다.”
“그런데 아버지, 집착은 나쁜거랬어요.”

르날이 아버지에게 충성을 다 바친 댓가로 얻어낸 얼굴만한 딸키 생크림 케이크를 먹으며 말했음. 르날의 얼굴에 생크림이 잔뜩 묻어 있자 칼뱅이 꼼꼼하게 르날의 얼굴을 닦아 주었음.“

“누가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했니?”
“어머니가요.”
“오,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나의 온실 속 장미 같으니. 바보는 바라만 봐도 사랑스러운 보물이라는 약자란다. 어머니에겐 비밀로 해다오.”
“맨입으로요?”
“내일 수업은 없다. 하루종일 놀려무나.”
“제 입은 자물쇠입니다.”
“좋았어.”

칼뱅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르날의 머리를 잔뜩 헝클어트렸음.

“역시 넌 르나르 집안의 자식이야.”

87.
“아버지, 그러면 집착은 좋은건가요?”
“어느 정도 선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너를 해치지 않고, 네가 집착할 정도로 소중한 것을 부셔버리지 않는 선이라면 집착은 좋은 것이란다. 그게 무엇이든 손에 넣을 동력이 되지. 하지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들의 이마에 키스를 하며 칼뱅이 말을 이었음.

“너 스스로를 해치고 네가 집착할 정도로 소중한 것을 부셔버린다면, 그건 아주 나쁜거란다.”
“그 선은 어떻게 알 수 있는데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구나.”

칼뱅이 웃으며 르날의 가슴을 콕콕 찌르며 말했음.

“하지만 아들아, 그 순간이 오면 너 스스로가 알거란다. 여기까지는 나가도 절대 부셔지지 않을거라는걸.”

88.
르날은 사실 무언가를 쟁취해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별로 없었음. 앞서 말했다시피 르날은 좋든 나쁜 봇풀파의 차기 보스고, 부모님은 아주 부유했음. 즉 르날이 원하는건 뭐든지 쉽게 얻을 수 있었고 르날에게 뭔가를 해주려고 사람들이 많이 노력했단 말임. 그래서 르날은 그렇게 뭔가를 집착을 한다던가 얻길 갈망한다는 감각을 단 한번도 느껴 본 적이 없었음.

89.
하지만 뎨고를 만났을때. 뎨고의 초콜릿색 눈동자가 사르르 감기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미소지을때.

90.
르날은 생각했음. 아, 이거구나.

91.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를 가지고 말겠어, 하고.

92.
르날은 뎨고와 처음 만난 날 비로소 갈망과 집착을 알게 되었음.


#뎨고는임신튀가하고싶어
사우루루
르날뎨고

*본격 아빠가 말해주는 엄마와의 러브스토리 이야기(라고 말하고 집착 이야기라고 읽음)
**르날은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따서 자신의 딸의 이름을 지었다
***칼뱅은 갓 태어난 르날이 일레르만 쏙 빼어닮아서 너무 행복해했다. 만약 칼뱅이 살아서 일레인을 봤다면 일레인은 그야말로 한순간도 땅에 발 디딜 틈 없이 칼뱅이 업고 살았을것.....
2023.05.04 22: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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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센세가 부지런하고 금손이라 조와 ㅅㅂ 사랑해 센세!!
[Code: 40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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