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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22:17
38.
르날의 아버지 칼뱅은 르나르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음. 르나르는 어머니 일레르의 성이었고, 이 아름다운 저택 역시 어머니가 태어나 뛰어놀던 집이었음. 르나르 가문은 그때나 지금이나 엄청 부유한 집이었음. 단, 그 때의 부는 양지에서 일한, 사업상의 부였다는 점이 달랐지만.

39.
칼뱅은 여기서 일한 하녀-알파였음-아델라이드의 아들이었음. 칼뱅을 낳아준 어머니는 병약해 일찍 세상을 떴는데, 그 탓에 아델라이드는 칼뱅을 업고 저택을 들락날락거렸음. 일레르의 어머니, 그러니까 아이들의 외증조할머니인 레앙드르는 그런 칼뱅을 안쓰럽게 여겨 간식도 쥐어주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게 해줬음. 게다가 칼뱅이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는걸 안쓰럽게 여겨 일레르의 가정교사가 올때마다 같이 수업을 듣게 해줬음.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하신 분인지. 아델라이드는 칼뱅의 옷을 싹싹 다리면서 넌 반드시 커서 마님께 은혜를 갚아야 하고 아가씨를 지켜야한다고 아들을 세뇌하듯이 속삭였음.

40.
칼뱅은 어린 르날을 품에 안고 속삭였음. 참 쓸데없는 말이었다고.

41.
왜냐하면 칼뱅은 일레르를 처음 본 순간 첫눈에 반해서, 목숨을 다해서라도 아가씨를 지켜드리겠다고 맹세했으니까.

42.
하지만 그 꿈같은 어린 시절은 오래 가지 못했음. 일레르가 10살, 칼뱅이 8살이 되던 해에 르나르 가문이 망했음. 일레르의 아버지 조제프가 뇌물을 바치는걸 거부했다가 처절하게 정치적으로 보복당하고 라이벌 사업가들에게 보복당한 결과였지. 막대한 재산은 허공으로 사라졌고 아름다운 저택도 조각조각 쪼개져 하이에나들이 나눠가졌음.

43.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극은 이거였음. 일레르의 아버지 조제프가 목을 매달았고, 그 충격으로 레앙드르 역시 쓰러져 얼마 안 있어 남편을 따라갔다는거. 세상 천지에 일레르는 혼자 남았음. 일레르가 자라고 뛰어놀던 저택 역시 팔렸음.

44.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지. 그 저택을 산 압솔롱이라는 중년의 남자는 일레르가 그대로 그 집에 살 수 있게 해주었음. 단, 이제는 더이상 그 집의 아가씨가 아니라 그 집에서 일하는 고용인으로써 말임. 이제 더이상 집에 가정교사는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칼뱅이 학교에 다니면서 책을 가져다주고, 압솔롱 역시 살아가면서 필요할만한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 배우게 도왔음. 일레르는 생각했음. 난 운이 참 좋구나. 

45.
하지만 압솔롱이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면 일레르를 고용인으로 부리지 않았을거임. 그녀의 후견인 역할을 해주고 그녀를 지원했겠지.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음. 그 시커먼 속내를 일레르는 늦게 깨달았지.

46.
일레르가 16살이 되던 날, 압솔롱은 은밀하게 그녀를 서재로 불렀음.

47.
그 다음날, 서재를 치우러 간 하녀는 머리가 깨진 채 죽어 있는 압솔롱을 발견했음.

48.
용의자는 그 누구보다도 명확했음. 일레르 르나르, 한때 이 저택의 주인이었던 소녀.

49.
경찰은 그녀를 금방 체포할 수 있을거라고 자신했지만 글쎄, 체포는 지지부진 했음. 그렇게 아름다웠던 르나르 저택은 살인사건이 난 저택이 되어 사람들이 기피해 시들어갔고 일하던 고용인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졌음. 그 안에는 칼뱅도 포함되어 있었음.

50.
그렇게 수십여년의 시간은 흘렀음. 이젠 살인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잊혀지고 폐허가 되가던 르나르 저택이 누군가에게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왔음. 사람들은 대체 저 낡은 저택을 누가 샀는지 궁금해했음.

51.
그 저택을 산 사람은 한 부유한 남성이었음. 사람들은 그 남자에 궁금해했지만 그 남자는 얼굴을 잘 비치지 않았음. 저택의 수리에만 몰두했을 뿐. 그냥 먼발치에서 바라본 사람들이 그저 키가 크더라, 몸이 좋더라, 얼굴은 그저 그렇다더라, 그런 말을 하며 수군거릴 뿐이었음. 이마저도 식어가던 그 때.

52.
누군가 툭 하고 던진 한마디로 사람들은 흥분했음. 그 사람, 부인이랑 같이 저택 공사현장 보러 다니던데?

53.
부인이라고? 부유한 남성의 성적인 관계에 대해서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입방아를 찧기 좋은 주제였음. 어떻게 생겼는데? 몰라. 부인인건 어떻게 알아? 남자가 너무 정중했거든. 마치 아가씨를 모시듯 하더라니까. 그런데 얼굴은 왜 못 봤어? 아니 양산을 쓰고 있는데 그 위로 가면을 썼더라니까. 가면? 무슨 가면? 얼굴을 다 가린 가면? 아니 그런데 왜 가면을 썼지?

54.
모든게 의문이었음.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의문은 바로.

55.
그래서, 그 집을 산 사람의 이름은 뭔데?

56.
“이렇게 해도 될지 모르겠어.”

사람들을 궁굼하게 한 주인공, 가면을 쓴 아내가 침대에 앉아 조용히 말했음. 부부의 명성과 달리 그들이 묵는 숙소는 작고 평범했음. 그런 아내의 가면을 손수 벗겨주며 남자가 상냥하게 말했음.

“왜 그런 말을 하세요? 거긴 당신의 집이에요, 일레르.”
“하지만……."

가면을 벗은 일레르의 얼굴에는 누가 일부러 그은 것처럼 크게 난 흉터가 얼굴을 가르고 있었음. 일레르가 남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음.

“너무 너에게 신세만 지잖아, 칼뱅.”
“무슨 신세요?”
“지금도 그렇고, 그날도…….”

일레르가 말꼬리를 흐리면서 바들바들 떨자 칼뱅이 황급하게 꼭 껴안아주면서 말했음.

“괜찮아요, 생각하지 말아요. 생각하면 안돼요. 몸에 해로워요, 네?”
“응…….”

칼뱅의 품 안에서 눈을 감고 일레르가 끄덕거렸음. 그런 일레르를 향해 조곤조곤 칼뱅은 말했음.

“거긴 우리가 처음 만나고 자란 곳이기도 해요. 전 그곳에서 지냈을때 정말 행복했어요. 일레르님도 마찬가지셨잖아요. 그렇죠? 주인님에 대한 기억도 있고, 주인마님에 대한 기억도 있고…….”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칼뱅이 말을 이었음.

“우리 아이가 태어나서 자란다면 그곳밖에 없어요. 거기엔 르나르 집안의 역사가 있으니까요. 돌아가신 르나르 가문의 조상님들이 우리 아이를 지켜주실거에요. 전 그렇게 확신해요.”
“응.”
“이게 과거는 돌아보지 말고 미래만 생각해요. 아무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할테니까요.”
“그럴까?”
“그렇죠. 일레르, 거울을 봐요. 당신의 얼굴에 있는 그 흉터를 보면 그 누구도 이 집에서 뛰어놀던 꼬마 아가씨라고 생각하지 못할거니까요. 공개수배전단지에 당신의 얼굴이 그렇게 많은데도 결국 안 잡혔잖아요.”
“그건 그렇지…….”
“전 물론 그 흉터마저도 사랑스럽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안 그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가면도 쓰잖아요.”

칼뱅이 자신이 벗긴 가면을 일레르의 얼굴에 겹치면서 속삭였음.

“그러니까 내 앞 말고는 그 누구의 앞에서도 이 가면을 벗으면 안돼요, 알았죠?”

57.
고개를 끄덕이며 제 품에 파고드는 일레르를 꼭 끌어안으며 칼뱅은 전율했음.

58.
그래, 아무도 몰랐음. 그날 서재에서 헛짓거리를 하려는 압솔롱을 때려서 기절시킨건 일레르였지만,

59.
공포에 질려 뛰쳐나오는 일레르를 발견해 진정시키고 옆 방에 숨긴 다음 바닥을 기어다니던 압솔롱을 죽인건 칼뱅이라는걸.

60.
그리고 일레르가 잘 도망치게 하기 위해 일레르의 얼굴에 큰 흉터를 남긴 것도.

61.
그리고 일레르가 불려갈 시간을 칼뱅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도.

62.
칼뱅은 모든 걸 미리 알았지만 침묵했음.

63.
그리고 일레르를 얻었음.

64.
일레르가 그 날 일로 괴로워하고 매일 밤 잠을 설치며 스트레스가 심해져 병을 얻었을때조차도 칼뱅은 침묵했음. 그래야 그녀를 위해 만든 이 피로 만들어진 안락한 감옥에 고이 있을테니까.

65.
그리고 이 모든걸 흉터 없이 아름답게 그려진 아내의 초상화 앞에서 일레인 또래였던 아들 르날을 안고 자랑스럽게 알려주었음.

66.
그 말을 듣는 르날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음.

67.
르날은 아버지를 존경했기 때문에, 그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새겼음.

68.
그리고 한 아이를 만났지. 바로 뎨고를. 그 가르침대로 손에 얻을 아이를.



*르날네 아빠는 청부살인으로 돈을 벌기 시작해서 봇풀파를 만들었는데 첫 살인이 압솔롱이었음
**압솔롱 살인사건은 영구미제사건이 됨
***서류상으로 르날네 가족은 우연히 르나르의 성을 같이 쓸 뿐 원래 저택 주인이었던 조제프와 레앙드르와 전혀 상관없다고 되어 있음

#뎨고는임신튀가하고싶어
사우루루
르날뎨고
2023.04.25 22:44
ㅇㅇ
모바일
센세? 센세이즈뎃유??????미친
[Code: d8ed]
2023.04.25 23:19
ㅇㅇ
모바일
센세.... 기다려짜나...!!
[Code: d57a]
2023.04.27 04:01
ㅇㅇ
모바일
센세다ㅠㅠㅠㅠ 내 센세야ㅠㅠㅠㅠ
[Code: 46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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