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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22:58
19.
갓 구워진 케이크는 정말 맛있는 냄새가 났음. 뎨고는 그 케이크를 양손에 들고 정원-말이 정원이지 사실상 공원 수준이었음-천천히 정원을 걸어다녔음. 목표가 걸려드는걸 기다리기 위해서.

20.
목표는 금방 걸려들었음.

21.
수풀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음. 그러다가 잠잠해지더니 어린 남자아이들이 티격태격하는 소리가 났더니 수풀이 잠잠해졌음. 뎨고는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았음. 뎨고는 다시 한번 케이크를 든 양 손을 흔들었음. 그러자 수풀이 다시 한번 크게 부스럭거리더니 뎨고를 쏙 빼닮은 남자아이 한명이 튀어나오다가 다시 수풀 속으로 빨려들어갔음. 뎨고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음.

“아론, 파트리시오! 다 보여. 그냥 다 나오렴!”
“아이씨.”

그러자 이제 수풀 속에서 검은색 머리카락에 잔뜩 나뭇잎을 붙인, 뎨고를 꼭 닮았지만 눈동자는 짙은 파란색인 쌍둥이가 불쑥 튀어나왔음. 뎨고는 옆에 놓인 벤치에 초코케이크를 내려놓고 아이들을 꼭 안았음. 한 아이는 헤헤 웃으면서 안겼지만 다른 아이는 부루퉁해져서 마치 오리처럼 입이 삐죽 나와 있었음. 뎨고가 그 튀어나온 오리 입에 뽀뽀하며 말했음.

“파트, 왜 그렇게 입이 삐죽 나왔니?”
“다 아론 때문이야.”

파트라시오가 투정부리듯 말했음.

“원래 숨어있었어야했는데 아론이 튀어나가는 바람에…….”
“그치만 엄마가 쪼코케이크를 가지고 왔잖아!”

아론이 제 쌍둥이 형에게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음.

“그러면 나가야지!”
“야! 그러면 영 뽀스랑 한 약속은 어떻게 되는건데?”
“아.”

아론이 입을 탁 막으며 뎨고의 눈치를 보았음. 영 보스는 쌍둥이가 제 누나인 일레인을 부르는 호칭으로 쌍둥이를 물고빠는 르날이었지만 딱 하나 엄하게 하는게 있다면 누나인 일레인과 자신들이 다르다는걸 주지시키는거였음. 일레인은 르나르 집안의 장녀이자 불폿파의 차기 보스로 르날과 뎨고가 일군 조직을 이끌어갈 차기 보스였음. 그래서 르날은 일레인에게 꽤 엄격한 편이었고 쌍둥이의 응석을 다 받아주긴하지만 일레인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일레인의 편을 들었음. 그게 익숙했는지 쌍둥이는 제 누나를 영 보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음. 뎨고가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음.

“무슨 약속을 했는데?”
“안돼.”
“말 안하기로 약속했어.”
“마피아 방식으로!”

이런, 우리 딸이 너무 단단하게 입단속을 시킨 모양이었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뎨고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음.

22.
생각을 마친 뎨고가 과장되게 슬픈 척 하면서 말했음.

“그래? 그럼 어쩌지……엄마가 구워온 초코 케이크는 못 먹겠네.”
“왜?????”

아론과 파트라시오가 합창하듯이 말했음. 파트라시오는 툴툴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케이크를 많이 기대한 모양이었음. 

“엄마아~”
“그치만 이 초코 케이크를 먹으려면 약속을 깨야 하는걸? 그럴순 없잖니.”

뎨고가 구슬프게 말했음. 아이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음. 뎨고가 쐐기를 박듯이 말했음.

“어쩔수 없지……. 이건 초코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져갈 수 밖에……."
“엄마!”

아이들이 빼액 소리를 질렀음. 그리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기 시작했음. 뎨고는 느긋하게 기다렸음. 1, 2, 3, 4, 5……

“엄마,”

파트라시오가 조심스럽게 말했음.

“비밀……지켜줄 수 있어?”

뎨고가 싱긋 웃었음.

“물론이지.”

22.
일레인은 나무 집 위에 숨어있었음. 그 옆에서 어린 클팦이 시무룩해져서 쭈구려 앉아 있었음.

“아가씨, 이래도 될까요……?”
“걱정 마. 너 나 몰라? 나 일레인 르나르야.”

일레인이 제 가슴을 팡팡 치며 말했음.

“우리 집 엄청 넓으니까, 너 한명 정도는 여기 숨겨서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이 아니야!”

일레인이 크게 외쳤음.

“너, 너 이대로 나랑 헤어질거야? 너네 엄마가 한 말 잊었어? 너, 너 팔아버린다고 했잖아! 그러면 두번다시 너랑 나랑 못 볼지도 몰라! 넌 그랬으면 좋겠어?”
“아, 아니요…….”
“그렇지? 넌 계속 여기 숨어있는거야! 우리 집 밥 맛있고 여기 내가 졸라서 침대랑 다 구비해놨어! 화장실은 근처에 고용인들 숙소 화장실 있으니까 거기 쓰면 돼! 다 말해놨으니까!”

일레인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클팦의 손을 꼭 잡고 말했음.

“그러니까 절대로, 절대로 들키면 안돼!”

하지만 언제나 이런 말은 플래그가 되서 돌아오는 법이었음.

“일레인 허니 르베르!!!!!!”

뎨고였음.

23.
“엄마????”
“사모님????”

일레인이 클팦의 몸을 최대한 낮추면서 당황했음.

“그럴리가 없는데, 단단히 다 입막음 해놨는데……!”
“일레인 허니 르베르!!!! 당장 나오지 못해!!!!”
“아가씨, 그냥 제가 나가는게…….”
“안돼! 그러면 넌 집에 돌아가게 될거야!”

일레인이 다급하게 말했음.

“여기 숨어 있어!”

일레인이 나무집 창문으로 내다보며 애써 태연하게 말했음.

“응, 엄마?”

24.
“일레인 허니 르나르.”

나무 밑에서 뎨고가 진지하게 말했음.

“당장 이리로 내려와. 클롭이랑 같이.”
“클롭이라니, 누구?”

일레인이 시치미를 뚝 떼며 말했음.

“엄마, 여긴 나 혼자밖에 없어.”
“일레인, 엄마가 다 알고 왔어. 당장 데리고 내려와. 경찰이 우리 집에 왔다갔단다.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진 않겠지?”

뎨고가 머리에 손을 짚고 한숨을 쉬었음.

“물론 우리 조직이 경찰을 무서워하거나 사려야 하는건 아니지만…… 최대한 공권력하고 부딪히는건 피해야 해. 부딪혀봤자 손해니까. 일단 집에 데려다 주자, 응?”
“싫어!!!!”

일레인이 결국 발을 동동 구르면서 외쳤음.

“엄마, 클롭 우리 집에서 살면 안돼? 우리 집 넓잖아. 응? 식비랑 그런거 다 내 용돈에서 까면 되잖아!”
“넌 사람을 무슨 길에서 동물 주워오는 것처럼 말하니???? 그러면 안된다고 엄마가 그랬지!!!!”
“싫어!!!! 난 절대로 클롭 안 보내!!!! 클롭네 엄마가 사창가에 클롭을 팔아버린다고 했단 말야!!!!!!”

뎨고가 움찔했음. 어린 시절 자신이 당했던 일이 스쳐지나가서였음. 제 엄마가 말을 멈추자 그때를 틈타 일레인이 밀어붙였음.

“엄마, 그러니까 우리가 쿨롭 데리고 있자. 돈 더 줄테니까 우리가 데리고 있겠다고 하자. 우리 집에 방 많잖아. 그거 하나 클롭 주면 되지! 클롭이 청소도 열심히 하고 그런댔어! 엄마, 응?”
“……안돼. 당장 내려와.”
“아, 엄마!!!!”
“일레인, 엄마가 나무 집에 올라가야겠니?”

일레인은 침묵했음. 예전에 일레인이 반찬투정을 부리고 나무 집에 올라갔을때, 뒤따라 올라가려던 뎨고가 발을 헛디뎌 떨어진 적이 있었음. 그렇게 높이 올라가다가 떨어진 것도 아니었고 뎨고도 그렇게 다치지는 않았지만-근육이 놀랬음-그 과정에서 뎨고가 임신했다는게 밝혀졌다는게 문제였음. 르날은 불같이 화를 냈고, 일레인도 어마어마하게 혼이 났음. 르날이 나무 집이 있는 나무를 베어버리려고까지 했지만 뎨고가 만류해서 거기까지는 면했고, 대신 르날은 일레인에게 경고했음. 절대, 절대, 절대로 뎨고가 나무 집에 올라가게 두지 말 것. 만약 그걸 어기면 나무를 베어버리고 두번 다시 만들어주지 않겠다고 엄중하게 르날은 경고했었음. 그때의 아빠의 얼굴이 기억나 일레인이 몸을 움츠렸음. 그때였음. 클팦이 몸을 일으켰음.

“아가씨, 저 내려갈게요.”

25.
“뭐?”

일레인이 클팦을 잡았음.

“너 가면 그대로 돌아간단 말이야!”
“그래도 괜찮아요. 아가씨가 아끼는 이 나무 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요.”

클팦이 애써 웃어보였음.

“아가씨는 이 나무 집을 정말 좋아하시잖아요.”
“상관없어! 난…… 난………”

일레인이 말하다가 멈췄음. 네가 더 좋아, 네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이해하고 하기에는 일레인은 아직 어렸음. 그런 일레인을 보던 클팦이 어린아이답지 않게 슬프게 웃으며 일레인의 양볼에 뽀뽀를 했음. 그리고 속삭였음.

“잘 지내세요, 아가씨. 도와주시려고 해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클팦은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음.

“사모님, 저 여기 있어요. 내려갈테니까 올라오지 마세요.”

26.
그렇게 클팦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음. 뎨고는 경찰에게 ‘큰 아이가 같이 놀고 싶어서 데려왔는데 집에 연락하는걸 깜빡했다’고 둘러댔음. 젊은 경찰은 그 변명을 납득할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따지지 못했음. 어쨋든 아이는 돌아왔고, 상대는 르나르 집안이었으니까.

27.
그리고 일레인은 자기 방 문을 잠가 걸고 틀어박혔음. 심지어 저녁도 굶었음. 쌍둥이는 누나의 행동에 안절부절 못했고 뎨고는 그런 일레인을 달래지 않고 묵묵하게 식사를 한 뒤 쌍둥이에게 굿나잇 키스를 해주고 동화책을 읽어주고 막내를 돌본 다음 침실에 틀어박혔음.

28.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은 르날의 귀에 들어갔음.





사우루루
#뎨고는임신튀가하고싶어
르날뎨고
2023.03.14 02:57
ㅇㅇ
모바일
내 센세가 오셨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1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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