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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00:55
0.
삐용삐용 사이렌을 울리지도 않고 한 겨찰차가 스윽 미끄러져 거대한 저택의 으리으리한 대문 앞에 멈춰섰음. 차에서 내린 나이 든 여자 경찰이 으리으리한 저택의 대문 앞에서 손톱을 깨물었음. 제길, 이런 일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데.

“선배님, 뭐하세요?”

제 속도 모르는 남자 후배가 대문으로 달음박질해서 소리쳤음.

“빨리 들어가야죠!”
“간다, 가…….”

그녀는 발을 질질 끌면서 대문으로 걸어갔음.

르나르 저택의 대문으로.

1.
뎨고는 젖을 다 먹이고 아기를 조심스럽게 얼렸음. 손을 타서인가, 아기는 도통 엄마가 안아주지 않고서는-심지어 아빠의 품에서조차도!-절대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았음. 회색 가디건을 걸치고 펑퍼짐한 흰 티를 입은채 한없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아기를 둥가둥가하는 뎨고는 예전에 한 조직을 호령한 콘실리에리였다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음. 통통한 아기 볼을 검지로 톡 건드리면서 조심스럽게,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게 익숙해진 뎨고였음.

2.
옳지, 옳지…… 아기가 졸음이 가득한 하품을 했음. 가물가물해진 눈을 보고 뎨고는 조심스럽게 품에 안은 아기를 아기침대에 내려놓았음. 좋았어, 완벽해. 침대는 폭신하고 모빌은 미리 치워놔 소리가 나지 않았음. 이대로 아기가 몇번 눈을 깜박이다가 잠만 들면 뎨고는 잠깐동안은 육아에서 쉴 시간이 나는 것이었음. 뎨고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음. 하지만….

3.
똑똑, 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음. 그와 동시에 아기가 눈을 반짝 뜨더니 흐애앵하고 울기 시작했음. 뎨고는 황급히 아기에게 달려가 안아들며 아기를 달랬음. 뎨고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음.

“들어와!”

4.
메이드가 들어와 허리를 푹 숙였음.

“무슨 일이지?”
“마님.”

메이드가 침착하지만 당혹을 숨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음.

“경찰이 왔습니다.”
“경찰?”

뎨고가 눈살을 찌푸렸음.

“무슨 일인데 경찰이 여기까지 왔느냐?”
“저…… 그것이…….”

메이드가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음.

“아동 납치라고…….”

5.
으리으리한 응접실이었음. 남자 후배는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감탄을 내뱉었지만 여자 경찰은 그냥 테이블만 내려봤음. 온지 꽤 시간을 흘렀지만 뒤에 선 메이드들은 가만히 서 있을 뿐 어떠한 것도 내오지 않았음. 바짝바짝 마르는 입안을 침으로 애써 적셔보며 초조하게 기다리던 그때.

“오래 기다리셨군요.”

뎨고가 나왔음.

6.
뎨고가 자리에 앉자 메이드들이 그제서야 몸을 움직여 차를 내왔음. 루이보스 차였음. 철저하게 뎨고에게 맞춘 차 선택에서 절대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음. 뎨고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음.

“무슨 일이시라고요?”
“아동납치 사건입니다, 부인.”

남자 후배가 진지하게 말했음.

“집안 수색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글쎄요, 저희 집에는 아직 어린 아기가 있어서 어려울거 같군요.”

뎨고가 차갑게 잘라냈음.

“낯을 많이 가리는 아기라.”

여자 선배는 뎨고를 슬쩍 훑었음. 뎨고의 복장은 평범했음. 펑퍼짐한 흰 티, 착용감 느껴지는 약간 낡은 회색 가디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의 카리스마가 있었음. 남자 후배는 찻잔을 탁 하고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말했음.

“부인, 본인의 자녀를 생각하시는만큼 다른 아이도 아끼고 사랑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남자 후배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음.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시지 못하시겠어요?”
“헤아립니다. 헤아리니까 이렇게 무례하게 무작정 쳐들어온 여러분들을 그 이에게 말하지 않고 선뜻 집 안에 들였지요.”
“그렇다면 더더욱 협조를 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는 경찰분이야말로 저희에게 협조를 구하실 생각이 없으신거 아닌가요?”

뎨고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음.

“두 분이서만 저희 집을 수색하시면 아마 평생 찾으셔도 그 아이를 찾으실 수 없으실 겁니다. 최소한 그 아이의 이름이나 용모라도 알면 저희가 협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타당한 말이었음. 미처 그걸 생각못한 남자 후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음. 여자 선배가 품에서 실종아동 사진을 건내며 말했음.

“이 아이입니다. 이름은 위르겐 클롭. 나이는 5살입니다.”

7.
“5살이요?”

뎨고가 인상을 찌푸리며 묻더니 사진을 바라보았음.

“이 사진은 아무리 봐도 한두살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집이 가난해서 부모가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고 하네요.”

여자선배가 변명하듯이 말했음.

“하지만 사모님께서 아실꺼라고 합니다. 이 집 자제 분들하고….특히 큰 자제분하고 같이 놀러다녔다고 하던데요. 나이도 큰 자제분하고 두살밖에 차이 안 난다고.”
“글쎄요.”

뎨고가 사진을 돌려주며 말했음.

“잘 모르겠군요.”
“부인, 한번만 더 생각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여자선배가 조심스럽게 말헸음.

“아이 어머니에 따르면 여기서 일한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일일히 고용인들을 다 외우고 있는게 아니라서요.”

뎨고가 차분하게 말했음.

“일단 돌아가시겠습니까? 집사에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충분히 드린 것 같군요. 돌아가시죠. 아니면 영장을 보여주시던가요. 영장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하지만 제 생각에는 없을거 같군요. 그랬다면 저희 바깥양반이 벌써 들어와 당신들을 내쫓았을테니까.”

뎨고는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음.

“그러니 나가주시겠습니까? 본인들의 두 발로.”

그렇게 경찰들은 밖으로 내쫓기고 말았음.

8.
경찰들이 나간 뒤 뎨고는 사진을 뚫어지게 봤음. 어렸을때는 이런 얼굴이었구나, 어렸을때는. 뎨고는 사진을 가만히 쓰다듬었음.

9.
뎨고는 거짓말을 했음. 뎨고는 위르겐 클롭이라는 아이를 잘 알았음. 아직 어린 클팦은 일레인과 두 쌍둥이 남동생들 사이를 잘 중재했고, 넷이서 깔깔거리면서 이 광활한 저택 난간을 미끄럼틀처럼 타고 놀면서 숨박꼭질을 했음.

10.
하지만 경찰들에게 말하지 않은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음.

11.
첫째,  클팦에게는 부모가 없었음. 르나르 저택에서 일한 사람은 클팦의 ‘이모’였음. 심지어 클팦도 그렇게 말했음.

둘째, 그 ‘이모’라는 사람은 어린 클팦을 앞세워서 집안에 눌러앉으려고 한것도 모자라서 르날을 유혹하려고 했음.

셋째, 심지어 집안의 물건에까지 손댔음.

넷째, 그래서 뎨고는 함정을 파서 그 ‘이모’를 공개적으로 망신줘서 내쫓았음. 정원사로 일한 ‘이모’의 남자친구와 함께.

12.
그런데 어떻게 클팦에게는 없던 부모가 생긴걸까? 뎨고는 생각에 잠겼다가 몸을 일으켰음.

13.
일단 아이를 찾아야했음. 아이를 찾아야 모든 사실을 다 알게 될 테니까. 하지만 일레인은 클팦의 손을 잡고 이미 숨어 있을 터였음. 르나르 저택이 너무 넓어서 숨을 데는 많았으니까.

14.
게다가 차기 후계자로 낙점된 일레인이었음. 주인마님인 뎨고의 명령을 당연히 하녀들과 하인들은 듣겠지만, 나중에 클팦을 돌려보낼때 일레인의 앙심을 살 수도 있었음. 당장은 모를까 집안 대대로 르나르 가문을 섬기는 사용인들의 특성상 그러면 목숨과 일자리의 위협이 될 수 있었음. 그건 뎨고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음.

15.
그래서 뎨고는 가장 약한 부분을 공략하기로 마음 먹었음. 뎨고는 집사를 불러 당장 두 개의 초콜릿 케이크를 구우라고 지시했음.

16.
일레인은 이제 이 정도의 약점으로는 안 잡히겠지만….두 쌍둥이는 아직까지 초콜릿 케이크에 잡힐 나이니까 말임.

17.
오래간만에 하는 사냥의 재미에 뎨고가 콧노래를 흥얼거렸음. 뎨고의 얼굴.....특히 울망한 눈동자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지만, 그 역시 콘실리에리 출신이었음.

18.
게임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 역시, 뎨고의 재능 중 하나였음.


사우루루
#뎨고는임신튀가하고싶어
르날뎨고
2023.02.07 01:19
ㅇㅇ
모바일
센세가....돌아왔다......?
[Code: 29f2]
2023.02.07 01:19
ㅇㅇ
모바일
센세...? 센세에요...? 심지어 외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9f2]
2023.02.07 01:31
ㅇㅇ
모바일
센세... 사랑해...!!
[Code: ba98]
2023.02.07 02:15
ㅇㅇ
모바일
세상에 내 센세 오셨다 외전은 사랑이야ㅠㅠㅠ
[Code: 9b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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