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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3 23:40
1.
볼풋파의 보스, 르날은 아파오는 머리를 문질렀음. 요근래 시작된 인근 조직들의 영역 다툼, 하룻강아지 모르고 위계질서를 어지럽히는 애송이들 때문에 시끄러운 조직으로 르날은 너무 피곤했음. 애꿎은 서류를 거칠게 넘기며 화풀이 하다가 발견한 한 서류가 르날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했음.

'사직서'

"디에고, 이러지 마. 오늘 나 피곤해. 이런 장난은 사양이야."
"장난이 아닙니다, 보스."

르날의 소꿉친구이자 콘실리에리인 뎨고가 대답했음.

"일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대체 왜?"

르날이 물었음.

"왜 관두겠다고 하는거야? 보수 문제인가? 아니면 누가 또 너한테 개기기라도 해?"
"둘다 아닙니다, 보스."

뎨고가 말했음.

"임신했습니다."

2.
르날이 멈칫했음. 왜냐면 뎨고는 르날의 소꿉친구이자 콘실리에리였으며, 르날의 섹파이기도 했으니까. 그렇다는건.....

"보스의 아이는 아닙니다."

뎨고가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음.

"보스는 그런 실수 안하시는 분이시잖아요."

3.
"그럼....."
"아이 아버지는 따로 있습니다."

뎨고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음.

"사실 아직 아이 아버지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보스께 처음 말씀드리는겁니다. 좀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말하고 싶어서요."
"만약....."

르날이 말하다가 자기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는걸 알아채고 목을 가다듬었음.

"만약 아이 아버지가 자네를 거부하거나.....하면?"
"그땐 죽여버리려고 합니다."

뎨고가 차분하게 말했음.

"아이에게 아예 아버지 노릇을 해주지 않으려면 이세상에 없는게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나중에 나타나서 헛소리 할 수도 있고. 돈을 요구할 수도 있어서."

이건 뎨고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인한 것이었음. 뎨고의 아버지는 막대한 도박빚이 있었음. 그리고 그 빚을 일해서 갚으려고 하지 않고 뎨고를 사창가에 팔아넘기고-물론 그 돈으로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그 얼마 안되는 돈을 들고 도망쳐버려서 영영 돌아오지 않았음. 르날은 2주가 지난 뒤에서야 그 사실을 알고 뎨고를 구하러 갔음. 하지만 뎨고가 겪은 2주일간 일은 뎨고에게 너무 끔찍해 죽을때까지 비밀로 묻어버리고 싶어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음. 종적을 감춘 아버지를 제외하고 그 사창가의 포주와 뎨고를 샀던 손님들을 다 죽여버렸으니까.

"그 뒤로는 아이만을 생각하면서 키우고 살고 싶습니다. 부디 이해해주십시오, 보스."

르날이 뎨고를 구해준 뒤 뎨고는 르날과 이 집안에 은혜를 갚기 위해서 뭐든지 했음. 조직의 일이든, 침대 위의 일이든. 하지만 아이가 생긴 이상 더이상은 힘들었지. 뎨고에게는 이제 르날이라는 태양 말고 다른, 아기라는 태양이 생긴거니까. 그리고 뎨고는 어렸을때부터 자기만의 가정을 꾸리는게 꿈이었으니까.

"그렇게 해."

결국 르날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직서를 받아들었음. 뎨고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고개를 숙이고 나갔음.

4.
뎨고는 르날의 사무실을 빠져나오자마자 화장실로 달음박질했음. 그리고 변기에 머리를 박고 웩웩 토했음. 물론 지금 입덧 시기이긴 했음. 하지만 이번 구토는 그런게 아니었음. 너무 긴장해서 나온 구토였음.

5.
뱃속의 아이 아버지는, 바로 르날이었으니까.

6.
뎨고가 르날을 만난건 한 공립 도서관에서였음. 이 곳은 아주 구석지고 외진 곳에 있으면서 작아서 사서조차도 없었음. 그래서 뎨고에겐 안성맞춤이었음. 아버지를 피해서 최대한 오래 있을 수 있었으니까. 아버지가 그나마 집에 남은 돈을 다 긁어가도 여기는 올 수 있었으니까. 뎨고는 혼자서 거기서 글공부도 하고 책도 읽었음. 언제나 뎨고만 있던 그 도서관에 어느날 마치 태양처럼 화사한 금발의 남자아이가 왔음. 그 아이가 바로 르날이었음.

7.
도서관 건물만큼이나 낡고 허름한 옷을 입은 뎨고의 눈에는 르날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그런 걸로 보였음. 얼굴도 아주 잘생겼고 입고 있는 옷도 뎨고가 한평생 본 적이 없는 아주 부드럽고 비싸보이는 옷이었으니까. 하지만 놀랍게도 그 천사님과 뎨고가 이 건물을 찾은 이유는 같았음. 뎨고가 아버지를 피해서 최대한 오래 있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으면 르날은 자기에게 뭔갈 얻어내거나 아부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최대한 오래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았으니까. 둘은 금방 친구가 되었음.

8.
르날은 말했음. 자기는 세상에서 거짓말 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고.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거짓말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뎨고는 고개를 끄덕였음. 하지만 언제나 값비싼 옷을 입고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니는 르날에게 자기 집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음.

9.
뎨고가 사창가로 팔려가던 날은 어느 때와 같은 날이었음. 그날도 르날과 늦게까지 놀고 내일 보자는 약속을 하고 집에 갔는데, 자고 있는 뎨고를 억지로 깨워서 아버지는 어디로 향했음. 그 순간의 기억은 뎨고에게 희미했음. 졸려서 그럴수도 있고 어쩌면 그 이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였을수도 있음. 어쨋든 아버지는 뎨고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고, 그 곳에서 아버지는 굽신거리면서 저를 가리키고는 뭔갈 구걸했지만-돈이었겠지-결국 거절당한 모양이었음. 그길로 자기를 사창가로 팔았으니까. 그뒤에 벌어진 일은........뎨고는 전혀 기억하고 싶지 않았고 기억도 희미했음.

10.
뎨고가 기억하는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깼고, 그게 바로 르날이 뎨고가 갇힌 곳의 문을 열고 들어온 소리였고, 그리고 그 자리에서 뎨고를 구해서 자기 집으로 데려간 거였음. 온갖 체액에 뒤덮힌 자기가 더러웠을텐데 르날은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저를 꼭 끌어안고 말했음.

"봐봐, 내가 거짓말 하지 말자고 했잖아.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뎨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음. 그 뒤 뎨고는 르날에게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음. 바로 이 순간이 오기까지.

11.
뎨고가 르날을 속이기로 한건 르날은 가정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음. 르날은 단 한번도 어떤 오메가도 만나지 않았고, 간부나 원로들이 소개를 해줘도 시큰둥해했음. 뎨고와 섹파가 되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관계를 가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종종 있었지만 임신했다고 찾아온 순간 르날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내가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울부짖는 오메가들을 강제로 끌어내라고 명령했음. 그들은 아마 좋은 결말을 맞지 못했을거라고 뎨고는 생각했음.

12.
뎨고는 이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었음. 뎨고가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걸 오래전부터 바라기도 했지만 이 아이가 르날의 아이여서이기도했음.

13.
르날은 뎨고의 태양이자 법칙이었고 뎨고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뎨고의 심장과 영혼이었으니까.

14.
그래서 뎨고는 르날에게 거짓말 하기로 했음. 르날이 이 아이를 지우라고 하면 너무 슬프니까. 르날에게 나쁜 기억으로 남기 싫으니까. 르날을 사랑하니까.

15.
그렇게 뎨고는 르날에게 거짓말을 하고 회사를 나왔음. 그리고 집에 와 침대에 누워서 태교용 클래식을 틀고 생각했음. 아이의 아버지가 따로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아버지 대용을 세울 생각은 없었음. 아이가 누굴 닮을지 모르니까. 한참을 뒤척이면서 클래식을 듣던 뎨고는 아이의 아버지를 만나 따로 이야기 했지만 거부해서 죽였고, 경찰이 혹 추적할까봐 멀리 떠나는걸로 시나리오를 만들기로 했음. 이정도면 르날도 수긍할 정도의 개연성이었음. 고민이 사라지자 잠이 솔솔 왔음. 클래식은 제대로 귀에 들리지 않았지만 확실히 잠은 오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음. 뎨고는 그렇게 잠이 들었음.

16.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뎨고는 눈을 떴음.

17.
창밖은 벌써 어둑어둑해졌는데 계속 어디선가 한기와 시선이 느껴졌음. 뎨고가 탁자등을 켰음.

18.
탁자등을 키자 뎨고의 눈에 들어온 것은 피투성이가 되서 침대 발치에 앉아있는 르날이었음.


사우루루
르날뎨고
#뎨고는임신튀가하고싶어
2022.12.24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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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미미ㅣ친 센세취향=나붕취향.. 스크롤 개미손톱만큼 내리면서 글자 하나하나 핥으면서 읽엇어요.. 뎨고에게 르날은 신이나 다름없는데 르날도 뎨고 없이는 못산다니ㅠㅜㅠㅜ 하 존나 마히다
[Code: 56ea]
2022.12.24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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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 어나더가 필요해
진짜 미쳤다 ㅠㅠ
[Code: 3a79]
2022.12.24 0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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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발 억나더어어억!!!!!!!!!!!!
[Code: ab58]
2022.12.24 00: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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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미친!! 센세 제목에 1이 붙어있다는것은 어나더가 있다는소리?! 미친미친 개좋아 하 너무 맛있어요 센세ㅠㅠㅠ
[Code: f33d]
2022.12.24 00: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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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존나쫄깃 센세가 가져온 1이 날 설레게 해
[Code: 20a5]
2022.12.24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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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 무순의 모든 요소가 넘 좋아요 르날 무슨 말을 할까ㅠㅜ 심장 쫄깃합니다 억나더!!
[Code: 184a]
2022.12.24 0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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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이런 금같은 무순도 사랑인데 1이 써있다니....2나더 3나더 억나더!!
[Code: cfd6]
2022.12.24 07: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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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1이붙어있어 미친 아니 뒷 내용이 궁금해서 오늘 잠 못잤어요 어나더 센세
[Code: 538a]
2022.12.24 18: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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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주세요 제발…
[Code: 8f42]
2022.12.24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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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ㅏ시발 크리스마스선물??
[Code: 07f8]
2022.12.25 02:35
ㅇㅇ
모바일
센세!!!!!!!!!!!!!!!‘
[Code: e1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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