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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2:44
#너를포기하는중
고증없음 군알못 상담에 대해 아는거 1도 없음
약간의 오메가버스...?
ㄴㅈㅈㅇ ㅋㅂㅈㅇ 주의할 수 있는 거 다 주의
온갖 클리셰 다 있는 회귀물 보고 싶었음
약시니어슈슈






행복한 결말은 믿지 않지만 행복한 여정을 믿는다. 우리의 앞날은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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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음날 자고 일어나 당장 시청에 달려갔다. 증인은 구스와 슬라이더로 세우고 결혼서류를 내버렸다. 그리고는 어떻게 아셨는지 부모님이 전화해 잔소리를 한바탕하셨다. 어떻게 자기들한테는 말도 안 할 수 있냐는 둥, 결혼식은 어떻게 되냐는 둥 질문도 너무 많아 저녁에 찾아뵙기로 했다.


우리는 으리으리한 집의 대문을 넘자마자 수문장처럼 문 앞을 지키고 계시던 두 분께 등짝을 맞았다. 이래저래 사고 치는 건 변하지 않는다며 대문을 넘고 집 문을 들어갈 때까지 들었다. 물론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결혼서류를 충동적으로 찍은 건 죄였기 때문에 그저 입 꾹 다물고 그 소리를 다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포스타를 아버지로 둔 우리 둘은 결혼식을 안 할 수는 없었다. 물론 사고도 안 치고 결혼서류에 도장부터 찍은 인간들이 할 말은 아니었지만. 그럼 뭐 혼전임신 루머를 사실로 만들어 버릴까라고 시답잖은 농담을 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시니어와 슈슈로부터 차가운 눈빛을 받았다. 역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한 사람의 눈빛은 포스타보다 강렬했다.


우리는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사고를 친 죄로 결혼식에 관한 의견을 내지 못하는 형벌을 받았다. 점점 커지는 스케일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시니어와 슈슈는 그 얼굴을 즐기며 더 크게 크게를 외치셨다. 아무래도 증인으로라도 둘을 불렀어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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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혼식은 3달 뒤로 정해졌다. 그 사이에 어떻게 모든 걸 해결할 생각인지 걱정이 되었지만 마치 카잔스키 가문의 돈을 지금을 위해 벌어놨다는 듯이 쓰는 걸 보니 걱정이 사라졌다. 물론 그렇게 써도 그분들의 자산에는 단 1mm의 흠집도 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매일 본가로 퇴근하며 하루에 케이크 샘플을 10개씩 먹었고, 와인을 20잔씩 테스트했고, 결혼식 피로연 턱시도를 5벌씩 입어댔다.


그 모든 일들이 끝나면 우리는 와인을 20잔씩 마셔댄 죄로 취해서 집에 갈 수조차 없었다. 이것 또한 포스타와 전 대령의 위대한 계획 중의 하나인가 싶었다. 아침마다 거한 아침을 먹어 얼마나 뽀둥해졌는지 아이스와 내 얼굴이 반들반들해졌다. 그리고 이제껏 나가 살았고 결혼하면 또 나가 살겠지만 같이 사는게 매우 좋아 보이셨다. 기실 이 크고 방음도 잘되는 집에 산다고 문제 될 것도 없긴 했다. 하지만 청소해주시는 분이 매번 치우게 될 콘돔을 생각하면 좀 민망하기도 했다. 사실 저게 제일 큰 이유였다.


그래도 우리를 이렇게나 사랑해주시는 걸 보니 결혼하고 몇 달은 같이 살까 싶었다. 사실 집안사람들이 죄다 군인이라 볼 수 있을 때 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 아는 사람들이었다. 전쟁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직업인 것도 맞았다. 그래서인지 입대 후 관사로 혹은 자신의 집을 구해 떠나는 우리를 매우 섭섭해했던 두 분의 표정이 생각났다. 뭐 두 분 없이 동거도 했으니 같이 살면 좋을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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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고민과 일들을 해치우는 사이 나는 성공적으로 조종사로 복귀했다. 결혼식 준비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성공해 체중 조절에도 완벽하게 성공했다. 하여튼 여러모로 시니어 슈슈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조금 괴롭긴 했지만…


일단 첫 번째로 훈련에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나불거리던 애들의 기를 죽여놨고 두 번째로는 묘한 눈길을 보내던 놈들의 콧대를 눌러주었다. 내가 아이스 동기지만 아직 소령밖에 달지 못한 이유가 저 같은 놈들 때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오랜만에 타는 전투기에 흥분해 앞뒤 안 가리고 날뛰었다는 게 더 옳은 설명일 수도 있지만 노코맨트 하겠다.


나는 훈련이 끝나고 아이스가 있을 집무실로 향했다. 나는 밖에 비서에게 안에 손님이 있는지 물었고 없다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문을 벌컥 열었다.


“아이스!”


나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아이스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무릎 위에 앉아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하지만 그러자마자 문득 훈련이 끝나고 대충한 샤워가 떠올라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새 꽉 껴안은 아이스 덕에 실패했다.


“나 제대로 못 씻어서 땀 냄새 날거란 말이야… 놔줘…”


그러자 아이스는 놀리듯이 목덜미에 코를 처박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나는 질색하며 난동을 부렸지만 오히려 힘을 줘 더욱 꽉 껴안았다. 나는 빠르게 현실을 인정하고 그냥 힘을 쭉 뺀 채 아이스에게 기댔다. 사실 요즘 이런 시간을 갖는 것도 힘들었다. 집으로 퇴근하면 다른 “잔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야근을 해야만 했고, 그 야근이 끝나면 씻고 뻗기에 바빴다. 이렇게 조용히 둘만 있을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았다.


“우리가 너무 급했나 봐. 그렇지?”


나는 웃으면서 우리의 죄를 인정했다. 그 긴 시간 동안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시니어와 슈슈가 얼마나 섭섭했을지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기껏 땅 파고 굴에 들어가서 온갖 지랄을 하던 아들 둘을 살려놨더니 엄마 아빠는 쏙 빼고 결혼했으니 얼마나 속상했겠는가. 우리는 그저 죄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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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화가 풀린 시니어와 슈슈는 우리를 드디어 조금 놓아주었다. 그리고 사실 우리가 정해야 할 건 다 정했기 때문에 풀어준 것도 있었다. 옷도 케이크도 꽃도 부케도 어느 정도 정해지자 시니어와 슈슈는 우리의 소박한 초청명단을 보고 이렇게는 큰 결혼식을 할 수 없다는 듯이 전투적으로 두 분의 손님들을 초대했다. 정·재계의 거물들이 한곳에 모이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을 듯했다.


우리는 긴 휴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중이었다. 온갖 풍파와 고난을 뚫고 결혼을 하려는 건데, 신혼여행은 무조건 길고 또 길게 갈 생각이었다. 하와이는 질리도록 갈 듯싶어 괌이나 푸켓 이런 휴양지로 가고 싶었다. 비록 신혼여행이지만 여행은 싫고 그냥 물 좋고 풍경 좋은 곳에서 쉬고 싶기만 했다.


마지막으로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을 확인하는 날, 우리는 시니어와 슈슈의 초대장을 보고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생각보다 더했다. 정말 두 분이 속상해 하시더라도 우리가 좀 말렸어야 했는데. 이건 결혼식 보다는… 뭔가 별들의 잔치 뭐 그런 게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아니면 정당 화합의 장이라든지… 쨌든 버진로드를 걸을 때 뭔가 각을 맞춰서 걸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쌍한 우리 친구들… 결혼식까지 와서 밥도 제대로 못 먹겠네…













늦게 와서 미안하조... 더운 여름 잘 보내고!
2023.08.01 05:30
ㅇㅇ
모바일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
[Code: a07e]
2023.08.01 05:35
ㅇㅇ
모바일
헐씨발 내가 보고있는게 센세의 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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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5:36
ㅇㅇ
모바일
나 정주행 하고온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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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7:29
ㅇㅇ
모바일
센세 ㅠㅠㅠㅠㅠ 기다렸어 ㅠㅠㅠㅠㅠ
[Code: 6cae]
2023.08.01 08:18
ㅇㅇ
모바일
센세 ㅠㅠㅠㅠㅠㅠ 나 센세를 얼마나 기다렸다구 ㅠㅠㅠㅠㅠㅠ
[Code: 1a47]
2023.08.01 09:47
ㅇㅇ
모바일
헐 내 센 세 귀 환ㅜ ㅜ ㅜ ㅜ ㅜ ㅜ ㅜ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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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9:49
ㅇㅇ
모바일
아맵 함께 힘든 시간 찬찬히 잘 견뎌내고 행복해보여서 다행이야...ㅜㅜㅜ 그리고 나도 행복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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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9:48
ㅇㅇ
모바일
먼저 서류부터 낸거야? ㅋㅋㅋㅋㅋㅋ 결혼식 기대된다
[Code: d6c1]
2023.08.01 11:51
ㅇㅇ
모바일
내 센세야?? 내 센세가 돌아왔다 ㅠㅠㅠㅠㅠㅠ
[Code: 6f9d]
2023.08.01 12:46
ㅇㅇ
모바일
내센세 오셨어ㅠㅠㅠㅠ 고맙고 사랑해 센세ㅠㅠㅠㅠㅠ
[Code: 7894]
2023.08.01 12: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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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혼인신고의 결과: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는 결혼식 스케일ㅋ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둘만의 시간에 숨통 돌리는 아맵 좀 봐ㅠㅠㅠㅠ 너무 달달하고 좋아 센세ㅠㅠㅠㅠ
[Code: 7894]
2023.08.02 10: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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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슈 서운한 김에 고삐풀고 달리는거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 서운하게 한 아들들이 감당해라
[Code: 66d1]
2023.11.10 20: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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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느새 여름지나 겨울이야...
[Code: b5e6]
2024.03.31 19: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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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명작을 지금 읽다니 ㅠㅠㅠㅠㅜ 최고에요 센세...
[Code: 3b85]
2024.05.11 05: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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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너무 좋다... 아이스매브 행복하게 결혼식 했겠지...? ㅠㅠㅠ 지금읽다니ㅠㅠㅠ 다시 읽으러 가야겠어요 센세... 사랑해...
[Code: 78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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