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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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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는 그 후로 티케이랑 아무런 것도 주고받을 수 없었음. 아직 저장되어 있는 연락처는 옛날에 바뀐 지 오래 됐고, SNS는 전부 삭제한 티케이고. 혹시나 해서 126 소방서 식구들 SNS 탈탈 털었는데 역시나 티케이 계정은 찾지 못했음. 듣기로는 티케이 그냥 조용히 살고 있대. 평범하고 소란스럽지 않게. 속이 시끌시끌하지 않도록. 이것도 몇 달 전에 티케이 생일 파티 갔다온 낸시한테 들은 거였음. 티케이 생일 파티 갔다왔길래 그냥 넌지시 물어봤지. 걔는 잘 지내? 카를로스가 워낙 미련도 없어 보이는 얼굴로 물어서 그랬던 건지 낸시는 그냥 별다른 말 없이 티케이의 근황을 알려줬음. 응 잘 지내. 별일 없게. 조용히. 그리고 그때 들은 간단한 근황에 더불어 티케이의 ☆NEW 최신근황☆ 을 조합해보면 티케이는 진짜 그렇게 지내고 있는 것 같음. 더 이상 위험한 곳에 몸담지 않으면서 남들 하듯이 사는 그런 거 말이야.

근데 그게 카를로스한테는 커다란 장벽임. 다가갈 샛길을 전부 차단해버린 티케이 때문에 은근슬쩍 다시 접근할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음. 이쯤되면 본인이 생각해도 나 좀 소름돋는 짓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음. SNS 탈탈 털다 못해 티케이네 학교 티케이 학과 정보까지 찾아보고 있음. 이건 대체 왜 보고 있냐? 모름. 걍 뭐라도 해보려는 심정으로 아마 학교 뒤적거리다가 여기까지 온 거 같음. 이게 뭐하는 짓이냐... 카를로스는 휴대폰 침대 위로 내동댕이 친 채 눈을 감음. 이미 지나간 인연인 거 잘 알고 있음. 근데 자꾸 생각나는 걸 어떡함. 눈 감을 때만 생각나면 다행임. 티케이는 눈 뜨고 있을 때도 생각나는 존재였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뜨겁게 사랑했다 그렇게 느껴짐. 비가 오던 그날, 어두컴컴한 밤에 처음 만났던 그때. 그때 첫눈에 반해서 졸졸 매달렸잖아. 어떻게든 데이트 한 번 해보겠다고 애쓰고 티케이를 온 신경으로 좇고 자존심도 없이 오라면 오라는 대로 가고. 그렇게 사랑하다보니 익숙해졌었나봐. 내가 다 져주고 있고 다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그래서 그 많은 신호들을 다 놓친 거일 거야. 그래서 티케이가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떠난 건데. 여기까지 생각하면 카를로스는 또 속이 꽉 막힘. 더 잘할 걸. 더 많이 신경 쓸 걸. 이런 후회는 그동안 수도 없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 생각이었단 말임. 근데 티케이를 다시 만난 그 이후로 그 후회를 떨칠 수가 없었음. 더 잘해줄 걸. 더 많이 생각해줄 걸. 내가 멍청하게 왜 그랬지. 있을 때 잘하란 말은 그동안 카를로스와는 거리가 먼 말이었음. 대체로 카를로스는 자기 사람들에겐 매우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으니까. 원래 성격이 살짝 시니컬한 면이 있어서 그렇지 늘 자기 사람에겐 다정한 속을 다 드러냈으니까. 그런데 왜 너한테는... 그러지 못했지. 이미 충분히 모든 속을 다 드러낸 카를로스였지만 이미 후회 루트 탄 카를로스에게 그런 사실이 뭐가 중요하겠음? 결국 티케이를 잃었다는 게 논점이겠지. 그러니까 그건 아마 자기 탓일 거라고.

많은 생각을 했음. 저러고 다음 날 근무를 하던 카를로스는 마주친 오웬을 보고 망설였음. 티케이 번호 좀 달라고 할까. 아님 낸시나 마르잔한테라도... 여기저기 눈치를 보고 있자 오웬이 먼저 물었지.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어... no, sir. 그러고 말한 카를로스였지만 그 카우아이즈가 티케이에 관한 속마음을 숨기기엔 너무 소울풀했음. 오웬이 고개 까딱이자마자 실토함.

"티케이는... 잘 있어요?"
"응. 잘 있지. 그날 봤잖아."
"네. 그래도 그날 충격을 좀 받았을 텐데..."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괜찮더라고. 워낙 그것보다 더한 것까지 많이 봤잖아."
"그렇죠..."
"그게 걱정됐나?"
"네? 아... 네."
"그래? 그럼..."
"저기, 혹시 티케이..."
"으음, 안 돼. 절대 안 되지."

티케이 눈치가 어디서 왔겠어. 오웬은 이미 카를로스가 왜 저러는지 감이 잡힌 건지 손가락을 까딱까딱 흔들었음. 절대 안 돼. 그러면서 126 대원들 곁으로 가는 오웬의 등을 황망하게 쳐다보는 카를로스임. 결국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 있는 카를로스 보고 다가온 낸시가 올망한 카우아이즈 하고 있는 카를로스 툭 치겠지. 뭐 문제 있어?

"낸시..."
"...혹시나 하는 말인데 티케이 연락처 못 알려줘."
"진짜 이러기야?"
"캡틴 명령이야. 감히 우리 아들 파혼시킨 놈에게 연락처를 줄 수 없다던데."
"......."
"사실 티케이한테 죽을지도 모른대."

멀리서 낸시를 부르는 오웬 목소리가 들리면 낸시도 가버림. 그럼 카를로스는 이제 현장 떠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거기 얼마간 망부석처럼 더 서 있음. 내가... 그렇게 싫어...? 오웬한테도 절대 연락처 같은 거 주지 말라고 할 정도로...? 아니 그보다 오웬한테 그런 말을 했어? 아님 그런 말 안 해도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날 싫어했던 거야? 카를로스 이제 눈물 날 지경임. 아니 진짜? 그 정도라고? 카를로스 억장 무너짐. 내가 진짜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일단 무슨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자기가 엄청난 잘못을 한 거 같음. 왜냐? 그야 붙잡고 싶고 되돌리고 싶은 놈이 카를로스니까. 지금 당장 후회하고 있는 게 카를로스니까. 티케이 다시 만나고 싶고 그때의 사랑 설렘 온기 그런 것들을 다시 느끼고 싶은데 이젠 그럴 수가 없으니까.

티케이...

그냥 후회나 하면서 미련 가지는 거 말고는 진짜 할 게 없는 것 같았음.

근데 뭐.... 티케이가 미련이 있든 없든 그게 세상과 우주의 알 바임?? 타를로스의 재회를 원하는 마음만이 알 바지? 그러므로 카를로스는 어느날 신고 전화를 받을 거임.

"주택 침입 신고예요."

그 소리 듣고 근처에 있던 카를로스가 대답하겠지. 자기가 가겠다고.

"문이 열려 있고 집이 엉망이라고 해요."

무전이 간간히 올 거임. 그러다 결국 피해자가 있다는 말도 들음. 신고자는 친구고 피해자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래. 옷장 안에 쓰러져 있어서 발견이 늦었대. 카를로스는 의문이 듦. 지금 신고자가 집 안에 있나요? 그렇게 물었더니 그렇대. 위험한데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물었더니 자기도 그렇게 말했는데 신고자가 도통 말을 안 듣는대. 게다가 집에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며 확신까지 한다고. 카를로스는 속력을 조금 더 높였음. 금방 도착한다는 말에 이미 구급대는 그 주위 지나가는 중이라 더 먼저 도착할 것 같다는 말을 들음. 그리고 그 건물이 멀리 눈에 보일 때 카를로스는 무전을 또 받겠지.

"약물 사고 같다고 하네요. 주택 침입은 아닌 것 같대요."
"지금 건물 근처니까 확인해볼게요."

그리고 카를로스가 건물 앞에 주차를 하는 순간 확인 무전이 옴.

"약물 사고라고 하네요. 피해자는 지금 무사하다고 합니다."
"네. 그럼 앞에 도착했으니 확인만 해보고 갈게요."

카를로스는 이왕 온 거 확인만 하자며 올라갔음. 가니까 일사분란한 틈을 타 126 소방대원들이 보임. 카를로스는 가볍게 인사하며 안으로 들어가는데 다들 묘한 얼굴을 함. ....니가 왜...? 하는 물음과 얼굴에 카를로스는 출동 신고 받았다고 함. 약물 사고라고 들었는데 확인만 해보겠다고. 주택 침입으로 들었거든. 그렇게 대답하면 다들 어어... 그래.... 하는데 다들 머뭇머뭇거리면서 자리를 잘 안 터줌.

"피해자는 어디 있어?"

카를로스 물음에 다들 주춤주춤 저기.... 하는데 길은 빨리 안 터줌. 그래서 틈을 비집고 한 걸음 떼는데 거기 보이는 얼굴은 예상 못 한 얼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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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이?"
"골 때리네."

티케이가 한숨을 푹 쉼. 그러고는 고개를 젖혀 눈짓을 하는데 거긴 초조해 보이는 얼굴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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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나 아니라고."
"티케이."
"나 진짜 아니라니까? 나 다 끊었다니까?"

그리고 그 옆에서 베가가 설득하고 있겠지. 티케이 친구한테 병원 가자고. 그리고 소심하게 뜬 눈으로 무서워서 안 가겠다는 친구임. 카를로스는 옆에 서 있는 오웬을 쳐다봄. 오웬은 확신을 바라는 얼굴로 티케이를 쳐다보고 있음.

"티케이. 확실하니?"
"그렇다니까. 나 약 안 해. 얘가 한 거야."

그랬더니 옆에 있는 애는 쭈굴한 목소리로 말함. 내가 한 거 아니야.... 그랬더니 티케이는 살짝 웃고 자기 친구 바라보겠지.

"그래. 너가 한 거 아닌 거 알겠는데 너 방금 약 때문에 죽었다 살아났거든. 그러니까 빨리 병원 가."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해?"
"안 생겨. 내가 알아."
"...진짜?"
"응. 나 아무 일도 없이 여기 있잖아."

친구가 고개 끄덕임. 그리고 친구 손 붙잡고 구급대원한테 넘겨줌. 친구가 자꾸 티케이 흘끔흘끔 보니까 티케이는 친구 바라보고 말하겠지. 걱정 말라고. 따라가겠대. 그리곤 카를로스 포함 126 대원들을 쭈욱 둘러보더니 한숨을 푹 쉼.

"진짜야. 나 안 해. 재발도 아니야. 이건 그냥 사고야. 약하는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는 것도 아니야. 쟤도 약 안 해. 그러니까 고작 저거 가지고 정신 못 차리다가 죽을 뻔하지. 보면 몰라? 저게 약쟁이야?"

티케이가 저러는데 거기 있던 모두가 약쟁이잘알이라 티케이 말에 고개 끄덕임. 그러더니 티케이가 그 표정 다 확인하고는 사람들 어깨 몇 번 툭툭 만지곤 걸음을 천천히 뗌.

"그럼 나 쟤랑 같이 병원 따라갈게. 쟤가 겁이 좀 많아."

그러는데 오웬은 아들이 진짜 떳떳해 보이니까 그냥 고개 끄덕임. 나머지 대원들도 고개 끄덕이는데 카를로스만 고개 못 끄덕임. 그리고는 다들 떠날 준비 할 때 카를로스는 허겁지겁 티케이 쫓아나감.

"티케이."
"나 병원 가야돼."
"진술해야지."
"뭐?"
"진술. 그거 해야지. 나 출동했잖아. 너도 알지? 나 출동한 거 보고서 써야 하거든."
"아까 다 들었잖아."
"그러니까 자세한 이야기를 알아야지. 그리고 또... 어? 네 친구 얘기도 좀 들어봐야 하고. 누가 몰래 먹인 거면 이거 범죄야. 중요한 일이라고."

카를로스가 일단 와다다 쏟아내기 시작하는데 티케이는 눈 가늘게 떨고 카를로스 쳐다봄. 그리고 팔짱 끼고 짝다리 짚고 있다가 웃음 한 번 뱉어내고 표정 풀겠지.

"아빠한테 알려줄게."
"......."
"그럼 됐지?"
"......네 친구 겁이 많다던데 내가 만나러 가면 무서워 하지 않을까?"

카를로스 마지막 카드 꺼내들었음. 티케이는 고개 숙이고 웃음 짓다가 응... 응... 그렇지... 하다가 고개 팍 들 거임.

"병원으로 와. 나 계속 거기 있을 테니까."
"응. 내가 거기로 갈게."
"그래. 그럼, 간다."
"응. 조심해서 가고!"

카를로스 말 끝날 즈음에는 이미 티케이 차 안 쪽까지 들어간 상태였음. 그리고 초조하게 손 만지작대면서 분주한 모습들 지켜볼 거임. 그리고 뒤에서 어깨 툭 치는 느낌이 뒤돌아 봄.

"티케이 싱글이야."

낸시가 씨익 웃는데 카를로스 그 말에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 끄덕임.



론스타
타를로스
2023.04.07 16:53
ㅇㅇ
모바일
센세!!!!!!!!!!!센세가 나에게 어나더를 줬어..결혼하자
[Code: c167]
2023.04.07 16:58
ㅇㅇ
모바일
센세가 오셨다!!!!!!!! 센세 후회카를 너무 맛있어요 츄릅.. 티케이도 분명 마음이 있다고… 직진하라고 카를로스야!!
[Code: fe47]
2023.04.07 20:49
ㅇㅇ
모바일
왓더 센세가 어나더를!!!!!!!감동이야!!!!!! 카를로스야 이번엔 노빠꾸야 해감도 직진만이 살길이다!!!!!!
[Code: d7b3]
2023.04.08 04:45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카를로스 마 얼릉 티케이한테 직진해서 맘 돌려서 천년만년 영사해라ㅜㅜㅜㅜㅜㅠㅠㅠ
[Code: 032a]
2023.04.09 01: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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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도 싱글이야 결혼하자 매일 군만두 구워줄게 지하실 싹 치워놨어 몸만오면도ㅐ
[Code: b4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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