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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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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약속 시간을 정하고 다음날, 남자가 문앞으로 찾아왔다. 대체 이 사람은 뭘까. 어이가 없었지만, 맘같으면 전화번호 다시 내놓으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한숨을 한번 쉬고 종종 가던 식당으로 향했다. 미팅이 끝나고 밥을 먹거나 퇴근하고 동료들과 저녁먹으러 몇번 와봤는데 꽤 맛있어서 여기로 골랐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른 곳을 알아보기엔 내가 너무 피곤하고 그 정도의 노력을 쏟고싶진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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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씨는 원래 그렇게 좀 낯가리는 성격이에요? 여기 산 지 꽤 된걸로 아는데 누구랑 대화하는 것도 본적 없고 쓰레기 버리러 나오는 모습도 본적이 없는거 같아서요. 아니면 신비주의 컨셉?"
"아뇨, 대화는 잘해요. 사람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 원래 제가 낯선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요. 사람에 대한 불신도 크고..... 워낙 흉흉한 세상이잖아요. 그럼.. 매튜씨는 원래 그렇게 남한테 아무렇지 않게 들이대는 성격이에요?"
"맞아요. 제가 좀 그런 편이죠. 맘에 안들었어요?"
"약간?"
"오, 솔직하셔라. 갑자기 궁금해서 그런데 조금 개인적인 질문해도 되나"
"안된다 해도 물어볼거 아니에요?"
"하하, 잘 아네. 출판사일은 어떻게 하게 된거에요?"
"음.. 그냥, 책에 대한 막연한 관심때문에요. 너무 식상한 동기지만 어릴 때 부터 특출나게 잘하는건 없는데 책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물론 취미로만. 글을 쓰는 데는 소질이 영 없어서.. 작가가 되는 걸 제외하면 좋아하는 책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고 그 책이 완성되는데 도움을 주고 홍보하고 또 책이 주는 영향력을 키우는데 일조한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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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혼자 신나서 떠들었나
말을 다 끝내고나니 조금 부끄러웠다. 혼자 민망해서 뚝딱거리는데 남자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뭐야 왜저래
시선을 피해 괜히 음식만 뒤적거리다 리조또를 한 숟갈 입에 넣었다.


"그럼 허니씨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에요?"
"좋아하는 작가요? 음 너무 많은데...."
"그냥 떠오르는 사람 아무나 말해봐요."
"음..... 알베르 카뮈"
"오, 나돈데"
"뭐야 왜 따라해요"
"진짜에요.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는 말 못하지만, 좋아하고 관심있는 작가 중 한명이에요"
"으흠..생각보다 뭘 좀 아시는 분이네"


어느새 우리는 시킨 음식은 뒷전이고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역시, 이럴때 제일 만만한게 취향 이야기지
둘 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눈을 빛내며 한참을 책 얘기로 시간을 보냈다.


"매튜는 가장 좋아하는 책 장르가 뭐에요? 작가로써 말고, 그냥 좋아하는"
"스릴러나 추리소설 좋아해요"
"오호 그것도 나랑 비슷하네"
"워낙에 인기많은 장르기도 하고, 아직까지 추리소설 싫어하는 사람은 못봤어요"



어느새 이 남자와 하는 대화가 편해졌다. 나도 모르게 반말을 섞어 말하는 나를 뒤늦게 발견했다. 뭔가 동네친구가 생긴 느낌
지금 사는 곳 근방에는 친구도 없고 동네 아는 사람이라곤 가까운 동네에 사는 동료들 뿐이어서 회사사람 말고 다른 이와 밥을 먹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꽤나 오랜만이었다. 야근이다 뭐다 바빠서 친구를 만나러 멀리 나갈만한 약속을 잡지 못한 것도 그 이유중 하나였고.

이래서 동네 친구를 많이 만들라고 하는건가, 확실히 심심하진 않겠네


음식을 다 먹고 그가 나보다 조금 더 빠르게 일어서서 카운터로 향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벌써 저 사람이 계산을 했단다. 아니 뭐하자는거야?


"아니 왜 매튜씨가 계산을 해요! 밥 사달라면서요"
"아니.. 오늘은 내가 훨씬 더 많이 먹기도 했고, 더 비싼데서 얻어 먹고싶어서요."


저 저 얄밉게 웃는 얼굴! 자주 가던 곳이긴 했지만 가격대가 낮은 곳이 아니었다. 도련님처럼 생겨서 입맛도 도련님이다 이건가 하
어딘가 허무했다. 음식도 맛있고 대화도 즐거웠지만 뭔가 채무가 사라지지 않는 기분이라 해야하나,
식사하면서 대화가 꽤나 잘 통해서 그가 좀 다르게 보였는데.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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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굳었는데 왜 얼굴이 죽상이에요?"
"좀 어이없어서요. 이럴거면 왜 그렇게 밥밥 거린거에요? 어차피 자기가 낼거면서"
"허니씨는 눈치가 좀 없구나"
"뭔소리에요"
"근데 없는 편이 나한텐 좋아요. 갑시다"


알수없는 말을 하며 내 팔을 잡고 저벅저벅 걸었다. 왜케 분하지. 근데 또 오늘 보낸시간이 싫었냐 하면 그건 전혀 아니었다. 무척이나 편했고 간만에 취향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오히려 조금 기분이 좋았다. 아 담배는 빼고











매튜좋은너붕붕
2023.11.26 06:34
ㅇㅇ
모바일
와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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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08:35
ㅇㅇ
모바일
크 알게모르게 스며드는 매튜 존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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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0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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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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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1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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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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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11:43
ㅇㅇ
모바일
점점 가까워지고 그렇게 시작하는거짛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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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6 12: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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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이미 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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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7 0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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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눈치가 없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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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7 1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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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넘 재밌어요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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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7 11:54
ㅇㅇ
어나더..
[Code: e799]
2023.11.27 11: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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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편이 나한텐 좋대.....하악질하는데도 타격없이 말 걸고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엮이고 있는거 재밌다 ㅠㅠㅠㅠㅠ 어나더 억나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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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00: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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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능글맞앝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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