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잃고업보쌓는행맨

캐붕이나 작붕(?) 싫으면 스킵 ㄱㄱ




외전.




1.

기억이 돌아오는 건 그리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 없이 눈을 뜬 제이크 세러신은 제 옆에 누워 있는 배우자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고 미소 지은 뒤 일어났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을 본 순간 억 소리를 냈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크게 튀어나온 비명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자고 있던 밥이 뛰쳐 들어온 건 덤이었다.





"무슨 일이야!! 제이크."


놀랐는지 안경도 쓰지 못하고 뛰어나온 밥은 큰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제이크는 그런 밥을 한 번 보고 다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나 자는 사이에 혹시 내 얼굴에 발모제라도 발랐어?"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밥의 인상이 곧장 찡그려졌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람. 밥이 혹시 자다가 어디 얻어맞기라도 한 거냐는 눈빛을 보내자 행맨은 머쓱하게 턱을 쓸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고서야 자신의 턱에 수북하게 자란 수염이 말이 되지 않았다. 물론 금방 자라는 타입이라 며칠 휴가라도 받으면 그냥 내버려두긴 했었는데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수염뿐이랴, 머리도 군인이라기에는 너무 길었다. 아무리 해군이 다른 군에 비해 조금 규정이 덜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긴 머리를 해본 것은 해사 입학 이래로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정쩡하게 제머리와 수염을 쓰다듬는 제이크를 보던 밥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설마하는 얼굴이 됐다.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히 제게 긴머리와 수염이 요즘 중후한 멋을 내는데 한 몫하지 않냐며 이제 진짜 대디 같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어댔던 행맨이었기 때문이다.





"행맨."


"왜 행맨이라고 불러? 베이비.....우리 집에 있는데....."


"......세상에. 제이크."


"어?"


"너 설마 돌아온 거야?!"





밥은 행맨이라고 부르자마자 돌아오는 반응에 혹시나 하던 마음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복귀는 무슨 복귀냐며 곧장 제대신청을 해버린 제이크는 집에서 가끔 행맨이라 불러주면 눈을 가늘게 뜨며 오늘은 중령 대위 롤플이냐며 장난을 쳐왔지 저렇게 대답할리가 없었다.


저 반응은 제이크가 기억을 잃기 전 보이던 반응이었다.








*







도대체 어디서 돌아온 거냐고 반문하는 제이크를 앉혀놓고 여태까지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서 설명해준 밥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제 좀 기억이 없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는데 다시 돌아올 줄이야. 심지어 돌아온 행맨은 기억을 잃고 난 후에 있었던 9개월 간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게 무슨 신의 장난인가. 두통이 오는 기분에 밥은 안경을 벗고 콧대를 눌러댔다.


제이크는 제이크대로 심란했다. 기억을 잃었다는데 정말 단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뿐더러. 기억을 잃은 제가 결국은 밥과 같이 지내고 있다니. 밥은 짧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너랑 있겠다는 건 변하지 않아서 함께 지낼 수 있었다고 했는데 밥을 만나기 전 자신이 어땠는지는 스스로가 누구보다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 개차반이었던 제가, 남자인 밥을 제 연인으로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고? 제가 겪은 일련의 과정들이 없이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절대 그럴리가 없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사고를 된통치기는 했을 것이었다. 제이크는 갑자기 밀려오는 두려움에 아닌척 몸을 떨었다. 그러나 밥의 눈에는 그게 다 보인 모양이었다.




"왜. 네가 무슨 짓을 했을지 겁나?"


".......응."


"스스로를 진짜 잘 아는 구나."


"베이비...진짜 미안해. 내가 무슨 짓을 했건 잘못했어."


"됐어. 이미 다 지난 일이야."


"그니까 내가 무슨 짓을 하긴 했구나. 정말 미안."


".......괜찮다니까. 결국 내 옆에 있어줬으니까."





그러나 밥의 말에도 행맨의 얼굴은 풀리지 않았다. 되려 무슨 소리를 하냐는 눈빛을 보냈다.




"그건 너무 당연한 거잖아. 내가 말했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곁에 있겠다고. 그리고 기억을 잃었어도 결국 나는 네 곁으로 돌아왔을 거야. 보니까 실제로도 그랬던 것 같고."





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인데 그 말이 너무나도 행맨답고 그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어서 밥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기억을 잃었던 때의 제이크도 같은 말을 제게 했던 것 같았다. 사람이 이렇게 한결 같을 수가 있을까. 밥은 이제야 지끈거리는 머리가 살짝 풀리는 것 같아 다시 안경을 집어 썼다.





"넌 정말 한결 같아. 제이크."


"그거 좋은 뜻이야, 나쁜 뜻이야?"


"나쁜 뜻인데 나한텐 좋은 뜻이야. 난 그래서 네가 좋거든."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는 행맨의 얼굴이 구겨지자 밥은 베시시 웃었다. 그럼에도 밥이 내민 손을 자연스럽게 맞잡고 당겨서 품에 안은 제이크였다. 익숙한 체온이 맞닿아 오자 밥은 제이크의 어깨 사이에 고개를 파묻고 깊게 숨을 들이 쉬었다.





기억이 돌아온 제이크도 좋긴 했지만, 밥에겐 이제 정말 아무 상관 없었다.

제이크가 곁에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2.

복병은 다른데 있었다. 프리츠였다. 기억이 돌아왔다는 말에 피닉스는 '행맨. 너 진짜 지랄도 가지가지로 한다.'라고 말했으며 루스터는 심플하게 '잘됐네.' 라는 말만을 남겼다. 반면 프리츠는 곧장 제이크와 로버트의 집으로 찾아왔다. 어디서 났는지 한 손에는 밥의 서명이 담긴 이혼서류도 함께였다.


밥은 진작에 없애버린줄 알았던 이혼 서류가 프리츠의 손에서 나오는 걸 보고 기함을 했다. 저게 대체 왜 저 손으로 흘러들어갔는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이런 걸 보고 콜사인 값 한다고 하는 건가. 어딘가 얻어맞은 것처럼 어질어질해져 오는 느낌이 들었다.


직접 사인한 밥도 이 정도였으니 기억을 잃었던 제이크는 당연히 보자마자 경기를 일으켰다. 가타부타 말 없이 너도 여기다 서명이나 하라는 프리츠의 말에 곧장 무릎부터 꿇은 제이크였다. 저게 단순히 이혼만을 뜻하지 않는 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당사자였다. 세상에나. 제이크는 눈 앞이 노래진다는 것이 이런 뜻인가 살면서 처음 깨달았다. 저게 어쩌다 저 손에 들려있으며 저기에 이미 서명한 밥은 또 무슨 일인가.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 문서만은 없애버리고 말겠다는 마음으로 행맨은 프리츠에게 바짝 엎드렸다.


둘 사이에 낀 밥이 그만 하라며 중재하고 분위기를 간신히 풀어내고서야 서류는 멀리 치워둔 채 마주앉을 수 있었다.





"그래서. 기억이 돌아오셨다?"


"......뭐. 그렇지."


"하-,"




프리츠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살갗이 떨린다는 말을 경험 중인 제이크였다. 밥에게 아무리 물어도 이제 지난 일이니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만 해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끝내 듣지 못한 상태였다. 오히려 들었으면 더 나았을까. 어느 쪽이어도 이 상황에서는 답이 없었을 거라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그랬지? 필요 없어지면 곱게만 돌려놓으라고."


"......그랬지."


"근데 네가 기억 잃고 뭐라했는지 아냐?"


"......"


"아, 안나겠지. 당연히. 그러니까 이렇게 얼굴 들고 있지."





빈정거리는 목소리에 한 껏 분노가 담긴 게 느껴졌다. 제이크는 맞더라도 알고 맞자는 심정으로 밥을 바라봤지만 밥은 그저 어깨만 으쓱했다. 둘이 나눈 대화여서 모르는 눈치였다. 뭐 됐다는 생각이 강하게 스친 행맨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애초에 필요 없었던 거 아니냐고 했던가? 아니지, 범생이 남자새끼랑 제가 미쳤다고 연애를 하겠냐고 했던가."





'아 좆됐다.'




행맨은 어마무시한 말을 내뱉으며 언뜻 미소가 비친 프리츠의 얼굴에 제대로 잘못 걸렸다는 생각을 했다.










*








"너 기억 한 번 잃었다고 밥을 헌신짝처럼 버리더라? 아주 애를 오물취급하고."


"프리츠. 그건 내가-"


"그때도 얘기했다. 아무리 기억을 잃어도 모든 사람이 그런 태도를 취하진 않는다고."


"......"


"내가 뭘 믿고 너한테 또 밥을 맡기냐?"




반박하려던 제이크는 도무지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아 입을 닫았다. 너무 몰아붙이듯 말하는 프리츠에 오히려 중재에 나선 건 밥이었다.




"빌리. 그때 제이크는-"


"넌 빠져 있어. 막내야. 이건 신뢰의 문제야. 난 이걸 확인해야겠어. 두 번 다시 네가 그런 모습으로 지내는 거 보고 싶지 않거든."




제이크는 기억도 나지 않는 제가 저지른 짓에 대한 추궁이 억울했지만 한 편으로 프리츠가 왜 이런 태도를 취하는지 이해가 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제가 이렇게 살짝만 들어도 심한 이야기들을 실제로 옆에서 보고 들었을 프리츠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심지어 자신은 프리츠에게 절대 밥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하지 않았던가. 가족보다 더 단단하게 밥을 지지해주는 프리츠였기에 속이 두배로 상했을 것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다 내 잘못이야. 네 말마따나 기억을 잃었다는 이유로도 해서는 안 될 짓이었겠지."


"당연하지. 네가 쟤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면 지금 딱 죽고 싶어 질걸."


"빌리."


"내가 틀린 말 한 건 아니잖아?"





자신이 없는 소리를 하는 거냐며 눈을 크게 뜨고 어깨를 으쓱해오는 프리츠에 밥은 이마를 부여잡았다. 제이크는 기억도 안 나는 과거의 저를 향해 속으로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대체 어떤 개망나니짓을 했길래 프리츠가 이혼서류를 들고 있으며 밥은 저기에 싸인까지 한 걸까. 할 수만 있다면 전에 본 영화에서처럼 시공간을 뛰어넘어 스스로를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 




"두 번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래야지."


"네가 못 미덥다면 전에 우리가 한 계약에 내가 기억을 잃을 경우도 추가할게."


"제이크. 너까지 왜 이래."


"딜. 그렇게 하자고. 계약서는 네가 다시 준비해."







장난으로 끝날 줄 알았던 대화가 점차 더 진지해지자 밥은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러나 프리츠는 제 어깨를 붙잡는 밥의 손길을 가볍게 털어내고 말했다.





"로버트. 내가 말했잖아. 신뢰를 무너트린 대가는 크다고. 난 쟤가 기억이 돌아왔다니까 내가 두 번 믿어도 될 사람인지, 확신을 좀 가져야겠거든."


"왜 이제와서 그래. 정작 기억 잃었던 제이크한테는 별 말 없었으면서."


"그땐 네가 기억을 잃은 쟤라도 좋다고 하니까 그냥 참은 거지. 또 기억 잃었느니 어쩌니 하면서 너한테 그 따위로 구는 꼴 나 절대 다시 두고 못 봐."


"프리츠 말이 맞아. 베이비. 그냥 둬."


"뭐가 맞아. 제이크. 넌 그냥 기억을 잃었던 것 뿐이라고!"







밥이 속이 타는 듯 대꾸했지만 오히려 그런 밥을 말린 건 행맨이었다. 행맨은 괜찮다는 듯 밥을 향해 미미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제 앞을 막은 로버트를 뒤로 보내고 프리츠 앞에 섰다. 프리츠는 행맨에게 제 곁으로 가까이 오라고 한 뒤, 그런 행맨의 얼굴에 검지를 세워 포인팅을 하며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한 번만 더 쟤 입에서 '하늘이 그립다'라는 말이 나오면-"


"......."


"그땐 진짜 가만 안 둬."







밥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속삭임이었지만 행맨의 가슴에는 대못이 박히는듯한 말들이었다. 밥이 정말 그런 말을 했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목메일 것만 같아 마른 침만 삼켰다. 알겠냐는듯 프리츠가 행맨의 어깨를 툭 치고 떨어져 나왔다. 둘이 한 대화를 모르는 로버트만 신경질적인 얼굴로 안경을 추켜세웠다. 





"간다. 밥."


"당분간 우리집 출입 금지야. 빌리."


"오냐. 오라고 해도 안 올 거다."





할 말은 정말 저게 다였는지 무섭게 내지른 밥의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떠나는 프리츠였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밥은 민항사 가더니 성격만 더 더러워진 것 같다며 꿍얼거렸다. 행맨에게 당분간 너도 쟤 만나지 말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러나 행맨은 아무런 대답없이 프리츠가 놓고 간 이혼 서류만을 손에 쥔 채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다.





"......제이키. 너 괜찮아?"


"......응. 근데 이건 뭐야."


"그건- 별 거 아니야. 프리츠가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네."


"이게 왜 별 거 아니야. 베이비. 네가 여기 왜 싸인을 한 건데. 너 네가 여기에 싸인하는 게 무슨 의미인 줄 알아?"


".......제이크."


"기억을 잃은 나도 네가 여기에 싸인 했다는 거 알았어?


"......"







할 말이 없어 입을 굳게 다문 밥의 침묵 이후, 둘 사이에는 적막이 싸늘하게 내려앉았다. 제이크의 믿을 수 없다는 탄식이 그 간극을 맴돌았다.





"베이비. 밥. 로버트. 난-"


".......알았어."


"뭐?"


"내가 저거 들이밀면서 이혼하자고 했거든. 너한테."





행맨은 지금 자기가 들은 이야기가 맞는지 확인하려 가만히 눈을 깜박였다. 밥은 그런 행맨 앞에 격양된 얼굴로 자리했다.




"네가 그러더라. 자기가 기억을 되찾고 나면 기억을 되찾은 너한테 뭐라고 할 거냐고."


"......."


"적어도 하려거든 기억을 되찾고 나서 하라고. 그게 예의 아니냐고."


"......."


"근데 내가 왜 결국 너랑 다시 같이 있게 된 줄 알아?"


"베이비."


"내가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했거든. 너 없는 거 못하겠다고. 너 잃는 거, 놓아주는 거. 보내주고 너 없이 사는 거 못하겠다고."





점점 물기가 섞이는 목소리에 놀란 제이크가 밥의 곁으로 바짝 붙었다. 그러나 밥은 울지 않았다. 되려 행맨의 어깨를 퍽퍽 내리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제이크. 넌 내가 저 서류에 서명한 게 무서워? 나는 몇 개월을 그렇게 지냈어. 알아?!"


"......."


"기억 잃은 너는 날 밀어내는 걸로 모자라서 마치 내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처럼 굴었다고!"


"......."


"그래서 널 잃을까봐, 평생 못 볼까봐 내가 얼마나.....조마조마하면서 살았는데! 너는 내가 저깟 종이 쪼가리에 사인 좀 했다고 뭐라 할 자격이 없어. 이 백맨아!!!"







오랫동안 묵힌 듯한 분노를 악을 지르며 털어낸 밥이 숨을 격하게 들이마셨다 내뱉으며 호흡을 조절했다. 거의 반쯤 얻어맞다시피한 행맨은 욱씬거리는 어깨 통증을 무시한 채, 앞에 서서 밥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봤다. 흥분에서 달아오른 눈시울과 콧망울이 붉었다. 손을 올려 가만히 볼을 감싸쥐었다가 그대로 목 뒤로 옮겨 제 품으로 당겨왔다. 벗어나려는듯 바둥거리던 밥은 행맨이 목덜미에 이마를 묻고 중얼거리는 말에 힘을 뺐다.





"......미안해. 베이비. 나는 이제 네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거 알잖아."


"........"


"그래서 무서워서 그랬어."


"......."


"혼자 힘들었지. 그래도 나 놓치 않아줘서 고마워."





이제는 아예 더 강하게 당겨 목에 고개를 묻고 웅얼거리는 소리로만 들리는 인사였다. 밥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슬그머니 행맨의 등 뒤로 손을 둘렀다. 그러고는 자신이 더 강하게 끌어 안았다. 





"나도 얼마나 무서웠는데.......너 잃을까봐."


".......로버트?"


"나도 정말 무서웠어.......무서웠는데-"


"......."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말은 없었다.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나는 걸로 보아 행맨은 밥이 울고 있음을 짐작했다. 한참을 조용히 눈물로 적시던 것은 훌쩍거리는 소리와 함께 잦아들었다. '근데 무섭다고 말하면 진짜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아서....' 울음 소리가 그쳐가며 나온 말에 행맨은 어금니를 사려물었다. 







"그래도 결국엔 다 괜찮았어. 킁. 네가 그랬다니까, 흡. 기억 잃던 아니던 네 끝은 나일 거라고. 초반 몇 달만 그러고, 훌쩍. 최근엔 좋았어. 훌쩍."








행맨의 품에서 빠져나와 울었던 티를 지워내려 노력하던 밥이 말을 마무리 지었다. 행맨은 이걸 기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애매하게 바라보며 이마를 긁적였다.


적어도 기억을 잃은 제가 완전히 말아먹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한 번만 더 쟤 입에서 하늘이 그립다라는 말이 나오면 그땐 진짜 가만 안 둬.'


여전히 생채기를 남기는 말도 있었지만 말이다. 





























-

아 기억 되찾는 거 보고 싶어서 일단 지르는데...괜히 쓰는 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잘 닫아놓고 다시 뚜껑 열어서 망치는 느낌인데...일단 내가 보고 싶으니까...

약간 막판 도돌이표 같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능력의 한계치.....ㅠㅠ 





재생다운로드IMB_t9m26v.gif


나는 죄 없어 얘네 케미가 먼저 이런데 어떡하냐구요ㅠㅠㅠㅠㅠ
2024.04.15 08: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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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침 내센세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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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08: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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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요일 살아갈 힘을 얻었다 절반정도 봤지만 이 무순은 안돼 혐요일을 보내고 집에가서 경건하게 목욕을 하고 정좌로 앉아서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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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08: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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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은 밥을 정말정말 사랑하는구나 그 ‘행맨’이 프리츠를 보자마자 무릎부터 꿇다니... ㅠㅠㅠㅠ 넘 감동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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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08: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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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센세 외전이라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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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08:43
ㅇㅇ
아 행맨 기억돌아오자마자 자기가 기억을 잃었던걸 또 기억못하다닠ㅋㅋㅋㅋㅋ 그동안 얼마나 밥이 맘고생하고 자기도 얼마나 삽질을 했는데!!!! 근데 기억도 안나면서 자기가 무슨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미안하다고 하는 행맨 너무 웃겨ㅋㅋㅋㅋㅋㅋ

"넌 정말 한결 같아. 제이크."
"나쁜 뜻인데 나한텐 좋은 뜻이야. 난 그래서 네가 좋거든."

사실 행맨놈 진짜 밥한테 너무하긴 했는데 그래도 밥은 여전히 행맨을 너무 사랑해서 이 말로 그냥 없던거처럼 넘어가나했더니... 프리츠가ㅋㅋㅋㅋㅋㅋㅋ 가만히 둘리없긴하짘ㅋㅋㅋㅋ
[Code: 89f0]
2024.04.15 08:44
ㅇㅇ
밥이 행맨을 잃을까봐 정말 자기가 행맨한테 필요없는 사람일까봐 무서워하고 초조해했던 그 기간을 행맨이 짧게나마 몸소 체험할수 있어서 조금 후련하다고 할까 그럼에도 얘네는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사람인거 새삼 느껴지고ㅠㅠㅠㅠ 센세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너무 좋아 완벽해!!!!
[Code: 89f0]
2024.04.15 09: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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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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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09: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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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센세 외전 줘서 고마어ㅓ 나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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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0:26
ㅇㅇ
내 센세오셨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외전이라니 설레서 일단 댓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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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1: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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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 센세 선물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게되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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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1: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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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까 내가 무슨 짓을 하긴 했구나. 정말 미안.

자기객관화 너무 잘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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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8:18
ㅇㅇ
센세 이즈댓유??????? 외전이라니 개처럼 달려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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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8:41
ㅇㅇ
모바일
센세다 센세!!!
[Code: 0b44]
2024.04.15 18: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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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셨다ㅠ
[Code: eb41]
2024.04.15 20:07
ㅇㅇ
센세ㅠㅠㅠㅠ 나 다시 정주행하고 왔다요ㅠㅠㅠㅠ 내가 무슨 짓을 했건 잘못했다고 하는 제이크랑 칼같이 제 과실만 집어내서 사과하던 기억상실 중의 행맨 생각나서ㅠㅠㅠㅠ 아 새삼 밥이 그 때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근데 행맨도 맘고생 말도 못했지... 후반에 가서지만 ㅋㅋㅋㅋ 역시 제일 무서운 것은 프리츠 그대로 물러설 리 없는 프리츠 이야 프리츠 진짜 멋져요 ㅋㅋㅋㅋㅋㅋ 사실은 프리츠야말로 행맨이 기억을 되찾길 제일 간절히 바랐던 것이 아닐까... 한 번 사뿐히 즈려밟아 주려고 ㅋㅋㅋㅋ 근데 그러고도 남지 ㅇㅇ 자기가 어떻게 오냐오냐 어화둥둥 키워온 동생인데 그 애 눈에서 눈물나게 했단 말입니다? 다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프리츠의 마지막 말에 제이크가 받은 타격은 어마어마하겠지 그치만 밥에게는 절대 말 못하고...응 행맨의 업보청산 조금 더 걸릴 모양이지만 뭐 결국엔 제이크와 로버트 둘이 남을 테니까 저는 걱정하지 않는다 센세 외전 주셔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
[Code: 0921]
2024.04.16 04:21
ㅇㅇ
모바일
아 너무 재밌고 센세가 와줘서 너뮤 좋고 제이크 기억 돌아온거 넘 좋고 몰라 다좋아 센세ㅜㅜㅠ
[Code: ab5b]
2024.04.18 23:57
ㅇㅇ
모바일
프리츠 콜사인값 하네 ㅋㅋ 업보행맨 존맛이다 ㅋㅋ
[Code: 9ff5]
2024.05.05 0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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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도 생채기가
[Code: 24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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