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기억잃고업보쌓는행맨



22.
남들과 달리 조금 빠른 승진으로 중령이 된 행맨은 밥에게 물었다.

"나 전역할까?"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 나온 신간을 읽던 밥은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어 보인 행맨이 어깨를 으쓱했다.



"갑자기?"

"응. 여기서 더 올라가봐야 비행할 일도 없고, 서류 작업만 늘어날 텐데. 슬슬 지겨워져서."


밥은 뭔가 고민하듯 눈을 빙그르 굴렸다가 코를 찡긋했다. 행맨이 무슨 뜻이냐며 눈을 흘기자 밥은 책을 쥐고 있지 않은 다른 손을 들어 코 밑을 슥 훑었다.


“아니, 뭐.......가뜩이나 나 때문에 탐탁치 않아하시는 세러신 가에서 너 제대한다고 하면 뭐라고 하실까 싶어서. 말씀은 안하셔도 은근히 너 별 달기를 누구보다 기다리시는 분들이잖아.”

“그 양반들 입장이야 내가 알 게 뭐야. 내가 하기 싫으면 그만 하는 거지 뭐.”

“......행맨다운 말이네.”

“뭐야 그 반응은. 넌 어떤데. 내가 제대하면 너도 좋지 않겠어? 미션 받아서 항모 나가있을 일도 없고 맨날 같이 있을 수 있는데.”

은근하게 밥의 허벅지를 쿡쿡 찔러오며 하는 소리에 밥이 그의 손가락을 잡아챘다. 얌전히 잡아서 손안에 쥔 밥이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아랫입술을 물어보였다. 행맨은 그걸 보다가 잡힌 손에 오히려 힘을 주어 당겨 밥을 제 품으로 끌어 당겼다. 품에 무너지듯 안 긴 밥은 푸스스 웃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내려놓았다. 행맨에게 반쯤 기댄 상태로 그의 팔뚝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모르겠어. 네가 땅 위에만 있을 걸 생각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그렇지? 아무래도 대디가 비행하는 게 좀 멋있긴 하니까. 베이비가 새삼 반할 만큼.”

“.......취소할래.”


행맨은 웃으면서 밥의 정수리 위로 입술을 내렸다. 



“그래도 좋을 것 같긴 하다.”

“응?”

“네가 하늘을 날지 못하는 건 좀 아쉬운데, 그래도 땅 위에만 있으면 내가 전전긍긍할 일은 없을 거 아냐.”



행맨은 그 말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하고 제 시야 아래에 있는 밥의 머리통만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비행 중 벌어지는 사고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으며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상대는 밥이었다. 것도 자신과 같이 탑건을 수료하고 미라클 미션도 참가한 인재. 게다가 밥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사출까지 해본 경험이 있지 않던가. 


“어릴 때 아빠가 그랬어. 엄마가 군인이라는 걸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시면서 한 편으로는 그만두면 안 되겠냐고 여러 번 묻더라고. 왜 그럴까 했는데 이제 좀 알겠어.”

“......”

“뭐, 가끔은 하늘에 내 파트너를 빼앗긴 것 같기도 하고.”



가볍게 얘기하던 밥이었는데 돌아오는 답이 없자 고개를 돌려 행맨을 올려다봤다. 묘한 시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밥은 그걸 가만히 보다가 웃으면서 행맨의 코를 살짝 쥐고 비틀었다.


“뭐야. 그 얼굴은. 그냥 기분이 그렇다는 거야. 이런 것 때문에 네가 하늘에서 내려왔으면 한 다는 건 아니고. 그러니까 좀 조심하라는 거야. 위험천만하게 비행하는 건 좀 이제 그만하고. 알겠어? 네가 하늘에서 느끼는 거 누구보다 잘 이해할 사람이 나니까 열심히 질릴 만큼 누려.”

“베이비.”

“응??”

“......하늘이 그리웠던 적 없어?”



그날의 사고 이후, 기흉이 생긴 밥은 두 번 다시 비행할 수 없었다. 하물며 여객선을 탈 때에도 꼼꼼한 주의가 필요했다. 정말 말 그대로 하늘을 완전히 빼앗겨 버린 것이다. 행맨은 자신이었다면 산산이 무너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든 밥을 위해 조종간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건 지금도 유효하지만, 강제로 빼앗기는 것과는 달랐다. 그러나 밥은 그러지 않았다.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오히려 괜찮다며 저를 다독이기까지 했었다. 



“말했잖아. 전-혀 없어.”


밥은 뭘 그런 걸 묻냐면서 미련하나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덤덤한 표정 그대로였다. 행맨은 제 파트너의 말랑말랑한 얼굴에서 이렇게 가끔가다 튀어나오는 단호함과 냉철함을 무지하게 좋아했다. 얼핏 보면 덤덤하고 소심하다고 느껴지지만 밥은 밥만의 강인함이 있었다. 한 번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았다. 



“우리 베이비는 누구 닮아서 이렇게 단호하고 냉철할까.”

“엄마.”

“어머님이 그랬어?”

“응. 여태 연락 한 번 안하는 거 봐.”



칼튼 사태가 있던 이후에도 미동조차 없던 플로이드가를 떠올리고 행맨은 납득의 고갯짓을 했다. 그래도 나름 단란한 가족 같던데 연락 한 번 없는 것에 타격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밥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는 행맨의 품을 빠져나와 다시 자리를 잡고 책을 집어 들었다. 참 알다가도 모를 집안이었다. 이마를 긁적인 행맨은 밥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자리를 잡았다. 가만히 책 등을 쥔 밥의 손을 훑다가 장난처럼 뱉었다.


“하, 그럼 나도 매브처럼 장포대로 남아 있어야겠다.”

“안 돼.”


아까는 별다른 말 없던 밥이 이번엔 칼같이 곧장 답을 달아 왔다. 너무 빠른 답에 행맨이 밥과 제 사이를 가르고 있는 책을 쓱 밀어냈다. 밥은 안경을 고쳐 쓰며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왜?! 나도 스펙에선 매버릭한테 밀리지 않아, 베이비.”

“그래도 안 돼.”


행맨이 기가 찬다는 듯 콧방귀를 뀌자 밥이 제 무릎에 얹힌 행맨의 이마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튕겼다.


“넌 가디언 엔젤도 없잖아. 그래서 안 돼.”

“아?”

“네가 사고 치면 누가 수습해주겠어. 아무도 안 해줄 걸? 옳다구나 하고 내쫓을 사람은 있지.”



밥의 말에 행맨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한대 맞은 시늉을 했다. 인위적인 아야!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밥이 책을 펼쳐 들었다. 



“피닉스나 수탉 새끼가 안 해줄까?”

“......너 보기보다 꿈이 크다. 제이크.”






*





평온함이 감돌던 둘 사이에 냉기로 가득 차게 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뒤였다. 책상에만 몇 달 째 묶여있던 행맨이 매버릭이 제안한 공군과의 협력 테스트 파일럿 자리를 냉큼 수락하면서 부터였다. 밥은 본인이 제 입으로 질릴 만큼 타고 내려오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의미는 아니었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제이크만큼 적임자가 없기도 했다. 매버릭이 직접 제안해왔다는 말에 밥은 뿌듯하고 자랑스럽긴 했지만 한 편으론 원망스러웠다. 왜 하필 제이크인가. 제 파트너는 이런 기회를 당연히 거절할 리 없었다.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


물론 기체 테스트 파일럿이라고 늘 위험한 것은 아니겠지만 위험에 노출되는 폭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숙련된 파일럿을 구하는 것일 테고 말이다. 밥은 입을 꾹 닫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행맨은 그런 밥을 어디서부터 설득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베이비. 나를 그렇게 못 믿어? 내 비행실력 알잖아.”

“......”

“이게 마지막이야. 정말. 여기서 네 말대로 질릴 만큼 해보고 내려올게.”

“......”

“응? 베이비.”

“......그래도 나한테 한 번은 물어보고 수락할 수도 있었잖아.”




미간을 잔뜩 구긴 밥이 드디어 입을 열자 행맨이 도리어 입을 닫았다. 밥의 말마따나 급하게 정할 사안이 아니었으니 한 번쯤 물어보고 결정해도 됐었다. 그러나 그건 다 밥이 이해해줄 거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밥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줄은 몰랐다.



“당연히 나야 네 비행 실력을 믿지만, 내가 그랬잖아. 불안하긴 하다고. 

“......베이비.”

“난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 제이크.”

“.......”

“네가 만약에 아이라도 있었으면 그렇게 쉽게 승낙했을까.”




행맨은 밥의 입에서 나온 소리에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그 이야기였다. 밥의 회사에서 있었던 패밀리 데이에 참가한 이후로 끊이질 않고 있었다. 원래도 아이를 좋아하기도 했던 행맨이어서 밥의 회사 직원들의 점수도 딸 겸 아이들과 곧잘 놀아주곤 했는데 밥은 그 장면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든 건지 종종 아이의 이야기를 입에 올렸다. 행맨은 순간 밥이 아이라도 갖고 싶은 건가 싶어서 입양기관을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막상 얘기를 해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았다. 밥은 행맨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아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 있었다. 밥과 자신의 아이가 생긴다면 그게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기는 했으니까. 그렇다고 그게 아쉬운 적은 없었다. 제이크는 현실적이었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염원하고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밥을 선택한 그 순간부터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하, 베이비. 롭.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생각해봐. 나도 해군 파일럿 출신이고 이러니까 더 쉽게 승낙한 거 아냐? 당연히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

“내가 만약에 군인이 아니고 민간인이고.”

“......”

“남자도 아니고 너랑 결혼한 여자에 애라도 있었으면 네가 그렇게 쉽게 선택했을까?”



행맨은 말도 안 되는 가정에 욱하는 마음이 치밀어 올랐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소리치거나 빈정거리며 비꼬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로버트 플로이드이기에 그가 왜 이런 말들을 내뱉는지 잘 알아서 꾹 참아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깊은 숨을 내뱉음과 동시에 어금니를 꾹 사려 물은 행맨이었다.




행맨의 턱이 툭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보고 밥은 입술을 짓씹었다. 자신도 알았다.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행맨의 태도로 그가 얼마나 자신을 참아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지도 알았다. 스스로도 이해 안 가는 행동이었지만 밥은 이상하게 행맨과 얽히면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유치하고 생떼나 다름없는 논리를 펼치곤 했다. 과연 그가 어디까지 참아줄 수 있을까. 밥은 이러다 정말 제이크가 제게 질리면 어떡하지 싶어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 행맨이 밥을 제 품 안에 끌어당겨 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밥은 놀랐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행맨이 다 안다는 듯 그런 밥의 등을 조심히 쓸어내렸다. 언제부터인가 참고 있던 숨소리가 풀어지는 걸 느끼자 행맨은 토닥토닥 가볍게 밥의 등을 두드리고 감싸 안은 어깨를 매만졌다.



“숨 쉬어. 베이비. 괜찮아.”

“허억. 허억.....흑...”


어느 샌가 숨소리 사이사이 미약하게 울음이 섞여들었다. 행맨은 고개를 파묻고 들지 않는 밥의 목덜미를 살살 쓸었다. 



“......우리 베이비.”

“......”

“또 뭐가 그렇게 불안하고 힘든 걸까.”

“흑...미안해......제이크. 내가, 내가 너무-”



행맨은 그 뒷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밥을 달랬다. 원래도 생각이 많던 제 연인은 사고 이후로 더 생각이 많아졌다. 밥은 항상 이러다 지쳐 제가 떠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서로를 떠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이. 누구보다 서로를 믿으면서도 이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루스터는 불안에 떠는 행맨에게 그랬다. 소중한 것이 없던 사람에게 지키고 싶은 게 생겨서 그런 거라고 말이다. 너희 둘 다 결핍이 있어서 아마 그게 더 강해 그런 것 같다고도 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짜증나게도 브래들리 브래드쇼는 항상 옳은 말만 하는 경향이 있었다.


행맨은 조금 진정된듯한 밥의 고개를 들어 올려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짧게 뺨에 입 맞추고 말했다.


"헤이. 밥"

"......응."

"네가 불안한 거 알아."

"......."

"근데 그건 나도 그래.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떠나지 않는 한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

"내가 혼자 결정해버린 건 미안해. 근데 그건 네가 아니었어도 그랬을 거야. 물론 너여서 더 마음 편하게 했어. 네 말대로 넌 그런 내 선택을 더 잘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도 미안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억지 부려서. 그냥......걱정돼서 그랬어. 얼마 전에 피닉스 부대에서 안 좋은 사고 소식도 듣고-"

"알아."




행맨은 얼마 전 피닉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대 내 비행 사고가 있어 중위 한 명이 훈련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걸 떠올렸다. 옆에 밥이 같이 있어 기밀이라 둘러대며 자리를 피했었는데 용케 그걸 들었던 모양이었다. 등을 쓸어내리던 행맨은 손을 올려 밥의 양 어깨를 단단하게 붙들었다.





“이걸 항상 기억해. 베이비.”

“응?”

“네 말대로 넌 여자도 아니고 아이도 가질 수 없는데도 이 행맨을 가졌잖아. 그게 중요한 거야. 너 제이크 세러신이 아무한테나 이렇게 절절 매는 줄 알아? 그리고-”

“......”

“난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참을성 있게 굴지도, 착하게 굴지도 않아. 너도 잘 알잖아. 탑건에서 만났을 때 나를 떠올려 보라고. 베이비. 네가 날 이렇게 바꾼 거야. 자신감을 좀 가지라고.”

“......넌 그때도 재수 없긴 했는데 착하긴 했어.”



훌쩍거리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밥의 모습에 행맨은 푸스스 웃음을 흘렸다. 김이 서린 안경을 벗어서 셔츠자락에 문질러 닦은 밥은 다시 얼굴에 얹으면서 말했다.



“위험한 짓은 하지 마.”

“알았어.”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이상한 짓하는 것도 금지야.”

“당연하지. 누구 말인데.”

“그리고 나 너한테 사과해야겠어.”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행맨이 무슨 말이냐는 듯 놀라서 눈을 찌푸리자 밥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나한테? 갑자기 왜. 무슨 일 있어?”

“넌 내가 병원에 누워있는 걸 두 번이나 봤잖아. 네가 비행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누워있는 상상을 해봤는데 심장이 내려앉더라. 넌 그걸 어떻게 두 번이나 견뎠어?”



행맨은 대답대신 웃으면서 밥의 콧방울을 검지 끝으로 살짝 튕겼다. 묻는 말에 대답은 않고 왜 그러냐는 듯 얼굴을 찌푸린 밥이었지만 행맨은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대체 뭐길래 말 안 해주냐면서 밥이 계속해서 채근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밀이라는 말 뿐이었다. 이내 밥은 치사하다면서 입술을 댓발 내밀고 씻으러 가겠다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밥의 뒷모습을 보면서 행맨은 하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삭혔다.






어떻게 견뎠냐고? 견뎌내지 못했다. 정확히는 과거형이 아니라 ‘견디고 있다’가 맞았다. 지금도 진행 중이었다. 제가 업무 중에도 수 없이 메신저를 보내는 것도, 같이 있을 때 문득 손을 뻗어 밥이 제 곁에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다 거기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숨기고 제 배우자를 위로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흔들리는 연인을 붙들어줄 수 있는 단단한 사람으로, 스스로 밖에 모르던 걸 제 연인을 위해 모두 희생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말이다. 혼자서 로켓도 만들 수 있는 WSO라더니 고치는 것에도 재주가 엄청난 사람이었다. 로버트 플로이드는.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랬는데, 우리 베이비는 사람도 고쳐 쓰네.”


자조적으로 내뱉은 행맨은 밥이 사라진 욕실 언저리를 눈으로 쫓으며 웃었다.






*





밥이 제 얼굴을 보며 다른 ‘자신’을 찾은 그날부터 행맨은 무언가 위기감을 느끼고 무작정 그가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밥에게 집 주소를 알려 달라 말했지만 밥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같이 살면 불편할 것이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은 채였다. 탑건 멤버들과 하다못해 제 동생에게 마저 물었지만 그 누구도 쉽게 답을 해주지 않았다. 행맨은 답답함에 폐부가 막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연락처를 뒤적이며 대체 누가 답을 알고 있을까 고민하던 행맨은 어느 이름에서 순간 멈춰 섰다.


[B 대위]


「......업무에 관련된 거면 같이 일하던 B 대위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제가 기억하기론 제 밑에 있던 녀석이었다. 기억에서는 소위에 멈춰있었는데 어느새 대위를 단 모양이었다. 하긴 그때도 중위로 진급을 앞둔 상태였으니 지금쯤 대위를 달 법도 했다. 밥이 여태 B를 알고 있고 업무를 계속 같이 했다는 걸로 봐서는 여전히 제 밑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았다. 행맨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밥이 알려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찾으면 되었다. 어차피 결혼한 이상 그가 사는 곳이 제 집일 테니 말이다. 행맨은 미련 없이 멈춘 이름에서 통화 버튼을 눌렀다. 












-
늦게왔는데 짧고좀 애매한데서 끊음ㅠㅠ ㅈㅅ
달린다 해놓고 또 늘어지는 것 같지만 착각일 거임. 암튼 그럼.

날 오락가락하는데 인후염, 식중독 조심해라 맨밥드라


행맨밥 파월풀먼
2023.04.26 10:56
ㅇㅇ
모바일
행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2e1]
2023.04.26 11:36
ㅇㅇ
크아아아아 이거지 시발 기억을 잃어도 행맨은 사빠행행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5c2d]
2023.04.26 11:36
ㅇㅇ
밥이 알려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찾으면 되었다. 어차피 결혼한 이상 그가 사는 곳이 제 집일 테니 말이다. 행맨은 미련 없이 멈춘 이름에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치그치 어차피 결혼한 사이니 밥이 사는 그 집이 바로 행맨의 집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맨 잘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5c2d]
2023.04.26 12:12
ㅇㅇ
모바일
와 이제 행맨 본격적으로 움직이자ㅠㅠㅠㅠㅠ빨리 집 입성해서 로버트 불안 달래주고 해감해야만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aa8]
2023.04.26 12:13
ㅇㅇ
모바일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랬는데, 우리 베이비는 사람도 고쳐 쓰네. 이말 너뮤 좋다ㅜ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Code: 6aa8]
2023.04.26 12:41
ㅇㅇ
띠발 막문난 보고 너무 좋아서 소리지름 가 보 자 고
[Code: b637]
2023.04.26 15:13
ㅇㅇ
여전히 견디는 중이라는 과거 행맨의 말 너무 순애라 머가리 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279]
2023.04.26 16:28
ㅇㅇ
모바일
그치 둘이 결혼한 이상 밥이 사는 집이 행맨이 사는 집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5c4c]
2023.04.26 21:24
ㅇㅇ
밥이 알려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찾으면 되었다. 어차피 결혼한 이상 그가 사는 곳이 제 집일 테니 말이다. < 시발 그러네.. 존나 로지컬
[Code: d013]
2023.04.26 22:48
ㅇㅇ
집으로 쳐들어온 사빠행행과의 동거 ㄱㅂㅈㄱ ㅠㅠㅠㅠㅠ
[Code: 3781]
2023.04.29 21:48
ㅇㅇ
모바일
드디어 정주행 했고 사랑해오 센세
[Code: 08b8]
2023.05.10 01:36
ㅇㅇ
모바일
센세나기다리고있어!!!!!!!!!!
[Code: 9b9d]
2023.05.12 08:33
ㅇㅇ
모바일
센세 보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7b6]
2023.05.19 04:55
ㅇㅇ
모바일
센세 보고시퍼...
[Code: 73d8]
2023.05.20 19:31
ㅇㅇ
모바일
웨얼알유?ㅠㅠㅠㅠ
[Code: b099]
2023.05.22 23:25
ㅇㅇ
모바일
행맨은 행맨이네
해결 못 할 게 없다
[Code: 7558]
2024.01.31 20:48
ㅇㅇ
모바일
네가 떠나지 않는 한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제이크 약속했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도라와.....
[Code: fc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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