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잃고업보쌓는행맨



13.

다들 둘이 결혼한다고 프리츠에게 말하면 난리가 날 거라고 했지만, 막상 프리츠는 별 반응이 없었다. 심드렁하게 저와 행맨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고는 ‘집에다 뭐라고 얘기할 건데?’ 라고 답했을 뿐이었다. 밥은 프리츠의 말에 금세 시무룩해졌다. 밥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리자 행맨은 그런 밥의 제비초리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뒷목을 감쌌다.



“반대하실 거라는 거 알아. 어쩌면 그 자리에서 날 내쫓으실 수 도 있겠지.”

“너희 집에서? 아님 얘네 집에서? 행맨. 넌 플로이드 가를 몰라.”

“우리 집은 전혀 문제되지 않아. 내가 하는 결정에 반기들 사람 없으니까.”

“그거 하난 다행이네. 물론, 너희 집에서 네 결혼까지도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시니컬한 프리츠의 말투에 밥이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몸을 웅크렸다. 프리츠는 그 모습에 혀를 몇 번 차더니 행맨을 바라봤다.




“너 밥이랑 결혼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알지? 너 지금 쟤한테서 쟤 가족들 다 빼앗겠다는 소리야.”

“빌리.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

“사실을 알려줘야지. 너 플로이드 가가 어떤 곳인지, 그 집 자녀들이 다 어떤 집안이랑 결혼했는지 알아? 아니지, 너도 세러신이니까 알겠네.”

“알아. 법무부 아론 플로이드가 D&G 에밀리 깁슨이랑 결혼했을 때 시끌벅적 했으니까.”

“그럼 그것도 알아? 아론 플로이드가 에밀리 깁슨이랑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 6년 사귄 여자 친구가 있었고 부모님 말 에 군소리 한 번 없이 그대로 헤어지고 결혼 한 거?”

“........”

“그럼 작가 되겠다고 집 나갔던 릴리 플로이드가 3년 뒤에 <<우연하게>> 만난 부동산 재벌 바셋가 차남이랑 결혼한 것도 알아? 그리고 돌아와서 작가 때려 치고 바로 윌 스트리트 취업한 건?”


얼핏 들어도 뒤가 구린 이야기들에 행맨의 표정이 굳었다. 밥은 곁에서 봐온 제 형과 누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제가 워낙 어릴 때여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 형제들이 어떻게 이 집안에서 살아온 걸까 싶었다.





“쟤네 집은 그런 집이야. 플로이드 가가 원하면 그대로 이뤄지지. 자식들 의지대로 흘러가는 건 없어. 밥이 반대 하나 없이 해사에 올수 있었던 건 다행히 어머니가 군인이셨기 때문이야. 너 어머니 만났다며. 그럼 잘 알겠네. 어떤 분이신지.”




행맨은 묘하게 고압적인 태도가 있던 로버트의 어머니를 회상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버거워하면서도 단 한순간도 거절하거나 단호하게 쳐내지 못하던 당시 밥의 태도도 이해가 갔다. 





“프리츠. 나 그런 거 다 생각하고 행맨한테 결혼하자고 한 거야.”





우리가 부부가 된다면 좋은 일만 있진 않을 거라던 밥의 말을 곱씹던 행맨의 귓가에 단호한 음성이 내려앉았다. 흘끔 바라본 밥의 얼굴은 항상 고집을 부릴 때 보이는 그 얼굴이었다. 프리츠도 그 얼굴을 아는지 한숨을 내뱉으며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러시겠죠. 얼마나 유능한 WSO신데.”

“비꼬지 마. 진짜니까. 그러니까 그런 걸로 제이크한테 부담 주는 얘기 하지 마.”





프리츠는 제가 언제 부담을 줬냐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행맨은 밥과 자신의 관계를 위해 꺼냈던 결혼이란 말의 무게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을 수도 있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행맨의 표정이 무거워진다고 느꼈는지 밥은 손을 내밀어 행맨의 손을 잡아왔다. 





*





프리츠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행맨이 별다른 말이 없자 밥이 조심스럽게 행맨을 불렀다.



“왜 베이비.”

“프리츠 말 신경 쓰지 마. 나 진짜 그것도 생각하고 너한테 결혼하자고 한 거야.”

“......알아.”



돌아온 행맨의 대답에 밥은 입술을 꾹꾹 눌러 짓씹었다. 행맨은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하다 말이 없어진 밥을 흘끔 바라봤다. 그리고 집에 가서 하려던 얘기를 지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안 도로를 달리던 행맨의 차가 조심히 갓길에 멈춰 섰다.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하며 핸들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던 행맨은 몸을 돌려 밥과 마주했다. 




“베이비.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내가 지금 신경 쓰는 건, 너희 집안도 프리츠가 아까 한 말도 아니야.”

“그럼?”


진짜 모르겠다는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밥이 안경을 추켜올리자 행맨은 푸스스 풀어진 웃음을 흘렸다. 



“당연히 너지. 베이비. 내가 괜한 말로 너한테 부담을 지어준 게 아닌가 싶었단 말야.”

“음,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부담이긴 했는데- 이젠 아니야.”

“뭐?”

“아마 집에선 내쫓기겠지만.......너랑 같이 내쫓기면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 우리 집 말인데, 난 어차피 언젠가는 내쫓길 걸 염두에 두고 있었어서 그건 괜찮아!”




눈은 땡그랗게 뜨고 안전벨트를 꽉 쥔 채 엄청난 말들을 쏟아내는 밥이었다. 묘하게 핀트가 엇나간 대화였지만 행맨은 그 마저도 참 밥답다고 생각했다. 항상 행맨은 확신에 차있고 불안해하는 밥을 붙들어 매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밥 역시도 만만치 않았다. 에고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행맨이 드물게 불안해 할 때면 밥은 밥 자신만의 방법으로 단단히 붙들어 매는 스타일이었다. 


행맨은 정말이지 살면서 밥 같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아니, 그럴리가 있을 수 없었다. 세상 어디를 뒤져도 로버트 플로이드 같은 사람은 없을 거였다. 그래서 밥에겐 미안하지만 프리츠 말마따나 결혼으로 밥의 가족을 다 빼앗게 된대도 상관없었다. 제가 그 가족이 되어주면 되었다.




“베이비.......”

“응?”

“넌 진짜 정말 귀엽고 이상한 것 같아.”

“뭐야......너 예전에도 그랬었는데. 너 그거 나 놀리는 거지!!!”




행맨은 전혀 아니라며 웃음기를 가득 띤 얼굴로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행맨과 밥은 각각 집안에 폭탄을 투하했다. 밥은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있는데 지나고 말씀드리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행맨은 어차피 폭탄은 똑같은데 괜히 희망 심어줄 필요 없다면서 단호하게 나왔다.


예상과 다를 것은 없었다. 세러신 가에서는 다들 경악한 눈초리였지만 행맨이 불만 있으면 말씀하시라는 말에 헛기침만 할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행맨의 여동생만 ‘이젠 네가 하다하다 남자를 다 만나서 결혼을 하는 구나. 인생 진짜 네 멋대로 잘 산다. 잘해봐. 아, 그쪽한테 한 말은 아니에요. 고마워요. 저 개차반 거둬줘서.’ 라는 말을 남겼다. 여동생과 나이차이가 꽤 나는 걸로 알고 있어서 당황한 밥이 집을 벗어나자마자 동생한테 밉보인 거 있냐고 물었지만 행맨은 고개를 내저었다. 


“원래 저런 애야. 할아버지가 내가 장손이라는 이유로 예뻐하셔서 날 눈엣가시처럼 여겼는데, 이제 아마 지가 그 자리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할 걸?”


너무 쿨한 대답에 밥이 오히려 머쓱해졌다. 저 역시도 형과 누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었지만 데면데면할 뿐 저런 사이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친밀한 관계도 아니었다. 밥이 세상을 인지하고 기억이란 게 생길 무렵 제 형과 누나는 이미 대학생이 되어 집을 떠나간 뒤였으니 말이다. 애틋한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최소한의 애정을 공유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었다. 



“베이비네는 어떤데? 내가 주의해야할만한 사항이라도 있어?”

“음. 없어. 아마 네가 무슨 말 하기도 전에 우린 내쫓길 거거든.”







그리고 밥의 말은 백퍼센트 정확했다. 행맨과 밥이 손을 잡고 들어서자마자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한 플로이드 부부는 손님 응대도 잊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는 말부터 건네 왔다. 할 말이 있다는 게 설마 너희 둘에 관한 거냐면서 추궁하던 로버트의 어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밥이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일어나서 응접실을 나가버렸다. 앞으로 플로이드 가에 발붙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덤이었다. 미스터 플로이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밥과 행맨을 바라봤다. 정치인 특유의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 선명하게 둘 사이를 훑었다. 이 집안도 자신의 집안과 별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에 행맨이 입을 열려는데, 밥이 손에 힘을 더 꾹 쥐어왔다. 그리고는 본인의 아버지의 시선과 올 곧게 마주했다.



“저 이 사람이랑 결혼할 거예요. 허락 안 해주셔도 할 거예요. 전 성인이니까요. 제 마음대로 선택할 권리가 있어요.”

“.......”

“그리고 갑작스럽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어요. 얘랑 헤어진다고 해서 제가 남자를 안 좋아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해볼 생각 하지 마세요. 제이크나 저희 인생 건드시면 저도 가만히 안 있어요. 전 형, 누나처럼 쉽게 넘어가는 성격은 아니니까.”



밥의 말이 끝나자 응접실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행맨은 제 연인의 칼 같은 말에 놀란 참이었다. 결정만 내리면 누구보다 냉철해지는 성격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얘기할 줄은 몰랐다. 




“.......자네가 세러신이라고 했던가?”

“아, 네. 맞습니다.”

“할아버지 명성에 자네가 먹칠을 하는군.”

“아빠!”

“그만하면 됐다. 이만 가거라.”




그리고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그 역시도 응접실을 벗어났다. 정말이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행맨은 정말 이게 끝이냐는 얼굴로 밥을 바라봤다. 밥은 아까 말하지 않았냐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둘은 그렇게 플로이드 가를 벗어났다.







밥은 차에 타기 전에도 한참을 집 앞에 서서는 눈을 떼지 못하더니 차에 타서도 사이드 미러로 멀어지는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행맨은 이제 정말 둘 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은 미뤄뒀던 할 일을 해결한 것처럼 너무나도 후련했는데, 창문을 열고 창틀에 턱을 괸 밥의 표정만 봐서는 생각을 알 수 없었다.




“......후회해?”

“아니. 그냥. 너무 생각했던 그대로여서.”

“두 분 반응이?”

“응.......항상 내가 커밍아웃하면 두 분이 어떤 반응일지 상상하곤 했었거든. 근데 진짜 딱 그대로네.”

“그래서 우리 베이비는 지금 슬픈 건가, 기쁜 건가?”




밥은 행맨의 질문에 살풋 미소 지었다. 양가 부모님을 뵙고 와서 둘 다 착잡해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행맨은 아니었나보다. 이럴 때마다 밥은 행맨이 정말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외에 것들은 과감히 제외시킬 줄 아는 사람. 미션을 같이 할 때만 해도 답도 없는 타입이라고 생각했건만, 이럴 땐 또 좋은 것 같았다. 동시에 얼마 전 행맨이 말한 것도 떠올랐다. 자신이 신경 쓰는 건 베이비 너라던 말이었다. 그땐 그냥 가볍게 넘겼는데, 농담기 하나 없는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땡. 둘 다 아니야.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고, 이상하네. 후련하기도 한 것 같고.”

“어? 안 기쁘다고? 난 지금 솔직히 동네방네 우리 결혼한다고 소리 지르고 싶은데.”

“하기만 해봐. 가만 안 둬. 차에서 사출당하는 거 보여준다. 내가.”




당장이라도 소리 지를 것처럼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는 행맨의 손등을 밥이 맵게 내려쳤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밥 역시도 행맨이 자신을 상념에 빠지기 전 건져 올려주려고 한 말이란 걸 알았다. 열어두었던 창문을 닫은 밥은 의자를 뒤로 젖히며 몸을 깊숙이 뉘였다.



“이렇게 쉬울 줄 알았으면 진작 할 걸.”

“지금이라도 했으면 된 거지.”

“맞아. 너 없었으면 못했을 거야. 네가 있어서 쉬웠나봐. 고마워.”



밥이 손가락을 뻗어서 운전 중인 행맨의 팔뚝을 꾹꾹 눌렀다. 행맨은 이게 밥 나름대로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방식임을 알았다. 아까 단호하기 짝이 없던 사람과 이게 같은 사람이 맞나 싶었다. 팔뚝을 누르는 손가락을 그대로 잡아서 입으로 끌고 온 행맨은 도망가려고 힘을 주는 손가락 끝에 기어코 쪽쪽 소리를 내며 입 맞췄다.




“넌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야. 베이비. 내가 있어서 한 게 아니라, 네가 한 거야. 난 그냥 같이 있었던 거고.”

“.......”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감추거나 숨지 마.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게. 지금처럼.”





밥은 그 말에 곧장 눈물샘이 터졌다. 우는 얼굴을 보이기 싫었는지 밥의 고개가 창가 쪽으로 돌아갔다. 소리 하나 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흘려대는 탓에 행맨은 달래주려다가 생각을 바꾸고 조용히 라디오를 켰다. 분위기에 맞지 않는 요란한 노래들이 차 안을 가득 채웠다. 밥이 내뿜는 짠 내음이 그 요란한 노래와 합을 같이 했다. 그건 슬픔의 모습을 하기도 했고, 후련함의 모습을 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원망의 형태를 하기도 했다. 바라건대, 제이크는 지금은 제 연인이 이토록 힘들게 쏟아낸 감정들이 부디 다 털어낸 후에 또 다시 저 안에 자리하지 않기를 기원했다.





*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연말이 지나도록 플로이드 가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밥은 예상했던 바라고 하긴 했지만, 누가 봐도 풀이 죽어 있었다. 사실 이건 반대라기보다 일방적인 무시에 가까웠다. 회유나 호통보다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기를 택한 것이었다. 행맨은 프리츠가 말하던 ‘플로이드 가’가 어떤 집안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제 집이야 원체 애정이 메마른 곳이어서 상관없었지만, 밥은 아닐 것이었다. 


행맨이 프리츠의 관사를 따로 찾아간 것은 그래서였다.



프리츠는 문 앞에 선 행맨을 보자마자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군소리 없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거기 앉아. 뭐 마실래? 물 아니면 맥주 밖에 없긴 한데.”

“아냐. 됐어.”


냉장고로 향하려던 프리츠는 행맨의 말에 다시 방향을 바꿔 자신도 자리에 앉는 것을 택했다. 행맨은 평소처럼 웃는 얼굴이 아니라 긴장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라클 미션이나 목숨을 내놓을 뻔한 몇몇 미션을 나갈 때에도 한 번 보지 못한 긴장한 얼굴에 프리츠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긴, 그 ‘행맨’이 밥과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얼마 전엔 양쪽 집에 공표라도 했는지 밥의 안부를 묻는 것 외에는 연락 한 번 없던 엔젤이 전화를 먼저 다 걸어왔었다. 물론 안 받았다. 나중에 문자로 [넌 알고 있었지?] 라고 왔길래 [그럼 몰랐겠냐?] 라고 응수한 프리츠였다.




“그 집에서 뭐래?”



대뜸 던져진 질문에 행맨이 눈을 살짝 들어 프리츠를 바라봤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라는 대답을 돌려줬다.



“뻔하네. 뭐. 로버트가 또 꽉 찬 돌직구 날렸지?”

“어. 아주 쐐기를 박던데.”

“아, 조만간 나도 호출당하겠네.”



제 집안과 플로이드 가의 친분을 되새기던 프리츠는 난처하게 됐다는 듯 이마를 긁적였다. 행맨은 괜히 그에 일조한 것 같아 머쓱해져 괜히 손바닥을 펴 양손을 비볐다.



“자, 이제 얘기 해봐. 굳이 밥을 혼자 두고 나한테 온 이유가 있을 거 아냐.”

“.......”

“시간 끌면 재미없다.”

“......너 내가 엄청나게 못 미덥고 마음에 안 든다는 거 알아.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밥 뜯어말리고 싶다는 것도 알아. 차라리 밥네 가족편이라도 들고 싶을 정도로.”

“잘 아네.”

“......믿기지 않겠지만, 나 정말 진심이야.”

“......”

“네가 가족처럼 그 애를 아낀다는 거 잘 알아. 그래서 말 하는 거야. 우리 응원해달라고. 내키진 않겠지만. 걔네 가족은 못하니까 너라도 해줬으면 해.”




프리츠는 여기서 탁자에 내려놓았던 팔을 들어 팔짱을 꼈다. 뭐라고 얘기하나 들어보자는 심산이었다. 행맨은 프리츠의 자세가 바뀌는 걸 보고 자조적으로 웃고는 이야기를 계속 해나갔다.




“베이비나 너나 내 과거 때문에 걱정하지만, 난 정말 진심이야. 아마 베이비도 모를 걸. 내가 얼마큼 진심인지.”

“30년 가까이 벽장 안에 갇혀 있던 애가 스스로 나와서 선택한 게 너야. 너 걔가 얼마나 조심성이 많은 앤지 모르는 거 아니잖아? 네가 진심이라는 걸 그 정도면 아는 거 아닐까?”

“물론 알겠지. 근데 아마 로버트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거야. 아니, 훨씬 지독하고 추잡스러울 걸. 난 걔가 내 옆에 있다는 걸 인지할 때마다 전율이 일어. 처음 솔로 비행을 성공한 그 날처럼.”



행맨의 말에 가만히 듣고 있던 프리츠의 왼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래서 솔직히 밥이 가족한테서 다 버림받고 혼자가 되면 더 좋다고 생각해. 나만 볼 테니까.”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 그래서 이제 와서 솔직하게 고백하고 나한테 네 결혼 좀 말려달라고 온 거냐? 그런 거면 그냥 말을 하지. 이렇게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어.”

“워워. 프리츠. 진정 해.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결혼한다고 처음 말했을 때도 보지 못했던 프리츠의 대거리 시동을 걸 뻔한 행맨이 손을 뻗어 눌러 앉혔다. 어디 한 번 뒤에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두고 보자는 듯 매섭게 치켜뜬 눈이 그런 행맨에게 꽂혔다.





“근데 말했잖아. 내 욕심은 그렇지만, 내가 걜 너무 사랑해서 그 꼴은 못 보겠어.”

“.......”

“나 말고 의지할 사람이 단 한 군데도 없는 거. 그건 너무 가혹하잖아. 베이비는 더 많이 사랑받아 마땅하거든.”

“.......”

“너 스트리밍 이글스 부대 애들 봤어? 걔 말이면 껌뻑 죽는 거. 난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들 알더라. 처음 봤을 때 알기 힘들어서 그렇지, 알고 나면 밥 플로이드가 얼마나 애정을 쏟고 싶은 사람인지 말이야.”




프리츠는 이 포인트에서 이미 20년 전에 그 애를 발견해서 여기까지 데려온 게 저라고 내세울까 하다가 참았다. 




“난 가족이 주는 안정감이나 애정, 믿음. 그런 거 잘 몰라. 세러신에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거든.......”



행맨은 이 대목에서 한참이나 말을 쉬었다. 이를 내어 입술을 몇 번 짓씹은 행맨은 미간을 찌푸리다가 어렵게 말을 이었다.


“음.......베이비는 내가 여동생만 있는 줄 알지만 아냐. 세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난 형도 있었고, 쌍둥이 동생도 있었어.”

“......뭐?”

“들은 적 없지? 아마 모를 거야.......나랑 한 살 차이나는 내 형은 내가 7살이 되기도 전에 유약하고 세러신에 있을 만큼 총명하지 못하다며 외삼촌네 양자가 됐거든. 지금은 세러신 이름과 한 톨도 연관 없는 사람이 돼서 잘 살고 있고. 내 쌍둥이 동생은.......불쌍한 걘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어. 뱃속에서 탯줄이 엉켰는지 내가 나오면서 걔 목에 탯줄을 감아 놓고 나왔거든.”

“.......”

“우리 할아버지는 그래서 날 좋아해. 강한 놈이 살아남는 세상인데 태어날 때부터 경쟁에서 이긴 놈이 나왔다고 말이야. 멀쩡히 살아있는 형도 없는 셈치고 날 장손이라 부르면서 예뻐하시는 건 당연하고. 어릴 때부터 그랬어. 입버릇처럼. 너는 세러신을 이어받을 우수한 종자라고 했거든.”



프리츠는 행맨의 어그러진 성격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것만 같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 들어도 충격적일 이야기를 굳이 어린 손자에게 하고 그걸 칭찬이랍시고 계속해왔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명백한 아동 학대였다.



“나도 경쟁을 싫어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집에서 사는 건 문제 없었어. 애초에 다른 집이 어떤지 겪어보질 않아서 모르는 걸 수도 있긴 한데. 뭐, 근데 나라고 세러신이 아닌 건 아니니까. 그 성격 어디 가겠어?”

“.......”

“자라면서 집에서도 경쟁하고, 인정받으려고 또 시키는 대로 하고. 원래는 정치인 집안 길 따르라는 말에 반발심에 지른 거였는데, 생각보다 해사가 잘 맞더라. 집에서도 크게 반대 안 하더라고. 해군 장교가 돼서 정치인이 된 경우도 몇 번 있었으니까.”

“난 네가 진짜 답도 없는 새끼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사연이 있었네.”

“왜? 갑자기 내가 안쓰러워지기라도 하냐.”

“그건 아니고. 그냥 이해가 좀 되는 정도.”



행맨은 엄청난 얘기를 뱉은 사람 같지 않게 가볍게 굴었다. 어깨를 으쓱하며 웃은 그는 왼손 엄지로 같은 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밥은 모른다는 거야. 나한테 본인이 얼마나 소중하고 엄청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진심인지.”


프리츠는 행맨의 얘기를 다 듣고 나니 모르긴 몰라도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무겁고 짙은 색을 띄고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진심으로 욕심내고 탐냈던 건 조종간 밖에 없었어. 그거 하나 지키려고 남의 약점 잡으면 기를 쓰고 달려들었고, 남한텐 내 약점 따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했어.”

“.......”

“근데 난 이제 걔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내려놓을 수 있어.”

“......그건 좀 놀랍네.”

“그래서 청혼한 거야. 걔가 가족들 다 등지게 될 거라는 거 알면서도. 그 애라고 언제까지고 스스로를 가둔 채 살 순 없잖아.”





프리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뭐라고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는 이야기를 들어서기도 했고, 행맨이 이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 저의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도 그랬다. 단순히 본인이 얼마나 로버트에게 진심인지를 알아달라고 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이야기들이었다. 행맨은 그런 프리츠의 속내를 읽었는지 품 안에서 서류 봉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대로 프리츠쪽으로 밀어 넣었다. 




“이게 뭔데?”

“내가 이 모든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



프리츠는 미심쩍은 얼굴로 서류를 열었다. 전형적인 공증 받기 위한 계약서의 형태를 하고 있는 서류였다. 이게 뭔가 싶어 내용을 읽던 프리츠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내용은 아직 결혼식도 치루지지도 않은 행맨과 밥의 이혼 후를 다루는 서류였다. 주요 내용은 두 가지였다. 이혼할 경우, 행맨의 앞으로 된 신탁을 전부 처분해 밥 앞으로 남긴다는 것과 제이크 세러신 혹은 그와 연관된 사람들은 모두 로버트 플로이드의 행방을 좇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금 나보고 로버트 대신해서 프리넙이라도 쓰라는 거냐?”

“비슷해.”

“......미쳤네. 이거. 내가 왜?!”

“아마 내가 베이비를 놓게 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이건 엄밀히 말하면 이혼을 전제로 한 건 아냐.”

“그럼 뭔데. 이 새끼야.”

“.......만약을 위한 거지.”




프리츠는 대번에 행맨이 말하는 만약이 어떤 경우인지 알아차렸다. 육지보다 하늘이 가깝고, 바다에서의 생활이 긴 삶은 지내기에 남들보다 죽음을 당연시 하는 건 버릇 같은 거였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나 세상에서 나마저 사라지면, 걘 혼자 남을 텐데- 그때 누군가는 무조건 걔 편이 되어줄 사람이 남아있으면 좋겠더라고. 근데 그걸 부탁할 만한 사람이 너 밖에 없더라. 네가 꼭 해줬으면 좋겠어.”

“......미친놈.”

“지금이야 나한테 아무도 뭐라 못하니까 별 탈 없을 거야. 근데 내가 없으면 세러신은 무조건 베이비부터 공격해오겠지. 아까 얘기 들었잖아. 지독한 집안인거.”

“그래서 이게 지금 그 보호 장치라 이거야?”

“어. 그리고.......”

“그리고?”

“만약에 베이비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나는 못 놔줄 것 같은데. 이렇게라도 하면 걔가 원할 때 놓아주는 척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프리츠는 그냥 첨부터 행맨을 만난다고 할 때 밥을 좀 더 말렸어야 하나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예전부터 드라마 참 좋아한다 싶었는데 오늘 보니 그냥 드라마킹 그 자체였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든 프리츠는 행맨을 향해 눈을 흘겼다.



“이런 부탁해서 미안해. 하지만 베이비가 이 일로 가족을 다 등지게 된다면 남은 건 너 하나잖아. 프리츠.”


답지 않게 긴장한 얼굴을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했다. 프리츠는 처음 들어보는 애절한 행맨의 말투에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는 제이크에 대고 손가락질 했다.



“너 좀 과해. 알지?”

“뭐가?”

“전부 다. 난 정말 네가 유난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이건 밥을 위해서 일단 네 말대로 할 거야.”



행맨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츠는 머릿속으로 뭔가를 정리하는 듯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




“......걘 사랑에 아주 연약해.”

“......”

“자길 좋아해주는 사람이면 사족을 못 쓰지. 걔 성적 지향성이 걜 그렇게 만들었고 걔네 집안이 걜 그렇게 키웠어.”

“......알고 있어.”

“그러니까 네가 지금 어떤 마음이건, 앞으로 어떻게 할 거고 난 다 상관없어.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야.”

“응.”

“로버트 플로이드가 행복한 거. 네 말마따나 걔 사랑 받아 마땅한 애야. 그러니까-”

“......”

“언젠가, 혹여나 네가 그 애가 필요하지 않아지면 꼭 제자리에 돌려놔. 네가 없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곱게 돌려두란 말이야.”

“미안한데 프리츠, 그럴 일 없어. 걘 이제 내 삶 그 자체야.”





마지막은 행맨다운 에고 가득한 발언이었지만 프리츠는 거기서 묘한 안정감을 느꼈다. 안 좋은 가정사건, 복잡한 형제관계건 자신이 알 바 아니었다. 그걸 다 이겨내고 살아남아 가끔은 미친 듯이 짜증나게 만드는 행맨의 저 대쪽 같음이 중요했다.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상황에 던져 넣지 않는 로버트에게는 저런 면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리츠는 할 말 다했으면 꺼지라고 행맨을 쫓아내면서 묘하게 불편하던 마음이 가라앉는 걸 느꼈다. 그리고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둘이 서로를 잘도 찾아냈다는 생각도 들었다.










-
행맨밥 파워풀먼


파워뇌절 가동....최대한 전편들이랑 맞추려고 노력 중인데 설정 구멍 있을 수 있음...양해 좀.....
이제 한 중반 온 것 같음;; 맙소사 

아 봐줘서 코맙..!


+몰라도 되는 설정
밥네 큰형이랑 밥 나이차이 15살, 누나랑 13살 차이
행맨이랑 여동생 나이차이 8살
밥네 큰형 법무부에서 일하고 정략결혼 한 여자는 유명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임


밑은 캐해 관련 사족이라서 싫으면 뒤로 ㄱㄱ
















+그냥 쓰면서 나도 좀 뇌절일까봐;; 캐해를 적어봤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기...길다. 안 봐도 됨.


밥이 행맨을 믿지 못한 건 행맨이 스트레잇이라 여기는 것도 있지만 자기 집안에서 결국은 원하는 길로 이끄는 걸 많이 봐와서 그런 것도 있음.
자기 형제들도 그에 군소리 없이 순응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거 아니더라도 살아오면서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훈련된 패배감이 있었을 것 같음.
(ex. 전 연인이라던가) 그래서 약간 '지금 좋아도 미래는 예고되어 있는 거 아닌가. 안 좋은 엔딩이 다 정해져있을 거야.' 이런 생각 많이 할 것 같았음. 
글고 쓰면서 풀먼이가 한 밥 캐해도 많이 봤는데. 넘 좋더라. 조용하고 내성적인데 상냥하고, 알기 힘들지만 뒤에서 관망하다가 상황파악 끝나면 그제야 발 내딛고 하지만 할 말은 다 하고. 그러다가 하늘에서는 또 완벽하게 변해서 활약한다는 게 진짜 좋았음. 그걸 좀 밥 성적지향성이랑 엮어서 쓰고 싶었는데....잘 됐는지는 모르겠네;;

행맨이 밥과의 연애를, 특히 공개연애를 미래의 본인이 한 선택임에도 받아들이지 못한 것처럼 썼던 이유를 쓰려고 했는데. 집안 꼬라지가 저 모양이어서 경쟁사회 살기도 했고, 사회 나와서도 안 지려고 아등바등하던 본인이 제 손으로 치부를 드러냈을 거라고 생각 못했을 것 같았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행맨 약간 디나이얼 마초인 캐해 좋아해서 그 영향도 있다고 생각함. 앞에보면 술 쳐마시고 몇 번 남자랑 잔 적 있다는 묘사 있는데 그 남자들이 아마 굉장히 외형에서 여성이라 착각할만한 사람들일거라고 생각했음. 약간 본인을 정당화 하는 거지. 난 남자 좋아하는 게 아니다. 저 새끼가 꼬신 거다. 이런식으로. 그래서 루스터랑도 묘한 기류 있는 걸 뭔가 약간 맨크러쉬+가지지 못했던 형의 느낌이었으면 했음.

앞에서도 나왔듯이 그런 루스터 주변을 훑다보니까 발견하게 된 밥한테 빠진게 됐던 건데, 이 부분을 글로는 잘 부각하진 못한 것 같지만 (....)
행맨은 본인이 경쟁을 좋아한다고 여기고 개쩌는 에고킹이라고 생각하지만 얘도 사람인지라 분명히 어느 부분에서는 이런 거에 탈력을 느꼈을 거임. 그때마다 뭔가 자기 채찍질하고 단련하고 운동하면서 잡념 없애고 이랬을 것 같은데.......밥의 그 엉뚱하고 이상하지만 직설적이고 묘하게 귀여운 모습들이 그 무거운 탈력을 한순간에 가볍게 바꿔줬을 것 같음. 예를 들면, 이런 느낌으로.

H: 하, 루스터 새끼보다 이 행맨이 점수가 낫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B: 그러게. 넌 윙맨을 버리고 날아서 윙맨도 죽고 너도 죽었을 거고. 쟨 늦게들어와서 윙맨 데리고 같이 죽었을 텐데. 유가족한테 말할 땐 네가 낫지 않나? 유감입니다. 늦게와서 죽었습니다. 이건 좀 그렇잖아.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진지하게 저런거 얘기하고 있어서 행맨이 진짜 첨엔 어이없다가 점점 밥며들었을것 같음.

2023.02.14 11:05
ㅇㅇ
하... 시발 자기가 없는 걸 대비해서 오로지 밥을 위한 프리넙까지 만들었다니.... 와 행맨 진심 존나.... ㅠㅠㅠㅠㅠㅠ
[Code: 37b9]
2023.02.14 11:08
ㅇㅇ
“.......그래서 솔직히 밥이 가족한테서 다 버림받고 혼자가 되면 더 좋다고 생각해. 나만 볼 테니까.”

이런 생각을 프리츠한테 털어놓는 것도 미쳤는데, 그 소유욕을 억누르면서 밥이 절대 혼자가 되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맨이 진짜 너무 개발린다.. 행맨의 최우선은 항상 밥이었구나.. ㅠㅠㅠㅠ
[Code: 37b9]
2023.02.14 11:33
ㅇㅇ
모바일
나 행맨 후회 오지게 하는거 보고싶다고 했는데..너무 마음 아플 것 같아 조금만 더 후회하고 얼른 기억돌아오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그냥 사고가 너무 밉다..사고만 아니었어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ced]
2023.02.14 12:37
ㅇㅇ
하 센세는 진짜 천재다 어떻게 이런 서사와 캐해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36f]
2023.02.14 12:40
ㅇㅇ
모바일
로버트나 제이크나 사랑에 미친 넘들이네요ㅠㅠㅠㅠㅠ 오늘도 무릎꿇고 바닥을 기어다닙니다ㅠㅠㅠㅠㅠ 센세 건강하시고 억나더까지 가요ㅠㅠㅠㅠ
[Code: 973a]
2023.02.14 19:04
ㅇㅇ
모바일
순애와 집착 최고다
[Code: 7e1b]
2023.02.14 23:49
ㅇㅇ
과거의 행맨 정말....순정이네ㅠㅠㅠㅠㅠㅠㅠㅠ이놈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른 기억해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b7b]
2023.02.14 23:55
ㅇㅇ
모바일
행맨 이놈아 얼른 기억돌아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b71]
2023.12.13 23:34
ㅇㅇ
모바일
센세를사랑해요
[Code: 5a7a]
2023.12.16 01:38
ㅇㅇ
모바일
센세 ㅜㅜ 센세는 진짜 천재야 ㅠ
[Code: 13e0]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성인글은 제외된 검색 결과입니다.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