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잃고업보쌓는행맨

9.

루스터가 르무어에 왔다. 장기 휴가를 냈다면서 당장 육지에 있으면 튀어 나오라는 말에 단체 메신저 방이 복작거렸다. 평소라면 루스터 얘기에 콧방귀도 안 뀌었을 행맨이었으나 밥이 프로포즈를 승낙한 이후로 잔뜩 신이 난 상태였다. 프리츠 못지않게 밥을 동생처럼 여기며 예뻐하던 루스터였기 때문이다


“아 수탉새끼. 내가 너랑 결혼한다고 하면 난리 날 걸? 맨날 나보고 밥한테서 떨어지라고 난리를 쳤는데. 뭐래더라. 친한 척 하지 말래던가.”

“루스터가?”

“프리츠보다 더 길길이 날뛴 사람이 있다면 그게 루스터일 거야. 난 솔직히 걔가 너한테 사심 있는 줄 알았어.”

“하하하. 루스터가? 루스터는 딱 봐도 스트레잇인데.”

“베이비. 장담하지 마. 나는?”

“너는......”

미간을 구기면서 짐짓 무서운 척 말을 하는 행맨에 밥은 대답을 하려다 말고 말을 흐렸다. 


“뭐야. 그 반응은?”

“그......제이크 원래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 알아......? 너 루스터한테도 좀 그랬잖아. 난 처음에 네가 루스터 좋아하는 줄 알았어. 아니, 좋아한다기보다 좀......애증?”


밥의 말에 행맨은 뭐라도 씹은 얼굴이 됐다. 딱 그 표정 같았다. 널 사랑하지만 너 지금 헛소리한다. 뭐라도 상상했는지 진저리를 치는 행맨에 밥은 웃음을 터트렸다.



“헤헤. 근데 아니더라고. 아무튼. 그리고 난 루스터 스타일 아냐.”

“그것도 장담하면 안 될 텐데. 그렇게 따지면 베이비도 내 스타일은 아닌데-”



여기까지 뱉던 행맨은 아차했는지 말을 끊었다. 밥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쳐다보자 황급히 말을 수습하려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니까.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답지 않게 허둥대는 행맨의 모습을 보다가 밥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알아. 나도. 나 네 스타일 아닌 거.”

“베이비......그게 아니라, 내 말은-”



남은 혹시나 오해했을까봐 애가 타는데 밥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뭐가 어떻냐고 바라봐 왔다. 행맨은 그 태연한 태도가 얄미워져 밥의 코끝을 살짝 꼬집었다 놓았다.


“아야.”

“정말. 이래서 위험한 거야. 베이비. 알겠어? 워낙 귀여워서 큰일이라고. 귀여운 게 젤 무서운 거야. 원래 쳐다도 안 볼 사람인데 귀여워 보이는 순간 다 끝난 거랬어.”


밥은 나 귀여워하는 사람 너랑 루스터 밖에 없다고 하려다가 이 얘기가 나온 이유가 루스터 때문임을 깨닫고 빠르게 입을 닫았다. 



“근데 나도 베이비 스타일은 아니지......? 너 처음에 나 별로 안 좋아했잖아.”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말에 은근한 기대감이 묻어 있어서 밥은 올라가려는 입 꼬리를 내렸다. 제가 초반에 쌀쌀맞게 군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었다.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했다. ‘본인이 한 짓이 있는데 욕심이 과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 그래도 은근히 소심해서 이런 걸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라 솔직하게 말하진 않기로 했다.


“아닌데?”

“어?”

“너 완벽하게 내 스타일인데.”



행맨은 약간 놀란 듯 하다가 밥이 한 말을 이해했는지 바로 사르르 풀어졌다. 그리고는 곧장 로버트의 허리에 팔을 둘러 끌어안았다. 


“진짜? 나 베이비 스타일이야?”


소파에 앉아서 책을 펼치려던 로버트는 감은 손에 힘을 줘 제 쪽으로 끌어당기는 제이크 때문에 다시금 책을 접었다. 옆에 딱 붙들어 매고 나서야 힘이 풀리는 손길에 이제 만족하냐는 얼굴로 쳐다보니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밥은 그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눈을 깜빡였다.


“응. 잘생기고 몸 좋고 싸가지 없는데 나한텐 다정한 것까지 아주 완벽해.”

“......베이비. 지금 욕하는 거 아니지?”

“진짠데.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밥은 손을 들어 착한 강아지를 달래듯 행맨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




미라클 미션 크루들을 만나는 당일. 오프인 밥과 달리 행맨은 근무로 인해서 뒤늦게 합류하기로 했다. 루스터는 굳이 안 와도 될 것 같다면서 메신저로 골렸지만 행맨은 [어. 나도 보고 싶어 미치겠다. 루스터.] 라고 응수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술 한 잔씩을 걸치고 처음 하드덱에서 만났을 때처럼 당구대에서 옹기종기 모여 회포를 풀고 있었다. 피닉스가 부대에서 자기를 무시하는 소령이 새로 왔다면서 제대하려던 마음 싹 접고 저 새끼보다 먼저 별을 달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밥은 팬보이에게서 큐대를 넘겨받으며 왠지 피닉스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루스터가 옆에서 그 새끼 누구냐면서 술이나 먹자고 맥주를 가지러 사라졌다. 그 사이 공의 각을 보던 밥이 허리를 굽혔다. 위치를 조절하고 큐대를 밀려는데 어디선가 손이 나와서 큐대를 쓱 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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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아도 익숙한 향기와 어쩐지 기시감이 드는 장면에 미간을 잔뜩 찌푸린 밥이었다. 백맨이라고 외치며 일어서려는데 큐대가 멀어지고 잡힌 손에 자연스럽게 쓱 무언가 끼워졌다. 순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서 눈만 깜박이던 밥은 허리를 펴고 행맨의 얼굴을 바라봤다. 뭐냐고 물으려 입을 떼려는데, 씩 웃은 행맨이 빼앗아간 큐대를 들고 당구대 앞에 섰다. 그리고 고개를 까닥여 본인의 손을 가리켰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행맨의 손가락으로 향한 밥은 거기에 자리한 반지와 자신의 손가락에 자리 잡은 반지가 같은 걸 보고 빨갛게 달아올랐다.



“뭐야. 행맨. 왔냐?”


눈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가 싶어 멍 때리던 다른 크루들과 다르게 맥주를 들고 돌아온 루스터가 아무렇지 않게 행맨을 불렀다. 제일 앞자리에서 광경을 목격한 팬보이가 놀란 얼굴로 밥과 행맨을 손가락질했다.


“가......갑자기 이게 뭐야? 둘이 사겨?”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행맨과 밥의 관계를 알고 있는 피닉스가 루스터에게서 맥주를 받아들면서 올게 왔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밥은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시선을 땅바닥으로 꽂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모든 관심이 행맨에게로 쏠렸는데, 당사자는 태연하게 눈썹만 까딱하고는 아까 밥이 치려던 볼을 본인이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태연하게 허리를 세워 말했다.




“우리 결혼해.”

“푸흡!”



예상하지 못한 결혼이란 단어에 피닉스마저 턱을 떨어트리고 둘을 바라봤다. 다들 놀라서 혀가 굳었는지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는데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루스터였다. 반쯤 마시던 맥주를 뿜은 루스터는 잠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행맨과 밥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소리쳤다.



“방금 뭐라고 했냐. 백맨. 이 새끼야?! 뭐가 어째?”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탑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행맨과 루스터의 2차 격동을 또 마주하게 됐다.








상황이 좀 가라앉은 건 밥이 나서서 자기가 하자고 한 거라고 말했을 때였다. 루스터는 계속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밥과 행맨을 번갈아 보면서 말 대신 맥주를 들이켰다. 숨겨서 미안하다는 밥의 말에 페이백은 어깨를 두드렸다. 네가 미안할 건 아니라면서 말이다. 팬보이는 다른 것보다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는데, 자기한테만 말 안 한건 아니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커밍아웃으로 약간 어색했던 분위기가 걷히자, 다시 활기찬 분위기로 돌아왔다. 팬보이가 그럼 결혼식은 어떻게 할 거냐는 말에 밥은 아직 생각 없다는 말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그걸로 또 건수 잡았다면서 다들 놀려대는 와중에 루스터가 행맨을 불렀다. 



“왜?”

“넌 나랑 얘기 좀 해.”

“루스터, 좀-. 마치 딸 시집가겠다는 소리 들은 아빠처럼 굴지 좀 마. 네가 그래도 베이비 대디는 나야.”



진짜 못 들을 소리를 들었다는 듯 팬보이가 야유를 퍼부었다. 밥은 미친 거 아니냐는 눈빛으로 행맨을 쳐다봤다. 행맨은 거기에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도 루스터는 여전히 행맨에게 나올 것을 종용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 번 더 핀잔을 주려던 제이크는 브래들리의 눈이 진지함을 가득 담고 있어서 입을 닫고 일어섰다. 따라 나서기 전 밥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밥이 행맨을 올려다봤다.



“잠깐 얘기 좀 하다 올게.”

“싸우지 마.”

“내가 쟤랑?”

“......그런 거 하지 말란 얘기야. 시비 거는 거.”

“베이비. 언제는 내가 싸가지 없어서 좋다더니.”

“백맨. 그만. 나 지금 딱 토할 것 같다.”




다정한 행맨 말투가 적응이 안 된다며 토하는 시늉을 해보인 피닉스 덕에 대화는 마무리 됐다. 밥이 약간 불안한 눈빛으로 행맨과 루스터가 사라진 곳을 응시했다. 



“근데 너 프리츠한테는 얘기 했어?”


팬보이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밥에게 물어왔다. 돌아갔던 시선을 다시 테이블로 가져온 밥은 들려온 프리츠의 이름에 곤란한 얼굴을 했다. 


“아- 결, 결혼 얘기는 아직. 프리츠 지금 2주 동안 훈련 간 상태여서 연락이 안 됐거든.”


밥의 말에 다들 다 같이 탄식을 흘렸다. 피닉스는 그런 밥에게 맥주잔을 들이밀었다. 그리곤 밥 앞에 놓인 소다 잔에 건배를 하고는 말했다.


“잘해봐, 밥. 간만에 프리츠 이름 값 구경할 수 있겠네.”



그 말에 곧장 팬보이와 페이백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졌다.





*





루스터를 따라 나온 행맨은 모래사장에 주저앉은 루스터를 따라 옆에 앉았다. 솔직히 루스터가 왜 이렇게까지 열을 내는지 행맨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아까 했던 말처럼, 그가 밥의 보호자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이러니 자신이 관심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었다.




“한대 필래?”



담배 한 대를 입에 문 루스터가 불을 붙이기 전 행맨에게도 권해왔다. 제가 언제 담배 피는 것 봤냐는 눈빛으로 씩 웃어보이자 루스터는 아차했다는 듯 본인 입에서도 담배를 걷어내고는 말했다.


“아, 미안. 너 안 피지. 펴도 되는 지를 먼저 물어볼 걸 그랬네.”

“펴. 괜찮으니까.”



그럼 사양 않고 피겠다며 불을 붙인 루스터였다. 그 모습을 보던 제이크는 제가 항상 거슬려하던 루스터의 면모가 여기서 드러난다고 느꼈다. 루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반쯤 갇혀 살고, 모든 비행 점수가 보드에 붙어 매일이 경쟁의 연속인 항모 생활에서도 그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행맨은 그게 이해가지 않았다. 이곳은 밟지 않으면 제가 밟히는 곳이었다. 해사 시절부터 지금 부대에 이르기까지 경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남들보다 뒤떨어지거나 책잡힐만한 거리를 주고 싶지 않아 아등바등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너 지금 내가 왜 불렀나 싶지.”

“잘 아네.”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는 행맨을 보며 루스터는 담배연기를 뿜으며 웃었다. 



“내가 너네 다 아끼는 거 아냐? 하다못해 너도.”

“취했네. 주정하려고 불렀으면 들어간다.”

“진심이야. 너도 알다시피 난 외동이라. 형제자매 생긴 것 같아서 좋았거든.”


가차 없이 몸을 일으키려던 행맨은 루스터를 흘끔 보고는 다시 자리를 잡았다. 자신도 오늘 충격적인 얘기 하나 한 셈이니까 루스터가 하는 얘기도 하나쯤은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일럿들 다 에고 하나는 장난 아니잖아. 넌 좀 그 중에도 유별나게 굴긴 하지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에고 쩌는 형제자매들 가득해서 좋다는 거?”

“아니, 너는 진짜. 말을 해도-.”

“그럼 뭔데.”

“굳이 결혼까지 해야겠어?”

“뭐?”


행맨은 지금 자기가 들은 얘기가 맞냐는 얼굴로 루스터를 바라봤다. 말의 의중을 읽으려 예민한 눈초리가 얼굴을 훑자 마지막 한 모금을 빨아들인 루스터가 미련 없이 담배를 비벼 껐다. 



“루스터. 네가 베이비를 아끼는 건 알겠는데. 좀 과해.”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는데. 그거 아냐. 나 밥한테 그런 쪽으로 관심 없어. 물론 걱정은 되지.”

“그럼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건데?”

“넌 인정하기 싫겠지만 난 우리 둘이 비슷한 점이 되게 많다고 생각했거든.”

“.......”

“고집도 있고, 자존심도 세고. 비행하는데 목숨 걸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별로 유쾌한 얘기는 아니네.”

“네가 밥이랑 결혼하는 순간 그건 너희 둘한테 독이 될 거야.”

“.......”

“너도 알고 있겠지.”




느슨하던 공기가 바짝 조여들었다. 루스터는 아까의 유순하던 얼굴을 감추고 눈빛에 무게감이 가득했다. 행맨은 그제야 루스터가 하려는 이야기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그동안 제가 사람을 잘못 봤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건 여유로운 게 아니라 그저 여유로움으로 감추고 있었을 뿐이었다.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난 괜찮아. 다 생각하고 결정한 거야.”

“밥은? 너야 그렇다 해도 밥은 어떡할 건데.”

“헤이. 루스터. 내가 맨날 베이비라고 하긴 하지만, 진짜 베이비가 아닌 건 알지? 걔도 여기까지 온 만만찮은 애라고.”



루스터는 행맨의 말에 낮게 고개를 내저었다. 



“너는 감추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몰라. 행맨. 넌 너무- 오픈 북이잖아.”

“내가? 평가가 과분하네.”

“항상 우위에 서있었던 사람의 특징 아냐? 자신을 내보이는데 두려움이 없는 거.”



그 말에 행맨은 목이 콱 막힌 듯 할 말을 내뱉지 못했다. 루스터는 그 사이 일어나 옷을 털었다. 그리곤 행맨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이크는 그 손을 잡지 않고 한참동안 루스터를 바라보다 일어섰다.




“루스터.”

“어.”

“네 말대로 알고 있어. 우리 둘이 결혼을 하고, 군에 알리고 하면 독이 될 거라는 거.”

“......”

“난 남한테 지기 싫어서 별 짓 다하는 새끼고, 이건 분명 언젠가 내 흠이 될 테지만 할 거야. 근데, 그 이유는 네 말대로 내가 너무 다 드러내고 살아온 사람이라서 그런 건 아냐.”

“그럼?”

“네 말대로 다 감추고 살아온 로버트 플로이드는 그 이유 때문에 사랑조차 확신을 못해. 항상 내가 언젠가 자길 떠나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

“너네한테도 말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거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고, 걔도 굳이 감추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거 내가 알려줄 거야.”

“......행맨.”

“난 비행 못해도 상관없어. 걔를 위해서라면 그까짓 조종간 얼마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고.”




루스터는 단호해 보이는 행맨의 얼굴에 하려던 말을 삼켰다. 제가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이미 결정을 내린 행맨과 밥은 듣지 않을 것이었다. 그저 둘이 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앞으로 좀 더 수월한 항해를 하기를 바랐다. 



“그래. 그래야 행맨이지. 그래도 좀 마음이 놓인다.”

“뭐가?”

“네가 밥이랑 결혼한다고 했을 땐 우리 애를 꼬셔서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었는데, 생각보다 네가 엄청 절절한 것 같아서.”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눈빛으로 쏘아보자 루스터가 어깨를 으쓱했다. 행맨은 루스터와 함께 다시 펍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문득 생각난듯 물었다.


“너 근데 진짜 몰랐냐? 피닉스는 이미 알았는데.”

“뭐? 진짜로?”

“어. 내가 베이비한테 고백하던 날 들켜서.”

“너 고백 언제 했는데?”

“어.......버드 스트라이크 있던 날?”



버드 스트라이크라는 말에 곰곰이 기억을 더듬던 루스터는 그게 무려 미라클 미션 때임을 떠올리고 기가 막힌 표정이 되었다.


“아, 이 미친. 백맨. 진짜- 그때부터였다고?!”


루스터가 이 결혼은 절대 무효라면서 포효하는 동안 행맨은 귀를 막고 먼저 펍으로 뛰어들어 간 후였다.













-
행맨밥 파워풀먼 






+밑은 사족임. 넘겨도 됨
이번 편은 솔직히 싹 다 걷어낼까말까 엄청 고민하던 건데 그냥 끼워 넣었음
하드덱 씬이 너무 좋았기도 했고, 루스터랑 행맨의 그 미묘한 관계성도 좋아서 ㅇㅇ...

뭔가 개인적으로는 루스터는 행맨밥 결혼한다고 하면 현실적인 면에서 걱정하는 큰형 같을 것 같은 느낌이 있음.
밥은 나이차이 많이 나는 동생 같아서 그런 면에서 걱정하고 행맨은 자기랑 비슷한 면모때문에 너 이런 거 다 포기해야 할 텐데 괜찮아? 하는 느낌으로 걱정할 것 같은 그런.....


뭔가 개연성이 너무 멀리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이번편은 잠깐 쉬어 가는 거라고 생각해도 될듯...
진행이 좀 늘어져서....ㅁㅇ
아마 담편부터 다시 달릴 예정임...아마도.
2023.01.30 11:07
ㅇㅇ
행맨 너 진짜 어쩌려고 이러냐......... 이렇게 애틋하고 절절했는데...... ㅠㅠㅠㅠ 밥을 위해서라면 비행 못해도 상관없다면서 루스터도 결국 설득시켰잖아.... 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지금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ef1d]
2023.01.30 11:08
ㅇㅇ
행맨의 타고난 본성과 루스터가 말했던 자신을 내보이는데 두려움이 없는 오픈북 스타일이라는 것이 합쳐져서 기억을 잃은 지금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꼬인 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행맨이 말했던 것처럼 밥은 행맨의 스타일이 아니었으니까.. ㅠㅠㅠㅠㅠㅠㅠ
[Code: 5992]
2023.01.30 13:44
ㅇㅇ
모바일
센세 내 가슴 찢어져...루스터나 프리츠, 피닉스가 걱정했던게 무색하게 잘 살수 있었던 애들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억을 잃는 바람에 초기화 된 행맨이 ㅠㅠㅠ결국ㅠㅠㅠㅠㅠㅠㅠ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4fe]
2023.01.30 15:48
ㅇㅇ
모바일
과거에 행맨이 잘했던만큼 업보가 제곱되는 느낌이다 이를어째...ㅠㅠㅠㅠㅠ
[Code: 5aac]
2023.01.30 17:21
ㅇㅇ
모바일
루스터 캐해 미쳤다
진짜 저럴 거 같다
루스터행맨 대화씬 진짜 진짜 같네..
[Code: 7b65]
2023.01.30 18:46
ㅇㅇ
모바일
영건즈 관계성 너무 좋아서 이번편 너무 좋아ㅠㅠㅠㅠ 얼마나 진심인지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것도 좋고 좋은 사람들이 둘을 얼마나 아끼는지, 걱정해줬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랬는데 행맨쉑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떻게할래
[Code: 078a]
2023.01.30 22:34
ㅇㅇ
모바일
이편의 밥에 대한 행맨의 진심을 보니까 더욱 기억잃은 행맨의 언동이 뼈아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군경력보다 비행보다 소중한 베이비한테 제손으로 비수를 박아버린 거잖아...
[Code: e6d5]
2023.01.31 01:17
ㅇㅇ
모바일
아 진짜 행맨 이렇게 진심이었는데 그렇게 밥한테 비수를 꽂은 거였냐고…. 얼마나 후회할라고 미친노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8b8]
2023.03.02 15:37
ㅇㅇ
모바일
하… 나 진짜 가슴 찢어진다 왜 진짜로 눈물나냐… 다들 저 모습 그대로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아…
[Code: ae89]
2023.12.15 23:17
ㅇㅇ
모바일
진짜 눈물나 너네가 어떤 사랑을 했는데 ㅜㅜ
[Code: c5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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