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공포ㅈㅇ 괴담ㅈㅇ





 

9월 1일 (금) 

AM 10:23

[붕붕대학교병원]

[Web발신]

[붕붕대학교병원 원무행정직 합격자 안내]

안녕하십니까, 붕붕대학교병원 인사팀입니다. 먼저 최종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붕붕대학교병원 근무 매뉴얼을 보내드리오니 반드시 숙지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첨부링크_BBUH붕붕대학교병원 원무행정직 근무 매뉴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본 매뉴얼은 붕붕대학교병원 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매뉴얼입니다. 외부로 발설 및 유포 시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본 매뉴얼은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제공됩니다. 병원의 전 직원들은 매뉴얼을 반드시 숙지해야하며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생기는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 매뉴얼은 한 번만 열람 가능하며 원내에서는 매뉴얼을 열람하지 마십시오. 만약 원내에서 매뉴얼을 열람하셨다면 즉시 병원의 서문으로 나가 사람들 사이에 섞이십시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0. 정규 근무 시간은 오전 8시~오후 5시입니다. 정규 근무 시간 외에는 병원에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원내 입원 환자와 일부 야간 근무 직원 외에는 출입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오후 5시 이후에 병원에 계신다면 노을이 지기 전까지 병원 밖으로 나가십시오.

 

0-1. 만약 노을이 질 때 병원에 계셨다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십시오.

→ C: 이 새끼들은 매번 뒤지래. 곧장 청소도구함으로 뛰어가서 3번 밑에 있는 글씨 읽어.

1. 원무행정직의 경우 본관에만 출입하므로 정보가 일부 제한되어 제공됩니다. 따라서 원무행정직원이 정문, 치과병원 입구, 시계탑, 본관 외의 장소에 입장할 경우 매뉴얼 위반으로 취급됩니다. 이후 발생하는 모든 불이익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2. 원무행정직원이 통행 가능한 병원의 입구는 정문 뿐입니다. 그 외의 출입구로 통행을 시도할 경우 빛을 받을 수 있습니다.


2-1.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정문에서 검문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2-2. 해가 없는 시간에는 경비원이 정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원무행정직은 야간 근무 해당 직원이 아니므로 병원 출입이 불가합니다.


2-3. 해가 떠있는 시간에 경비원이 있거나 야간 근무 직원임에도 경비원이 게이트를 열어주지 않으면 치과병원 입구로 도망가십시오. 경비원은 랜턴으로 당신을 향해 빛을 쏠 것입니다. 절대 빛을 쳐다보지 마시고 도망가십시오.

 

2-3-1. 만약 빛을 보셨다면 그 자리에서 혀를 깨물고 자살하십시오.

→ M: 바로 시계탑으로 들어가.

 

2-3-2. 치과병원 입구에서 숨을 멈추고 경비원이 떠나기까지 기다리십시오. 경비원의 랜턴은 2분 이상 작동할 수 없습니다. 랜턴이 꺼지면 경비원은 떠납니다. 당신이 경비원이 떠날 때까지 생존했다면 3번 항목을 따르십시오.

→ G: 랜턴 4분 이상 작동 확인. 간호직 1명 질식사. 인턴 2명 발각 후 사망. 경비원이 입구 뒤 풀숲 확인할 때 시계탑으로 들어올 것.

3. 정문을 무사히 통과해 치과병원 입구까지 왔다면 숨을 쉬지 말고 소리 없이 병원 앞을 지나가십시오. 절대 침을 삼키거나 이를 갈아서는 안 됩니다.
→ C: 저녁 배급 시간되면 본관 1층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로 와.

 

3-1. 만약 치과병원 입구의 불이 켜진다면 당신은 소리를 낸 것입니다. 최대한 치과병원에서 멀리 달아나십시오. 그리고 운명을 받아들이십시오.

→ C: ㅅㄱㅌ

→ M: 시계탑이라고 제대로 적으세요. 시계탑으로 뛰어. 절대 잡히면 안 돼.
 

→ G: ‘이빨 요정’ 확인. 텔레포트 거래표 첨부.

정문 옆 경비실 = 어금니 2개

본관 1층 = 심장 1개

서문 = 앞니 1개

시계탑 = 뇌 1개
 

→ T: 그냥 죽으라는 얘기 아니에요? 미쳤네. 이빨 괴물 ㅗㅗ

→ C: 누가 내 얘기 하냐.

→ T: ㅋㅋㅋㅋㅋㅋㅋㅋ

→ M: 사담 적지 마세요 제발.

→ T: 서문 옆에 동창회관에서 빛 나오잖아요. 빛 받으면 바로 연구원 행인데. 그냥 죽으라는 거지.

4. 시계탑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 T: 쫄?

→ M: 한가하면 수색조 들어갈래?

→ T: 미안.

5. 본관에 무사히 도착하셨다면 출입증을 찍고 근무를 시작하십시오.








 

신분 확인 중

.

.

.

certificated: 원무행정

.

.

.

※※ 6번 문항부터 열람 불가입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숨을 참고 불이 꺼진 청소도구함에 숨어있었다.

 

오후 5시 10분, 퇴근하려던 찰나에 점심으로 먹은 치킨마요덮밥이 상했는지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갔던 게 화근이었다. 딱 10분 지났는데. 귀신같이 오후 5시가 넘어가자 병원 전체의 불이 꺼졌다.

첫 출근이었고 부모님께 효도 한 번 해보려고 열심히 공부해서 세계 최고 대학병원에 취업도 했다. 워라밸도 좋고 연봉도 높고 모두가 꿈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곳에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하철에서 대충 읽는 게 아니라 꼼꼼히 정독할 걸 그랬다. 병원이니까 성실근무, 환자 프라이버시 같은 얘기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섬뜩한 얘기들이 써 있을 줄 몰랐다. 어쩐지...
 

화장실에서 불이 꺼지자 마자 매뉴얼에서 언뜻 본 청소도구함으로 달려갔다.

다행히도 화장실 바로 옆이 청소도구함이라 노을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우선 저녁 배급 시간이 되기까지 기다렸다. 당장 1층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로 가야 했다.






 

시간이 되자 복도에 있던 사람들이 섬뜩할 정도로 모두 병실로 들어갔다. 분명히 야간 근무 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했는데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보이지 않고 덩치가 엄청 큰 여자가 배식 카트를 끌고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누가 봐도 사람은 아닌 형상이었다. 살은 녹아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카트 안에 담긴 건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날고기들 뿐이었다.
 

아무생각없이 달렸던 것 같다. 엘베는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못 타고 계단으로 내려왔다. 계단 바로 옆에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의 문을 열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복도 끝에서 여자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여자는 피가 잔뜩 묻은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고, 피부는 보라색이었다. 눈에는 눈동자가 없고 입은 찢어져있고... 눈이 마주쳤다.




 

시발. 여자가 웃고 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문고리만 잡아당기면 사무실인데.

 

벌컥.
 

누가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내 팔을 잡아당겼다.








M: 야, 죽으려고 환장했어? 빨리 들어와야 될 거 아냐.









G: 빛 받았는지 확인해.

M: 안 받았어요.










C: 미친ㅋㅋㅋ. 7년 만에 생존자네? 










T: 대박이다. 그동안 매뉴얼 바꾼 보람이 있네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등장,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여자의 모습때문에 멍해졌을 무렵 사무실 구석에 위치한 낡은 라디오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ㅇ...아... 들려? 여기 약제부.
뭐 가져갈까?


M: 지혈제 가져와. 가능하면 어린이 비타민도 좀 챙겨오고. 이번 수색 어린이병원이야.


알았어. 칼슘은? 대장 앞니 없어서 며칠째 툴툴대잖아.


M: 그래, 칼슘도 챙겨와. 


C: 센스 쩔어. 약쟁이가 성격이 더러워서 그렇지 날 끔찍하게 아낀다니까.






















P: 약쟁이 아니고 약사라니까요.

















나폴리탄 괴담 같은 걸로 너붕붕 보고싶어서 써봄...


맥카이너붕붕
가렛너붕붕
뿌꾸너붕붕
칼럼너붕붕
티모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