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매브 #루버릭 #검진결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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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것과 한창 방황할 십대 중반에 어머니를 잃은 것은 완전히 달랐다. 브래들리는 장례식 준비가 한창인 집 안의 공기가 버거워 도망치듯 집을 빠져나와 무작정 달렸다. 부정할 수 없는 상실과 의미 없는 위로로부터 멀어지고싶었다.

-브래들리!

익숙한 목소리가 순간 걸음을 멈추게 만들 뻔 했지만 브래들리는 입술을 깨물고 계속 내달았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자신을 쫓아오기를 바랐다.

-브래들리! 기다려!
-놔요!

정말로 놓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매버릭이 놓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을 끌어당겨 안았을 때 진심을 다해 벗어나려하지도 않았다.

-미안해, 브래들리, 미안해..

당신이 미안해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냐고, 사과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면 말이 아닌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브래들리는 진정이 될 때까지 한참을 말 없이 안겨있다가 겨우 고개를 들어 매버릭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누가 보면 어머니를 잃은게 브래들리가 아니라 매버릭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표정이 오히려 루스터를 진정시켜주었다.

-이제 아무도 없어.
-브래들리..
-나한테는, 아무도..

말 하다보니 결국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고야 말았다. 쪽팔려서 소매로 눈을 벅벅 닦았지만 눈물이 그치는 것보다 다시 품에 안기는게 먼저였다.

-내가 있어, 브래들리. 내가 있을게.
-..떠나지 마.
-절대로. 항상 네 곁에 있을게.

그렇게 말해도 결국 또 전투기를 타고 떠나버리리라는 사실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정말 그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라도 곁에 있어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매버릭은 정말로, 해군 파일럿으로서 어쩔 수 없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브래들리 곁에 있었다. 점점 나빠져만가는 국제관계 속에서 수많은 목숨이 사라질 때에도 기어이 제 곁으로 돌아오곤 했다.

브래들리는 그가 언제까지나 약속을 지킬거라고 믿었다. 자신의 사관학교 입학 지원서가 매번 반려되었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때 기억 나요?
[루스터? 너.. 괜찮니?]

자기가 뭘 묻는지도 모르면서 안부부터 확인하려는 것이 매버릭 다워서 브래들리는 취기가 잔뜩 오른 와중에도 웃고 말았다. 분명히 원망스러운데 그 원망이 의미가 없어질만큼 사랑스러웠다. 당신을 오롯이 미워할 수 있었다면 내 인생은 수천배 편했을거야.

-엄마 장례식때요. 언제나 곁에 있어주겠다고 약속했었잖아요.

그래놓고 내 원서 반려시키고 말도 없이 사라졌지만. 브래들리가 툭 내뱉고는 실없이 웃었다. 전화를 받고 있을 매버릭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미안해.]
-됐어요. 다 지난 일인데.
[브래들리.]
-맞아요.
[뭐?]
-이제 ‘루스터’가 아니라 ‘브래들리’에요.

매버릭은 한참 말이 없었다. 아마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브래들리는 그가 울음을 삼키는 소리를 들었다.

[브래들리, 제발.. 나 때문에 그러지 마.]
-울지 말아요.

달래줄 생각은 없었다. 그냥 그가 자신과 이야기할 때마다 울먹이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술기운이 혀를 제멋대로 움직이게 놔둔 결과였다. 하고싶었지만 하려고 했던 말이 아니었고, 효과도 없었다. 매버릭은 이제 본격적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출격 전에 할 수 있다며 희미하게 웃어주던 얼굴이 꿈만같았다.

-당신 탓 아니니까 울지좀 말고.. 웃어요.

귀국하자마자 열두시간을 자더니 갑자기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되어서 학교까지 빠지게 하고 디즈니랜드에 데려가주었던 사람처럼, A로 도배된 성적표를 액자에 넣어서 기념사진을 찍자며 달려들던 사람처럼 웃어주었으면. 브래들리는 잠시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

-..나중에 봐요.

매버릭이 숨죽여 우는 소리를 더이상 듣고싶지 않았다. 애초에 무엇을 기대하고 전화를 걸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휴대폰을 테이블 위로 성의없이 던져놓은 브래들리는 박스 하나에 정리된 자신의 짐과 매칭률 검사결과지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오늘 아침 일찍 브래들리는 새러신 의원의 연줄을 빌려 사설 센티넬 연구소에서 매버릭과의 개별매칭률검사를 했다. 해군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매버릭의 자료를 가져다 쓸 수 없어서 그의 피가 묻어있는 조종복을 가져다주었다. 연구소 직원들은 당혹스러워하는듯 했지만 권력자가 배후에 있으니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한 시간만에 브래들리는 헛웃음 나는 결과지를 받았다.

97%

얼마나 놀라웠는지 연구소장이 직접 나와 흥분한 얼굴로 이렇게 높은 매칭률은 처음이라며 야단을 떨었다. 적당히 대꾸하며 들어주자 이 정도 매칭률이면 얼마나 빨리 센티넬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떠들다가 어쩌면, 이라고 말을 이어가다 불에 데이기라도 한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말을 끊었다. 그 순간을 놓칠 브래들리가 아니었다.

-어쩌면, 뭡니까?
-아뇨, 아뇨, 어쩌면 하늘이 정해준 매치일지도 모른다고, 그냥 실없는 소리였습니다.

그러나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그게 전부가 아님을 알려주었다. 경력은 없어도 정치를 택한 이의 날카로운 눈을 속이기에는 형편없는 연기력이었다. 어쩌면 새러신 의원은 이것까지 계산에 넣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알만한 사람끼리 숨길 필요 있습니까?

어차피 상대방 동의도 없이, 그것도 옷에 묻은 피로 검사를 진행한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 거기에 또다른 ‘해선 안되는 이야기’ 하나쯤 더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장은 상당히 심약한 사람인것 같았다.

-계속 찾으시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되실겁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이제 회유보다는 협박이었다. 브래들리 본인이 가진 영향력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쉬웠다. 어쩔 줄 몰라하던 소장은 결국 단서랍시고 ‘독점’이라는 단어를 내뱉고는 자신은 더 말할 수 없다며 조개처럼 입을 다물어버렸다.
2023.02.13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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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와 동접!!!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서 선설리 달고 감상하러 간다 끼오오오옷!
[Code: f780]
2023.02.13 23: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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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머지 브래들리가 매칭률 알았구나ㅠㅠ 뺏겼다고 생각할만 하지ㅠㅠㅠㅠㅠ
[Code: d471]
2023.02.13 23: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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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셨어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f5df]
2023.02.13 2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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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의 매칭률이면 하늘이 정해준 매칭률인게 맞는듯한데 소장이 말한 독점이라는건 무슨 뜻일까? 센ㄷ니넬과 가이드가 독점이라는 뜻일까? 센세 여기서 끊으시다니 ㅈㄴ 밀당의 천재 ㅠㅠㅠㅠㅠ
[Code: f5df]
2023.02.13 23: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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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해서 전화한 브래들리는 그저 예전처럼 웃는 매버릭의 목소리가 그리웠던 것 같은데 매버릭은 웃어줄 수가 없네 이 꼬인 관계를 어쩔거야 ㅠㅠㅠㅠㅠ
[Code: f5df]
2023.02.13 23: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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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357]
2023.02.13 23: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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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솔직히 난 아이스 집착이 지금은 좀 밉다 저런 매칭률 수치면 매버릭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기가 붙잡아야지 아무리 자기 옆에 두고 싶고 루스터의 애정이 싫더라도 말이지 ㅜㅜ둘 사이에서 매버릭만 죽어나는 거 같아서 맘 아파
[Code: b3a4]
2023.02.13 23: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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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센세 항상 좋은 글 고마워 기다렸어
[Code: b3a4]
2023.02.14 00: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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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입갤 ㅠㅠㅠㅠ
[Code: 35d3]
2023.02.14 00: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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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가 이제 매칭률을 알게 되었으니 더욱 더 직진 할 거 같다 너무 재밌어
[Code: 35d3]
2023.02.14 0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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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률을 알았으니 브래들리가 이걸 무기로 매버릭을 돌려받으려고 하지 않을까? 매버릭은 아이스도 브래들리도 사랑하는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센세는 천재다 어떻게 이런 관계성을 그려내는지 그저 감탄만 ㅌㅌㅌㅌㅌㅌ
[Code: e207]
2023.02.14 06: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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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
[Code: a9c2]
2023.02.14 08: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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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가 드디어 숨겨왔던 매버릭과의 매칭율을 알게됐네ㅠㅠㅠㅠㅠ게다가 살짝 브래들리가 그동안 찾고 있던 단서 조각을 찾은 것 같은데 궁금해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1b9]
2023.02.14 09: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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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ㅠㅠㅠㅠㅠㅠㅠ 드디어 브래들리 알아버렸네 ㄷㄷㄷㄷㄷ
[Code: a54e]
2023.02.14 17:05
ㅇㅇ
ㅁㅊ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내 센세 오셨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241]
2023.02.14 19: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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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아아어아아악 센세!!!!!!!!!!!!!!!!
[Code: 61f1]
2023.02.16 1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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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오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매칭률까지 알아낸 브래들리가 어떻게 할지 너무 궁금해 센세가 어나더로 오실때까지 여기서 숨 참고 기다릴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ae3]
2023.02.16 11: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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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이란게 무슨 뜻일까? 97%면 서로를 독점해도 된다는거? 다음편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너무 재밌고 쫄깃쫄깃해 센세는 천재다 ㅠㅠㅠㅠㅠ
[Code: 9a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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