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매브 루버릭 가이드/센티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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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매브 #루버릭 #검진결과지




-아이스!

카잔스키는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제 품으로 달려오는 몸을 꽉 끌어안았다. 다른 사람을 안으면서 이렇게까지 충만감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카잔스키는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 뻔한 매버릭에게 당장 가이딩을 퍼부어주었다. 매버릭의 몸에서 긴장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미안. 내가 없어서 힘들었지?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 탑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항상 관찰하고 있는 폭주가능성 수치와 정보원이 올린 상세한 보고서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루스터에게 막대한 부채감을 가지고 있는 매버릭이 결코 그에게 가이딩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확신하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것은 루스터가 둘 사이의 앙금이 해소되기도 전에 가이딩을 하겠다며 나선 것이었다. 언젠가는 그가 매버릭의 가이드가 되겠다고 자처할 것을 알았고 그에대한 조치도 마련해뒀지만 매버릭이 가이드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손을 잡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도 행맨의 행동이 자극이 된 모양이었다.

루스터가 매버릭의 손을 잡아 가이딩을 시작하고, 매버릭이 그의 손을 뿌리치기까지 30초 남짓한 시간 동안 폭주 위험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줄어들었다. 매칭률이 80%만 넘어도 매칭을 추천할 만큼 상당한 수준이지만, 90%를 넘느냐 아니냐는 엄청난 차이였다. 그렇다고 해도 매버릭을 넘겨줄 생각은 없었다. 카잔스키는 제 품 안의 매버릭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내 몸이 통제가 안 돼.

매버릭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 있었다. 카잔스키는 살짝 몸을 빼고 매버릭의 얼굴이 자신을 향하게 만들었다. 눈물 젖은 눈은 무척 아름다웠지만 다른 사람때문에 우는 걸 보고싶지는 않았다.

-미첼, 네가 발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어쩔 수 없는거야.
-..언제까지 이럴까?
-계속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몇 주까지 걸리기도 해.

절망스러운 말이겠지만 카잔스키는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매버릭의 손을 감싸듯이 잡고 덧붙였다.

-내가 계속 여기 있으면서 도와줄게. 한동안 이쪽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겠다고 말 해뒀어.
-그래도 돼?

괜히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서도 얼굴에서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귀여워 카잔스키는 키스로 답을 대신했다.

-마음같아선 탑건에 같이 있어주고 싶지만, 내가 움직이면 큰 일이 돼버리니까.. 대신 상태가 안 좋은 날에는 차를 보낼테니까 타고 와.

매버릭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카잔스키는 그가 제 상태가 좋지 않다고 순순히 연락할 리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이 직접 확인해서 판단할 것이고, 나중에 매버릭에게 자신이 그의 상태를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걸 들키더라도 별 일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안정이 중요한 시기에 이런 짐을 지워서 미안해. 하지만 그 애들은 네가 필요해. 해군도, '매버릭'이 필요해.

순간 매버릭의 눈에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의심이 스쳤다.

-..난.. 모르겠어, 아이스. 난..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특히 루스터에게는...
-미첼.. 날 믿어. 그 애들에겐 '매버릭'이 필요해.

엄청난 도그파이트가 예상되는 임무였다. 매버릭을 내보내고 싶지 않다는 카잔스키의 희망사항과는 별개로 오직 매버릭만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교관이라고는 했지만, 아마도 매버릭이 팀 리더가 되어 임무에 투입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뒤따르는 팀원들이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완벽해야 했다.

-해군도 '매버릭'이 필요하고.

매버릭이 또다시 부정하려고 하기 전에 카잔스키가 매버릭의 얼굴을 감싸쥐고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나도 '매버릭'이 필요해.

신뢰를 가득 담은 말에 매버릭이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다시 카잔스키를 바라보는 녹색 눈동자는 어딘가 후련해보이기까지 했다.

-고마워, 아이스.

매버릭이 키스를 해 왔고, 카잔스키는 기꺼이 응해주었다.

-저녁 안 먹었지?

짧은 키스가 끝나고, 식사 얘기를 꺼내자마자 매버릭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입을 삐죽이며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너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콩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

카잔스키는 방금 전까지 고민하던 것들은 다 날려버린 채 쫑알대느라 바쁜 매버릭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했다. 조금 리드하듯 움직이자 매버릭이 본능적으로 따라 움직였고, 꽤 질척한 키스가 이어지다 갑자기 뚝 끊어졌다.

-너, 너, 이런 걸로 넘어가려고...
-워싱턴에서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 들러서 디저트 사왔는데, 저녁 먹고 같이먹자.

'그런 걸로 넘어갈 것 같냐'와 '워싱턴 유명 디저트'사이에서 맹렬하게 고민하는 것이 빤히 보였다. 한번 더 부드럽게 채근하자 매버릭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잘생겨서 봐주는 줄 알라고 말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식당으로 향했다. 아닌 척 해도 기대감에 살랑이는 꼬리가 보이는 듯 해서 카잔스키는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그 날 저녁은 꽤 오랫동안 침대에서 보냈다. 제 흔적이라도 가득 남겨놓지 않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지 않아 발목부터 시작해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 골반뼈와 옆구리를 타고 올라와 쇄골과 어깨, 목덜미까지 골고루 씹어놓았다. 하늘에선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굴지만 잠자리에서는 입은 살았어도 유독 순종적인 매버릭은 패티쉬라도 있냐며 불평했지만 밀어내지는 않았다. 이제 이 순종적인 모습을 보는 게 자신 뿐이라는 사실에 희열이 밀려왔다. 그 누구에게도 내어줄 생각은 없었다.

가이딩과는 관계없이 몇 번이나, 순순히 안겨 오던 매버릭이 짜증을 낼 때까지 안고 나서야 카잔스키는 지쳐 잠든 매버릭의 뒤처리를 해주고 작은 몸을 끌어안고 누워 확실히 잠든 것을 확인한 다음 매버릭이 깨어있을 때는 할 수 없는 말을 털어놓았다.

-그 애랑 관계를 회복해도 괜찮아. 다시 가까워져도 괜찮지만 오직 삼촌과 조카로서만 허락할거야. 그 이상은 안 돼.

그 이상은, 내가 막을테니까. 카잔스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제가 무슨 덫에 빠졌는지 조금도 알지 못하는 매버릭은 몸을 동그랗게 말면서 카잔스키의 품 안으로 더 파고들었다.




-...하.

브래들리는 짜증스럽게 마우스를 집어던지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인 기록을 열람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매버릭의 발현에 대한 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비밀에 싸여 있었다. 언제 발현했는지, 매칭 가이드는 누구인지, 어떤 유형의 센티넬인지 조차. 손을 맞잡았을 때 가이딩이 흘러들어가던 느낌을 보면 분명히 센티넬이 맞는 모양이었지만..

멋대로 제 원서를 반려시키고 설명 하나 없이 멀고 먼 해외로 도망친 주제에 매버릭은 매년 브래들리의 생일에 카드와 선물을 보내왔다. 선물은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지만, 그냥 벽장 한 구석에 쳐박아버리고 잊어버렸고, 카드는 짤막한 축하인사와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는 말, 혹은 파일럿이 된 이후에는 안전하라는 말 한 마디만 적혀있었으니 읽고 나서 서랍에 버리듯 넣어두고 잊어버렸다.

그렇게 내 소식을 듣고 있었던 주제에 자기 일은 하나도 말 안 해 주겠다 이거지. 브래들리는 주먹을 꽉 틀어쥐었다.

브래들리는 군에 등록된 가이드였다. 등록할 때 피를 뽑아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 해 두고, 매칭률이 좋은 상대가 발견되면 가이딩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같은 부대에 센티넬이 있을 때 방사가이딩 정도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몇 번 해 준 적도 있었다. 가끔 그럴 기분이 들 때면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매칭률이 80%를 넘기는 상대를 소개받지는 못했다. 딱히 브래들리에게 아쉬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치 제게 어울리는 센티넬은, 제게 속할 센티넬은 따로 있다고, 운명이 됐든 그저 인생의 우연이 됐든 제게 그렇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항상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매버릭을 가이딩하는 순간, 알 수 밖에 없었다. 그와 자신의 매칭률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매칭 기준이 되는 80%를 훌쩍 넘기리라는 사실을.

하지만 매버릭이 센티넬로 발현했고, 매칭률 검사를 받았다면 왜 자신에게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인지 설명할 길이 없었다. 사이가 틀어지기 전까지 매버릭은 평범한 일반인이었다. 제가 연락을 끊은 10년간 발현했다 하더라도, 브래들리가 가이드로 등록했을 때 모든 센티넬과 매칭률 검사를 했으니 그 때 나왔어야 했다.

아니면, 이미 매칭 가이드가 있다던가.

상상만 해도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분명히 그를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매버릭도 제 도움을 원하지 않는 모양이었지만-그런 표정이라니, 겁먹은 기색만 없었어도 멱살을 잡고 따졌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의 매칭가이드는 자신인 것이 분명했다.

다음날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루스터는 탑건 내 센티넬 담당자에게 찾아갔다.

-개별 매칭률 검사를 의뢰하고 싶은데요.
-아, 브래드쇼 대위.

담당자는 기꺼운 얼굴로 브래들리를 맞았다. 매칭 센티넬을 찾는 데 적극적인 가이드는 흔치 않을테니 그럴 만 했다.

-누구랑 봐 드릴까요? 상대방 동의서는 가져오셨나요?
-동의는.. 구두로 동의했구요, 피트 매버릭 미첼 대령과 매칭률 검사를 하고 싶습니다. 제 매칭센티넬인 것 같아요.

동의서가 없다는 말에 담당자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차피 매칭 가이드를 찾는 것은 모든 센티넬들의 로망이나 다름없었으니 담당자는 일단 컴퓨터에 이름을 입력해 보기는 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브래들리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잠시 후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안한 말이지만, 브래드쇼 대위, 해당 센티넬에 대한 개별 매칭률 검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2022.09.16 16:24
ㅇㅇ
아니면, 이미 매칭 가이드가 있다던가.아니면, 이미 매칭 가이드가 있다던가.아니면, 이미 매칭 가이드가 있다던가.

아이스 미리 손써두길 잘했다 바로 매칭가이드 본인으로 등록하지 않았으면 어쩔뻔
[Code: 8333]
2022.11.22 00:55
ㅇㅇ
개맛도리
[Code: 7325]
2023.01.29 23:48
ㅇㅇ
모바일
ㄷㅐ작의 시작,,
[Code: 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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