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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2 14:06
2013년 한 의료행사에서 공개된 유니티 3d엔진 게임이 있다.
한 번 플레이한 사람들은 모두 다시는 플레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떨어지는 완성도를 가진 게임.
당시 개발자들이 한 말도 게임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우리 게임은 재미있지 않습니다. 재미있고자 만든 게임도 아닙니다.
게임을 구동시키면, 사진과 같은 놀이터가 플레이어를 반긴다.
주위를 둘러보면 놀이터는 꽤 크며, 어린아이같아보이는 캐릭터들이 줄줄이 놀고 있다.
왜인지 빨간색 복장만을 입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시야는 극단적으로 뿌옇다.
파란 하늘을 보면 날씨와는 상관이 없는데도.
플레이어는 아이들에게 다가가보기로 한다.
이들은 모두 얼굴이 없었다.
다만 게임 자체의 그래픽이 너무 떨어져, 의도한 사항같아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노는 소리가 들려와, 더 가까이 가본다.
갑자기 시야에 엄청난 노이즈가 낀다.
아이들이 놀던 즐거운 소리는 어느새 귀를 찢는 소음으로 바뀌어있다.
어디선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알파벳을 읊는 소리.
이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니, 플레이어가 내는 소리였다.
노이즈와 소음은 점점 더 심해진다.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 만든 게임일까?
특정 장소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인가 싶어서, 다른 캐릭터에게 이동한다.
회전판을 돌며 노는 캐릭터.
마네킹을 회전판 위에 붙여놓은 듯 회전판만 움직인다.
괜찮은가 싶어 다가가니 다시 발생하는 노이즈.
플레이어는 또다시 알파벳을 읊기 시작한다.
회전판은 점점 더 빠르게 돌고, 시야는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
플레이어는 결국 놀이기구를 박차고 나가 아이들이 없는 구석진 곳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이 놀이터에서 나가는 방법은 없었다.
다행인 점은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있다는 점이다.
플레이어는 결국 불쾌감만을 느낀 채 게임을 끄게 된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마치 사물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건 무엇이었을까.
주의: 심각한 소음이 들리기 때문에 민감한 사람은 시청하지 말 것.
게임의 이름 Auti-sim.
autisim은 자폐증, sim은 시뮬레이터의 줄임말로, 자폐증 시뮬레이터라는 뜻이다.
현직 의사와 프로그래머가 협력하여 의료 문제의 이해를 추구하는 행사 '해킹 헬스'에 출품된 게임.
청각 과민성 자폐 질환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자폐증 아동들에게서 보이는 첫번째 특성은 "사람이 다 똑같이 생겼다". "똑같은 옷을 입고 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이다.
자폐증 아동들은 사람들을 사물과 구별하지 못하여 사물의 한 종류로 의식하기 때문에,
사람을 '아주 특수한 사물'로 인식하고 미지에서 나오는 공포감을 느낀다.
보통 사물들과는 다르게 패턴을 예상하지 못하는 움직임과 소리를 내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공포감을 주는 대상인 것이다.
그 공포감을 주는 대상 중에서도 예측불가능한 돌발행동을 자주 일삼는 어린나이의 사람이라면?
말안해도 알 것이다. 다들 체험해보았으니까
이 사실로 인해 게임 내 캐릭터들이 왜 전부 빨간색옷을입고, 얼굴이 없었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사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소리만 냈던 이유 또한.
자폐 환자는 절대로 귀엽거나 사랑스럽지 않다.
공포 게임보다 더한 공포는, 누군가는 평생 이런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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