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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9 00:18
분명 정우성이겠지 다른 이유때문이라면 몰라도..


명헌이는 어쨌든 평생 살아온 나라에서 그대로 아는 얼굴들이랑 대학 올라가는 것뿐인데
우성이는 아예 다른 나라, 다른 언어, 다른 문화 속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0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거니까


농구 하는 순간은 다 잊을만큼 즐거운데 하루에 한마디 대화도 못하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익숙한 말소리들이 그리워질거임. 근데 국제전화는 시차문제도 있고 너무 비싸서 한달에 한번 걸까 말까, 그나마도 인사나 겨우 주고받으면 다행임 주로 편지로 연락할텐데 편지도 오가는데 두달은 걸린다며... 우성이 하고싶은 말은 종이 수십장을 채울 정도로 많은데 바로바로 전할수도 없고 대답을 들을 수도 없는게 괴롭겠지.

그래서 차라리 이곳에 연인을 만들면 미국에도 정붙이고 덜 외로울까 싶어서 명헌이한테 헤어지자고 했을듯. 편지로 헤어지자는 한줄 딱 적어서 보내는데 전화로 하면 금방 끝날것을, 편지가 오가는 시간만큼이라도 이별을 미루고싶은 속내는 본인도 모르는채로. 편지 보내놓고 다음날엔 후회함. 다다음날은 후련함.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이별했다는 사실마저 잊을쯤 답장이 오겠지.

명헌의 편지는 늘 그렇듯 정갈한 글씨로 세장정도 가득 채워져있음. 평범한 안부인사로 시작하는 첫머리를 읽고 우성은 자기가 보낸 편지가 안갔나? 생각함. 평소보다 도착이 늦어질 수도 있고, 중간에 분실됐을 수도. 그런 일이 흔했으니까. 거기에 안심한건 또 본인만 모름. 그렇게 여전히 이명헌의 연인인 기분으로 편지를 읽어나가는데 마지막 장이 이상한 부분에서 뚝 끊겨 있음. 그리고 몇줄 띄운 밑에 한마디.

[잘 지내.]

아, 우리 헤어졌구나.


우성은 조금 울었고 금방 회복함. 그보다 오래 울기엔 떨어져있던 시간이 길어서. 그리고 바로 학교에서든, 지역모임에서든 말 통하는 사람을 찾아서 만나기 시작함. 아마 같은 유학생이겠지? 처음엔 즐거웠음. 미국에 와서 이렇게 말을 많이 한건 처음이라. 오랜만에 한국에 대한 얘기도 하고, 유학생활은 어떤지 서로 묻기도 하고. 그런데 이것저것 떠들고 같이 다니면서 즐거운것도 잠시고 며칠 안돼서 할말이 떨어짐. 명헌이형한테 편지쓸때는 열장도 넘게 채우던 그 많던 할말들은 다 어디갔는지, 이상하게.

그야 우성이 관심있는건 농구, 산왕시절 얘기, 아니면 농구. 그뿐인데 상대와는 아무런 교집합이 없잖아. 또 상대가 흥분하는 최신유행, 패션, 클럽, 누구네서 열리는 파티 이런 얘기엔 흥미가 안생김. 그래서 기껏 새로운 연인을 만들고도 금방 헤어지길 반복하겠지...

그제야 우성은 외로운 이유가 곁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이명헌이 없기 때문이란 걸 깨달음. 오직 이명헌만이 채워줄 수 있는 마음이었던거야. 생각해보면 한달 내내 외로워도 명헌의 편지를 읽는 순간만큼은, 전화로 목소리를 듣는 순간만큼은 외로움이 뭔지조차 잊어버렸음.

그런데... 이명헌이랑 헤어짐으로써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을 스스로 버린거야.





#슬램덩크 #우성명헌
2023.04.09 00:28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우성아ㅠㅠㅠㅠㅠㅠㅠ빨리 다시 편지 보내 무르자고 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bb5]
2023.04.09 01:00
ㅇㅇ
모바일
우성아 빨리 다시 뭐라도 해라ㅜㅜㅜㅜㅜㅜㅜㅜㅜ눈물나네ㅜ
[Code: 0a6b]
2023.04.09 01:33
ㅇㅇ
모바일
바보야 빨리......우선행동해...어흐흑...
[Code: ec89]
2023.04.09 01:44
ㅇㅇ
모바일
바보 아기야ㅠㅠㅠ 더 후회하기 전에 빨리 잘못했다고 빌라고ㅠㅠㅠㅠ
[Code: 17fa]
2023.04.09 02:51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ㅜㅜㅜㅜ 당장 비행기 타 ㅠㅠㅜㅜㅜㅜ
[Code: e455]
2023.04.09 04:20
ㅇㅇ
모바일
바보ㅠㅠㅠㅠㅠㅠ바보갓기야ㅠㅠㅠㅠㅠㅠㅠ빨리 비행기타고 와서 형한테 잘못했다고 해ㅠㅠㅠㅠㅠㅠㅠ아 근데 직접적인 묘사 없는데도 명헌이 편지가 마지막장에서 뚝 끊기고 잘지내 이부분 명헌이 심정이 너무 생생하게 글 너머로 느껴져서 맴찢함ㅠㅠㅠㅠㅠㅠ
[Code: 9bcf]
2023.04.09 07:36
ㅇㅇ
모바일
우성아ㅠㅠ 무르자고 하는건 찾아가서 얼굴보고 하자ㅠㅠ 명헌이가 너한테 약하니까... 빌고 또 빌자ㅠㅠ
[Code: 8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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