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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08:27
ㅋㅂㅈㅇ ㅇㅌㅈㅇ ㄴㅈㅈㅇ ㅂㅁㅈㅇ ㅅㅍㅈㅇ

유전자의 힘은 역시 이길수가 없는것





얜 뭐야....

처음 본 순간의 인상은 딱 그거였다.
자기보다 두세 살은 더 많다 해도, 아니 과장 좀 더해 대여섯 살 위라 해도 안 이상할 듯한, 남들보다 뻘쭘하니 큰 키.
솔직히 올려다보기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그런데 가끔 마중나오시는 어머니도 시원시원하니 눈높이가 저 위에 있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한 살 차이 누나나 다섯 살 많은 초등학생이란 형은 그리 크지 않았는데, 쟤만 유독 저런가?

...란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서져 갔다.



"야, 너 지금 키가 얼마라고?"
"190."
"제정신이냐..."

15살이 190이면 앞으로 얼마나 더 클 건데.

하긴. 쟤네 엄마도 나보다 한참 더 크시지. 178이라고 하셨나?
아버진 더 하시더구만.
누나도 얼마 전 175 찍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형은 최근 2미터 되고 나서부터 다시는 신장 측정 안 할 거라고 진저리를 쳤다는데.

어머니는 150 후반의 아담한 체형에 아버지는 170후반이고 유일하게 두 살 차이나는 형만 180 중반대의 체격인 자기 집을 떠올린 수겸은 한숨을 푹 쉬었다.

"부럽다 자식아. 나도 더 컸으면 좋겠는데."
"넌 대신 빠르잖아. 난 그 속도감이 부럽던데. 너 뛰는 거 보고 있으면 머리 끝까지 짜릿해."
"공중전을 못 하잖아."
"그건 내가 네 옆에서 다 해 줄게. 넌 속도전만 해. 그걸로도 충분해."

위로하듯 제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손길에 수겸은 세운 무릎 위로 얼굴을 파묻고 눈을 감았다.

나 진짜 이런 애랑 사귀어도 되나.
얘는 내가 뭐라고 날 이만큼 아껴 주지.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는 느낌이다.



"어머 우리 애기 왔니?"
"아, 네, 누나."
"어쩌지? 우리 바보 지금 없는데. 오늘 센터시험 공부한다고 밤 샐 거라더라."
"아니에요. 저.. 집에서 이거 가져다 드리래서."
"우와~ 오렌지! 나 이거 좋아하는데~ 애기 들어와서 밥 먹고 가라. 엄마! 수겸이 왔어! 애기 밥 좀 먹여서 보내요! 나 나간다!!"
"어머, 왔니? 얼른 와서 앉아라. 오늘은 형도 누나도 밖에 나가고 현준이도 아버지도 늦는대서 엄마랑 둘이 먹어야 하는데 괜찮지? 너 고3인 애가 맨날 할일이 그렇게 많아서 어쩐대. 어쩜, 얘 마른 거 봐라."

반갑게 맞아 주시는 어머니의 눈높이가 18살이 된 이제서야 맞는다.

언젠가 투정 비슷하게 너희 아버지는 대체 신장이 얼마나 되시냐 물어봤더니 잠시 생각하다 나보다는 작아 하는 말에 그냥 납득하고 넘어갔는데, 그 작다가 고작 2센티일 줄은 몰랐지.
어머니도 자신과 키가 똑같고, 대학에서 스튜어디스 준비중인 누나는 180, 어디 IT기업에 다닌다는 형은 2미터 1센티였던가 2센티였던가.

우리 형도 187근처 되니 크긴 크지만 그래도 우리 집에선 내가 두번째로 큰데, 여기 오면 정말 모두에게 둘러싸여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

애기 눈밑에 다크써클 봐라. 이거 비타민인데 좀 먹어라.
수겸이 온 김에 다같이 외식할까? 오늘 아빠가 큰맘먹고 산다.
어머 얘 입술 다 튼 거 봐. 이거 누나 쓰는 립밤 줄게. 효과 좋다?
너 눈 왜 그래. 쟤가 너 울렸어? 야 성현준이 잠시 형이랑 면담 좀 할까? 내가 너 죽을까봐 안 때렸는데 오늘은 좀 죽어보자.

주전선수. 주장. 감독.
그 모든 짐을 놔버리고 막내가 돼서 모두에게 실컷 사랑만 받을 수 있는 곳.

"야."
"왜."
"고맙다."
"뭔 소리야."
"사랑해."
"...그걸 여기서 왜 말하는데??"
"결혼할까?"
"저기.. 너 지금 여기 어딘지는 알지?? 열 있어? 괜찮냐??"

알지 그럼.
윈터컵 오프닝 기자회견장인 거.
이정도는 해야 널 확실히 잡을 거 아냐.

실없이 웃음이 터져버린 수겸과 옆에서 얼이 나간 현준의 주변으로 카메라 플래시만 미친 듯 터져나가고 있었다.




#슬램덩크 현준수겸 하나후지
2023.04.21 08:41
ㅇㅇ
모바일
그치...수겸이는 애기지..
[Code: 3616]
2023.04.21 08:59
ㅇㅇ
모바일
수겸이 잘하네 ㅋㅋㅋㅋㅋ
[Code: 0589]
2023.04.21 09:12
ㅇㅇ
모바일
흐읍 귀여워...너무 귀여워 ㅠㅠㅠㅠㅠㅠㅠ 178 운동부 수겸이 족구미 애기맞지 그치
[Code: 2f6a]
2023.04.21 10:46
ㅇㅇ
모바일
애기 수겸이 사랑만 받자 ㅋㅋ
[Code: 460c]
2023.04.21 11:54
ㅇㅇ
모바일
따숩ㅠㅠㅠㅠㅠ
[Code: 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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