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직 맡기 전부터도 플레이스타일이 자기 몸 안사리고 냅다 갖다 들이박는 스타일같던데
저게 저래서 성할 리 없으니 병원 자주 가겠지
한 열살쯤 초등학생 때 시합 하다 와당탕에 겹쳐 시합 전 스트레스로 위궤양에 피토하고 해서 안되겠다 부모님께 끌려 대학병원 왔는데
키 대문짝만하고 어디서 본거같은데 싶은 선생님이 안경 치켜쓰시며 웃으며 맞이해 주시는거지

"네 환자분. 어디가 안 좋으실까요?"

나직하고 차분한 목소리에 수겸이 자기 부모님한테도 아프다 안 했던 병증까지 죄다 털어놓고
네, 네, 그러시군요. 힘드셨겠네. 왜 말을 안 했을까? 하시는 다정한 대꾸에 살짝 눈물날 기분이던 수겸이
가운 가슴의 이름 보고 코먹으며 중얼대는데

"..선생님 이름.. 저 아는 사람이랑 똑같아요오.. 그거 흔한 이름 아닌데에..."
"나도 환자분 이름 잘 아는데요."
"네?"
"o o초등학교 3학년 x반 맞죠?'
"네에에..."
"성현준이 알아요? 반에서 제일 키 큰 애. 농구부."
"네에.."
"우리 아들이란다. 현준이에게 말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혼자 힘들게 버텼구나. 이젠 선생님, 아니다, 아버지한테 얘기해 줄래? 네가 싫다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마. 그래도 속에 그리 쌓아 두면 큰일나니 털어놓긴 하자꾸나. 그래야 낫지, 응? 건강하게 농구 쭉 하고 싶잖니. 내가 도와줘도 될까?"

이러셔서 저날 수겸이 눈물 한번 크게 터지고
현준이네 아버지랑 개인적으로 번호교환도 하고 집에도 드나들며
그때까진 그냥 아 우리반 농구 좋아하는애 우리팀 키큰애 정도로만 알던 현준이랑도
어째저째 친해지게 되는거지

사귀는 것도 부모님들 영향일듯

"수겸이 얼마나 예쁘고 귀엽니. 너랑 다르게 밝고 시원시원하고. 너 어디 가서 저런 애 또 볼 것 같아? 니 주제를 좀 알아라."
"현준이만큼 듬직하고 성실한 애가 또 어디 있다고. 너같은 천방지축 받아 줄 건 쟤밖에 없다."

두 집이 다 이러시니 세뇌당해서라도 그런가? 하고 사귀게 되는데
막상 만나보니 진짜로 둘이 잘 맞긴 해서 아 얘가 진짜 내 짝이구나 하고
일찌감치 서류에 도장부터 찍으시는 상양 노부부

저 첫만남 뒤로도 수겸이 주치의는 쭉 현준이 아버지이실 테니
수겸이 스트레스 받아 피토하고 오면

"성현준 넌 눈이 없냐.. 애가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저걸 못 봐?"

이러셔서 정말 눈치못챈 현준이만 죄인 되고

몸으로 부닥뜨려 플레이하다 다치면

"저 쥐콩만한 애가 저기 대고 뛰어들면 네가 막았어야지 너는 두 눈 뜨고 뭐 했니? 그 덩치 뒀다 국 끓여먹을 거냐?'

이러고 끌려가서 혼나는게 일상

저것이 고3때 감독직까지 겸임할때가 최고점일 줄 알았는데
대학 가서도 별 차이가 없음

"수겸아, 우리 집 와서 살까? 현준이 없어서 방은 빈다. 아니, 우리도 심심하고... 말 붙여도 한마디 대답도 없는 우리 애보다는 네가 더 귀엽고 살갑잖니..."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시집가는 김수겸

저 뒤로도 아버님이 쭉 전담주치의 해주셔서 매일 집에서 건강체크 해주시고
그 뒤로는 아들한테 바톤터치 해주시며
네 남편은 네가 챙겨라 난 이제 손 떼마 하시는거지

남자도 임신된다 치면 여긴 임신해도 아버지가 먼저 알고 머리짚으실 각

"어 수겸이 이리 와 봐라. 이거 테스트 해 보고. 결과 애매하면 내일 피검사 해 보자."

애매하긴 뭘 두줄 딱인데
응? 어?? 당황한 수겸이랑
자 이상황 빗장걸자 피검사 예약하시는 현준이 아버지

결과지 나온 순간 현준이 불려오고
네 저희 아직 대학생이고요, 수겸이 대학리그 뛰고있고요. 지금 한창 잘나갑니다. 이제 성적 봐서 프로 가야죠. 그런데 임신.. 애엄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빌어야 하는지 알수없는 애아빠와
아니 이미 결혼 몇년차인데 이것까지 신경써!! 하다
아윽 하고 배 움켜쥐어서
사태 종결시키는 애엄마

이대로 쭉 아버지가 상태 관리해주셔서 수겸이 프로에서도 잘 뛰고
자 이젠 이거 다 네 일이다 아들에게 물려주셔서
내조 끝내주게 하는 현준이랑 그 덕에 코트 제패하는 수겸이 누가 좀 보여주라

#슬램덩크 현준수겸 하나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