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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0 10:03
"야, 나 결혼한다."
"그래?"
"그게 다야?"
"그럼 내가 어쩔 건데. 너희 부모님이 그러라 하시는 건데."

큰맘먹고 말을 꺼내 봤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누군데, 어떤 놈인데, 나보다 잘났냐? 나 너 못 뺏겨, 가서 부모님께 말씀이나 드리자.
희미하게 기대했던 말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고?"
"누군데."
"정환이. 이정환."
"잘됐네. 기반 탄탄한 기업가 집안이면 네 앞길도 탄탄대로일 거잖아. 적어도 돈 가지고 고생할 일은 없겠다."
"...넌. 너희 집도 의사 집안이면서."
"의사 벌이 박봉이야. 생각보다 훨씬 쪼달린다. 거기다 개업의면 페이닥터랑 다르게 매일매일 숨막혀. 그리고 이정환 좋은 녀석이잖냐. 너 하나 행복하게 해 주는 건 일도 아닐 텐데 다행이네."

좋게 말하면 지독하게도 현실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저에 대한 배려라곤 하나도 없는 말들.

기를 쓰고 이를 악물던 수겸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넌... 너느은... 내가 딴 남자 품에 안겨도 괜찮냐? 너랑도 안 해 본 거를! 다른 남자랑! 해도 괜찮냐고오!!"
"어쩔 거야. 거기까지 내가 어찌 할 도리가 있나. 너랑 네 남편이 부부관계 가지는 것까지 내가 어떻게 손을 대. 이정환이 너 안고 싶다 가지고 싶다 하면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후우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 현준의 태도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분명 나랑 수년째 사귀던 사람은 얜데.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제가 가장 사랑스럽단 눈으로 쳐다봐 주던 사람인데.

"너... 너 나 안 잡아? 그냥... 그냥 이렇게 다른 남자한테 나, 보내버릴 거야?"
"이정환이 왜 다른 남자야.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너 아니잖아! 너 말고 딴 남자잖아!"

이젠 더이상 서러움을 참을 수도 없다.
테이블 위에 무너져 엉엉 우는 수겸을 팔짱낀 채 빤히 내려다보던 현준이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 진짜 너때문에라도 죽도록 공부해야겠다. 집 자주 비워도 이해해 주라. 바람피우는 거 아니니까 도서관 오면 있을 거다. 아버님, 어머님, 이 정도면 되셨죠? 애 울다 쓰러지기 전에 그만 하고 나오세요."




이 모든게 본인 부모님의 몰래카메라인 거 알게 된 수겸이
내가 전생에 뭔 악업을 쌓아서 이러나 지난 삶을 돌아보고
야 우리 장인어른 장모님이 이런거 하신다는데 말에
어 그래라 흔쾌히 이름 빌려준 정환이만 나중에 수겸이에게 멱살잡히겠지

멱살잡히고도 시원하게 웃으며 그걸 속냐 멍청아 하는 대인배 이정환과
아니 원래 수겸이형 저렇게 모자랐어요?? 묻는 정환이 애인 윤대협이
응 쟤가 좀 스위치 들어간 순간이랑 나간 때가 다르더라고 태평하게 대답하는 김수겸 평생절친 성현준이



#슬램덩크 하나후지 현준수겸 마키센 정환대협
2023.04.20 1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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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센세는 천재야...
[Code: 5f1c]
2023.04.20 10:29
ㅇㅇ
모바일
이정환 멱살잡이 엔딩ㅋㅋㅋㅋ
[Code: 0390]
2023.04.20 10:30
ㅇㅇ
모바일
맛도리… 하오츠…
[Code: bf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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