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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론 서류상 가족만이 보호자가 돼서 현재 환자 상태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거 같은데(아니면 미안)
백호는 현재 정식 보호자가 없으니 저 어린 나이부터 병원에서 보호자분 어디계세요? 물어볼 때마다 제가 제 보호잔데요, 하겠지.

산왕전에서 등 다쳤을 때도 병원에야 안선생님이나 북산 형아들이 붙어서 데려갈 수 있지만 결국 치료나 입원수속은 전부 백호가 본인 명의로 서류에 싸인해야 해서 그거 보는 태웅이 울컥할듯.

그냥 물리치료 정도로만 끝날 수 있는 부상이었다면 다행이지만 진짜 작은거라도 마취하고 시술 혹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간호사나 의사가 내민 동의서에 수술 중 중대한 사고가 벌어지거나 혹시 사망하더라도 병원 측의 책임은 없으며 이 모든 사항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란 문장 뒤에 정작 백호는 익숙하게 동의합니다 서명하는데 저 문장 읽은 태웅이 정신만 아득해지는 거.

죽어? 멍청이가?
그런데 상관없다고 거기에 태평하게 싸인을 해?
얜 대체 얼마나 아픈 거야?
왜 나한테는 아무 것도 안 알려 주지?
내가 가족이 아니라서? 서류상 남남이라서?
난 쟤 남자친구인데?

거의 패닉와서 복도를 뱅글뱅글 돌며 머리 쥐어뜯는 태웅이 본 백호군단은 n년 전 자신들과 똑같은 반응에 에휴... 하며 태웅이 끌어다 앉히고 정신차리라며 뭐 마실거라도 쥐어 준 다음
백호 괜찮을 거다. 우리도 처음엔 너같은 마음이었다.
강백호 씩씩한 애잖냐. 곧 늘 보던 웃는 얼굴 볼 수 있을 거야.
이러고 위로하지만 태웅이 귀엔 안 들어오지.

결국 백호 등 다치고 그 소란 가라앉자마자 부모님 허락 받아내서 백호랑 호적 합쳐라.

저 백호랑 결혼합니다. 결혼하는 게 싫으시다면 두 분이 백호 양자로라도 들여 주세요. 아니면 제가 생일이 몇 달 빠르니 제 양자로 입적시켜도 되고요.

이러고 폭탄발언해서 잠시 멍해있던 태웅이 부모님
태웅아, 무슨 일인지 일단 설명 좀 해볼래? 해서 전말 다 듣고 나시면 두 사람 혼인신고 하는 거 흔쾌히 허락하실 듯.

얘네 지금은 부부별성제가 공적으로도 가능한지 잘 모르겠으니 그냥 옛날 법 따라서
지금까지처럼 쭉 모두가 루카와 카에데 사쿠라기 하나미치로 부르지만
가족관계서류 떼 보면 루카와 카에데 루카와 하나미치 돼 있고
이젠 정식으로 보호자 자격 얻은 태웅이
백호 병원 갈때마다 졸졸 따라가서 상태는 어떤지 집에선 어떻게 해 줘야 하는지 진짜 시시콜콜 물어봐서
듣다듣다 지친 의사가 백호한테 환자분 엄청 사랑받으시네요... 이 정도면 금방 나으시겠어요 하는 말 듣고
백호 얼굴 시뻘개져서 여우자식 적당히 하라고! 하며 태웅이 등짝 내리쳐라





#슬램덩크 태웅백호 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