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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4 01:07
우선 본인이 서핑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대협이 낚시갈때 따라다니려고 배면허부터 먼저 따는 정환이형 어떠냐.




ㅡ 자, 이정환씨. 이 손가락이 몇 개로 보이죠?

처음 조종면허를 딴다고 했을 때 수겸에게 처음 들은 소리였다.
네가 농구선수지 서핑선수냐고 그야말로 지랄발광을 떨어대던 수겸은, 하지만 결국엔 두어 번 정환이 연습하는 걸 구경하더니만 슬금슬금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ㅡ 내 인생에 너만 할 줄 알게 내버려두는 게 단 하나라도 있을 것 같아?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호승심으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제 친구놈이 결국 저보다 더 빨리, 저보다 한 등급 더 높은 선박면허를 따낸 걸 본 정환은 그 날 미친듯이 웃으며 수겸과 현준, 대협을 불러 밥을 샀다.

ㅡ 우리 애 잘 좀 부탁한다.
ㅡ 몰라. 말 안 들으면 바다 한복판에서 보트 확 전복시켜 버릴 거야.
ㅡ 아니.. 하라는 농구는 안 하고.. 수겸아 제발....
ㅡ 와아~ 그럼 이제 낚시 갈 땐 수겸이 형 부르면 돼요?

이 난리통 속에서도 대협의 낚시 사랑은 꾸준했고, 어째 덤터기는 끝까지 형들의 몫이었다.

소형선박면허 소지자 김수겸.
1급 일반면허 소지자 겸 준프로급 서퍼 이정환.
2급 일반면허 소지자 겸 이정환에게 멱살잡혀 제트스키까지 준프로급으로 타게 된 성현준.

ㅡ 야.. 우리 농구선수야...

그나마 살짝 제정신을 차리고 사는 현준이 가끔 읍소했지만 정환의 귀엔 그 소리가 안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어쩌다 부딪힌 북산에서.

ㅡ 어, 배요? 잘 알죠.

오키나와 출신 뼛속까지 바다남자 송태섭을 만나게 되는 이 환장의 조합.

ㅡ 또 윤대협이구나.

저희 집 식당 정문 앞에 오픈 전부터 쭈그려 앉아서 처량맞게 깡생수를 들이키는 대만과 현준을 본 덕규가 바닥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곁에 나란히 앉았다.

ㅡ 대협이야 무단탈주고, 거기는?
ㅡ 뭔 재주인지 감기라며 진단서 내고 홀랑 튀었더라.

송태섭, 내가 못 산다. 한숨을 쉬는 대만의 옆에서 현준이 안경을 벗어던지고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었다.

ㅡ ....너희는 양반이다. 아예 감독님이 사라졌다고오오!! 우리느으으으은!!!
ㅡ 아... 야..... 너 우냐..?

심히 당황해선 들썩대는 현준의 어깨를 흔들어 보는 대만의 옆에서 덕규가 조용히 일어나 가게 안에서 뜨거운 녹차 한 잔을 가져와 현준의 손에 꼭 쥐어 주었다.

ㅡ ..그러게, 친구 잘 사귀라더니.
ㅡ ..그게 내 맘대로 되는 일이냐고오.... 이정환 진짜....
ㅡ 이정환이 문제가 아니라 윤대협이 문제 아니야?
ㅡ 이제 와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그냥 우리가 잘못 물린 거야. 처음부터.

이미 정신의 절반 정도는 빼놓은 텅 빈 눈을 한 채로 오늘도 치수에게 탈탈 털릴 각오를 다지는 대만과, 그 많은 부원들의 관리에 두통이 오는 현준의 옆에서, 그래서 오늘은 후배 자식이 뭘 낚아와서 뭘 해달라 징징댈 건지 고민하는 덕규가 나란히 한숨을 쉬었다.

ㅡ 낚시하는 남자는 이래서 만나지 말라는 거구나.
ㅡ 그냥 만나지 마는 게 아니라, 두다리 세다리 건너서도 만나면 안 돼.

덕규의 한탄에 부딪힌 대만의 대꾸가 허공중에 부서져내린다.

ㅡ 얜 아직도 울어?
ㅡ 냅둬라. 너라면 안 울겠어. 쟤 속이 속이겠냐고.
ㅡ 아... 하아.... 얘를 어쩐대......

오늘도 짠한 하루가 저물 모양이다.




#슬램덩크
정환대협 마키센 현준수겸 하나후지 태섭대만 료미츠
2023.05.14 01:17
ㅇㅇ
모바일
그러니까 탈주자가 전부 주장 혹은 주장 겸 감독이네 ㅋㅋㅋ
[Code: 2551]
2023.05.14 01:54
ㅇㅇ
모바일
아 너무 좋다 진짜...
[Code: 6df7]
2023.05.14 04:32
ㅇㅇ
모바일
이 조합들이 정말 아름다워요 센세... 억나더 주세요
[Code: 8f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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