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77046542
view 1395
2023.12.18 09:10
덕규도 속내 잘 안 드러내고 참을성 많고 숫기없는 내향형 인간이라 표현을 티나게 안 할 뿐이지
그동안 속에 쌓아둔게 얼마나 많겠어
특히 과거에 유감독님한테 호된소리 들었던 장면 회상할 땐 내가 다 울컥했는데ㅠㅠㅠㅠㅠㅠ
그렇다고 변덕규같은 애가 딴데 가서 아무 관계없는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농구부원들 혹은 학교 후배들처럼 자기보다 약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괜히 성질낼 사람도 아니어 보이니까
제일 만만한? 주방에서라도 스트레스 풀었으면 좋겠다

아버지 요릿집 문 닫고 나면 재료 준비나 연습 핑계로 밤늦게까지 혼자 가게 주방에 서서는
씻고 닦고 썰고 끓이고 치우고 하며 복잡한 머리나 마음까지 가라앉히는 덕규ㅠㅠㅠ

하지만 이때만큼은 변덕규도 숨겨둔 진면모를 드러내서
재료 손질하는 순간 그날 성질 건드린 사람 이름을 주문처럼 외우면서 스산한 미소 띠고 있어라

예를 들어 대협이가 연습 땡땡이치고 증발한 날
구렁이만한 대형 장어 한마리 도마위에 놓고 잡기 전 대가리에 못 박아 고정시키는데
못 때려박을 때마다 윤대협윤대협윤대협윤대협 한다거나

북산이랑 붙었는데 태웅-백호 콤비플레이가 살짝 반칙에 가까워진 파워게임이 돼서 부상자 생기고 패배한 날
싱싱한 문어 잡아다 눈 뽑고 주둥이 도려내고 소금이랑 밀가루에 벅벅 빤 다음 방망이로 한참 두드리다 뜨거운 물에 몇 번이고 담갔다 꺼내 모양잡는 내내
서태웅강백호서태웅강백호서태웅강백호 중얼대고 있고

해남에 진 날은 펄펄 뛰는 도미 잡아서 목이랑 꼬리 따고 매달아 피빼는동안 이정환이정환이정환
상양전에서 인텐셔널파울 먹고 쇼크받은 날은 냄비에 살아있는 대하 때려넣고 불붙이면 타오를 도수의 고량주 콸콸 쏟아붓고 뚜껑닫아 불지피며 김수겸김수겸김수겸김수겸
산왕전에서 전후반 내내 농락당하고 난 날은 밤새 고기망치로 두께 2~3센티는 될 안심이 종잇장 되도록 두들기며 산왕산왕산왕산왕신현철정우성김낙수최동오이명헌정성구

이렇게 살짝 저주의식같은 살풀이?를 밤새 하고 난 뒤 내면의 평화를 되찾고 다음날 다시 이성적인 주장이 되어 농구부에 얼굴을 드러내는 변덕규

그러나 우연의 일치로 저 저주의 대상들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잠시 좀... >> 윤대협 보건실 행
웃...(치통으로 말 못함+심각한 근육통) >> 서태웅 조퇴
으아악!! 앞이 안 보여!!?! 몸은 또 왜 이렇게 간지럽고??!!(알러지로 눈 부음+두드러기) >> 강백호 결석
어? 주장? 야!! 구급차 구급차!!! >> 이정환 빈혈로 기절해서 응급실 행
아, 어지럽.. 웁, 우욱!! 우웨엑!! >> 김수겸 수면부족 편두통인데 임신 루머 퍼짐
오늘은 때려죽여도 못움직여요 아니 이미 두들겨 맞은 기분이라니까 손가락 하나도 까딱 못하겠다고 >> 산왕 주전 전원 과로에 의한 몸살로 연습참여 불가

이런 귀신같은 아웃풋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걸 덕규가 알면 통쾌해했을까 미안해했을까

그리고 덕규의 손에 가장 많이 걸린 건 역시...

억센 생선 비늘 벅벅벅벅 긁어대면서
절구에 생선살 드륵드륵 갈아내면서
살 다 발라낸 생선 대가리며 뼈 쾅쾅 부셔서는 젤리 될 때까지 바글바글 끓이면서
살아있는 생선에 칼집내선 아직 퍼덕대는 생선 몸 위에 기름 부어가며 튀겨내면서
등등 꽤나 살벌한 수행을 하는 내내 외워대는 그 이름

유.명.호.유.명.호.유.명.호.유.명.호

다른 사람은 숨도안쉬고 불렀다면 여긴 스타카토로
한음절 부를때마다 한동작씩 구분동작 해줘야 됨

그런 다음날이면

ㅡ 어? 감독님은?
ㅡ 아아, 몸이 조금 안 좋으시답니다!!

경태의 말에 그런가 하고 갸웃대다 곧 잊고 부원들 추스르러 가는 덕규와
그 시간 다른 곳에서 온갖 병증으로 끙끙 앓고 있는 유명호 감독
심인성 질환이래서 약도 없다네 그냥 생으로 앓아야하는데
건강엔 자신있다 자부했는데 최근 몇년간 왜이리 아픈건지 이유를 알 수 없어 더 미치겠는 유감독님

대충 이런 마성의 요리사 변덕규와 그 피해자들 보고싶다


#슬램덩크
2023.12.18 11:44
ㅇㅇ
모바일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기넼ㅋㅋㅋㅋㅋㅋ 이런 생각 어케한곀ㅋㅋㅋㅋㅋ
[Code: edd1]
2023.12.18 12:06
ㅇㅇ
모바일
아나 감독님 좀 살려주라 덕규야ㅋㅋㅋㅋㅋㅋㅋ
[Code: 6368]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
성인글은 제외된 검색 결과입니다.
글쓰기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