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대만이 셀카 찍어 보내면 엽기사진이 따로없어서 이인간은 뭐가 문제일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송태섭
태서비가 매번 각도며 포즈며 하나씩 다 알려줘도 결과물은 항상 얼빡샷인데 심지어 각도도 아래에서 위로 찍은게 대다수인거
그래서 x톡이나 잉☆구램 트잇타 등등 프사 보면 눈알 한개만 덜렁 찍혀있거나 콧구멍만 거대하게 찍힌 사진뿐이라 사진만 봐선 이게 정대만 본인계정인지 아닌지 알수도 없음
그런데 본인은 또 나름 본인 셀카를 맘에 들어하네?
야 나 좀 잘생겨보이지 않냐? 하고 찍은 사진 보여주는데 대체 이 사진의 어디서 잘생김을 찾아야 하나요 쩜쩜쩜

결국 이런건 못참는 태섭이가 어느날 하루 날잡고 대만이 사진 잔뜩 찍어주라
옷 신발 헤어까지 스타일링 쫙 빼주고 배경 예쁜 공원이나 카페 길거리같은데 다니면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찍어주고
나중에 어디 앉아서 둘이 같이 확인해 보는데
역시나 센스만점 송태섭이지
남친룩의 정석이란 제목으로 패션잡지에 일상화보로 실려있을 것 같은 작품들에 대만이 눈 휘둥그래지고 송태섭 보는 눈빛에 존경심이 팍팍 실림

그 뒤로 대만이 가끔씩 자기 폰 건네주며 태섭아 나 사진찍어주라 먼저 부탁하기도 하고
태섭이가 대만이 데리고 나가서 컨셉화보처럼 찍어주는 날도 있고
그렇게 서로 사진 찍고 찍히다 정신차려보니 사귀고 있었습니다 엔딩인거 보고싶다


능남은 태산이가 사진 젤 잘찍을거같음
사진첩이나 ㅅㄴㅅ 보면 소위 말하는 80년대 갬성사진 장인 느낌으로 막 아련한 분위기 사진 한가득이라
신준섭이 매일 쉬는 시간마다 태산이 ㅅㄴㅅ 들어가 사진구경하고 좋아요 눌러주는게 하루 중 제일 즐거운 시간임

신준섭이 원래 웃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좋아서 나오는 웃음은 티가 확 나니까
해남에서도 준섭이 저럴 때마다 뭔데 그러지 궁금해서 어깨너머로 같이 폰 들여다보다가
사진 한번 신준섭 표정 한번 번갈아 보고서는
야 너희 그냥 친구래매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게 친구면 난 친구 없다 하면서 두사람 사이 대충 눈치챌듯


해남에선 전호장이 셀카 제일 잘찍고 많이찍는데
매번 찍을때마다 이정환한테 달려가서 이거 어때요 뭐가 제일 잘나왔어요 이거랑 이거 중에 뭐가 더 나아요 하고 꼬치꼬치 물어보는게 일상이라
처음엔 다들 저게 선배 무서운 줄 모르네 걱정스런 눈으로 봤는데
정작 질문받은 이정환은 성실 그잡채의 자세로 응 그래 다 잘 나왔는데 내가 보기엔 이게 제일 예쁜데 하면서 그날의 베스트픽 선정해주고
그러고 나면 며칠 뒤 그 사진이 전호장 프사 돼있음

그리고 전호장이 몰랐던 사실 하나
자기 폰 들고 사진첩 구경하던 이정환이 호장이가 눈돌리고 있을 때
사진 중 몇 장을 자기 폰으로 전송해 뒀다는 거
이정환 집 가면 컴퓨터 배경화면 호장이 얼굴이고
가끔 사물함 안쪽에 호장이 사진 인화한거 한장씩 붙여두고 세상 피곤하고 짜증날때 사물함 한번씩 열어보면서 힐링타임 가지고 마음의 안정 되찾는거 아무도 모를듯


상양에선 드론이 필요할 때 농구부원들을 찾아요
키크고 팔 긴 덕에 항공샷 기가막히게 찍어주는 농구부 문짝들 가끔 사진부나 신문부에서 알바하고 용돈벌어올듯
그러다 어쩌다 농구부에서 예상치못한 지출이 생겨 부비에 구멍날 일이 생길 때 작당모의가 시작되는데
셀카찍을때 얼굴 막쓰기로 유명한 카메라울렁증환자 김수겸이 드디어 쓸모있어지는 순간

단독샷 투샷 얼굴 전신 상반신 동영상 등등
옵션이 붙으면 붙을수록 장당 가격은 올라가지만 일반인이 김수겸 직찍을 할수있을땐 시합때나 연습중 정도밖에 없다보니 죄다 초점 흔들린 심령사진이 되는지라 가끔 이렇게 성현준이 풀어주는 사진이 수겸이 팬덤에겐 유일한 숨구멍임
특히 학교에서나 경기장에서 말고 일상생활 관련된 사적인 사진 볼수있는 기회는 이때가 유일하니까 놓칠 수 없는 기회지

누가 지나가다 농담으로 성현준한테 넌 김수겸 팔아서 집도 사겠다 하고 웃었는데
돌아온 대답이 집... 살 수 있을까? 렌즈는 이미 몇 개 샀는데... 하며 뒤적인 가방에서 나온게 대포카메라여서 자기도 모르게 백스텝으로 도망쳐라
이거 범죄 아니냐 하고 부원 중 하나가 조심스레 물었을 때 어 나도 알아/수겸이도 다 안다 라는 대답 듣고
새삼 저 둘 없었으면 상양 농구부 이미 망했겠구나 란 말이 절로 나왔겠지


산왕은 다들 셀카장인일 것 같아
제일 못찍는게 현필이랑 우성이일 느낌
현필이는 어떻게 찍어도 형들이 귀여워 귀여워 더찍어봐라 해주지만
우성이는 자기 나름 노력해서 찍었다 하는것도 형들이 돌려보며
잘생겼다고 시위하냐 이게 사진이냐 하고 뭐라고 구박해서 매번 왜 나한테만 그래요 바락 하는게 일상임

셀카장인 중 제일 많이 찍는건 신현철
제일 느낌있게 찍는건 김낙수
정말 드물게 찍지만 찍는게 죄다 마스터피스인 이명헌
편집의 달인 최동오
버릴 것 하나 없는 라인업이라 산왕 좋아하는 팬덤은 그저 황송할뿐

저러다 나중에 우성 느바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적응기간이라 나름 스트레스받고 마음고생하고 있을때
명헌이한테 가끔 연락하고 하는데
그때도 형한테 우는소린 하기싫어서 자기 일상생활 사진 보여주면서 잘지낸다 여기 좋다 이런 소리만 잔뜩 늘어놨더니 돌아온 이명헌 답장이
그따위로 사진찍을거면 다시는 보내지도 말아라뿅 이어서
우성이 뒤늦게 온 송태섭 붙들고 팔자에도 없던 셀카과외 받아라

하지만 정작 이명헌은 우성이가 보내준 사진에서 퀭한 눈밑이며 피곤에 쩐 미소 보고는 아까전 너무 반가운 거 숨기려다 거꾸로 못된소리 했던거 후회하고 있겠지



#슬램덩크

북산 능남 해남 상양 산왕
태섭대만 준섭태산 정환호장 현준수겸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