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 나나 캘리포니아 답지 않게 폭풍과 폭우가 몰아쳤음. 게다가 오늘은 허리케인 경보까지 내린 상황이라 다들 신경이 곤두서서 출근하는데 진짜 하루종일 폭우랑 돌풍 관련 신고가 많고, 비 와서 연약한 엘에이 운전자들은 경황이 없으니 교통사고도 더 많이 나서 하나 끝내고 서로 돌아가다가도 다른 호출 받고 방향 꺾을 정도인거지.

이번에도 뭐 하나 하고 돌아가던 길에 다시 콜 받고 가는데 이미 다들 위에서 아래로만 내리는 비가 아니고 막 아래서 위로 옆으로 360 휘몰아치는 비에 옷 입고서도 흠뻑 젖어 있겠지. 이런 일 있을까봐 여벌 옷도 들고 왔는데 이미 갈아입은지 오래였음.

어제도 비가 쏟아졌는데 오늘 출근해서 보니까 벅이 코 훌쩍이고 있었음. 자기 말로는 열은 없다는데 오늘 퇴근하면 예방 차원에서 약먹고 푹 잘거라고 했고 한참 지난 지금은 눈에 띌 정도로 푹 젖어서 발발 떨고 있음. 에디가 혀 차면서 그거 봤다가 글러브라도 벗어보라고 하고 손 맞잡은 채로 녹여줄 듯.

침니랑 헨 맞은편에거 그거 보고 아예 방을 잡지 그러냐고 놀리는데 벅 손 떠는거 안멈췄는데도 둘이 놀리니까 자기 이제 괜찮다고 슬그머니 손 빼려고 하는데 에디 씁, 하더니 손에 힘주고 안놔줌. 벅 혼자 내가 크리스토퍼도 아니고 씁한다고 겁먹겠냐 이러면서 꿍얼꿍얼하는데 에디 아무렇지도 한게 손 주물러주면서 먹혔잖아, 아냐? 이렇게 대꾸할 듯. 벅만 귀 빨개져서 입술 꾹꾹이 하고 속으로 에디 나쁜남자라고 울기만 할듯. 짝사랑 오래 하느라 이미 너덜너덜해진 마음 더 너덜너덜해져가기만 함. 그리고 너덜너덜한 종이는 더 쉽게 젖고 찢어지고...


뭐 암튼간에 다시 재배치 받은 사건 현장으로 가보면 아수라장임. 이번엔 지원을 나가게 된건데 그렇게 깊지 않은 계곡 옆의 도로였음. 비가 많이 와서 흙이 유실되고 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막아서 오가던 차량들이 고립된 상황이었지. 계곡 안쪽으로 가려던 차들은 거의 없었고 폭우로 계곡에서 캠핑하던 사람들이 대피하려다가 고립된 쪽이 많았음. 바로 옆엔 졸졸 흐르던 맑은 물이 흙탕물이 돼서 콸콸 쏟아지고 수위가 점점 불어나니까 곧 도로를 덮칠것 같아서 지원 요청을 한거지.

나무를 베어서 옮기고 나무랑 흙이 쓸려 내려오면서 미끄러진 차 안에 사람들을 대피시키며 거의 구조를 마무리한 상황이었음. 계곡 물이 결국 불어나서 발등까지 찰박거리면서 차올랐음. 저 안쪽에 이제 막 운전면허를 딴 듯한 틴에이저 한 명이 있었는데 자기 차가 벌써 침수된건지 시동이 저절로 꺼졌고 문이 안열린다는거야. 게다가 운전 해본 적이 적으니까 패닉해서 울기만 하는데 벅이랑 에디가 진정하라고 하고서 전기톱으로 문을 잘라내고 있었음.

에디는 발등까지 차오르던 물이 어느새 발목께까지 왔다는걸 깨달았음. 서두르라는 무전 소리까지 지직거리면서 들리는데 순간 상류에서 굉음이 들려옴. 물이 엄청나게 불어나면서 흙더미와 같이 쓸려내려오고 있었음. 차가 슬슬 움직이는게 자기 눈에도 보일 정도고.


벅은 상체를 거의 자동차 안으로 집어 넣은 채로 운전자를 꺼내서 에디에게 건네고, 그 안쪽으로 기어들어가다시피 해서 뒷좌석의 겁먹은 어린이를 구하고 있었음.

에디는 운전자에게 구명 조끼를 입히고 안정장치 채우면서 차체 퉁퉁 두들겼음. 서두르라고, 차가 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고 빗줄기 뚫고 들리게 소리지르고 자기는 운전자 데리고 천천히 돌아가는데 벅이 겁먹은 애를 안고 나오는 순간 차체가 둥실 떠올라서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감.


에디가 잠깐 뒤돈 사이에 차가 불어난 물에 떠밀려서 계곡물 안쪽으로 빠져버린거임. 에디가 비명 지르면서 벅, 벅! 내지르는데 벅이 간신히 안고 있던 애만 에디 쪽으로 밀어냈음. 그러면서 자기 발 헛디뎌서 차랑 같이 계곡물로 빠져들었고. 에디는 자기 품 안에 운전자랑, 벅이 간신히 구조해낸 애기 물살에 휘청이는거 구하느라 못쫓아가고 무전으로 벅이 지금 급류에 휘말렸다고 간신히 전하는데 지금만큼 저기 못나가는것 때문에 이 악물고 앞쪽 팀이랑 합류하겠지. 에디도 이제 무릎까지 온 찬 물에 물살에 휩쓸리지 않게 휘저으면서 아이 하나 안고, 운전자까지 동행해서 데리고 가는거니까.


천만 다행으로 차가 떠내려가다가 어디 걸려서 하류 쪽에서 벅이 구조가 됨. 벅 헬멧까지 떠내려가고 말 그대로 흠뻑 젖은 모습으로 트럭에 앉아있는데 에디가 달려와서 벅 자기 눈으로 확인하겠지. 입술 파랗게 질려서 에디한테 나 흙 잔뜩 묻었다고 좀 떨어지라고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에디는 벅 끌어안고 마른 수건으로 물 떨어지는 머리 문질러주고 있을 듯.

문제는 돌아가는 길에 이제 벅을 병원 좀 데려다줘야겠는데 길이 엄청 막히는거야. 폭우랑 토네이도 때문에 아까처럼 나무가 길을 덥쳤거나 물이 불어서 아예 통행 금지가 된 길들도 많고 사고도 많이 나서 속도가 안나는거ㅇㅇ.. 벅 담요 덮고 있으면서도 체온 계속 떨어지고 떨고 있으니까 에디가 일단 벅 젖은 옷부터 벗어보라고 하겠지. 자켓 벗고 상대적으로 많이 젖은 상의 벗기는데 추워서 거의 파랗게 질려있는걸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디가 자기 옷도 벗기 시작함.

뒤에서 백허그하는 것처럼 벅 감싸안은 에디가 손끝이랑 팔뚝 문질러주면서 다시 보온 담요 둘 덮게 하면서 끊임없이 문질러주겠지. 벅은 추우니까 몸 웅크리고서 본능적으로 온기 찾아서 에디 품 파고드는데 조금 지나니까 너무 졸린거야. 눈 자꿈 감기는데 에디가 뺨 만지면서 자면 안된다고 말해주겠지. 벅도 알아... 근데 깨어 있으려고 자꾸 노력해도 졸린게 덜컥 겁나겠지.


생각해보면 체온 좀 내려간건데 아침부터 감기 기운 있던게 겹쳤나, 아니면 지금 에디가 안아주고 있어서 긴장이 풀렸나... 엗, 나 추워... 하면서 칭얼거리는 소리 내다가 에디목덜미에 얼굴 파묻고 에디 껴안은 채로 눈 감을 듯. 에디는 스페인어로 일어나보라고 살짝 흔들어보는데 으응, 앓는 신음소리 내면서 몸 더 기댈듯. 에디는 더 당겨서 끌어안고 그냥 크리스토퍼가 한 이야기 이런거 말해주고, 주말에 크리스토퍼랑 어디 갈까 이런거 물어볼는데 벅 느리지만 고개도 끄덕이고 으으응, 이런 신음 소리도 대답도 하고 에디 끌어안은 팔에 힘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반응할듯.

근데 그 반응 텀이 점점 느려져서... 에디 초조해져서 운전하는 바비한테 어떻게 더 빨리 못가냐고 달달 볶는데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걸 어카겠냐. 침니도 헨도 옆에서 할 수 있는건 다 했는데 이제 병원 아니면 더 해줄 수 있는게 없는걸... 에디는 벅 끌어안고 눈 뜨라고 하면서 울음 섞일까 헛기침 하면서 메인 목소리로 헤이 벅, 하면서 자꾸 운 띄웠음 좋겠어.



#에디벅 #구일일
2023.03.16 15: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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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센세ㅠㅠㅠㅠㅍㅍ 너무 좋아... 구르는 벅과 그거 1열 관람하며 어찌할줄 모르는 에디.... 💦💦💦
[Code: 798c]
2023.03.16 15:34
ㅇㅇ
모바일
벅 저렇게 병원가서 코마에 빠지는지 금방 회복하고 꽁냥꽁냥하는지 너무 궁금하조... 어나더!!!!
[Code: 798c]
2023.03.16 16:03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를 달라!!!!!!!!!
[Code: c353]
2023.03.16 19:20
ㅇㅇ
모바일
에디 이 유죄인간༼;´༎ຶ ۝༎ຶ`༽ 누가 친구 손을 추워한다고 잡아줘요… 추워서 벌벌 떠는 벅 잘 녹여서 에디가 짝사랑 끝내줄 거라고 믿어요 센세.. 그러니까 어나더!!!!!
[Code: 1568]
2024.02.13 2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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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ㅁㅊ 진짜 구일일 에피 하나 본 것 같다
[Code: eb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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