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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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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상이다.
사방은 적막한 와중에 유마의 심장은 어찌나 크게 뛰는지 심장소리 때문에 이나리상이 깰 것만 같았지. 유마는 숨을 가다듬고 그의 얼굴을 관찰했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고요한 시 한 수를 읽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지. 단순하지만 뽐내지 않고 아름답지만 경박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품위가 느껴지는 미모였어.
짧게 말하자면, 응 첫눈에 반한 것 같았지.
이나리상은 안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 미간을 찌푸리다가도 눈물을 흘렸어. 우는 모습도 예쁜 그를 멍하니 보다가 유마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었지.
'그러고보니 아까 그림 속 여우의 눈물을 닦았더니 이나리상이 나타났었지?'
유마는 신당에 모셔진 그림을 보고 동공이 커졌어. 아까는 여우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지금의 그림 속에는-.
'나잖아?'
제단에 올려잔 쇼핑백, 그리고 그림 속 여우의 손을 대는 자신의 모습이 여우 그림과 같은 옛날 화풍으로 그려져있었어.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을 사진이라도 찍은 것 처럼.
-우웅...
흠칫.
여우신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손을 포개어 놓고 베개 삼아 자고 있던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쭉 기지개를 폈어. 그리고 눈을 깜빡였지.
-에? 유마?
-....곰방와.
-뭐야 네가 어떻게 여기에? 나 들켜버린거야?
-들킨게 아니라...걱정 되어서 신사에 와봤다가 그림을 건드렸더니 이나리상이 나타났어요.이..이나리상 맞죠?
그는 제단에서 내려와 옷을 툭툭 털며 나오토-라고 중얼거렸지.
-네?
-이나리상이 아니라 나오토야. 여우고 신은 맞으니까 여우신도 맞지만 그건 인간들이 편한대로 부르는거구.
-아아.
나오토. 나오-토오. 유마는 입속에서 이름을 불러보았어. 이름도 그와 잘 어울리게 상냥한 느낌이었지.
-어쩌다 그림을 건드릴 생각을 했어?
-무심결에...
그림 속 우는 여우가 슬퍼보여서, 라고 하면 너무 감성적인 꼬맹이로 보일까봐 변명을 했지.
-그림은 스위치야. 네가 있는 세상과 내가 있는 세상을 바꿔주는 ...
-그럼 여긴...
-왜, 이계나 마계일 것 같아? 그냥 나만의 작은 공간이야. 여길 넘나들때 마다 저 그림이 넘나드는 순간의 장면으로 바뀌어.
그래서 내 모습으로 그림이 바뀌었구나. 유마는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다 자기가 여기 온 이유를 생각해냈지.
-나오토상. 아까 저쪽 제단에 유부랑 오뎅이랑 약을 바쳤는데 나중에 드...
-유부!!
나오토는 순식간에 여우 모습으로 변신하더니 꼬리를 마구 뒤흔들며 그림에 앞발을 디뎠어. 그리고 이내 뿅 하고 사라졌지.
5초 뒤에 다시 쇼핑백을 입에 문 채로 나타났지만.
-유마네 유부 먹고 싶어서 혼났지 뭐야. 잘먹겠습니다-
여우는 유부를 냠냠 먹기 시작했어. 사람이 여우로 변하고 여우가 사람말을 하는 것까지 목격한 유마는 이제 어떤 일을 보아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
-그렇게 먹고 싶었으면서 왜 요즘 안왔어요?
아차.
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우의 표정이 어두워졌어. 그럴 일이 있어. 하고 내뱉은 여우는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지. 그리고 쇼핑백을 제단 밑으로 치웠어. 유마는 다급하게 덧붙였지.
-그...유부랑 오뎅 말고도 약도 넣었어요. 혹시 아파서 우리집에 못온건가 하고요.
나오토는 유마의 말을 듣고 그런 말은 생전 처음 듣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부드럽게 웃었지.
-난 아프지 않아...적어도 몸이 아플 일은 없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럼 왜...
-네가 신경쓸 일이 아냐. 이미 지나치게 많은걸 봤으니까 이제 돌아가는게 낫겠다.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나오토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갔지. 유마는 왠지 부아가 치밀었어
-나오토는 십몇년동안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봤으면서.
-응?
-불공평하잖아요. 우리 가족이 준 유부만 몇그릇인데. 나는 나오토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다구요.
-유부값은 너희 집 도와준걸로 충분하지 않아?
-그런게 아니라...
나오토는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싶다구요. 라고 말하려던 유나는 이내 나오토에게 뒷목이 잡혀서 허리가 숙여졌어.
-뭐..뭐하는거에요?
-일단 숨어. 제단 밑에. 숨소리도 내지 마.
유마는 영문도 모른 채 엉거주춤하게 제단 속으로 기어들어갔어. 숨소리를 가다듬으려는 찰나,
-나오토.
아주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어.
-이 냄새...네 것이 아닌데.
엎드려있던 유마의 눈에, 제단 바닥 틈구멍이 들어왔지. 유마는 틈구멍에 눈을 갖다대었어. 그리고 눈을 대자마자 무언가가 틈구멍 앞에 턱, 하고 자리잡았어.
날카로운 발톱
형형한 줄무늬.
그건 거대한 호랑이의 발이었어.
부키아야노
유마나오토
분노
이나리상이다.
사방은 적막한 와중에 유마의 심장은 어찌나 크게 뛰는지 심장소리 때문에 이나리상이 깰 것만 같았지. 유마는 숨을 가다듬고 그의 얼굴을 관찰했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고요한 시 한 수를 읽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지. 단순하지만 뽐내지 않고 아름답지만 경박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품위가 느껴지는 미모였어.
짧게 말하자면, 응 첫눈에 반한 것 같았지.
이나리상은 안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 미간을 찌푸리다가도 눈물을 흘렸어. 우는 모습도 예쁜 그를 멍하니 보다가 유마는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었지.
'그러고보니 아까 그림 속 여우의 눈물을 닦았더니 이나리상이 나타났었지?'
유마는 신당에 모셔진 그림을 보고 동공이 커졌어. 아까는 여우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지금의 그림 속에는-.
'나잖아?'
제단에 올려잔 쇼핑백, 그리고 그림 속 여우의 손을 대는 자신의 모습이 여우 그림과 같은 옛날 화풍으로 그려져있었어.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을 사진이라도 찍은 것 처럼.
-우웅...
흠칫.
여우신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손을 포개어 놓고 베개 삼아 자고 있던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쭉 기지개를 폈어. 그리고 눈을 깜빡였지.
-에? 유마?
-....곰방와.
-뭐야 네가 어떻게 여기에? 나 들켜버린거야?
-들킨게 아니라...걱정 되어서 신사에 와봤다가 그림을 건드렸더니 이나리상이 나타났어요.이..이나리상 맞죠?
그는 제단에서 내려와 옷을 툭툭 털며 나오토-라고 중얼거렸지.
-네?
-이나리상이 아니라 나오토야. 여우고 신은 맞으니까 여우신도 맞지만 그건 인간들이 편한대로 부르는거구.
-아아.
나오토. 나오-토오. 유마는 입속에서 이름을 불러보았어. 이름도 그와 잘 어울리게 상냥한 느낌이었지.
-어쩌다 그림을 건드릴 생각을 했어?
-무심결에...
그림 속 우는 여우가 슬퍼보여서, 라고 하면 너무 감성적인 꼬맹이로 보일까봐 변명을 했지.
-그림은 스위치야. 네가 있는 세상과 내가 있는 세상을 바꿔주는 ...
-그럼 여긴...
-왜, 이계나 마계일 것 같아? 그냥 나만의 작은 공간이야. 여길 넘나들때 마다 저 그림이 넘나드는 순간의 장면으로 바뀌어.
그래서 내 모습으로 그림이 바뀌었구나. 유마는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다 자기가 여기 온 이유를 생각해냈지.
-나오토상. 아까 저쪽 제단에 유부랑 오뎅이랑 약을 바쳤는데 나중에 드...
-유부!!
나오토는 순식간에 여우 모습으로 변신하더니 꼬리를 마구 뒤흔들며 그림에 앞발을 디뎠어. 그리고 이내 뿅 하고 사라졌지.
5초 뒤에 다시 쇼핑백을 입에 문 채로 나타났지만.
-유마네 유부 먹고 싶어서 혼났지 뭐야. 잘먹겠습니다-
여우는 유부를 냠냠 먹기 시작했어. 사람이 여우로 변하고 여우가 사람말을 하는 것까지 목격한 유마는 이제 어떤 일을 보아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
-그렇게 먹고 싶었으면서 왜 요즘 안왔어요?
아차.
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우의 표정이 어두워졌어. 그럴 일이 있어. 하고 내뱉은 여우는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지. 그리고 쇼핑백을 제단 밑으로 치웠어. 유마는 다급하게 덧붙였지.
-그...유부랑 오뎅 말고도 약도 넣었어요. 혹시 아파서 우리집에 못온건가 하고요.
나오토는 유마의 말을 듣고 그런 말은 생전 처음 듣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부드럽게 웃었지.
-난 아프지 않아...적어도 몸이 아플 일은 없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럼 왜...
-네가 신경쓸 일이 아냐. 이미 지나치게 많은걸 봤으니까 이제 돌아가는게 낫겠다.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나오토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갔지. 유마는 왠지 부아가 치밀었어
-나오토는 십몇년동안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봤으면서.
-응?
-불공평하잖아요. 우리 가족이 준 유부만 몇그릇인데. 나는 나오토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다구요.
-유부값은 너희 집 도와준걸로 충분하지 않아?
-그런게 아니라...
나오토는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싶다구요. 라고 말하려던 유나는 이내 나오토에게 뒷목이 잡혀서 허리가 숙여졌어.
-뭐..뭐하는거에요?
-일단 숨어. 제단 밑에. 숨소리도 내지 마.
유마는 영문도 모른 채 엉거주춤하게 제단 속으로 기어들어갔어. 숨소리를 가다듬으려는 찰나,
-나오토.
아주 낮고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어.
-이 냄새...네 것이 아닌데.
엎드려있던 유마의 눈에, 제단 바닥 틈구멍이 들어왔지. 유마는 틈구멍에 눈을 갖다대었어. 그리고 눈을 대자마자 무언가가 틈구멍 앞에 턱, 하고 자리잡았어.
날카로운 발톱
형형한 줄무늬.
그건 거대한 호랑이의 발이었어.
부키아야노
유마나오토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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