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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조금만 참거라"

정신이 든 홍설은 눈앞이 흐릿했다. 뱃속을 쥐고 흔드는 달근한 열기에 입에서 내보낸 숨마저 뜨거웠다. 눈꺼풀을 무겁게 들어올리자 흐릿한 시야에 한겹씩 옷을 벗어내고 있는 제 사부가 보였다. 아랫배를 관통하고 지나간 색욕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홍설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장 안쪽의 얇은 침의까지 걷어내자 마른듯 근육이 잘 잡힌 몸이 드러났다. 문덕은 허리 안쪽에 맸던 붉은 끈을 풀어내 손에 쥔 채 살며시 웃었다.

"자,"

붉은 끈을 건네받은 순간 홍설은 뱃속을 어지럽히던 열기가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사부님, 이건.."

문덕은 말없이 웃었다. 홍설은 그제서야 제 사부가 음인임을 알아차렸다.

"그럼 이 양기는.. 어찌 된겁니까..?"

문덕은 제 목에 걸린 청옥을 손끝으로 두드렸다. 반투명하고 오묘한 빛깔이 도는 푸른 옥에서는 그가 오랜 시간 그려온 이의 기운이 은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열이 반쯤 가라앉은 홍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이런 것이 다 있습니까"
"첫 열락기를 맞았을 때 스승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런 귀한 것을 어찌 제가.."
"난 법력으로 향을 다스릴 수 있어 더이상 그 것이 필요치 않다. 그저.. 습관이라 차고 다녔던 것 뿐이다"

옷을 입는 문덕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베어나왔다. 홍설은 붉은 끈을 손에 꼭 쥐었다.

잠시 후 의복을 갖춰입은 문덕이 침상에 걸터앉아 홍설의 옷고름을 잡고 괜찮냐는듯 눈을 마주치자 홍설은 고개를 끄덕했다. 웃옷을 한겹씩 풀어 벌리자 제법 단단해 보이는 가슴과 배가 드러났다. 당신께서도 내게 이리 끈을 매어 주셨었는데... 문덕은 누워있는 그의 허리를 들어 끈을 둘러주었다. 배 위에서 매듭을 묶자 그 흔들림만으로 홍설은 얕게 신음을 내뱉고는 급하게 제 입을 막았다.

"괜찮다. 열락기에는 원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단다"

문덕은 매듭이 단단히 묶였는지 양쪽으로 당겨 확인하고는 풀어놓은 상의를 하나씩 도로 여며주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내가.. 음인이란 것은.."
"심려마세요 사부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겁니다"

문덕이 홍설의 옷고름을 묶어주던 그 때, 백력이 들어왔다.

"안되겠네. 내가 데려..."

백력은 얼굴을 붉힌 홍설과 그의 옷고름을 쥐고 있는 문덕을 교대로 쳐다보았다. 홍설은 그를 보자마자 경연장에서 벌인 추태가 떠올라 얼굴이 화르륵 타올랐지만 문덕은 태연하게 옷고름을 마저 매주었다. 잠시 돌처럼 굳었던 백력은 그 모습을 보고는 순식간에 침상으로 가 홍설을 두 팔로 안아들었다.

"자,장군 잠시만.."
"집에 가자"
"내려주세요, 거,걸을 수 있습니다"

백력은 버둥거리는 홍설을 꽉 끌어안아 그의 얼굴을 제 목덜미에 파묻고는 날 선 시선으로 문덕을 보았다. 문덕의 입가에는 정체모를 엷은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백력은 둘도 없는 친우인 그를 한 대 치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으나 이미 두 손은 가득 찬 상태였다. 백력은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냥 두십시오. 제가.. 제가 하겠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홍설을 무시한채 백력은 이부자리를 펴고 그 위에 배게를 던지듯 놓았다.

"눕거라"

한동안 본 적 없는 그의 화난 모습에 홍설은 돌처럼 굳었다. 여전히 상기된 볼을 하고는 멍하니 입벌리고 서 있는 홍설을 보자 백력은 또다시 뱃속에서 양기가 넘쳐나오는 것을 이를 꽉 물고 참았다. 그는 홍설의 팔을 잡아 억지로 이불 위로 눕게 하고는 곁에 앉았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백력의 숨소리에 홍설은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 머리를 굴리다 곧 시무룩한 얼굴로 말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모처럼.. 경연을 보러 와 주셨는데.."

눈가마저 촉촉해진 홍설의 모습에 백력은 머리가 아파왔다. 백력은 마음을 다스리려는듯 눈을 감고 한숨을 크게 쉰 다음 말했다.

"그래, 주술은 좀 효과가 있느냐?"
"예, 지금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배문덕이 네 옷고름을 쥐고있던 연유가 무엇이냐 묻고 싶었지만, 백력은 참았다. 그저 주술을 위한 것이었으리라. 그는 스스로 그렇게 되뇌었다.

홍설이 여전히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자 백력은 그의 이마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검술이 많이 늘었더구나"

서늘한 손의 감촉에 홍설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이렇게 이마를 짚어주면 떼지 말라고 손을 붙잡고 조르던 때가 있었지.. 너는 기억이나 할까, 백력은 왠지모를 그리움을 마음속으로 삼켰다. 홍설은 나른한지 길다란 속눈썹을 떨며 나즈막히 그를 불렀다.

"백력..... 아, 장군"

오랜만에 듣는 제 이름에 화색이 돈 것도 잠시, 금세 따라붙은 호칭에 백력의 기분은 다시 가라앉았다.

"설아, 둘만 있을때는.. 이름으로 부르면 안되겠느냐"
"예? 하지만.."

홍설은 말끝을 흐렸다. 그 역시 백력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좋았다. 한 때는 모두가 부르는 장군 대신 저만이 그를 이름으로 불렀었다. 백력, 하고 부를 때마다 차오르는 웃음이 너무도 좋아서, 하인들이 그리 혼을 내도 바락바락 그를 이름으로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백력.. 기억하십니까, 홍설은 살풋한 웃음을 지었다.

"저 원래는 훨씬 잘 할 수 있는데..."
"네 실력은 다 알고 있다. 문덕이 만날때마다 네 칭찬을 하니까"

빌어먹을 배문덕, 그 자에게 홍설을 맡긴 것이 다름아닌 자신이라니. 애초에 양인이 드글거리는 즙요부에 홍설을 데려가는게 아니었다. 타는 속도 모르고 홍설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사부님이.. 제 칭찬을요?"
"그래. 하도 들어서 귀가 짓무를 지경이다"

사부가 칭찬 좀 했다는 말에 세상을 얻은듯 기뻐하는 홍설을 보자 백력은 또한번 속이 끓어올랐다. 사부가 그리 좋으냐? 그래서 그런 발그레한 얼굴로 옷고름을 내주었던 것이냐, 그러고보니 음인을 멀리하기로 소문난 배문덕은 혼인 생각이 없다할 정도로 목석같은 자였다. 그런 그가 어째서 음인의 몸을 그리 잘 다루는가? 애초에 주술을 쓴 게 맞긴 한건가

백력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홍설을 보았다. 그래, 그 배문덕이.. 그럴리는 없..

순간 문덕의 입가에 걸렸던 알 수 없는 웃음이 백력의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순식간에 밀려든 불길한 상상에 백력은 심장소리가 귀에 울릴 지경이었다. 그의 낯빛이 어두워지자, 홍설은 가만 그의 손 위에 제 손을 겹치며 말했다.

"장군.. 피로하신 것 같은데 가서 쉬십시오"
"그래"

건성으로 대답한 백력은 여전히 심란한 얼굴로 홍설의 곁에 앉아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하는 순진한 얼굴을 보니, 백력은 당장이라도 이불을 들추고 옷을 벗겨 행여 나쁜짓을 당한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허나.. 정녕 내가 원하는 것이 그것뿐인가?

혼탁한 생각들이 정신없이 얽혀들었다. 귓가에 울리던 심장소리가 우뢰처럼 느껴질 즈음, 백력의 입에서 본심이 툭하고 떨어졌다.

"네 희락열을 식혀주는 것은 나이기를 바랬는데"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줃 진혼 란웨이 백우주일룡 백룡
2019.02.23 2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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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ㄷㄱㄷㄱ 대고있어 부정맥이 왔나봐 죽기전에 어나더
[Code: b060]
2019.02.23 22:38
ㅇㅇ
모바일
끼요오오오오오오!!!헉헉 너무 좋아 센세오셨다!!
[Code: 8642]
2019.02.23 22:40
ㅇㅇ
모바일
백력 질투하는거 ㅠ ㅜ ㅜ 너어어어어무 조아 ㅜ ㅜ ㅜ ㅜ ㅜ ㅜ 홍설이도 백력 좋아하는거 확실한것 같은데 ㅜ ㅠ ㅜ ㅜ ㅜ 서로 생각하면서 계속 참으려고하는 간질간질한 분위기 너무 최고다 ㅠ ㅜ ㅜ ㅜ 행복해요 ㅠ ㅜ ㅜ 문덕이 오메가였구나 반전이다 크...!!! 문덕이 션웨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ㅠ ㅜ ㅜ ㅜ 문덕이도 행복해지면 좋겠는데 ㅠ ㅜ 흑흑 ㅠ 너무 좋아요 헉헉 억나더
[Code: 8642]
2019.02.23 22: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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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그러체 백력 잘한다 역시 장군감 아니 장군다우심이야 껄껄
[Code: e2aa]
2019.02.23 2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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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다 어나더 써오면 윗붕 응급처치는 내가 할게!!!!
[Code: 8432]
2019.02.23 22: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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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문덕이 음인이라고? 오해하고 질투하는 백력이 참 좋아요 센세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캬 정적ㅎㅎㅎㅎㅎ 핳ㅎㅎ백력 미쳤닿ㅎㅎㅎㅎㅎ
[Code: 9241]
2019.02.23 23: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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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에게 그런 반전이 백력아 확인해! 확인해!
[Code: eb37]
2019.02.24 01: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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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력 질투하는거 넘 좋다....얼릉 진도 쭉쭉 빼자!!!
[Code: a970]
2019.02.24 01: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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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요오오옷 세상에ㅠㅠㅠㅠㅠㅠ백력이 오해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존잼 꿀잼 ㅠㅠㅠㅠ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
[Code: be24]
2019.02.24 10:00
ㅇㅇ
대박 문덕이에게 이런 반전이 있었다니... 어머나 세상에 대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ㅠㅠㅠ 엉엉 백력이가 질투하는 거 너무 조하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장미칼인가봐 끊는게 예술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 기다리로 있을게요 센세 너무 재밌어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d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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