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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 00:12

개연성빈약주의
노잼주의
쌀국 알못 주의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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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비는 방과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지역 도서관 데스크에 앉아서 공부를 하다가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낯익은 얼굴의 소년이 책 2권과 도서카드를 창구 위에 올려 놓았다. 서로 짧은 인사를 하고 허니는 바코드에 책과 도서카드를 찍고 대출기간은 2주라는 형식적인 멘트를 건네며 책과 카드를 건네자 그는 허니에게 책 한권을 내밀었다.

"이거...왠지 필요할거 같아서요. 며칠째 하고 있는 과제 트레이시 수녀님 수업이죠?"

"어떻게...?"

"작년까지 우리학교에 계셨어요, 저도 그 수업 들었는데 이게 도움이 될거에요."

"....고마워요 맥카이씨."

"조지, 편하게 조지라고 불러요.
미스..비? 아니면 허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편한대로요."

조지는 미소를 지으면서 책을 가방에 넣고 나중에 또 보자면서 도서관을 나갔다. 2주전부터 학교가 끝나고 도서관에 출근하면 매일 보이는 소년이었다. 한동안 꽤 떠들썩했던 소문의 주인공 조지 맥카이, 허니와 같은 학년이었다고 했으니 학교를 일찍 들어간 허니보다 1살 많을 것이었다. 허니가 다니는 c카톨릭 여학교 옆에 위치한 s 카톨릭 남학교 학생이었다가 방학동안 모종의 사건을 일으켜서 12학년이 시작하기 직전에 퇴학처분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사유에 관해서 온갖 소문이 떠다녔다. 폭력을 휘둘렀다느니, 마약을 했다느니 부터 시작해 여자친구를 임신시켰다느니 하는 자극적 내용까지.
하지만 허니가 관찰한 조지의 모습은 퇴학을 당하는 문제아와는 거리가 있었다, 학기 시작전에 퇴학처분을 받고 학기 시작일부터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문제아라니...아까 말한 트레이시 수녀의 과제 이야기만 해도 오히려 범생이라면 범생이였지 사고치고 다니는 문제아라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얼마전 찾는 책이 있다고 허니에게 도움을 요청했을때 짧은 대화를 나누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약간 쑥쓰러워 하면서 조심스럽게 데스크로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며 난잡한 성생활에 대한 루머도 사실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허니로서는 사건의 진상을 알 수도 없었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저 '역시 인간은 여러가지 면이 있는건가'하는 생각을 하며 조지가 준 책을 펼칠 뿐이었다.

"교복입은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이네."

익숙한 목소리에 허니가 고개를 드니 20대 중반의 젊은 남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늘 보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고 단조로운 옷차림을 한 남자. 허니는 학교에서 자신이 분류되는 '너드'에 이 남자도 학창시절 속했을 거라고 확신했다.

"헤이든씨, 직장인이 평일 오후에 도서관이라...뜻밖이네요."

"나는 쉬는 날이라서 오랜만에 좀 돌아다니고 있지, 영화관에 가봤는데 고전영화는 주말에만 상영한다고 그러더라."

"그때 쓰는 구식 영사기 다룰 사람이 사장님이랑 저밖에 없어서요."

존 헤이든은 허니가 주말에 일하는 작은 시네마의 단골 손님이었다, 사장인 웰스씨가 취미로 수집한 옛날 영화 필름 상영관을 찾는 몇 안되는 특이한 손님이기도 했다. 반년정도 전부터 주말에 영화관에 자주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허니와도 대화를 몇번하면서 친분이 쌓였다. 그 전까지는 다른 지역에서 살았다고 했고 지금은 본인 표현에 의하면 '특별할 것 없는 사무직'에 종사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화를 하는 도중 고급어휘가 튀어나오는 등 지성이 느껴지는걸로 봐서는 가방끈은 긴 사람 같았다, 본인은 그것을 왜인지 숨기려고 하는 듯 했지만. 지나가는 말로 허니가 대학 진학과 관련한 고민을 한두개 꺼내자 바로 다음주 온갖 대학 팜플렛과 입시요강등을 가지고 와서 그녀에게 건네주고 가기도 했다, 그 뒤로 헤이든은 허니가 신뢰하는 몇 안되는 성인 남자들 중 하나가 됬다.

" 이 지역에서는 일요일 아침 성당을 안가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다는거 같은데 정작 카톨릭 여학교 모범생이 성당을 안나온다니 무언가 의외이긴 하네."

"저는 돈이 필요하고 그걸 줄 수 있는 사람은 웰스씨지 가톨릭 교구가 아니니까요.
그러는 헤이든씨도 성당에 안나가시는거 같은데."

"난 여기 토박이가 아니니까, 신을 믿지도 않고."

"저도 안 믿어요."

허니의 나름 충격적인 고백에 그는 과장스럽게 놀란 제스쳐를 취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와우, 역시 예상대로 매우 이성적인 친구였네, 나처럼."

"비밀로 해주세요, 원장 수녀님이 알면 불려가서 일장 연설을 들을거니까."

헤이든은 소리를 죽여 끅끅 웃더니 주말에 영화관에 한번 들르겠다는 인사와 함께 자리를 떴다.
허니가 신을 믿지 않는 것은 사실 이성이 신앙심을 앞섰다 하는 등의 거창한 이유때문만이 아니었다, 사실 그녀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신앙심이 깊은 소녀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기도 했다. 허니는 갓난아기때 수녀원앞에 유기되었다, 아무런 쪽지도 없었기에 친모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그저 친부모가 아사아계 라는 것만 아기의 생김새로 추측할 수 있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비라는 성을 가진 노부부가 마리아 동상 앞에 있었다는 소문의 아기를 입양했고 허니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어린시절의 허니는 노부부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자랐고 그들의 따라 신앙생활도 열심히 했다, 자신이 양부모를 만난 것은 신의 은총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허니는 양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학업도 열심히 했고 그 결과 지역의 명문이라고 알려진 가톨릭 여자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가 비 부부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허니가 입학식도 치르기 전에 합격 통보를 받은 그 겨울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허니는 자신을 지켜주던 단단한 갑옷이 사라진듯한 기분을 느꼈다. 주변의 악질적인 인간들은 비 부부가 동양인 마녀를 주워 저주를 받아 비명횡사했다고 수근거리기도 했다, 허니는 그때마다 정말로 자신이 불행을 몰고오는 존재인가 진지하게 고민했다.
미성년자였던 허니는 같은 지역에 살던 노부부의 맏아들 부부에게 맡겨졌지만 넉넉하지 못한 형편의 그들에게 허니는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었다, 허니는 그때부터 앞으로는 철저히 혼자이며 자신이 직면한 문제는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교목신부이자 학생 지도 교사였던 조너스가 학생 상담을 핑계로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가하기 시작했을 때도 허니는 다른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털어놓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말하고 싶으면 말해 허니 비.
근데 과연 누가 들어줄지 궁금하네...네 의붓 형제들은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정말 싫어하는거 같던데...
사람들에게 내 말과 네 말중 누구 말이 더 신빙성 있게 들릴지 궁금하네....
하지만 결국은 가톨릭 신부와 동양인 창녀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지 않을까?-

매그너스는 악랄했다, 일부러 보호받지 못하는 자신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 분명하다고 허니는 생각했다. 출신이 불분명한 아시아계 여학생과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신부의 말 중 사람들이 어느쪽을 더 신뢰할 지는 안봐도 뻔했다. 안그래도 본인을 성가셔하는 의붓형제들이 자신을 지지해줄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고 허니는 판단했다. 허니는 그저 빨리 학교에서 벗어나 멀리 떨어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이 모든 것을 끝낼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중학교때보다 더 절실하게 학업에 매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허니는 학생상담실에서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들을 최대한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기 위해 몸을 바쁘게 움직였다, 평일에는 방과후에 지역 도서관에서 알바를 하며 공부를 했고 주말에도 아침부터 오후까지 낡은 시네마에서 알바를 하며 최대한 모든 시간을 빈틈없이 채워 그 끔찍한 기억들이 비집고 올라올 틈을 놔두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니는 밤마다 스스로에게 '넌 끔찍한 인간이야, 역겨워'라고 스스로에게 모진 말을 하며 팔에 상처를 내며 눈물로 밤을 보내곤 했다.
허니는 더이상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성경에서 말하는 신이 있다면 독실한 신자였던 자신의 양부모님 대신에 조너스 같은 인간이 일찍 죽었어야 했다. 만약 이 모든것이 신의 뜻이라면 신과 사탄은 한몸일거라고 허니는 늘 생각했다.










매표소 옆 작은 매점의 커피머신에서 허니는 커피를 두잔 뽑아 한잔은 조지에게 건넸다, 막 오픈 청소를 마친 둘은 카운터 쪽에 등을 기대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어제는 아침에도 손님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진짜 한가하네..."

"일요일이잖아, 다들 성당간다고 매주 이시간엔 한산해....니가 일할 평일 오전도 비슷할거야."


금요일에 사장인 웰스씨에게 미리 연락받은 대로 토요일 아침에 영화관에 출근하니 조지 맥카이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오픈타임에 일할 알바생인데 이틀정도 같이 일하면서 수습교육을 시켜달라는 것이 그의 부탁이었다, 그게 도서관에서 만난 조지 맥카이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한채 출근했었지만. 또래의 남학생과 같이 있어본 경험이 거의 없는 허니여서 처음엔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나마 안면이 있는 사람이랑 일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트레이시 수녀의 과제도 도와준 고마운 사람 아닌가.
같이 일을 하면서 본 조지의 모습은 도서관에서의 매너있게 도움을 요청하던 그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성실하기까지한 그를 보며 허니는 이런 사람이 대체 어쩌다가 퇴학을 당한거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허니에게 쑥쓰러워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달랐다, 본인 말에 의하면 원래 조금 친해진 상대에게는 말이 많아진다나 뭐라나. 내성적이고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허니였지만 그런 조지와 온종일 시간을 보내면서 평소보다 말이 많아졌고 조지와 꽤 친해질 수 있었다.

"이런 영화관이 있다는거 난 알지도 못했는데, 허니 넌 어떻게 여길 알고 일하게 된거야?"

"어릴때 부모님이랑 여기 자주와서 웰스씨랑 안면이 있었는데 나 알바 구한다는 이야기 듣고 먼저 연락하시더라고.
그러는 조지 너야말로 어떻게 여길 알고 찾아온거야, 수익보다는 취미로 하는 극장이라 홍보고 뭐고 제대로 안되어 있는데 일자리 공고 같은거도 마찬가지일거고."

"룸메이트가 여기 단골이야, 내가 알바자리 찾고 있으니까 여기 찾아가라고 하더라고.
소문 들어어서 알고 있겠지만, 내가...학교때문에...다른곳에서는........"

조지가 멋쩍게 웃으면서 말끝을 흐렸다, 사유가 어떻든지 간에 이 지역에서 카톨릭 명문 학교에 다니다가 퇴학당했다는건 꽤 커다란 낙인이었으니 고용주들이 꺼리는 것도 알만했다. 아마 그래서 교구와 비교적 떨어진 이 동네의 가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이 소유한 이 극장까지 와서야 일을 할 수 있는거겠지.

"부족한 일손 채울 수 있으면 된거지 퇴학생이든 뭐든 여기 사장님은 그런거 신경 안써, 나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도서관에서 아무렇지 않게 날 대한거야?"

"난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특정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는 편이야, 평판같은거...별로 믿을게 못되더라고."

매그너스 같은 인간이 지역사회에서 평판이 좋은 것을 보면서 허니는 늘 그것을 잘 느끼곤 했다.

"지금은?"

"뭐?"

"너가 여태까지 겪은 나는 어떤거 같은데?"

"......좋은 애 같아, 성실하고....친절하고...배려심도 많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드네."

조지는 허니의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도서관에서 쑥쓰러워하며 얼굴을 붉히던 그 모습이라고 허니는 생각했다.
오전동안 둘은 얼마 안되는 손님을 받으면서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한사람이 매표소를 지키는 동안 다른사람은 영화가 끝난 상영관에 들어가 뒷정리를 하면서 오전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비품창고에 갔다올일이 있어 허니가 조지에게 매표소를 맡기고 갔다오는 길이었다, 조지가 지키고 있을 그 쪽에서 큰소리가 들리는 것이 꽤 멀리서부터 들려 허니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잘 차려입은 한 중년의 여성이 조지를 향해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조지는 여태까지 보지 못한 차가운 표정으로 그 여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미친년 하나가 들어올때부터 심상찮았는데 그년이 낳은 새끼까지 아주 쌍으로 집안을 말아먹으려고!"

"제 어머니에 대해서 함부로 말씀하시지 마시죠 미세스 매그너스. 그쪽 집안이랑 저희 모자는 인연끊은지 오래입니다, 싫다는 사람 바득바득 붙잡고 있는게 당신 시동생이라는 작자니까 그쪽에 가서 따지세요."

매그너스라는 성에 허니는 순간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조너스 매그너스 신부 그 인간과 조지가 관련이 있다는 건가. 조너스는 신부니까 당연히 그의 옆에 미세스라고 불릴 사람은 없다, 그럼 저 여자는 조너스의 형제들중 하나랑 결혼했다는 건데...그럼 조지는 조너스의 조카라는 이야기인건가.

"성당에서 그 난리를 펴서 집안 망신을 시키고!
시장선거 1년도 남지 않은 이 마당에 이런식으로 우리 집안에 먹칠을 하려고 아주 작정했구나 너."

"시의원님께서 의정활동을 잘 하셨으면 퇴학처분된 이름모를 조카 하나 있어도 상관없을건데요.
그쪽 남편이 개판쳐서 힘들거 같으니까 엄한 사람 탓하고 싶어서 달려온거 아니에요?"

"그 입 다물어.
그래도 지 핏줄이라고 학교 운영위 소집해서 교구 사람들한테 사과하면 징계수위 낮춰주겠다고 약속 받아낸게 네 아버지랑 내 남편이야.
근데 그걸 파토내고 한가롭게 싸돌아다니고 있어? 좋은말로 할때 다음 운영위때 얌전히 기어나와서 고개숙여."

조지는 갑자기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는 분노로 떨고 있는 미세스 매그너스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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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제 나부랭이들한테 사과할 생각따윈 없어요, 그새끼한테 사과할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지금 아쉬울게 많은건 내가 아니라 그쪽집안 같은데?
나야 학교 퇴학당해도 어떻게든 알아서 살아갈 자신 있는데, 그쪽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들 놓기 싫어서 벌벌 떠는게 너무 잘보인단 말이야....
한번 제대로 더 깽판 쳐줘요 마가렛?
시의원님 너무 망신스러워서 시장은 커녕 다음 시의회 자리에 엉덩이도 못붙일 정도의 사고 한번 쳐줘요?"

마가렛은 조지의 뺨을 후려쳤다, 그녀는 자신보다 한참 큰 조지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멀찍이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던 허니는 놀라서 그제서야 그들에게 달려가 마가렛의 손을 조지에게서 떼어놓았다.

"손님, 클레임 거실게 있으면 사장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식으로 폭력을 쓰시면...."

"뭐야, 이젠 동양인 창녀랑도 놀아나나보네?"

창녀라는 말에 조지가 마가렛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지만 허니가 가까스로 그의 팔을 잡으면서 말렸다. 하지만 그 와중에 허니의 머릿속에 복잡해졌다, 혹시 조너스가 자신에게 하고 있는 짓을 이여자도 알고 있는 건가...

"참 끼리끼리 어울리네. 제 부모 잡아먹은 마녀같은 년이랑 붙어먹다니, 마리아상 앞에서 자신들이 주운게 악마 자식이었을 줄 그 노부부는 죽는순간에야 깨달았을 텐대 정말 불쌍해.
얘 조지, 너도 조만간 비명횡사하겠다, 그편이 우리도 편하긴 하겠는데 말이야."

"네년이랑 네 남편 형제들이 하는 짓거리보면 끼리끼리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긴 해.
더러운 아가리 안 닥치면 당장 너부터 비명횡사하게 해줄거야."

조지는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살벌한 표정으로 마가렛을 노려보며 독설을 내뱉고 있었다, 그의 몸이 분노로 떨리고 있는것을 허니는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었다. 허니는 수백번도 들은 자신에 대한 악질적인 소문이었지만 막상 바로 앞에서 누군가의 입으로 들으니 더 날카롭게 가슴을 찔러오는 듯 했다, 조지의 팔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이 떨리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것 같았다. 마가렛이 다시 한번 팔을 올리려 하자 누군가가 강하게 그녀를 잡고 허니와 조지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

"영업 방해입니다 미세스 매그너스."

"어떻게 이런것들을 쌍으로 채용했는지 참 궁금하네요 미스터 웰스"

"네, 신기하게도 성실하고 착한 친구들이 둘이나 들어와서 이렇게 매주 걱정없이 노모가 성당에 다녀오시는걸 도와드리고 출근하죠.
미세스 매그너스, 당장 떠나지 않으면 영업방해죄로 신고할겁니다, 혐오범죄와 모욕죄는 덤으로요.
그렇게 되면 의원님 선거에 별로 도움은 안될거 같습니다만....."

마가렛은 한동안 씩씩거리다가 몸을 돌려 영화관을 빠져나갔다, 그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본 웰스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허니와 조지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진상 고객 응대하는 법도 배웠겠구나.....
점심 사왔으니까 휴게실에서 먹고 오늘은 일찍 퇴근하렴, 시급은 예정대로 쳐줄테니까 걱정말고.
조지는 내일 아침 일찍 늦지 않게 출근하고."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하는 둘에게 웰스는 괜찮다고 너희들은 잘못한게 없다고 다독이며 둘을 직원 휴게실로 보냈다, 안에 들어가자 자신이 여전히 조지의 팔을 잡고 있었다는걸 깨달은 허니는 화들짝 놀래며 그의 팔을 놓았다. 식탁 위에는 근처 카페테리아에서 사온듯한 점심 세트 메뉴가 올라와 있었다, 둘은 식탁에 마주앉아 침묵을 지켰다. 조지가 먼저 머뭇거리다가 침묵을 깼다, 아까까지의 차가운 표정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안절부절하며 말했다.

"미안해....나 때문에 너까지 그런말을 듣게 해서..... 그여자가 했던 말 마음에 담아두지 마, 원래 입이 더러운 여자야...."

"네가 한 말이 아니잖아, 그 사람이 한 말인데 왜 니가 사과해....근데 아까 그 사람은...?"

"......일단은 큰어머니라고 부르는 관계이긴 해, 그 여자 남편이랑 내 생물학적 아버지랑 친형제 사이니까. 근데 내 엄마랑 아버지라는 인간은 오래전에 이혼했고 난 2년전에 엄마 돌아가시기전까지 쭉 엄마랑 살았어, 성도 엄마성을 계속 쓸 생각이고. 아직 미성년자라서 죽은 엄마 대신에 아버지라는 사람이 지금은 내 보호자라서 어쩔 수 없이 그쪽 사람들이랑 마주쳐."

"매그너스면...설마 조너스 매그너스 신부도...?"

"시의원 로널드 매그너스가 첫째, 둘째가 조너스 매그너스 신부, 막내 닐 매그너스가 내 아버지.... 조너스는 굳이 따지면 큰아버지네."

"........"

"그리고 난 내 큰아버지라는 그 새끼를 예배때 성당에 난입해서 두들겨 팼어, 그것 때문에 퇴학당한거야."

예상치 못한 대답에 허니는 놀란 눈으로 조지를 바라보았다, 왜? 라고 묻고 싶었지만 조지의 표정을 보니 자세한 이유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 듯 했다. 분명 조지가 잘못한 것이 아닐거라고 허니는 확신했다, 조너스는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는 굉장히 강압적으로 구는 인간이었고 성적 학대가 아니라도 학생들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널리 퍼져 있었다. 조지도 분명 그러한 피해자들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무엇이 조지의 분노를 터트려서 직접 행동에 나서게 했는지는 궁금하긴 했다.
자세히 그의 눈을 들여다보니 무언가 위태롭고 불안해 보였다, 매일 아침 거울속에서 보는 허니 자신의 눈과 비슷했다. 허니는 만난지 얼마 안된 이 소년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침묵하는 허니를 바라보던 조지는 눈을 내리깔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아까까지 신랄하게 독설을 내뱉던 모습과 너무나도 달라서 허니는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나...... 아직 좋은 애 같아....?"

"뭐...?"

"겪어보고 판단한다면서, 이런것 까지 겪고 알게 됬는데 너한테는 여전히 내가 좋은 애야?"

"여전히 좋은 애야, 그리고...부러워 엄청."

"뭐가...?"

"나도 너처럼 매그너스를 두들겨 패봤으면 좋겠네, 정말 잊지못할 경험이었을 거 같은데."

조지는 벙찐 표정으로 허니를 바라보다가 풉 웃었다, 허니도 그 모습을 보며 웃기 시작했고 둘은 한참을 웃었다. 그가 부럽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가 용기를 낸것이든 아니면 잠깐 눈이 돌았던 것이든 상관없이 허니는 그가 했던 것처럼 조너스 매그너스에게 저항하고 싶었다. 하지만 늘 허니는 위축되었다, 올해만 버티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그의 행패를 받아들였고 매그너스는 그것을 잘 알고 이용해먹으며 더 심한 짓을 저지르곤 했다. 그러니 매그너스를 두들겨 패버렸다는 조지가 싫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둘은 기분이 조금 나아진 상태로 웰스가 사다준 점심을 먹고 둘은 영화관을 나왔다. 허니는 앞에서 헤어지기전 조지에게 다시 한번 오픈 타임 때의 주의사항들을 하나하나씩 상기시켜주었다.

"허니 너는 내일 오후에 도서관에 있을거지?"

"내가 일하는 곳이니까 거기 있어야지."

"영화관 끝나고..... 가도 되?"

"도서관이잖아, 너가 오고싶으면 오는거지."

"갈게, 꼭 갈게."

"응,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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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는 또다시 얼굴이 붉어진 채로 미소를 띠우고 허니를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허니도 얼굴이 약간 화끈거리는 듯한 느낌을 애써 무시하면서 등을 돌려 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허니는 이제 막 잠든 대니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녁식사 시간때까지만 하더라도 일찍 잠자리에 들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막상 침대에 들어가니 허니가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지 20분 정도만에 잠이 들었다. 얼마전에 3살이 된 아들은 까만 눈동자만 허니를 닮았을 뿐 나머지는 남편인 에디와 판박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시댁이 그렇게 대니에게 집착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이 살짝 열리며 남편이 고개를 들이밀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잠들었어...?"

"방금요..."

허니는 침대 옆 스탠드의 밝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닫고 나가기전 그녀는 한번 더 평온하게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평생 가정을 꾸릴 수 없을 것 같던 허니의 인생에 찾아온 소중한 아이였다, 대니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자신과 달리 대니는 화목한 가정환경속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어 그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허니와 에디는 바쁜 와중에도 가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둘은 1년이 다되가는 별거기간 중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예를 들면 이번주처럼 에디가 레디메인 본가에 손주를 보여주러 가야되는 때가 아니면 금요일 저녁 가족식사를 시작으로 주말에는 늘 셋이서 같이 시간을 보냈고 그 덕분인지 대니는 부부의 별거 전후로 딱히 위축되는 것 없이 밝은 모습이었다.
남편과 같이 최대한 발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계단을 내려온 허니는 거실 소파에 있던 가방과 겉옷을 집어들었다. 순간 에디의 두 팔이 뒤에서 허니의 허리를 감싸며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속삭였다.

"늦었으니까 자고가, 손님방 정리해놨어."

"....당신 내일 아침 일찍 대니랑 본가에 가야되잖아요, 어제 내내 대니 달래놨는데 내일 아침에 또 내 얼굴 보고 가기 싫다고 떼쓰면 어쩌려고 그래요."

"어머니한테는 대니가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안가면 되지.....
대신에 오랜만에 셋이서 공연이나 영화보러 가는것도 괜찮고....그렇게 가고 싶다고 노래부르던 유원지에 가는것도 좋고..."

"......한달에 한번은 손주 얼굴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갔다오세요,전 어차피 마무리해야 될 일 있어서 주말동안 컴퓨터 붙잡고 있어야 되요.
유원지는....다음주에 가죠..."

허니는 조심스레 자신의 허리에 둘러져 있던 에디의 손을 풀고 벗어나려 했지만 그는 허니의 어깨를 잡고 돌려세웠다.그를 올려다보자 에디는 늘 그렇듯 미소를 지으며 애정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한손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10살가까이 차이나는 남편은 늘 다정했다, 그의 손길 하나하나로 그가 그녀를 끔찍이도 아낀다는 것을 허니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은 그런 에디의 미소나 손길이 무서울 때도 있었다, 마치 허니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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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난 기다릴 수 있어, 내가 잘하는 거니까."

".........."

"난 늘 당신이 대니랑 같이 다시 이집으로, 내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릴거야....그거 하나만 기억해줘."

"에디, 내가 계속 이야기 했잖아요, 난...."

"시간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줄게, 몇년이 걸려도 상관없어, 하지만 이혼은 안되."

".....일요일 저녁에 대니 데리러 올게요..."

허니는 에디의 눈을 피하며 그의 손을 치우고 현관쪽으로 걸어갔다, 에디는 끝까지 그녀와 같이 집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까지 따라가서 웃는 얼굴로 배웅을 해주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허니는 도망치듯 차를 운전해 대니와 같이 지내고 있는 플랫으로 돌아왔다.어렵게 끊은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간신히 참고 대신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남편을 생각할 때마다 허니는 그가 자신에게 너무 과분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과한 애정을 쏟는지 그 이유를 결혼한지 4년이 다되가는 지금까지 전혀 알 수 없았다.
첫 만남은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때 금융업계의 큰손인 레디메인 그룹의 계열사인 N사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할 때였는데 이상하게도 첫 만남부터 허니는 그에게서 알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 그 날 이후로 조지 이외의 남자 앞에서는 자동으로 긴장되고 경계를 하게 되었는데 그런 편안한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둘은 주말 당직을 설때 대표와 직원으로서 두어번 정도 대화를 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방학이 끝나고 4학년 막학기를 보내고 있을때 에디는 돌연 학교에 찾아와 그녀에게 취업연계 후원을 제안했다. 허니가 목표로 하는 공인 회계사 자격증을 따면 자신의 회사에 입사한다는 조건으로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혼란스러워 하는 허니에게 그는 성실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안심시켰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동안 수당을 받으려고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먹듯 자처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아시아계 여직원이 에디의 눈에는 흥미롭게 보였던 듯했다.
고민끝에 에디의 제안을 받아들인 허니는 석사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N사 회계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허니가 야근을 하거나 주말 출근을 하는 날에 에디도 회사에 남아 간단한 식사나 티타임을 같이 하는 정도였다가 입사하고 반년이 다되가던 때에 그가 정식으로 데이트를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연인 비슷한 관계가 되었다. 허니는 그와 진지한 관계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랜 시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엄청난 비밀 때문에라도 그녀는 에디 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그런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었다. 에디와 관계를 맺은 것은 사라져버린 조지에 대한 그리움이 쌓인 상태에서 그가 주는 안정감과 다정함에 끌려 잠시나마 그것을 느끼며 오랜 시간 자리잡은 불안감과 외로움을 잊고 싶어서였다. 에디도 자신과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허니는 예상했다. 가문의 후계자가 아닌 막내아들이었지만 어쨌든 그 레디메인가 사람이 고아나 다름없는 여자를 부인으로 들일 리가 없었다, 분명 에디는 정략 결혼을 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자연스레 자신과 그의 관계도 끝나는 거라고 허니는 생각했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하게 대니를 임신했을 때에도 허니의 머릿속에 그것이 결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아이를 빌미로 결혼을 요구할 생각도 없었기에 에디에게 이야기 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허니는 처음엔 당연히 아이를 지워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천애고아였던 자신에게 피붙이가 생겼다는 생각에 망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서 안절부절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입덧을 하는 모습을 에디에게 보이고 말았다. 조심스레 임신을 한것이냐고 묻는 그에게 허니는 아이를 지우겠다는 말을 하는 대신 혼자서도 아이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으니 다른곳에 자리를 잡는 대로 조용히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태까지 서로가 가벼운 관계였다고 생각했던 허니의 생각과 달리 에디는 본가의 거센 반대를 물리치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허니 본인 조차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청혼을 거절하려고 했다.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에요 에디.....분명 재앙으로 끝날거에요...!
당신은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잖아요, 분명 후회할거에요...그러니까....-

-난 당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허니, 잘 알기 때문에 당신을 놓치고 싶지 않은거야.-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얘기하는 그를 보며 허니는 고개를 젓고 싶었다, 과연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사람을 죽인적이 있다는 걸 알고도 그는 똑같이 얘기할 수 있을까.

-지켜줄게...허니..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널 지켜줄게.-

"지켜줄게, 내 모든걸 바쳐서라도 지켜줄게...
그러니까 겁먹고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일은 제발 하지 마...."


에디의 그 말에 허니는 비슷한 말을 했던 조지를 떠올렸다, 순간 무언가에 홀리듯 그녀는 에디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허니는 지금 생각해도 자신이 정말 쓰레기같았다, 다른 남자를 떠올리면서 청혼을 받아들이다니....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대니가 태어난 후 지금까지 에디는 모든 애정을 허니 모자에게 쏟아부었고 허니도 나름 애정표현을 했지만 '사랑한다' 보다는 '좋아한다' 수준에 더 가까웠다. 항상 마음 한 구석에서 다른 남자를 놓지 못하고 행복한 순간에도 혹은 우울한 순간에도 '조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등의 생각을 하며 그를 떠올렸다. 허니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빠지곤 했다, 눈썰미가 졸은 에디였기에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술김에 허니는 에디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밖에서 당신을 사랑해주는 다른 사람을 만나봐요.' 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그때도 그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할 뿐이었다.

-괜찮아, 난 지금도 행복해.
당신이랑 대니가 내 곁에만 있으면 그걸로 만족해.-

별거를 하게 된 것에 에디의 잘못은 없었다, 죄책감과 부담감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허니의 결정이었다. 계속되는 시댁과의 갈등과 크고작은 사건들, 에디는 그때마다 늘 허니의 편에 서주었지만 허니는 일단 그런 갈등상황에 계속 놓이는 것에 지쳐버렸고 남편이 가족들과 거의 의절상태까지 가게 된 이유가 자신이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자신을 위해주는 에디에게 온전한 사랑도 주지 못하면서 붙잡고 있는 것은 그에게 더는 못할 짓이었다. 결국 에디도 지칠 것이다, 그때쯤이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 허니를 원망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허니는 그전에 그를 놓아주고 싶었지만 그는 여전히 완강하게 이혼을 반대하고 있었다.
약기운이 몸에 퍼지면서 허니는 슬슬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놓지 못하는 그 남자의 실루엣이 또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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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는 잘 지내고 있을까?
지금 어디에 있는걸까?
날 보고싶어하지 않는걸까...?'








어나더 노잼 법칙이구먼...

맥카이너붕붕
에디너붕붕
2022.08.07 00:43
ㅇㅇ
모바일
노잼이라니... 어나더로 와줘서 고마워 센세~ 또 올끄지?
[Code: 6ac6]
2022.08.07 01:25
ㅇㅇ
모바일
노잼이라니... 노잼이라니... 완전 존잼이야 그러니 제발 어나더의 어나더를 주세요ㅠㅠ
[Code: d388]
2022.08.07 11:12
ㅇㅇ
모바일
센세!!! 또 와줄꺼지 올때가지
여기에 드러누워 있을꺼야
[Code: 82a7]
2022.08.07 12:39
ㅇㅇ
모바일
센세 노잼??? 그게 무슨말이야??? 나 센세 돌아올때까지 숨 참고 기다리고 있을거야ㅜㅜ
[Code: 774a]
2022.08.07 16:19
ㅇㅇ
모바일
나..기다려요..노잼이라니..그런말 말아요..
[Code: 6828]
2022.08.07 18:11
ㅇㅇ
모바일
센세 왔구나!!!! ㅠㅜㅠ
[Code: 4e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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