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312838236
view 1406
2020.08.05 08:29
호숫가의 작은 초막에 발을 들인 망기는 할 말을 잃었다. 살림이 단촐하기가 희신이 폐관수련을 하던 한담동보다 더한 것을 보고 참담함에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지만 일단은 희신을 데려가야 했다.

"형장, 아무도 형장에게 손가락질 하지 못합니다. 믿었던 의제에게 처참히 배신당했는데 어찌 그만큼도 아파하지 못하겠습니까? 아무도 탓하지 않으니 이제 그만 운심부지처로 돌아오십시오."

한참 신혼의 행복에 젖어 있어야 할 동생의 얼굴이 저에 대한 걱정으로 흐려져 있는 것이 안타까웠으나 희신은 조용히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아프다고 해서 도려에게 말도 없이 폐관을 하고 찾아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해 홀로 상처입은 채 돌아오게 해서는 안되었다. 아징이 나를 용서치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마음이 풀려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려야지."

"일단은 운심부지처에 머무르시다가 강종주가 용서하고 불러들이면 그 때 운몽으로 돌아오시면 되는 일이 아닙니까? 지금 형장에게는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가십시오."

초췌해진 얼굴로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제 형을 보고 있는 망기의 속이 미어졌으나 애써 침착하게 설득하려 했다. 허나 희신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망기, 이 초막은 내 미련이다.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마음을 내게 되돌리고 싶어서 그가 나를 가여이 여기기를 바라는 이기심이다. 헌데 어찌 돌아가겠느냐. 아징이 다시 나를 찾을 때까지 나는 이 초막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망기는 결국 고집을 부리는 희신을 말릴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 강만음을 찾아가 지난 세월 제 형이 바쳤던 헌신을 생각해달라 어려운 청을 하는 것 뿐이었다.






희신강징 오작교
2020.08.05 10:28
ㅇㅇ
모바일
미련이고 이기심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e40]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