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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8 22:57
ㅈㅇㅁㅇ
ㅅㅈ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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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랜시간을 들여 외갓집 가족또한 미국으로 이민을 완전하게 오던 날,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그러니깐 부모들의 이민 추진 때문에 조금은 힘들었던 자식들에게 보상을 주고자 갔던 놀이공원 이였다. 놀이공원을 안가보았던 것은 아니였다. 한국에서도 유치원 소풍때를 비롯해 그 보다 더 어린시절의 기억에 단편적으로 놀이공원의 한 때가 기억이 나곤 했었다. 그리고 그 놀이공원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딱 제가 10살이 되던 해였다.

외사촌들과 위의 3살 차이의 누나와의 첫 미국 놀이공원의 인상은 크고 웅장하며, '여기가 진짜로 꿈과 환상의 세계일지도 몰라!'라고 믿을 정도의 규모였다. 당연히 저는 어린이였으니 그럴 만도 했었다. 하지만 간과했던 것은 저는 일단 키가 아직 누나보다 한뼘이나 작았던 어린이였고, 어린이였던 만큼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한정 되어 있었다는 점 이였다. 하지만 더 다행이였던 것은 저는 놀이기구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는 것 이였다. 그저 인형 탈을 쓴 사람들과 알록달록 휘황찬란한 것들 덕분에 눈이 즐거운 것에만 더 관심이 있었다. 그래도 사촌들 무리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쫓아다니다가 제 풀에 지쳐 놀이기구 탑승구 앞에 마련된 벤치에 앉았다. 벤치 앞에 있던 놀이기구는 저는 탈 수 없는 놀이기구였다.




"민호야,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제 누나가 저에게 가방을 맡기고, 다른 사촌들도 목에 걸고 있던 캐릭터 팝콘 통이라던가 자질구레한 소지품을 제 옆에 두곤 손을 흔들며 놀이기구 줄에 몸을 맡겼다. 저는 조금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던 조금은 이상한 어린이라 그저 가만히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하늘은 조금씩 어두운 색의 물감을 흩뿌려놓듯 빛의 경계과 맞물려 오렌지컬러와 보랏빛 컬러가 뒤섞여가며 어둑해지고 있었고, 제가 앉은 벤치의 옆 자리엔 이미 누군가가 앉아서 한 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젠장, 꼬맹이들 보호자를 시키려고 날 여기로 보내? 미친거 아니야?"





외사촌가족들 보다는 몇년 전에 이민을 온 상태라 영어를 어느정도 알아 듣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옆에 앉은 사람의 말은 너무 빠르고, 알 수 없는 말이 더 많아 그가 조금은 화가 났다는 것만 알아듣고는 조심스레 벤치의 끝으로 몸을 바짝 옮기고는 놀이기구 줄에서 저를 향해 손을 흔드는 누나를 보고 저도 손을 뻗어 흔들어댔다.





"어이"
"...네?"
"꼬맹이, 너 말이야. 너"
"나요?"
"그래"
"...왜 그러세요?"




제 옆에서 갑자기 말소리가 들렸다. 아까처럼 대상없이 말을 던지는게 아니라 저를 부르는 소리였다.





"너는 왜 놀이기구 타러 안가?"
"저는 키가 작아서요. 아직 140cm가 안되서 탈 수 없대요"
"참, 빌어먹을 규정이지 안 그래?"
"규칙은... 있어야 해요"
"....넌 좀 보통 꼬맹이들이랑은 다르구나?"





옆에 앉은 사람은 꼭 요정같은 사람이였다. 금발의 머리, 그리고 파란 눈. 게다가 왕자님같은 얼굴. 간혹 누나가 보던 잡지에 그려진 잘생긴 배우들 같은 얼굴의 남자였다.





"난 레오야"
"나는 민호. 어... 민호 박"
"....미이..노?"
"민호! 엠아이엔. 민. 에이치 오. 호. 그래서 민호"





초등학교에 입학했을때 친구들은 제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미인호. 미노. 애초에 부르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민이라고 부르는 친구들이 더러 많았고, 그나마 미노라고 불리면 양반이였다. 그래서 저는 늘 제 이름의 알파벳을 알려주고 한자씩 말해주곤 했었다.





"너 미국인이 아니구나?"
"난 한국사람이예요. 이민 왔어요. 나 초등학교 1학년때"
"지금은 몇 살인데?"
"....모르는 사람한테... 알려주면 안되는데요...."
"내가 못된 사람으로 보여? 아니면 나쁜 사람?"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못되어 보이냐고 물어보았을때 솔직히 아뇨. 라고 대답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잘 생긴 사내가 나쁜 사람일리 없잖아, 라는 생각이 그 작은 머리통에 가득찼다.






"내가 먼저 말할게. 난 레오나르도 오스본이야. 줄여서 레오라고 불러. 그리고 대학교 2학년이야"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예요"
"우리집 꼬맹이보단 2살 많구나"
"......."
"왜?"
"....레오는... 나쁜사람이... 아니예요"
"......."
"이름이랑 나이를 말해주는데, 나쁜사람일리 없어"
"....그래"





저를 바라보던 사내의 표정이 울 것 같다고 느꼈다. 간혹 이민을 오고나서 조금은 힘들어 했던 엄마가 저를 볼때 가끔 짓던 표정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때 저는 엄마의 표정이 슬프고 힘들다고 느꼈었다.





"꼬맹아"
"응"
"...이름이 뭐라고?"
"민호. 한국식으로 말하면. 박민호예요. 그런데 여기서는 민호 박 이라고 해요. 성이 뒤로 가야한다고 했어요"
"...너는... 보통의 사람들이랑 다르구나"
"..........응?"
"너 예쁘다고 하는거야. 예쁘다고"





어느샌가 제 옆으로 바짝다가와 앉아있던 사내가 손을 올려 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모님을 제외한 누군가가 제 머리를 이렇게 쓰다듬었던 적이 있던가? 생각하다가 남자를 올려보았다. 다시 보아도 사내는 참 잘생긴 왕자 같았다. 사촌누나가 티비 속의 가수를 보고 잘 말하던 '당신에게 내 모든걸 다 바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말이 목구멍 까지 차 올랐다. 남자인 제가 보아도 그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것 만 같았다.





"안녕. 민호. 우리집 꼬맹이가 놀이기구를 다 타고 왔나봐"
"안녕, 레오"
"잘가. 즐거운 시간 보내"
"응. 레오도 잘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사내는 단 몇번만에 제 이름을 완벽하게 불렀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가족을 제외한 이 나라에서 제 이름을 가장 완벽하게 불렀던 것도 그 사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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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5달러 오십센트 입니다"





손님이 건내준 지폐를 받고 거스름돈을 내려고 하니 꽤나 우아하게 생긴 중년의 여성이 팁이라면서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고 웃으며 손사래쳤다. 아, 공돈이 생겼네. 그녀가 건내준 지폐는 100달러 짜리의 지폐였다. 주말의 놀이공원은 늘 사람이 많았고, 오늘도 그 주말 중의 하나였다. 팁을 받기는 했지만 이렇게 많이 받은 적은 처음이였다. 끽해야 10달러면 많이받은 수준이였으니깐.


오늘은 미국에 이민을 온지 딱 10년째 되던 날 이였다.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때 부모는 직장에 갑자기 들어온 총기테러범이 난사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제 누나는 그 소식에 집에서 목을 맸다. 그리고 이민을 온 다른 외갓집의 사촌들 역시 일이 안풀려 저를 맡기를 꺼려했고,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곳으로 이주했으며 좋았던 날은 언제 있었냐는 듯이 한여름밤의 꿈 처럼 사라져버렸다. 덕분에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저는는 고등학생이 됨과 동시에 위탁가정에서 가출을 해 학교 근처의 놀이공원에 취업을 했다. 정규수업만 듣고 나와 그 외의 시간엔 놀이공원에서 팝콘파는 일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머리가 좀 좋아서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였고, 담임선생님이 제 사정을 너무나도 안타깝게 여겨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찾다가 대기업이 후원하는 장학금제도에 저를 추천했다는 점 이였다. 위탁가정에서 가출이라는 점을 대기업의 장학제도의 직원들도 안타깝게 여겼는지 대기업의 간부가 저의 후원인이 되어 주기로 했다는 것 이였다. 안 그래도 위탁가정에서 가출한 뒤에는 쉼터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센터에서 지내다가 후원덕분에 제 몸하나 뉘일 수 있는 레지던스도 구했고, 대학지원을 문제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지금은 최대한의 선에서 미래를 위해 돈을 버는 중 이였다.





"민호, 오늘 팁이 어마어마 하네"
"이런날도 있어야지"





같이 일하는 프라이가 저를 보고 웃었고, 저 역시 엄지를 올리며 웃었다.
가난하고 부모가 없다고 늘 슬플 수는 없지 아니한가. 누나마저 잃고나서는 생에 밑바닥 까지 찍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슬플 것이 없었다. 내 인생엔 앞으로 즐거울 날만 가득할거야. 어쩌면 말이야. 라는 생각으로 늘 살고 있었다.


캐릭터통에 팝콘을 담아놓고는 오전 청소가 시작되었다. 팝콘을 튀겼던 통을 키친타올로 기름을 닦아내곤 알콜 스프레이를 뿌려 기름기를 제거했다. 오후엔 이 팝콘통엔 카라멜을 쏟아넣고 팝콘을 튀겨야 했다.





"저기, 팝콘하나 주세요"
"네? 아, 작은걸로 드릴까요? 큰 걸로 드릴까요?"
"큰걸로 주세요"
"5달러 오십센트 입니다"





 
-                    -                   -







"이사로 내려간 이유나 좀 물어보자"
"해리, 너 한가하니? 안 그래도 주주총회 때문에 날짜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지"
"....대체 무슨 꿍꿍이야?"
"꿍꿍이? 꿍꿍이는 무슨. 그런거 없어. 그냥 일하는걸 조금 줄이고자 이사로 스스로 내려간거지"
"장학금제도에 손을 대는건 무슨 이유야? 비자금이라도 빼돌리려고?"
"미쳤냐?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손을 대? 난 그저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 뿐이야"
"....영국 유학에서 무슨 일이 있긴 했어. 난 그렇게 생각해"
"좋을대로"





오스코프를 이끄는 노만 오스본에게는 아들 셋과 딸 하나가 있었다. 첫째 아들인 레오나르도 오스본과 둘째 아들인 해롤드 오스본은 일찍이 후계자 수업에 참여해서 대학을 다닐때 즈음엔 둘다 회사일에 참여 하고 있었고 셋째인 뉴트 오스본과 막내인 이사벨라 오스본은 캐나다에서 유학 중에 있었다.



올해 서른이 된 레오는 20살때부터 회사일에 참여하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3년간 유학길에 올랐었다. 대게들 10대부터 갔던 유학이였지만 레오는 달랐다. 늦게 유학을 다녀오고나서 사장으로 회사일을 하다가 얼마전 사장자리를 다른 간부에게 돌려놓고 저는 이사자리로 내려가버린 상태였다. 덕분에 일찍 회장자리에 오른 해리가 열이 받아 제게 악을 써댔지만 제 동생은 저러고 금방 신경쓰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아 그저 고개만 끄덕여 댔다.





"물론, 너 때문에 오스코프 기업 이미지가 좋아진 건 사실이야. 장학금 제도를 손본건 신의 한 수긴 했어"
"거 봐. 난 기업에 해가 갈 행동은 하지 않아"
"알아. 그런데 너무 얌전해서 무섭다는거야"
"해리, 난 항상 얌전했어.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퍽이나. 넌 한번씩 터지곤 했어. 그 주기가 조금 길어진 것 뿐이지..."
"왜? 누가 장학금제도를 가지고 뭐라고 하니?"
"아니. 조금 더 확대시키라고 알려주러 온 거야"
"...좋은 생각이야. 돈은 어차피 남아돌고, 차라리 좋은 일에 쓰는 게 더 좋은 법이지. 네가 너의 밤비에게도 점수를 딸 수 있게 도와줄게"
"밤비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제 동생의 연인에게 제가 지어준 별명으로 불러대니 해리가 다시 고함을 빽- 질러왔다. 하여간, 내 동생은 단순하기 그지 없어. 참...





"아, 레오"
"왜?"
"그나저나. 대체 민호가 누구야?"
".........뭐?"
"네가 후견하는 그 아이는 누구지?"
".........."
"레오, 오스코프 안에서 내가 모르는 일은 없어. 누구야?"
"...내 꿈의 사람"
"....뭐? 뭔 헛소리야?"
"있어. 기다리고있을 뿐이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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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였다. 그 아이를 처음 만난 날. 그 아이는 작았으며, 검은 머리에 어울리는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장난스레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여? 라고 했던 말에 정직하고 곧은 눈으로 아이는 제게 나쁜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 말에 참 부끄러웠다.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가 저를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한 그 말에 참 사무치게도 부끄럽고 슬펐다.


대학에 입학 전 까지 꽤나 망나니로 살았었다. 대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가족들에게는 좀 피해를 끼치는 망나니였다. 집에서 붙여준 가정교사에게 교육도 받았었다. 그녀는 머리가 좋고 심성이 착한 사람이였다. 유일하게 제가 하는 행동에 따끔하게 혼을 내던 사람이였다. 애초에 그녀는 오스본과 오스코프에... 한마디로 사교계와 미국재벌에 대해 거의 무지했던, 이민자였다.





"한국은 어때? 왜 이민을 왔어?"
"남편때문에 왔어요. 남편이 IT쪽에 일을 하거든요. 난 한국에서 교육학이랑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했어요. 남편이 자리가 잡히면 남편회사로 나도 입사할거예요"





그녀는 지갑속에 넣어둔 사진을 보여주었다. 4명의 사람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어린 여자아이와 어린 남자아이가 보였다.





"우리 딸이랑 아들이예요.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했고,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이예요"





그녀는 내 첫사랑이였다. 단호하지만 유연했고, 똑똑했지만 자만하지 않았다. 여지껏 만나왔던 가정교사완 달랐다. 그녀는 내게 선망의 대상이였다. 사람이 저렇게도 기품이 있을 수도 있구나. 그리고 겸손할 수 있구나. 고등학교 3년을 그녀의 교육으로 인해서 조금은 사람다워졌을 무렵 그녀는 가정교사 일을 그만두었다. 남편의 회사로 취업을 했다고 했다. 네식구가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좋아하던 모습에 저도 기뻤다.



그리고 그 놀이공원에서 앉아있는 남자아이에게서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사진속의 남자아이.

맞다, 실은 사람을 붙여 그녀의 가족이 가는 곳을 늘 보고를 받았다. 놀이공원을 간다는 말에 비서에게 말을 전달하려던 것을 막내인 뉴트가 들어버린 바람에 계획에 없던 보모역할을 하며 놀이공원에 끌려갔지만 욕지기를 내뱉었던 것에 비해 수확이 좋았다. 그녀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아들을 바로 보게 되었으니깐.


넌 그녀의 아들이구나. 참 많이 닮았다. 올곧았던 그 눈이 그녀와 너무도 닮아서 얘기 하는 내내 기뻤고, 그 아이의 말에 더 기뻤다. 그녀는 자식 교육도 제대로 시켰구나. 그리고 그녀가 하던 말과 참 많이 닮았다. 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레오. 넌 좋은 사람이야. 마지막 날 제게 그녀는 그 말을 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은 제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아이러니 했다.


잘가,라며 손을 흔드는 그 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뒤를 캐려던 것은 아니였지만 어느새 손엔 그녀의 가족들의 동선보고 대신, 그녀 가족들의 자세한 신상정보가 들려있었다. 그녀의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는 생각에 뒤를 봐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보자 라는 생각에 유학길에 올랐고, 1년 뒤에 그녀의 가족에게 붙여둔 사람에게서 소식 하나를 들었다.



그 날은 유학생들과 런던아이가 보이던 다리에서 맥주 한병씩을 들고 별 영양가 없는 수다를 떨어대고 있었다.





"뭐? 안들려. 다시 크게 좀 말해봐"
[.. 지금 뉴욕 OO건물에 총을 든 괴한이 총을 난사했다고 기사가 났어요. 최대한 알아봤는데. 그 건물 회사에서 부부가 동시에 일을 하고 있었다고.... 뉴욕 구급대원에게 들은 말인데, 부부는 사망했다고 합니다]
"...뭐?"
[응급실로 옮겼는데, 남편은 옮기던 중에 사망했고 부인은 수술실에 들어가자마자 사망했다고 합니다... 저기.... 어떻게 할까요?]
"...애들은?"
[지금 둘 다 학교에 있습니다. 사람을 보낼까요?]





그녀가 죽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도 같이.
건물에 총을 든 괴한이 들어왔었다고 했다. 티비와 인터넷 모두가 미국 뉴욕에서 일어난 총기테러에 모든 시선이 집중이 되고 있었다. 공기가 멈춘 듯 런던 아이의 푸른 빛만이 눈에 가득 찼다. 아이들을 수습하기 위해 사람을 보낼 즘, 그녀의 딸이 집에서 자살을 했다고 들었다. 욕실에 타올을 문 고리에 걸어 스스로 자살했다는 말에 아들의 소식에 발을 동동 굴렀다.


그 이후로 이상하게 그녀의 가족들의 일이 안풀리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되돌아가거나, 사업에 실패해 다른 주로 이사를 가거나. 아니면 사라지거나. 그래서 그 소년은 위탁가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소리에 머리를 굴렸다. 최대한 좋은 곳으로.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손을 썼지만 아이는 번번히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꽤 오랫동안 유학을 할 생각에 왔지만 일찍 마쳐야했다.


그를 만나러 가야한다. 그 생각이 들자 손이 빨라지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귀국하고나서 한 일은 오스코프의 장학재단을 손 보는 일 이였다. 총기사고로 피해를 입은 아동을 돕는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아이들에게 교육과 지원 혜택을 주자, 라는 명목하게 장학제도를 고쳤지만 애초에 모든 이유는 그녀의 아들 때문이였다. 그 사이 그녀의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었고, 저는 최대한 아무도 모르게 그리고 그녀의 아들의 후견인이 되기로 했다.


놀이공원에서 마주쳤던 그 눈을 잊을 수가 없어서.

그 날 전화를 받았던 런던의 공기와, 그 이전의 만났던 그 날일 도저히도 잊을 수가 없어서.


조금이나마 내가 사람이 되게 해준 그녀를 놓지 못해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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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후원해주는 후견인 덕분에 나름 대학생활을 잘 보내고 있었다. 조금은 피터지게 공부를 한 덕분에 장학금이 나왔다. 애초에 대학 등록금 걱정은 후견인이 해준 덕분에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은 고스란히 제 통장으로 꽂히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사치를 조금이나마 부리고 있었다. 예를 들면 스파 매장에서 여러개의 옷을 산다던가, 제 레지던스 팬트리에 과자를 빽빽하게 꽂아둔다던가, 아니면 오늘처럼 심야 영화를 본다던가 하는 일 말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은 영화를 좋아하던 사람들 이였다. 매번 비디오를 빌려 저와 누나에게 영화를 보여주곤 했었는데 처음으로 보았던 영화는 토이스토리1 이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오늘 심야영화는 토이스토리3의 재개봉이였다.



애니메이션이 좋았다. 잠시나마 근심을 덜어놓고 볼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애니메이션이라 늘 생각했다. 극장의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우디와 버즈가 대사를 칠 때마다 가족들이 생각이 났다. 어쩌면 토이스토리는 제가 가족을 잊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기억의 매개체이기도 했다.



조금은 텅빈 극장에 가끔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에 맞춰 웃다가도 이내 울적했다.


시간이 흘렀지만 저는 여전히 멈춰있었다. 누나마저 죽었던 그 날로 부터 말이다.



토이스토리3의 유명한 마지막 대사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극장안이 환해지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지만 저는 떠날 수가 없었다. 망부석 처럼 가만히 앉아 이젠 끝을 향해 달려가는 크레딧을 올려보면서 한숨을 내 쉬었다.


내 아픔을 내가 갉아 먹는다. 어쩔 수가 없었다.


조금은 눈에 고였던 눈물을 손으로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옆에 있던 누군가가 제 손을 잡아채왔다.





"안녕, 민호"
"............"
"오랜만이야"
"............"
"....난 아직도 좋은사람 같아 보이니?"
"............"
"아니면 나쁜 사람 같아 보이니?"





그때 그 사람이였다. 그러니깐 놀이공원 벤치의 그 남자 말이다. 너무도 잘생기고 왕자같아서 절대로 당신은 나쁜사람이 아닐거라고 했던. 기억 저편의 그 사람. 그러고 보니 각종 매체속에서 한번씩 보이던 사람이였다.





"....레오나르도...오스본..."
"기억하네. 민호"
".........."
"널 데리러 왔어"
".........."
"안녕"










레오민호 / 레민 / 레오 / 민호 / 레오나르도 / 기홍민호 / 레오나르도 오스본 / 오스본


레오민호 레민 기홍민호 레오 민호텀 오스본가
2020.01.19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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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은 어나더인거죠 센세??? 사랑해요
[Code: 863b]
2020.01.19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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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분위기 오져따 센세ㅜㅜㅜㅜㅜㅜ 1이 있음은 어나더가있다는거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Code: 2e68]
2020.01.19 0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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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내가 뭘본거야? 이런 금손센세ㅠ
[Code: 73a4]
2020.01.19 00: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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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센세야???? 내센세???????? 진짜 미쳤다... 기다렸어요 센세... 센세 재업은 어나더야 알지??????
[Code: 02fb]
2020.01.19 0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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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ㅠㅠㅠㅠㅠㅠ 내센세 왔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c2fb]
2020.01.20 0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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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Code: cb92]
2020.02.28 0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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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 녹아있는 사진들로 이 이야기에 더 푹 빠지게 된다ㅠㅠㅠㅠ비루한 상상력을 가진 붕새끼라서 진자 좋았어요 선생님ㅠㅠㅠㅠㅠ레오 완전 왕자님이야ㅠㅠㅠㅠㅠㅠ
[Code: b762]
2020.03.15 22:46
ㅇㅇ
와ㅠㅠㅠ센세 왜 제가 이걸 이제 봤을가요ㅠㅠㅠㅠㅠㅠㅠ존나ㅠㅠㅠㅠㅠ심장떨린다ㅠㅠㅠㅠ레오민호 존좋
[Code: 5e6b]
2020.04.21 23: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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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내 센세
[Code: a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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