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완은 후플푸프였으면 좋겠다. 모자가 래번클로와 후플푸프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지만 오비완의 내면에서 평화, 성실함, 선함, 균형 같은 것들을 보고 후플푸프로 넣었을 듯. 그리고 오비완은 성적도 그럭저럭 상위권이고 교수님들과 친구들, 선후배들의 사랑을 받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후뿌뿌뿌 반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비완이 반장이 된 해에 아나킨이 호그와트에 입학했으면 좋겠다. 아나킨은 아버지 없이 자랐는데 어머니가 머글이고 주변에 마법사가 한 명도 없어서 자기가 마법사인 것도 몰랐겠지. 그러다가 입학 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자기가 마법사인 걸 알게 되고, 그래서 자기가 이것저것 혼자 알아가면서 호그와트에 입학하게 될 듯. 그래서 아나킨은 호그와트 기숙사가 네 개인 것도 몰랐고 기숙사 특성도 전혀 몰랐음.

그리고 입학한 날 아나킨은 신입생을 맞이하러 나온 후플푸프 반장 오비완을 보고 첫눈에 반하겠지. 주변에서 '색이랑 뱃지 보니까 후플푸프 반장인가 봐'라고 수근거리는 거 듣고 나서 오비완이 후플푸프인 것도 알게 될 듯. 그래서 오비완은 자기도 후플푸프에 가겠다고 다짐하게 됨.

그러나 모자는 아나킨을 후플푸프에 넣을 생각이 조금도 없을 것 같다.

ㅡ 얘를 슬리데린에 넣어야 할까, 그리핀도르에 넣어야 할까... 아이의 마음에는 욕심도 있고 용기도 있ㄴ
ㅡ 후플푸프!
ㅡ 응? 하지만 너는 전혀 후플푸프 같지 않은데.
ㅡ 그래도 후플푸프!
ㅡ 아니, 너는 후플푸프와 거리가 멀다니까. 차라리 래번클로라면 고민이라도 해보겠는데...
ㅡ 필요없어! 후플푸프!
ㅡ 네가 지금 나한테 하는 말만 봐도 너는 후플푸프가 아니야.
ㅡ 몰라! 후플푸프!
ㅡ 아니, 원래 후플푸프는 학생을 거절하지 않는 법이라지만... 그래도 너는 후플푸프보다는 다른 기숙사에 더 잘 어울린다니까?
ㅡ 뭐! 후플푸프!
ㅡ 야! 길게 보면 이게 너한테도 더 좋아!

이런 식으로 아나킨의 머릿속에서 아나킨과 모자가 계속 싸우다가, 모자가 아오 말이 안 통하네; 하면서 그냥 지멋대로 "슬리데린!" 하고 외쳐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나킨은 '몰라! 모자가 뭐라고 하든 나는 후플푸프다!'라고 생각하면서 지 입으로 "후플푸프!"라고 외칠 듯. 아나킨은 호그와트 기숙사 배치 시스템을 몰라서 자기가 외치면 교수들이 자기를 후플푸프에 넣어줄 줄 알았음.

근데 뭐 어쩌겠어, 모자는 슬리데린에 아나킨을 넣어버린 것을... 그리고 아나킨은 후플푸프도 아닌 주제에 학생들 사이에서 '후플푸프 걔'로 통할 듯.

그리고 오비완은 후플푸프에 오고 싶었으나 슬리데린에 가게 된 비극의 주인공인 아나킨에게 관심을 가지게 될 듯. (사실 오비완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이 아나킨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 대부분은 아나킨이 관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후플푸프 신입생들보다 아나킨이 오비완과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아나킨이 퀴디치 선수도 했으면 좋겠다. 오비완한테 자기 꼭 응원해달라고 했지만... 슬리데린이랑 후플푸프가 경기를 하면 오비완은 당연히 후플푸프 응원하고 있지요... 후플푸프를 응원하던 오비완과 빗자루에 매달려 있던 아나킨이 눈이 마주쳤으면 좋겠다. 아나킨은 충격받은 표정을 짓고 오비완은 머쓱한 미소를 지었으면...

아나킨이 경기 끝나고 왜 나 응원 안 했어요! 하고 광광거리면 오비완이 '내가 반장인데 어떻게 상대팀을 응원할 수가 있겠니. 하지만 네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단다.'하면서 위로해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