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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3:59
데바데 고페지운

보고싶다






이번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졌는지, 학지운은 거의 한 시간을 울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어느샌가 손에 쥔 따뜻한 핫초코는 덤이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분홍색 머그잔을 내려보던 학지운이 훌쩍이며 고개를 들었다. 할 말을 고르는 듯 작은 입술이 연신 달싹거렸다. 학지운의 곁에 가까이 붙어 앉은 대니 존슨은 참을성 있게, 사실 그보다는 즐거운 기색으로 기다렸다. 아마 그는 오늘 남은 하루 내내 학지운의 울먹이는 얼굴만 봐야 한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테였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


"죄송해요……."


드디어 적당하다 싶은 말을 정한 학지운이 조그맣게 말했다. 대니 존슨은 가면 쓴 얼굴을 갸웃거리다가, 유쾌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걱정하지 마! 사람이 울 수도 있지. 우리 예쁜이, 엄청 섬세하구나? 그런 사소한 것도 신경 쓰고."


사소한가? 학지운은 대니 존슨이 속한 조직의 중요한 정보를 다른 조직에 넘겼고, 대니 존슨은 그런 학지운을 납치했고, 진실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학지운이 우느라 흐름을 끊어버렸는데, 사소한 건가……. 정말 별일 아니라는 듯 구는 대니 존슨에 오히려 궁금해졌지만, 학지운은 스스로 무덤을 팔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괜히 물어봤다가 그러게, 너 때문에 시간을 잡아먹었잖아! 하면서 덤벼들지 누가 알겠는가. 어색하게 고개를 주억거린 학지운이 핫초코를 한 모금 마셨다. 카페에서 받았던 것보다 훨씬 진한 맛이었다.


"우리 자기가 우는 건 너무 안타깝지만, 나도 일을 해야 하거든. 이해하지?"


핫초코를 홀짝이는 학지운을 마음껏 구경하던 대니 존슨이 대뜸 말했다. 그러자 흠칫 놀란 학지운이 컵을 꼭 쥐더니, 얼마 안 가서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애초에 어딘지 모를 별장에 끌려온 순간부터 선택지는 하나였다. 더군다나 대니 존슨의 능력 때문에 탈출로가 보이지 않으니 더더욱.


"별로 대단한 능력은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무슨 능력이든 대니 보이는 들을 준비가 됐어."

"진짜 별거 아니에요. 이게, 그러니까……."


드디어 털어놓는가 싶더니, 별안간 말끝을 흐린 학지운이 미간을 살짝 좁히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걸 뭐라고 하지? 잠시 고민했으나, 혹시라도 대니 존슨이 답답해할까 봐 무작정 말을 꺼냈다.


"어, 그게, 사람들 눈 같은 걸 통해서 상황을 보고 들을 수 있어요. 만약에 그쪽이 누군가를 만나면 저도 그 사람을 볼 수 있고, 대화도 들을 수 있는 거죠. 굳이 눈이 아니어도 주변에 거울이나 유리처럼……. 하여간, 모습이 비치는 게 있으면 그걸로 볼 수 있고요."

"오……."


조금 횡설수설하는 설명이 끝났을 때, 대니 존슨은 짧은 탄성만 내뱉고 입을 다물었다. 별거 아니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거였다. 아니, 진짜 별거 아니라면서? 별로 대단하지 않다면서? 어디가? 뭐 얼마나 대단해야 저 앙증맞은 입에서 대단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 우리 보스 정도? 한번 물꼬를 튼 의문이 파도처럼 마구 몰아쳤다. 정말 한 치의 거짓 없이 진심으로, 학지운이 왜 저렇게 겸손 떠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요컨대, 사람의 눈이든 거울이든, 하다못해 길바닥에 널린 통유리든 뭐든, 사물이 비치는 모든 것을 통해서 똑같이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거 아닌가. 완전 사기잖아. 대니 존슨은 드물게 할 말을 잃고 학지운을 쳐다봤다. 하지만 넋 나간 얼굴은 가면 안에 있는지라, 학지운은 대니 존슨의 반응을 실망으로 판단하고 불안하게 눈을 깜빡였다.


"저, 많이 별로인가요……?"

"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세상에, 진짜 세상에."


마치 나 이제 죽어? 라고 묻는 듯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대니 존슨이 가면을 쓸어내렸다.


"예쁜아, 자기야. 그러면, 그럼 범위는?"

"네?"

"능력을 쓸 수 있는 범위가 있을 거 아니야."

"어, 글, 글쎄요? 딱히 없는 것 같은데……."


학지운은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애쓰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그리고, 대니 존슨은 두 번째로 충격받아 입을 벌렸다. 그런 사기적인 능력인데 제한도 없다고? 당장 뉴스를 도배할만한 특종이건만, 정작 눈앞의 예쁜이는 제 눈치를 보면서도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내가 지금 누굴 데려온 거지. 기껏해야 엿듣거나 엿보는 능력이겠거니 했는데,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대어였다. 제 사심을 떼놓고 봐도 학지운이 죽을 확률은…….


"축하해, 예쁜아."


영문을 몰라 애꿎은 입술만 깨물던 학지운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대니 존슨은 학지운의 작은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우리 꼬마 폭탄이 죽을 일은 절대 없으니까!"


그 덕에 난 문제없이 너랑 떡칠 수 있고 말이지! 쾌재를 부른 대니 존슨이 학지운의 말랑한 볼을 조물조물했다. 그 시커먼 속내를 알 턱이 없는 학지운은 어리둥절해서 대니 존슨의 손에 얼굴을 맡기고 있다가, 뒤늦게 안색이 환해졌다. 만세, 살았다!

물론 목숨만 간신히 건졌을 뿐, 학지운이 자유의 몸이 된 건 아니었다. 대니 존슨은 남은 하루를 이 별장에서 보낸 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보스를 만나러 갈 거라며 학지운에게 방을 내줬다. 방은 제법 넓었지만 꾸준히 관리하는지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머리까지 보송보송하게 말린 학지운이 침대에 털썩 드러누웠다. 자연히 찾아드는 고요함이 어색해서 괜히 발을 꼼질거렸다. 이렇게 편하게 있어도 되는 건가. 뭔가 더 엄청나고 끔찍한 고문을 상상했는데, 대니 존슨이 학지운에게 한 짓이라고는 납치뿐이었다. 납치 자체로도 큰일이긴 하지만, 학지운이 먼저 저지른 일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죽음도 각오했었는데 납치가 대수일까. 그래, 정말 죽을 각오로 돈 번 건데……. 어두운색의 나무 천장을 하염없이 보던 학지운이 문득 시선을 내려 옷걸이에 걸린 제 겉옷을 봤다. 저 평범한 옷 안에 아직도 그 엄청난 돈이 들어있는 채였다. 저걸 빨리 써야 할 텐데, 아무리 봐도 당장은 무리였다.


"언제 돌아갈 수 있으려나……."


무심코 중얼거린 순간, 갑자기 정색한 학지운이 입을 다물었다. 뒤이어 나른하던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면서 등허리에 서늘한 소름이 내달렸다. 가만, 돌아갈 수 있긴 한가? 당장 목숨이 걸려있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뒤늦게 뒤통수를 때렸다. 이미 저지른 일이 있거니와 제 능력까지 털어놨으니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테였다. 이런 멍청이. 살려준다고 해서 바로 보내준다는 뜻이 아닌데, 그걸 왜 까먹어서는. 처음 이 일을 결심했을 때부터 죽거나 안 들키거나, 둘 중 하나만을 생각한 탓이었다. 이렇게 납치당해서 목숨을 부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단 말이다. 아플 정도로 뛰는 심장에 떨리는 숨을 내쉰 학지운이 주먹을 세게 쥐었다. 잠깐은 괜찮겠지만 너무 길어지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을 때보다 더한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결국, 학지운은 미칠 듯한 불안에 휩싸여 남은 시간을 몽땅 날려야 했다. 이불 속에 파묻혀 한참을 끙끙대다가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진 뒤였다. 진정되긴커녕 끝을 모르고 커지는 불안에 짓눌려 퀭해진 얼굴이 칠흑 같은 어둠을 응시했다. 보스와 연락해야 한다며 본인의 방으로 간 대니 존슨은 아직도 연락하는지 아니면 잠들었는지,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찾아올 줄 알았는데……. 내일 언제 보내줄 건지 물어볼까? 그랬다가 영영 안 돌려보낸다고 하면 어쩌지. 몇 번째인지 모를 걱정이 너덜너덜한 정신을 마구 난도질했다.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난 학지운이 어둠을 더듬으며 걸음을 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캐리어가 손에 닿았다.

그렇게 묵직한 캐리어를 조심히 끌며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벽난로였다. 이 별장 근처에는 가로등도 없는지, 학지운은 달빛에 의지해서 벽난로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아마 이쯤에 있지 않았나? 기억을 떠올리며 살금살금 걸어나가는 때였다.


"까꿍?"

"으헉……!"


바로 옆에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비명도 지르지 못할 만큼 놀란 학지운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동시에 어슴푸레한 빛을 발하는 전등이 켜지고, 대니 존슨의 모습이, 그러니까 고스트 페이스가 드러났다. 옛날부터 공포 영화는 질색이었던 학지운이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대니 존슨은 천천히 그 앞에 쭈그려 앉더니, 서늘하게 웃으며 물었다.


"우리 예쁜이, 이 야밤에 도둑고양이처럼 어딜 가려고?"

"아, 저, 벽, 벽, 벽, 벽난로에……."


학지운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겨우 말했다. 벽난로? 속에 품은 확신과 다른 대답이 돌아오자 대니 존슨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 밤에 캐리어를 끌고 벽난로라…….


"자기야, 나한테 거짓말하면 재미없어요."

"거, 거짓, 거짓말 아닌데……. 이거, 이거, 태우려고, 벽난로……."


태워? 어째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말들에 대니 존슨이 입안의 여린 살을 혀로 훑었다. 학지운은 캐리어를 부여잡고 우느라 그 선득한 침묵을 눈치채지 못했다.

다행히, 대니 존슨의 의심은 학지운의 캐리어를 직접 열어봄으로써 쉽게 풀렸다. 커다란 캐리어를 가득 채운 것은 도주 물품이 아닌 종이들이었다. 학지운은 그간 모아놨던 정보들이라고 설명하며, 원래 옛날부터 불안하면 서류을 태우는 버릇이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나 오늘 일은 생전 처음 겪는 불안이니, 마침 한데 모아놓은 것들을 다 태워버리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책잡힐 요소를 없애면 심신에 안정이 온다나 뭐라나. 불을 피운 벽난로 앞에 학지운과 나란히 앉은 대니 존슨은 활활 불타는 종이들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후드를 푹 눌러쓰고, 어디서 났는지 모를 마스크까지 쓴 학지운은 훌쩍거리면서도 부지런히 종이를 벽난로에 집어넣었다. 얼굴을 가린 건 아쉽지만, 무릎을 끌어안아 몸을 공처럼 말고 있는 모양새가 참 귀엽기도 했다.


"그런데 그쪽은 왜 여태 안 자고 있었어요?"


발갛게 젖은 눈을 열심히 감상하던 중, 학지운이 물었다. 대니 존슨은 묘한 콧소리를 내더니, 가면 너머의 눈꼬리를 휘어 웃었다. 나야 너한테 언제 찾아갈까 기다리고 있었지. 이 겁 많은 녀석이 잠을 설치리란 것쯤은 대니 존슨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하루아침에 납치당해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다가 겨우 살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니 얼마나 무서울까. 불안에 떠는 녀석이 제게 먼저 올지, 아니면 내가 먼저 들어갈지……. 학지운이 침대에서 불안에 떤 그 수 시간 동안, 대니 존슨은 문 앞에 서서 적당한 타이밍을 재고 있던 것이었다. 이따금 학지운이 앓듯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야 일하고 있었지. 우리 설탕 콩은 왜 안 잤어?"


천연덕스럽게 음흉한 속내를 숨긴 대니 존슨이 되물었다. 그러자 몸을 더 웅크린 학지운이 다른 종이 뭉치를 벽난로에 던져 넣었다.


"그냥, 잠이 안 와서요."

"그랬어? 그럼 나한테 찾아오지. 우리 예쁜이는 언제든지 환영인데!"


대니 존슨은 과장되게 놀란 척하며 말했다. 차마 당신 때문에 불안해서 못 잤다는 말은 하지 못한 학지운이 어색하게 웃었다. 물론 대니 존슨은 그런 학지운의 속내를 훤히 꿰고 있었다. 귀엽기는. 소리 없이 웃은 대니 존슨이 주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아깝지 않아? 여태 모은 정보면 꽤 될 텐데."

"서류는 그냥 거래용으로 만든 거예요. 다 기억하니까 괜찮아요."

"저걸 다 기억한다고?"


이건 또 무슨 엄청난 말이지? 이번에는 정말 놀란 대니 존슨이 캐리어를 가리키며 물었다. 학지운은 이번에도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본 건 전부 기억해요."

"전부? 완전 옛날에 본 것도?"

"네. 이것도 능력이라서……."


코를 훌쩍이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 학지운이 아직도 한가득 쌓인 서류를 한 뭉치 집어 벽난로에 넣었다. 그러니까, 능력이 두 개라 이거지. 보통 센티넬은 능력이 한 개인데 넌 두 개고, 그 두 개가 다 사기라 이거지? 속으로 정리한 대니 존슨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제 보니 대어 수준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나 파격 승진하는 거 아니야? 그보다, 도대체 이 깜찍한 쫄보는 왜 자기 능력은 안 무서워하지? 이 정도 겁쟁이면 어마어마한 능력을 감당 못 하고 은둔이라도 할 것 같은데, 무슨 배짱으로 정보상 노릇을 한담. 또다시 수많은 의문이 싹텄지만, 차차 듣기로 하며 학지운의 발치에 아무렇게 놓인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브랜드별 장난감 매출 순위?"


얼마나 대단한 내용인가 했더니, 참으로 귀여운 정보다. 키득거리며 소리 내 읽은 대니 존슨이 서류철을 가볍게 흔들었다. 학지운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민망한 듯 웃었다.


"옛날에, 이 일 시작하기 전에 모았던 정보에요. 어려서 뭣도 모르고 있는 대로 다 보던 때라서."

"정신 사나웠을 텐데 용케 적을 생각까지 했구나. 대단하네, 우리 자기."


기특하다는 듯 학지운의 머리를 쓰다듬은 대니 존슨이 서류를 넘겼다.


"정신없는 건 맞는데……. 워낙 어릴 때부터 시달려서 헷갈리지는 않았어요."


학지운은 약간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하며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심장 떨어질 만큼 놀라서 펑펑 운 뒤에 따뜻한 불을 쬐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긴장이 녹아내리면서 피로를 가득 짊어진 잠이 몰려왔다. 여기서 자면 안 되는데……. 물어볼 것도 있잖아.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스르륵 감기는 눈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평소처럼 온갖 소음에 둘러싸여 있으면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대니 존슨의 능력 덕에 세상이 조용해서 더욱더 어려웠다. 세상에, 정적이 이렇게나 잠을 부추길 줄이야. 결국, 채 1분도 지나지 않아서 고개까지 꾸벅이며 졸던 학지운이 완전히 눈을 감았다.


"예쁜아, 졸려?"


그러자 서류에 집중한 줄 알았던 대니 존슨이 물었다. 무척 나긋한 목소리였기에 학지운은 알아채지 못하고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대니 존슨은 서류철을 내려놓더니, 소리 없이 몸을 돌려 앉았다. 그와 동시에 살짝 휘청거리던 학지운이 그대로 대니 존슨의 품에 쓰러졌다. 대니 존슨은 제게 안겨 고른 숨을 내쉬는 학지운을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얼굴의 반을 가린 마스크를 휙 벗겨내자 짙은 화장이 사라진 맨얼굴이 드러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앳된 생김새였다. 그 말간 얼굴은 낮에 이어서 대니 존슨의 안 좋은 곳을 후벼 파기에 더없이 충분했다.


"어쩌자고 이렇게 예쁠까, 응?"


장난기 하나 없이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인 대니 존슨이 학지운의 뺨을 감쌌다. 옆에 있는 놈이 가장 위험한 줄 모르고 안심하는 꼴이라니. 이 순해 빠진 녀석을 어떻게 잡아먹어야 좋을까. 뺨을 감싼 손으로 발간 입술을 살살 쓸다가, 살짝 벌어진 틈으로 엄지를 밀어 넣었다. 가죽 장갑 아래로 말랑한 감촉이 느껴졌다. 혓바닥을 느른하게 문지르자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참 재미있는 몸이란 말이지. 픽 웃은 대니 존슨이 느릿하게 손가락을 빼냈다. 조금 달뜬 숨을 내쉰 학지운이 잠결에 그의 가슴팍에 파고들었다. 대니 존슨은 실실 웃으며 그런 학지운을 안아 들었다. 당장 무슨 짓을 할 것처럼 수상한 웃음소리였으나, 의외로 방에 데려다가 얌전히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줄 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자고로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아니던가. 대니 존슨은 그런 기다림이라면 소름 끼치도록 좋아해 마지않는 남자였다.









기다릴 줄 아는 변태 대니존슨
2021.10.16 04: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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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디가지말고 이거 억나더 가야해.. 존나 재밌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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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4: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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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너무재밌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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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4: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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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여기 계속 누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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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4: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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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운이 쫄보쉨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Code: fd0f]
2021.10.16 07: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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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하 ㅅㅂ 존나 재밌어 미친 학지운 덜덜 떨면서 대니말에 꼬박꼬박 답하는 거 개귀엽다 ㅋㅋㅋㅋㅋ능력도 엄청나면서 되게 겸손하네ㅋㅋㅋㅋ저러니깐 고페가 환장하지 ㅋㅋㅋㅋ아 대니존슨 너무 섹시해 ㅠㅠㅠㅠㅠ센세가 다시 올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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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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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가장 맛있는 건 가장 나중에 먹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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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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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미쳤어?? ㅠㅠㅍㅍ퓨ㅠㅠㅠㅠㅠㅠㅠ감질맛나 시발 나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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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8: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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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는 평생기다리고살아.나는못기다리겠르니까 크아아아아아아ㅏ 시바 ㄴ얼른따먹어 크아아아아아아아 둘이빨리섹스해 아 ㅅㅂ 존나 학지운 능력 개사기네짖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운이는바버야...아..그보다 둘이 사내커플각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ㄴㅋㅋㅋ 아진짜전나재밌다 ㅠㅠㅠㅠ아진짜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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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1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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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우리 영원히 함께야 알겠지??
[Code: a398]
2021.10.16 10:07
ㅇㅇ
와 지운이 능력 사긴데 대니 옆에선 완전 무용지물이라 조용해지는거네 그럼 잘때 자기가 내는 소리랑 부딪혀서 나는 소리랑 대니 말만 들리겠다 존나 꼴린다... 센세 진짜 천재야....
[Code: e162]
2021.10.16 10: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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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지운 저런 능력을 갖고 고작 한다는 일이 정보상이라는게 JONNA 골때림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온갖 더러운거 보고 듣고 자랐을덴데 야망없는쉑....;;; 엥 대니 능력 이거 완존 학지운 맞춤형 아니냐? 벌써부터 환장의 파트너가 될듯한 예감이... 축하드립니다.... 아 그리고 센세 혹시 지하실 좋아해?
[Code: 504c]
2021.10.16 10: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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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악 센세 나죽어~~~~
[Code: eb04]
2021.10.16 12: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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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악 센세 어떻게 전개될지 너무 궁금해서 죽을 것 같아요ㅠㅠ 아 진짜 존꼴존커ㅋㅋㅋㅋ
[Code: 0af0]
2021.10.16 13: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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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맛잇다 맛잇어!!!!!!!!!
[Code: da9d]
2021.10.16 1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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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재밌어서 나 잠시 기절하고왔어..... 쫄보지운이랑 속내 시커먼 고페 케미 미쳤다
[Code: 5e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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