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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3 13:57
https://hygall.com/510096890 파렴치한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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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ygall.com/510869950 기어이 4절까지 왔군




뇌절을 넘어 그랜절까지 왔다
길어지긴 했는데 읽어 줘서 ㅋㅁ….








최근 들어 아다치는 꽤나 심심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음
어차피 쿠로사와는 당연히 바쁠 때고…. 대충 뭘 하는지는 아니까 돌아오길 기다리며 홀로 응원하는 것밖에는 달리 할 게 없었고, 원래는 쿠로사와가 바쁠 때 타니에게 가면 같이 시간도 보내면서 이런저런 장난을 치며 놀기도 했었는데 타니도 이상하게 외출이 잦아졌지
홀로 토끼의 무덤가에서 명복을 빌어 주다 돌아온 아다치는 방금 우린 뜨끈한 차를 한 잔 가지고 하늘이나 구경하며 멍 때리자는 생각으로 걷고 있었음
그런데…..

뭔가 다급한 일이 있는 듯 튀어나오다가 아다치와 부딪힌 사용인으로 인해 뜨거운 차가 엎어지며 손등과 팔목을 덮치고 말았지
후끈거리는 통증과 함께 금세 벌겋게 달아오른 피부에 아다치가 고통스러워하자 부딪힌 사용인은 안절부절하며 어쩔 줄 몰라 했음 자택의 안주인이, 그것도 최고 권력자의 총애를 받는 본처가 자신으로 인해 화상을 입게 됐으니….


“… 죄송합니다. 제가 앞을 잘 살피지 못한 탓에….”

“아, 괜찮아요. 조금 따가운 정도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일하다 보면 종종 예기치 못한 사태가 생기기도 하니까….”


자신에게 무릎까지 꿇어가며 비굴하게 사과하는 사용인의 모습에 되려 당황해 버린 아다치가 손사래를 치다 직접 일으켜 주기까지 했음
같은 오메가라도 해도 쿠로사와의 공식적인 반려로 비호를 받는 아다치에 비하면 한없이 미천한 존재에 불과했으니 아다치에게 상처 입혔다는 게 알려지는 순간 이 사용인은 아마 무사하기 힘들 수도 있었지
평등을 지향하는 정부로 교체된 지도 꽤 됐는데 무능하니 말만 평등이지 사실상 차별이나 억압은 여전했으니….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울먹이며 덜덜 떠는 사용인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아다치는 자긴 괜찮다며, 자신의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라고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이며 보내 주었음

그 후, 돌아와서 아다치의 손등과 팔에 이어진 화상 자국을 보고 쿠로사와는 당연히 난리가 났음
아다치를 붙들고 누가 이랬냐, 어쩌다 이랬냐 답지 않게 동요하는 모습까지 보여 주고 있었지 이에 아다치는 그만큼 쿠로사와가 걱정해 주는구나 싶어 그게 나쁘진 않았다 ㅇㅇ
하지만 아다치는 약속대로 사용인의 실수를 언급하지 않고 잘 둘러댔었음
문제는 그 상황에 둘만 있었다는 게 아니라는 거였고, 쿠로사와는 눈치가 너무나도 빨랐음….
평소 아다치의 성격상 뜨거운 차를 들고 조심성 없게 행동한다거나 주변머리 없게 구는 일은 없었거든 그런데 자기가 스스로 미끄러져서 엎었다?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 거야

쿠로사와는 아다치를 치료받게 하고 나서 경위라도 알아보기 위해 당시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던 사용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음 혹시 아다치가 오메가라고 괴롭힘을 당하는데 말을 안 하고 있는 건가 싶어 걱정되는 마음에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어제…. 복도에서 소란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혹시 일하시는 분들께 무언가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싶어서.“

”아, 그게…. 어제 사모님께서 다른 사용인과 부딪히시는 바람에요.“

”부딪혔다고요? 그 분은 안 다치셨나요?“

”예. 본인은 괜찮았다고 하더라구요.“


얼핏 보면 진심으로 집안의 직원을 걱정하는 듯한 쿠로사와의 모습에 대답하던 사용인은 고마움을 느끼며 착실하게 대답했음 그러니 별다른 일은 없겠거니 싶어 누구였는지도 알려 주겠지….
그러나 실상은 ‘키요시는 다쳤는데 걔는 멀쩡했냐?’ 라는 속뜻을 내포하고 있었기에 경위를 알게 된 쿠로사와는 많이 열받았음 차라리 먼저 자신의 잘못을 고했다면 아다치를 봐서라도 화는 안 내려고 했는데 쿠로사와가 아다치를 붙잡고 이리더리 동요하고 있을 때 주위에서 별다른 표정 변화도 없이 멀뚱멀뚱 보고만 있던 게 너무 괘씸한 거 ㅇㅇ

결국 그 사용인은 아다치를 다치게 만든 것도 그렇지만 아다치가 용서했다고 해서 뻔뻔하게 아무 일 없던 척하고 있던 괘씸죄로 곤경에 처하게 됐겠지
그 사용인을 관리하는 다른 직원을 불러 쿠로사와가 뒤지게 갈궜고, 그 직원은 사용인을 불러다가 공개적인 곳에서 구타를 행하고 모멸감을 주는 등 화풀이를 했음
애초에 이걸 염두에 두고 내리갈굼을 유도한 거긴 하지만….

하지만 그 사용인은 자기 상사에게 구타당하고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수치를 당하기까지 했는데, 지나가던 아다치가 슬쩍 보더니 ‘뭔 일이래?’ 하는 표정으로 기웃거리기만 하고 걍 지나치는 걸 본 거지
그에 원망의 화살이 아다치에게 꽂히기 시작했음 같은 오메가면서 자신이 이렇게 당하는데 저렇게 무관심할 수 있나 싶고, 그러다 보니 별로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이는 주제에 운 좋게 힘 있는 알파에게 간택돼서 윗전 대우를 받는 게 상당히 아니꼽게 느껴지기까지 했음
애초에 아다치가 없었으면 자기가 이런 굴욕을 겪지 않아도 됐을 거란…. 잘못된 원인을 짚으며 그 사용인은 아다치에게 증오와 질투심을 불태우게 되었지

그렇다고 한들, 별 볼 일 없는 신분의 고용인 입장에서 아다치를 뭘 어쩔 순 없었을 거임
누군가 부채질만 하지 않았다면 말이야






현재, 쿠로사와가 많이 바빴던 이유는 아다치에게서 힌트를 얻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었음
공화주의를 지향하는 진보에게 있어서 민중이란 양날의 검과도 같았지 없으면 성립할 수 없고, 있다면 눈치를 봐야만 하는….
용케도 그 검의 칼자루는 쿠로사와가 쥐고 있었지 이 칼끝이 어디를 겨누느냐에 따라 정세는 바뀔 것이고, 많은 이들의 운명이 바뀔 거임 그걸 위해 자신을 따라 진보로 돌아선 중소 가문의 알파들을 은밀하게 제 쪽으로 끌어들이는 중이었음
문제는 겨눈 다음엔 어쩔 거냐는 거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쿠로사와가 묻지도 않았는데 아다치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 적이 있었음
혼자서 체스판에 말을 하나하나 놓으며 아무렇게나 가지고 놀던 아다치가 대뜸 이러는 거임


“있잖아, 유이치. 세상을 커다란 체스판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 우리라면, 가문을 말하는 거야? 그렇다면 나이트나 룩 정도가 아니려나.“
쿠로사와가 웃으며 답변하자 아다치가 활짝 미소를 띄우더니 말 하나를 집어서 체스판 끄트머리 칸에 탁 올려 두었음
그러더니 대답했지

“나는…. 왠지 폰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네. 지금은 말이야.”

“폰?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어?“

”보통은 체스의 폰이라고 한다면 약한 이미지로밖에 보지 않잖아. 그런데….“


잔잔하게 대답하던 아다치가 방금 올려 두었던 폰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그곳에 퀸을 올려 두었음
탁 - 하고 울리는 소리가 이상하게도 경쾌하게 들려 왔지…. 그리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는 쿠로사와에게 아다치는 부드럽게 미소지은 얼굴로 눈을 마주쳐 왔음
그 순간, 쿠로사와가 골몰했던 모든 고민이 사라졌음


아다치가 쿠로사와애게 보여 준 건 바로 퀴닝인데, 가장 약한 말인 폰은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강한 말인 퀸으로 프로모션(승격)이 가능함 그래서 잘 사용한다면 후반부에 비로소 잠재력이 드러나는 말이기도 하지
이 말은 즉, 왕이 있다면 그를 가장 강력하게 보조할 수 있는 퀸으로 승격함으로서 결정타를 날려 엔드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음
쿠로사와는 왕이 아님 ㅇㅇ 그런데 새로운 왕이 존재만 한다면 그 곁에서 퀸으로 돌변해 상대의 왕을 찔러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어

아다치가 이걸 노리고 보여 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다치는 가방끈이 짧을 뿐이지 타고난 머리는 좋았으니 쿠로사와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음 ㅋㅋㅋ 다만, 정치에 관여할 순 없으니 간접적으로 눈치만 준 거고 쿠로사와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낼름 주워서 써먹길 유도한 건지도 모르지

새롭게 왕이 될 사람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ㅇㅇ 아다치가 제공한 지혜를 통해 드디어 길을 찾은 쿠로사와는 자신과 힘을 합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알파와 접촉하길 원하고 있었는데, 정권이 바뀐 현재의 상황에서도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대귀족 수준의 가문이 있었음
쿠로사와는 이 가문의 대표자를 진보 쪽으로 끌고 오기 위해 설득시킨다는 명분으로 정부 측 인사에게 블러핑을 쳤음 그렇게 계획대로 ‘어르신‘이라 불리는 대단한 알파와 대면할 기회가 왔겠지
그리고 쿠로사와의 존재는 이 어르신의 마음에 쏙 들었다…. 대화 도중, 자신과 비슷한 생각 중임을 기가 막힌 눈치로 알아챈 쿠로사와가 재빨리 미끼를 물었지
이 어르신이라는 사람은 왕으로 만들 재목은 찾아놨고, 자신의 가문에서 태어난 오메가를 시집 보내기까지 했음 그림은 그려놨는데 혼자 길을 뚫기엔 여유가 부족하다고 생각 중이었지
자신과 마친가지로 권력을 원하는 다른 알파들과 정부를 눌러 버릴 정도로 막강하든, 빠르게 정부의 중심을 무너뜨려 재빨리 왕좌를 차지하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함
근데 쿠로사와가 나타남으로써 둘 다 충족할 수 있게 된 거임
정부애서는 신임을 얻고 있고, 민심도 좋고, 따르는 알파들도 많으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쿠로사와는 미끼를 물 때 자신이 여태 퀴닝을 실행하기 위해 남은 알파 가문들을 싹싹 긁어모아 세력을 만들어 뒀는데, 이걸 가장 적절하게 팔아먹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 어르신이란 사람임을 빠르게 계산했음
왕을 든든히 받쳐 줄 방패는 있고, 이제는 창이 생긴 상황이 됐지 그렇게 대귀족으로 불리는 알파와 손을 잡게 된 쿠로사와는 드디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줄 폭탄의 불씨를 당길 수 있게 됐음




한편…. 타니도 존나 바빴음 ㅋㅋㅋㅋ 일단 쿠로사와는 타니가 다른 알파들과 친해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건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타니가 가담함으로써 다른 가문들을 포섭하는 데에 가속도가 붙었던 덕분에 그냥 냅두고 있었지
타니가 돌아다녔던 게 효과가 컸던 이유는 그거임 적통 핏줄이라 가문 내에서는 2인자여도 단지 나이가 어리고 쿠로사와가 일찍 자리를 차지해서 그렇지, 신분 자체가 고귀한 만큼 발언권이 상당히 셌거든

물론 타니는 쿠로사와가 세력을 형성해서 보수를 지향하는 알파들을 썰어 버릴 거라고 생각 중이었던지라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건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다른 가문들을 긁어모아야 하는 건 맞으니 ㅋㅋㅋ 그래서 둘이 하고 있는 행동이 의도치 않게 똑같은 거였음
그 모습이 사정을 모르는 다른 이들이 보기엔 1인자와 2인자의 뜻이 통하는구나 싶었던 거고, 그래서 쿠로사와나 타니나 소통은 전혀 없었지만 본의 아니에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 벌어졌던 거지

하지만 요게 이상하게 찝찝했던 쿠로사와가 한 번은 타니를 불러다놓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음 대놓고는 아니었지만 대충 얘 머릿속에 뭐가 있길래 안 하던 짓을 하는지 엿보기라도 해야 변수를 줄일 수 있을 것 아냐


“내가 너를 너무 어리게만 생각했구나. 어느새 나와 키요시의 시야를 떠나 다른 이들과 어울리고 있는 걸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르긴 한 모양이야.”

“삼촌은 항상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철없는 짓을 벌일 때는 ‘다 큰 놈이 경솔하게 군다’며 야단을 치시고, 이럴 때는 또 어리다고 표현하시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해요.”
말은 이랬지만 타니는 원래 말투가 좀 껄렁한 편이라 ㅋㅋㅋ 반항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게 타니 식의 농담인지라 쿠로사와는 빡칠 것도 없이 조용히 미소 짓고 대답했지

“네가 갓 태어났을 때부터 봐 왔으니 말이야. 성년이 되었다는 건 알지만, 여물지도 않은 아이였을 때의 추억이 더 많으니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말씀은 하셔도 어릴 때보다 엄하게 대하시니 와닿지는 않네요.”

“어릴 땐 귀엽기라도 했지, 지금 그런 걸 바라는 건 좀 양심 없지 않아?”


갑자기 급발진을 하며 디스를 거는 쿠로사와에 욱한 타니 ㅋㅋㅋㅋ 아니, 뭐…. 삼촌 되는 사람에게 귀여움받는다고 해도 존나 부담스러울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까 버린다고?


“어머니는 그런 건 신경 안 쓰시던데요. 여전히 귀엽다고.”

“키요시는 나한테도 그렇게 말해. 가장 사랑하는 이의 조카이자 제 아들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겠지.“


아~ 이렇게 나오시겠다? 아다치가 언급되자마자 칼같이 선을 긋고 킬각을 재는 쿠로사와에 가만히 웃음을 띄운 타니가 받아쳤음


”뭐, 어머니의 취향이 일관적인 것 같긴 해요. 삼촌이랑 저랑 워낙 닮기도 했고, 체격도 비슷하니까.“


그에 빡친 쿠로사와가 슬쩍 타니를 노려보자 타니 또한 ‘뭐, 왜. 뭐.‘ 하는 듯 반항기 담은 눈빛으로 마주 보았지
그래, 의미 없는 설전은 그만두자…. 조카 따위와 싸워서 구설수에 오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그제서야 정신 차린 쿠로사와가 본론을 꺼냈음


“그래서, 무슨 생각이야? 아무런 계산 없이 나돌아다니는 것은 아닐 텐데, 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는 알고 행동하는 거겠지?“

”그럼요. 제 개인적인 판단일 뿐이지만…. 현재 정부의 유효 기간은 길지 않을 것 같거든요. 수장인 오메가는 천식을 앓고 있으니 언제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고, 그를 중심으로 권력을 차지한 수뇌부와 혁명가들은 좀처럼 융화가 되지 않으니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죠.”

”영명하구나. 쓸 만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공략이 가능한 포인트를 짚어내는 능력은 중요하지.“

”칭찬은 감사히 듣겠습니다. 뭐, 거기서 알 수 있는 건 당연히 공화 정부의 몰락은 피할 수 없다는 거고요. 중요한 건 타이밍이겠죠. 비어 버린 왕좌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쿠로사와가 고개를 끄덕였음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타니의 생각은 쿠로사와가 계산했던 것과 같았거든 경험이 적고, 어린 나이지만 그럼에도 상황 판단력 자체는 아주 뛰어나다고 볼 수 있었지
냉철하게 현실을 짚는 타니를 바라보며 내심 ‘제 아비보다는 똑똑하구나….’ 싶었던 쿠로사와는 그래도 조카라고 흐뭇한 느낌도 있었을 거임 ㅋㅋ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타니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음

“세상이 바뀔 거라는 걸 눈치채고 있는 알파들은 적지 않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알파들은 기존의 보수 정책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그들이 왕좌를 차지하게 되면 저희 가문은 무사할 수 없을 거예요. 배신자라는 오명을 씌우고 맹공격을 가하겠죠.”

“그것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소리?“

”예. 그리고 그쪽에서도 저희 가문이 아군으로 편입되는 건 나쁘지 않을 겁니다. 득이 됐으면 됐지, 실은 아닐 테니 구태여 배척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타니가 살짝 눈을 치켜뜨며 쿠로사와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쳤음 쿠로사와는 조용히 다음에 이어질 타니의 말을 기다렸지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걸 삼촌깨서 모르시진 않겠죠. 전 제 무기가 될 수 있는 장점을 잘 압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위협받을 수 있었던 제 목숨을 거둬 주신 것에 대해 조카로서 효도하는 거라 생각하세요.“

”… 기특하구나. 보상으로 너에게 한 가지 가르침을 주마.“


뭐, 쌍으로 아다치에게 반해 버린 탓에 지금은 사랑을 다투는 라이벌이 되어 사이는 최악으로 치닫아 버렸지만…. 확실히 타니의 아다치에 대한 연심을 몰랐을 때까진 가족으로서의 애정은 있었음
비록 친형이자 타니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쿠로사와였지만 그 아래에서 자란 타니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도 있었고, 적통으로 태어나 마땅한 대우를 받을 수 없었으니 자신의 보호 아래 제 어미에게 보살핌을 받으며 평온한 삶을 보내게 만들어 주려고 했었지

어쨌든 지금은 죽이려 들기는 하지만 쿠로사와나 타니나 둘 다 서로에 대한 살심까진 모르고 있었으니 쿠로사와는 이런 사적인 감정을 접어 두고, 현명함을 보여 준 조카에게 작은 자비를 베풀기로 했음
자신의 대답에 마주치고 있던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가만히 쿠로사와의 말을 기다리는 타니, 쿠로사와는 진심을 담은 조언을 건넸지

”사람은 하늘과 같다. 청명하고 맑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예기치 못한 때에 갑작스레 거센 비를 뿌려대기도 하지. 몇 가지의 징조를 통해 잘 알 것 같다가도 예측할 수 없고, 사람도 이와 같아.“

”… 네.“

”너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을 조심해라. 유약하고 무해한 겉모습으로 네 눈을 가리고 파멸에 이르도록 만들 수 있고, 너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도 조심해. 그는 너에게 절대로 지려 하지 않을 것이니 필히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 될 거야. 네가 알고, 보이는 것을 전부라고 착각하는 일을 없애고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해.“

”새겨 듣겠습니다.“


진심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임을 알아듣는 타니의 대답은 사뭇 진지했음 그 모습에 쿠로사와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둘의 대화는 마무리되었음

그러나…. 쿠로사와도, 타니도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 건 아니었겠지 타니가 너무 그럴싸하게 둘러대서 쿠로사와는 타니에 대한 의심을 한결 접었을 거고, 타니는 쿠로사와가 보인 자비를 보고 삼촌을 떠보려는 시도를 멈췄을 거임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걸 알아서 한 발 물러난 거지

쿠로사와는 타니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 제 조카의 오만함을 파악했음 대접받고 자란 알파의 종특인 것도 있지만…. 자신이 준 가르침을 타니가 정말 이해한 게 맞다면 그 오만함으로 인해 일을 그르치지 않길 바랐음 그래야 최대한 이용해 먹고 버릴 수 있으니까….






그렇게 각자 다른 마음을 먹고 같은 길을 걸어가던 둘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때가 한동안 계속 이어졌음 그 사이에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고, 아다치가 심심할 뿐이었지 ㅋㅋㅋ
물론 아다치는 혼자서도 잘 노는 편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쿠로사와랑 타니가 귀가하면 어김없이 달려 나와 반갑에 둘을 맞이하는 모습이 주인을 기다리던 강아지와도 같은 모양새라 집안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기까지 했겠지

그러던 어느 날, 타니는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밤중에 정원을 산책하다 어딘가에서 작게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


“천한 것 같으니라고…. 어쩌다 운이 좋았던 주제에 다른 오메가의 고통엔 관심도 없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밤중에 가지나 치러 나오는 비참한 신세를 면했을 테니까 말이야.”


원한이 가득한 중얼거림에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듣고 있던 타니는 얼핏 보이는 옆모습을 통해 최근에 아다치에게 화상을 입힌 그 사용인임을 알아봤음
자기가 듣기로는 아다치가 그 자리에서 용서하고 그냥 돌려보냈다는데,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저렇게까지 한을 품게 된 건지 좀 궁금하긴 했지 ㅋㅋㅋ 애초에 아다치는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큼 독하지도 않은 사람이라….
오죽 신기했으면 지 어미가 하인에게 욕을 처먹고 있는데 화도 안 날 정도였음

앞으로도 며칠은 이 짓을 해야겠네, 못살겠네 투덜거리는 사용인을 조용히 지켜보던 타니는 씨익 미소지으며 등을 돌렸음 뭐, 원래 같으면 당장 가서 때려 죽여도 할 말 없을 불경이지만 저렇게 성깔 더러운 오메가는 희귀한 편이라 ㅋㅋㅋ
재미있네 싶어서 그날은 봐준 듯했지
오히려 여기서 보는 밤하늘이 예쁘니까 조만간 아다치를 데려와서 오붓하게 같이 구경해야겠다 싶었을 뿐….



그런데 모두가 소란에 휘말리게 된 뜬금없는 대사건이 가문의 자택을 뒤집히게 만들었음
이 중대하고 믿을 수 없는 일에 쿠로사와, 아다치, 타니를 포함한 자택의 모든 인원들이 연회장에 모이는 일이 발생한 거임 타니와 아다치의 표정은 매우 당황한 듯했고, 쿠로시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이마를 짚으며 몰려오는 두통을 가라앉히는 듯했지
그래서 모두를 경악케 한 이 사건이 무엇이냐면 바로 타니아다의 스캔들이 터져 버린 거임…. 폭로자는 바로 아다치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그 사용인이었고, 쿠로사와는 당연히 아다치를 믿고 있었지만 소문이 돌아 곤경에 처하는 것을 염려해 일부러 전체적으로 인원을 소집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지

그리고 아다치는 심장이 벌렁벌렁했다…. 일단 자기는 타니에게 다른 마음은 없으니까 그걸 증명하면 그만이라지만 타니의 경우는 좀 다르니까 거기서 걸리면 쿠로사와가 가만 있지는 않겠지 ㅇㅇ
타니 또한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여기서 타니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임을 깨달은 아다치가 주먹을 꽉 쥐었음

뭐…. 쿠로사와는 현재 진짜 좆같음 그 자체였을 거임 타니의 마음은 알고 있었어서 그리 충격까진 아닌데, 아다치까지 쌍방으로 휘말린 거라 잘못 짚은 거면 다행이지만 설마 이게 진실이면 자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팠지
이렇게 셋을 제외한 다른 사용인, 친척들은 이게 대체 뭔 일이람 싶으면서도 함부로 입을 열지는 못했음 대외적으로 자애롭다고 알려진 쿠로사와가 이렇게 대놓고 개빡친 얼굴을 하고 있는 건 처음이라….
그렇게 모두의 긴장 속에서 청문회가 열렸겠지

밀려오는 빡침을 억누른 쿠로사와가 폭로자에게 물었음


“… 그러니까 키요시가 타니와 바람이 났다고?”

“예. 밤중에 정원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이 밀애를 나누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밀애라고 판단하게 된 근거를 제시해.”

“모자 관계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밀착한 자세를 하였고, 키스를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유서 깊은 가문에서 이런 불경을 저지르는 걸 보고도 모른 척하는 것은 그동안 받은 은혜에 배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인 채 본 것을 고하는 사용인에 쿠로사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음 설마 지가 뒤지고 싶지 않은 이상은 없는 말을 꾸며내진 않을 텐데….
오죽 빡쳤으면 평소에 존댓말로 대우하던 것도 없이 냅다 반말로 질러 버리는 쿠로사와에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겠지
쿠로사와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넌지시 물었음


“만약 이 일이 거짓이면 넌 무사하지 못해. 알고 있겠지?”

“예. 하늘에 맹세코 진실만을 고합니다.”

“폭로한 내용을 뒷받침할 증인이 있나?”


사용인의 대답에 쿠로사와가 빤히 바라보다 다시 질문을 던졌음 그러나 증인까지는 따로…. 없었지
자신은 혼자 있었어서 다른 증인은 없고, 이전부터 아다치를 모시면서 눈치챘었지만 이번 일로 확신했다는 대답을 하는 폭로자….
그에 아다치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기 시작했음 그리고 쿠로사와는 아다치의 반응이 좀 의아해서 바로 발언권을 넘겨 줬지 여기서 아다치가 말하다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보이면 다른 친척들이 트집을 잡을 거고, 아니라면 넘어갈 거임
쿠로사와에게서 발언할 것을 제안받은 아다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음


“먼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공개적으로 나불대는 걸 보니 제정신이 아니라는 건 알겠고…. 나를 모셨다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이런 더러운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는 게 상당히 불쾌하네.”


부부는 닮는다고 했던가…. 아다치 역시도 다른 사용인들에게 늘 존댓말을 썼는데 빡치니 남편처럼 바로 집어치우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물론이고 쿠로사와나 타니도 살짝 놀랐음 ㅋㅋㅋ 단어 선택도 좀 거칠어졌음
다른 이들의 반응이 어떻든, 아다치는 자기 할 말을 하겠지


“나는 공식적으로 타니의 어머니야. 타니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닌데 가볍게 스킨십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는 거 아냐? 키스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고른 것도 저의가 궁금하네. 이마에다가 했다는 건 왜 빠뜨렸지? 게다가 밀착했다는 것도 포옹을 나눈 걸 가지고 그렇게 말한 거라면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든 모자 사이는 불륜이 되는 건가?”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진실을 숨기는 건 옳지 못합니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이니 이해하세요. 제 말이 거짓이라면 사모님께서 이렇게까지 거칠게 반응하실 이유는 없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요?“


자신과 마주친 사용인의 눈빛에서 독기를 읽어낸 아다치는 그 순간 씩씩거리던 것을 멈추고 순식간에 차분해졌지
그리고 아주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는 듯 차가운 얼굴을 하고 나직하게 물었음


”그래, 그렇게 말한다면 네가 가문에 얼마나 충성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이 사건에 신빙성이 더해지겠지. 몇 가지 물어나 볼까.“

”저는 항상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성심껏 일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럼 대답해. 오늘 내 방에 청소를 하러 들어갔을 때, 매화나무 그림이 하나 걸려 있던 건 알고 있지?“

”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뭘 기억하고 있는 건데? 매화가 아니라 벚나무잖아. 시력이 안 좋은 게 아니면 머리의 문제인 것 같네.“


존나게 빡친 듯 피식 냉소까지 띄우며 태연하게 받아치는 아다치에 쿠로사와도, 타니도 놀란 얼굴로 지켜보는 중이었음
이렇게까지 화내는 건 처음 보기도 하고…. 평소 같으면 이런 곤경에 처했을 때 울먹이며 벌벌 떨지도 모르는 일이라 쿠로사와랑 타니는 각자 자신이 나서서 해결하려고도 했었음
근데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할 것 같은….
그렇게 모두가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는 가운데, 아다치의 비웃음에 안절부절하던 사용인이 자기가 했던 말을 번복했음


”저는 지식이 미천해서 꽃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헷갈렸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벚나무가 맞습니다.“

”지랄 말고 용서부터 빌어. 애초부터 나무가 그려진 그림 같은 건 있지도 않았어. 하루이틀 근무한 것도 아니고, 네 말대로 충성을 다했다면 이 정돈 당연하게 알고 있어야겠지. 없는 걸 뻔뻔하게 있다고 거짓말까지 하는 주제에 감히 충성을 논해?“


사용인을 똑바로 쏘아보는 아다치의 얼굴에선 분노와 경멸이 드리워져 있었음 그리고 여기까지 들은 쿠로사와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사건을 종결시켰지
그러면서 이 사건은 멍청한 이에 의해 벌어진 모함일 뿐이니까 떠벌리고 다녔다간 가만 안 두겠다며 쐐기까지 박아 버렸음…. 아다치의 입에서 쌍욕이 나오게 만든 것도 참 대단하다 싶은데, 이렇게 화내는 것도 처음인데 이런 모습도 뭔가 꽤 매력적인 것 같고 ㅋㅋㅋ
이왕 이렇게 됐으니 쿠로사와는 아예 처분 권한까지 아다치에게 넘겨 줘 버렸음

그러자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사용인이 대뜸 무릎을 꿇고 아다치의 앞에 기어가 넙죽 엎드렸고, 자신이 경솔했으니 제발 살려만 달라고 빌기 시작했지
그리나 아다치의 반응은 이러했다


“다시는 같은 일을 벌일 수 없도록 예방해야겠어.“

”그래, 키요시의 말이 맞아. 어떻게 처벌하는 게 좋을까?“

”시야에 담은 것을 왜곡하기에 바쁘니 달려 있는 두 눈은 쓸모가 없지. 그리고 세 치 혀로 사람을 농락한데다 아무렇지 않게 비수를 꽂아 버리니 이것도 문제라고 생각해. 명예를 위한다면서 오히려 실추시킨 셈이니까.“


아다치의 대답을 들은 쿠로사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음 언젠가 아다치도 이런 모함에 휘말릴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닥치니까 사람이 180도 달라져 버렸음
역시, 아다치는 강한 사람이네….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쿠로사와가 명령을 내렸음


”두 눈과 혀를 뽑아 버리고 이 집에서 내쫓아라. 두 번 다시 이 곳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먼 곳으로 보내.”


쿠로사와의 명에 사용인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음
명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비참하다시피한 몰골로 질질 끌려갔고, 그렇게 사건은 종결되었음
다만…. 순한 줄만 알았던 아다치가 열받으니 의외로 잔인한 면을 내보였던 것과 아다치를 건드리면 저렇게 된다는 게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 박히면서 다시는 그 누구도 함부로 입을 놀릴 생각은 못하게 됐지

그 소란 속에서 타니는 아무런 동요가 없는 표정으로 질질 끌려가는 사용인을 바라보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돌아섰음






그날, 타니는 아다치에게 많이 놀랐겠다며 보살핌을 받긴 했지만 기분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음 왜냐하면 이 스캔들은 사실 타니의 계략이었거든….
아다치에게 원한이 있는 사용인의 경박함과 성질을 알아본 타니는 그를 살려 두고 아다치를 데려와 일부러 애틋한 장면을 연출했음
물론 대놓고 하면 아다치가 밀어낼 테니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다치를 품에 안고 있거나 뽀뽀를 하는 등 아슬아슬하게 굴었고, 아다치도 타니의 마음을 알고는 있으니 좀 걱정됐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받아 주고 있었지
그러다 어릴 때는 자주 뽀뽀해 주지 않았냐며 애교를 부리는 타니에 못 이긴 아다치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이마에 입맞춤을 남겼고, 그와 함께 뒤에서 들리는 부스럭 소리에 타니는 웃음지었음

대화 소리까지 들리진 않았을 태니 누가 보면 연인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오히려 타니가 바라는 바였음

사용인은 그 길로 주변 직원들을 모아 쑥덕대다가 사람들 반응에 흥분해 쿠로사와에게 달려가 지가 본 걸 일러 바쳤고, 쿠로사와는 말도 안 되는 소릴 해대는 꼴에 어이가 없었지만 자기 앞에서 감히 이딴 개소리를 하는데 뒤에서는 어떻겠나 싶은 염려에 공개적인 재판을 열게 된 거지

그리고 진실로 판명 나든, 거짓으로 판명이 나든 상관이 없었던 게…. 어차피 사용인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죽음을 맞이할 건 똑같고, 그의 목숨 같은 건 어떻게 돼도 상관없었음 걍 이용하고 버릴 패였던지라 ㅇㅇ
진실이 된다면 쿠로사와가 아다치를 어떻게 하진 않더라도 둘의 사이는 분명히 소원해질 거고, 그렇게 되면 남편의 사랑을 잃은 아다치는 타니에게 의지하게 될 수밖에 없었음
물론 쿠로사와가 타니에게 해코지를 할 수도 있겠지만 타니는 삼촌의 권력에 빌빌대던 예전의 그런 위치가 아니었거든

자신을 따르는 세력이 있으니 함부로 건드리진 못할 거고, 아다치를 뺏긴 쿠로사와는 정신이 온전하지 않을 테니 그때 없애 버리고 자기가 올라설 작정이었음

후자의 경우는 타니가 나서서 발언할 생각이었음…. 자신이 직접 변호를 해 아다치를 구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어차피 쿠로사와는 타니의 마음을 알고 있을 테니 덜덜 떠는 아다치를 보고 심란한 와중에 필사적으로 구는 타니를 보며 이런저런 동요를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지
쿠로사와는 타니의 변호에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을 거임 그렇게 거짓으로 정리는 되겠지만 아다치는 자신을 구한 타니를 다시 보게 될 거고, 쿠로사와는 아다치의 마음을 확인하려 분명 수를 쓸 거임 그러면 아다치는 점점 지치고 둘은 거리가 벌어지게 될 것을 노렸음

그런데 예상 외로 아다치가 직접 나서서 조져 버린 거임….
이건 진짜 예상치 못한 큰 변수였음 생각보다 침착했던 것도 의외였지만 발언권을 얻고도 별다른 대응은 못할 거란 추측과 다르게 아주 끝장을 내 버릴 줄은 몰랐지
자신의 계획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다치가 직접 끼어들어 작정하고 깽판을 쳐놨으니 이걸 뭐 어디 풀 것도 없어서 답답하기만 한 타니는 짜증만 치솟고 말았음

이번에야 말로 빼앗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을 보며 울상이 된 얼굴로 “이제 오해를 살 일은 만들지 말자. 아들과 이런 스캔들에 휘말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하고 애원하듯 조잘대는 아다치, 애석하게도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타니의 속내는 아다치의 바람과는 전혀 달랐음








마치아카 쿠로아다 타니아다 쿠로아다타니
2022.12.03 14: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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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쉬지않는 성실수인 내 센세를 보자니 진짜 인생살만하다 하
[Code: a293]
2022.12.03 14: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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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정치공작 벌이면서 의도치않게 의기투합하는거 존멋인 와중에 사용인 뭐냐 킹받게? 지도 아다치도 오메가라 힘이 약하니 웅앵하더니 결국에 지도 아다치를 만만하게 본거 아니냐고 존나 괘씸해ㅠㅠㅠㅠ
[Code: b57e]
2022.12.03 14: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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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뒤통수를 치고 또 치고 서로 써먹고 한술더뜨고ㅋㅋㅋㅋㅋㅋㅋㅋ사용인이 거기 이용된게 불쌍할법도 한데 쟤는 안불쌍해 아다치 너무 장하자너
[Code: 4f0d]
2022.12.03 14: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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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독 바짝오른거 왤케 좋냐 속은 물렁물렁할거 같아서 만만해보이는데 사실 엄청난 성깔토끼인거임ㅠㅠ 타니랑 쿠로사와가 좋아할만해
[Code: 12af]
2022.12.03 14: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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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도 성질은 돼야 쿠로사와랑 타니 사랑을 받지 저 양반들도 뒤에서는 보통 호락호락한게 아니라...
[Code: 49fe]
2022.12.03 14: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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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도 좋고 타니도 좋고 다 좋은데 쿠로사와 존나 섹시해ㅌㅌㅌㅌㅌㅌㅌ아다치 다치자마자 개빡돌아가지고 뒤에서 묻고다니는데 젠틀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계략이 있었고요 나중에 사용인들 다 모아서 소문추궁하는것도 가주같고 존멋 ㅜㅜㅜㅜㅜㅜ
[Code: 606e]
2022.12.03 15: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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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 쟤도 사람써먹는데 아무렇지 않네 이 집안 존나 살벌한게 맘에 들어...아다치 아니면 사실 조또 관심없어서 아다치앞에서만 살랑거리고 뒤에선 알파들끼리 피터지는거 크으으으으으으
[Code: 28f2]
2022.12.03 15: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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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앞으로도 오조오억편은 더 뇌절해줬음 좋겠다 셋 관계가 개짜릿해ㅠㅠㅠㅠㅠ
[Code: be87]
2022.12.03 16: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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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인은 뭘 어떻게 하려고 저걸 폭로랍시고 한걸까ㅋㅋㅋㅋㅋ쿠로사와가 아다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배신감에 내치기라도 하라고? 쿠로사와는 아다치만 중심에 두고 다 없앨인간인뎈ㅋㅋㅋㅋ
[Code: 5a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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