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잘 모르는거 보고싶다. 아직도 어린애처럼 초콜릿이나 과자를 좋아한다는게 창피해서ㅇㅇ. 이지나 제이스처럼 가까운 사이는 알아도 남들에겐 안 들키려고 노력하는 알렉일듯. 들키지 않으려고 수장실에는 절대 간식 같은걸 놓지 않았겠지. 조금이라도 달달한걸 먹고 나면 더 먹고싶어질까봐 아예 원천 차단하는거 어울림. 술도 쓴 맛 때문에 싫어하면서 아메리카노만 마시고. 이지나 제이스가 가끔씩 먼데인 사회에 놀러 갔다가 사다준 초콜릿 같은건 방에 두고 혼자 조금씩 먹는 알렉 상상 간다.

매그너스 만나고 나서는 할배 눈치가 보통은 아니지만 알렉이 매그너스에게 숨기려고 할듯. 못 믿어서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기보단, 안 그래도 자기는 매그너스보다 어린데 이런거 좋아한다고 하면 진짜 애기취급 받을까봐. 연상애인한테 어린애같은 모습 보여주기 싫은 뭐 그런 자존심이 좀 있을 것 같아. 그래서 할배도 긴가민가 하겠지. 키스하면 엄청 달콤한 맛이 나는데 자기 앞에선 간식 먹는 낌새는 없었으니까.

그래도 같이 다니면서 밥 먹으면서 눈치 챌 것 같음. 알렉은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지만, 어떤걸 더 좋아하는지 어떤건 별로 안 좋아하는지 신경 쓰는 매그너스 눈에는 다 보였겠지. 디저트는 산뜻한 종류보단 아주 달콤한 것을 더 좋아하고,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 같지만 인상을 찌푸리는게 좋아서 그걸 마시는건 아니라는 것도, 케이크는 좋아하지만 치즈나 크림보단 초콜릿이 들어간걸 더 잘 먹는 것도 다 아는데, 잘 먹다가도 매그너스 눈치 살피면서 우물우물 창피해하는 것도 알아서, 일부러 신경 안 쓰는 척 평소에 매그너스라면 입에도 안 댔을 달달한 디저트를 같이 먹어줄듯. 그러면 알렉은 "매그너스 단거 좋아해요?" 하고 얼굴이 활짝 밝아지는거야.

아무튼 알렉이 과자나 디저트, 초콜릿을 아주 좋아한다는걸 알고나선 로프트 곳곳에 일부러 먹다 남은 것처럼 손님에게 선물 받은 것처럼 간식거리를 놓아둘거임. 그럼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양이 줄어들어 있고, 가끔씩만 느껴지던 달콤한 맛이 키스할 때마다 나기 시작해서 할배 기분 존나 좋겠지. 그러다가도 이렇게 좋아하는 건데 남들 몰래, 조금씩만 즐기는게 습관이 되어버린 알렉을 깨닫고 그간 어떻게 지내왔을지 상상이 가니까 한편으론 씁쓸한 매그너스겠다.

아 그러다 어느 날부턴 입에 간식거리 물고 있는 알렉을 자주 보게 되는데, 가끔 매그너스 이거 좋아하죠? 하고 핑계 대면서 베이커리 디저트 상자 들고 돌아오기도 하는 알렉이 존나 커엽겠지. 그러다 이상할 정도로 자주 많이 먹는걸 깨닫고 검진하는데 임신이면 좋겠다.

알렉은 요즘 인내심이나 자제력이 없어졌다고 자낮해져서 몰래 슬퍼하면서 억지로 먹고 싶은거 참다가 못 참고 먹어버리는걸 반복했겠지. 그러다 임신인거 알게되곤 입덧 핑계로 그동안 참았던거 보상 받듯이 주머니에 초콜릿이며 사탕이며 가득 넣고다니는 것도.



말렉 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