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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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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는 병원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초라한 환자복 차림의 동생을 발견하자 울컥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꼭두 새벽부터 존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여긴 런던의 00병원인데 도대체 내가 여기 왜 와있는지 알 수도 없고 지갑도 돈도 핸드폰도 없고 수중에 가진게 아무것도 없어 이 전화도 빌려서 하는 거니까 좀 와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래서 전화를 끊자마자 허겁지겁 달려왔더니 이 모양이다. 해리는 어처구니가 없어 존을 보자마자 소리를 빽 질렀다.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네 그 잘난 플랫메이트는 어쩌고!"

"플랫 메이트라니?"

존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해리를 보았다. 분명 자신은 아프간에서 다리가 부러진 한 병사를 치료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런던 한복판의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었다.

"나 혹시 전역이라도 한 건가? 아니, 난 방금까지 아프간에 있었다고. 누나.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좀 해줘봐. 내가 왜 런던에 와 있는 거지?"

"오, 존..."

해리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초라한 동생의 모습에 너무나 속이 상했다. 이 추운 날씨에 점퍼도 입지 않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누군가 다행히 신고해주어서 그야말로 얼어죽기 직전에 구해졌다고 했다. 결국 이런 꼴이나 보이려고 자문탐정이라는 플랫메이트의 뒤를 매일같이 따라다니는 거란 말인가.

존의 상태는 해리성 기억상실로 뇌에 강한 충격을 받아 일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의사는 언제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퇴원해서 안정을 취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해리 왓슨은 존과 비슷한 눈매와 입술을 가졌지만 몹시 나이 들어 보였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 아마 존이 항상 신경쓰는, 알콜 중독으로 고생했던 일 때문일 것이었다.

"아니,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당분간. 그애에겐 혼란만 가중될테니까요."

셜록은 레스트레이드가 해리를 만나기 전부터 해리가 아무리 화를 내고 막말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존의 누나이니 예의를 차려야 한다, 다른 사람 대하듯 함부로 대하면 곤란하다, 나중에 존과 불편해질거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도 그냥 그녀와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 목구멍까지 올라온 여러가지 관찰 결과와 신랄한 말들이 입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나 본인에게 일어난 일은 본인이 직접 알아야 하는게 원칙이지요. 혹시나 작은 기억이라도 있다면 단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좀 대화를 해보고 싶은데..안될까요?"

레스트레이드는 한 성격 해보이는 이 해리 왓슨과 셜록이 언제 한바탕 말싸움이 벌어질지 몰라 한사코 따라오겠다고 하는 셜록을 말리지 못한 자신을 후회하면서 부드럽게 그녀를 달래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그애는 그 일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거 하나도 없다고 했고, 난 더이상 당신네들하고 내 동생이 엮이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만이라도 좀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네요."

아무래도 고집불통은 왓슨 가문의 특성인 모양이었다. 레스트레이드가 단념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셜록이 해리 앞으로 나섰다. 레스트레이드는 올것이 왔구나 싶어 그를 강제로 끌고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거의 그렇게 할뻔 했지만 의외로 셜록이 낮고 정중한 목소리로 최대한의 예의를 표했기에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그 자리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저는 존의 플랫 메이트인 셜록 홈즈입니다. 미세스 왓슨.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 네..."

"우선 심려끼쳐 드린 데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우린 모두 존이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진 바람에 그가 잘못된 줄로만 알고 있었어요. 지금 존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해리는 셜록의 정중한 태도에 얼떨떨한 듯 눈을 깜빡이며 한층 누그러진 태도로 대답했다,

"아, 그애는 기억만 잃어버렸을 뿐, 괜찮아요. 난 지금 상태로 당신과 함께 지낸다는 게 그애에게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그렇지요. 맞습니다. 존이 플랫으로 돌아오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차후의 문제이고, 지금 당면한 문제는 존의 안전에 관한 문제입니다. 한번 그를 노렸던 녀석들이라면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그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요. 다시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의 증언이 필요한 것입니다. 미세스 왓슨, 당시 상황을 아는 대로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셜록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까지 띄우며 차분하게 그녀를 설득하고 있었다. 해리는 강경했던 아까와는 다르게 한층 누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 애는 윔블던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어요. 조금만 늦었더라면 얼어 죽었을...수도 있었다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머리에는 뭔가 얻어맞은 흔적이 있었고,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이에요. 그앤 자기가 아프간에 있었던 곳에서부터 기억이 끊겼다고 하더군요. 대략.. 3년여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아까의 강경하던 태도를 버리고 술술 셜록의 질문에 대답하는 해리를 보며 레스트레이드는 흘끗 셜록을 보았다. 사건을 위해서라면 수십 수백가지 변신도 가능한 인간이다. 분명 그가 가진 꽤 여러가지 가식적인 모습 중 하나일 뿐이겠지만 레스트레이드는 셜록 홈즈가 사람 사귀는데 관심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저 인간 주변이 매일 연애 사건으로 여자건 남자건 간에 시끄러웠을 거라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었다.

해리 왓슨은 존이 얼어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할 때 셜록의 눈이 잠깐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 눈빛에 아주 잠깐 스쳐지나간 것은 것은 분노와 당혹이었다. 지금의 예의바른 태도는 가식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눈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잠깐이라도 진실을 드러내고야 만다. 해리는 다른 사람의 눈동자를 보고 거짓을 파악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이 괴짜로 소문난 동생의 플랫메이트는 동생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는게 분명했다. 그래서 존이 이 사람을 떠나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누나. 여기서 뭐해?"

세 사람의 눈길이 동시에 익숙한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언제 왔는지 존이 해리의 뒤에 서서 세 사람을 보고 있었다.



베니셜록/ 자유인존
2021.02.24 (15:42:20) 신고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1b74]
2021.02.24 (23:35:38) 신고
ㅇㅇ
선생님 ㅠㅠㅠㅠㅠㅠ 한시간마다 검색하다 지쳐서 잠시 쉬던 사이에 이게 무슨 뜻밖의 선물인가요ㅠㅠㅠㅠㅠ
[Code: 5381]
2021.02.25 (01:26:26) 신고
ㅇㅇ
모바일
존잼 존잼 존잼 센세는 내가 먹여 살릴테니까 그 예쁘고 고귀한 손으로 글만 써주세요.. 내가 먹여 살릴깨요 엉엉
[Code: 2d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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