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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1:59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 말은 나를 끝끝내 울게 만든다.




고소수학을 가는 날, 강징은 유난히 들떠 있었다. 무선은 그런 동생을 보고 씩 웃으며 팔꿈치로 쳤다.

“정혼자 볼 생각을 하니 설레냐?”
“무슨…! 그런거 아니거든. 그리고 애초에 정혼자도 아니야”
“아직은 아닌거겠지.”

무선이 음흉하게 웃었다. 무선이 말하는 이야기는 수십년 전으로 돌아가야 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운몽의 가주 강풍면은 남계인과 가끔 한담을 나누었다. 그 역시 고소에서 수학을 했기 때문에 둘은 나름대로 친한 사이였다. 대화 도중 첫째딸 염리가 태어난 직후에 금가와 약혼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쉬워하던 남계인은 웃으며 곧 태어날 둘째라도 꼭 제 조카들과 인연을 맺고 싶다고 했고, 술에 취했던 강풍면은 호탕하게 그러겠노라 했던 것이다.
태어난 둘째가 남자일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동성혼이 극히 드문 일은 아니였기에 둘은 대책없이 웃어 넘겼다. 뭐 어떤가.
그래서 강징은 어릴 적부터 고소쌍벽 중 누군가와 혼인을 할거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가주가 될 첫째 공자가 운몽으로 올 일은 없으니 아마도 둘째이지 않을까, 강징은 막연하게 생각했다. 아버지는 생각이 없는건지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구체적으로 이 혼담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강징은 이 모든게 그냥 장난이였나 싶을때도 있었다.
물론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다. 벌써부터 공자방 1,2위를 다투는 인재라는 소문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첫째 공자인 택무군은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라고.
강징은 아주 어린 시절 그를 본 적이 있었다. 아버지를 따라 운부지심처에 갔다가 길을 잃었을 때. 울면서 들어간 깊숙한 사당 앞에서 그와 마주쳤다.
어깨 위로 내려 앉은 눈을 털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던 아이. 마주친 두 눈은 새까맸고 인상은 날카로웠다.
강징은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졌다. 눈 속에서 넘어져 아프진 않았지만 몸이 굳어 움직이기 어려웠다. 아이는 선뜻 다가와 강징을 일으켰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난 운몽 강씨의 강만음이야.”

대뜸 성명부터 밝히는 강징의 말에 아이는 피식 웃다가 ‘데려다줄게’ 했다. 강징은 길을 잃었다는걸 들켜서 부끄러웠다. 그래서 따라가는 동안 한마디도 못했다.

“저기 건물이야.”

왼쪽 편을 가르켰다.

“넌 안 가?”
“괜찮아.”

아이는 말 없이 돌아서서 왔던 방향으로 돌아갔다. 강징은 묻고 싶은게 많았는데 그의 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만나면 꼭 물어봐야지.

그 날 강징은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
일년쯤 지나 연화오 호수를 돌던 강징이 저 멀리서 그때 봤던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그새 큰 건지 키가 훨씬 커졌다. 시종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택무군이라고 했다. 아, 그 소문으로만 듣던 택무군이구나.
강징은 왠지 모르게 설렜다. 동시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왜 하필 택무군이였을까.
강만음은 애써 드는 충동을 참았다. 그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살고 싶었다.
자신은 남이공자와 결혼해서 운몽의 가주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은 사소한 오해로부터 시작했다.





망기와 약혼하지만 망기가 무선을 사랑한다고 믿어 그들을 갈라놓았다고 죄책감 느끼는 망기강징.
희신을 제 첫사랑이라고 믿어서 아련한 희신강징.
망기를 사랑하게 되서 슬픈 강징 이야기

진정령
2020.02.27 22: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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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ㅏㅓ 대작의 시작에서 찰칵
[Code: ed1b]
2020.02.27 22: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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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발 압해어나더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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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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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대작의 시작에서 뵙습니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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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2: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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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와 와주실거라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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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2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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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작이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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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16:01
ㅇㅇ
나 여기 누웠어요ㅣㅣㅣㅣ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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