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는 꼼꼼하게 메모지를 챙겨들고 교문 앞에 섰다. 물론 복장이 불량한 학생들을 적어내기 위해서였다. 개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교는 염색과 파마를 풀지 않겠다는 재학생들,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들로 이루어져 속된말로 개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머리카락에 붉은 기가 남아있는 학생의 학번과 이름을 적어낸 리차드는 다시 교문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는,

재생다운로드40D15FC2-4B9F-4B72-A5AC-8C1D9A09F399.gif

처음. 정말 생전 처음으로, 엄마보다 예쁜 사람을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신입생인 듯 보이는 그 아이는 리차드의 친구인 해롤드에게 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리차드는 멍한 얼굴로 해롤드에게 물었다.

-너 쟤 알아?
-아, 파로크? 알지. 엄청 귀엽잖아.

해롤드는 장난스럽게 리차드의 어깨를 툭 쳤다.

-왜. 반했어?
-...그런가봐.
-뭐?

리차드는 여전히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빠가 하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구나.

그러니까 리차드는, 아빠인 디콘이 늘상 하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빤 아가를 보자마자 딱 느꼈어. 아, 얘가 내 세상이구나. 난 얘 없으면 죽겠구나.'

그때 프레디는 꺄르르 웃으면서 정말 그랬냐고 디콘의 품에 안겨들었고, 리차드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디콘을 쳐다보며 그게 진짜냐고 물었다. 이 세상에 어떻게 운명 같은 게 존재할 수 있냐고. 아빠는 진심으로 그런 걸 믿는 거냐고. 그러자 디콘은 거리낌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리치. 이 세상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도 있어. 사랑이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이지.'

리차드는 그때 디콘이 단순히 프레디를 위해 사탕발린 말을 하는 거라고 믿었다. 물론 디콘이 프레디를 사랑한다는 건 의심할 여지없는 진심이었으므로, 운명이니 뭐니 하는 소리는 그걸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차드는 오늘 자신이 사랑에 대해 얼마나 건방지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됐다.

운명은 분명 존재한다.
저 토끼같이 생긴 신입생이 목석같던 선도부의 마음을 홀랑 채어가버린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리차드파로크 디콘프레디 퀸퀺밴
2019.12.10 00:49
ㅇㅇ
모바일
쌉미쳤다 내가 보고 있는 거 리차드파로크 맞냐 와 센세; 이건 억나더 없으면 고소할 거야 ㄹㅇ
[Code: 9695]
2019.12.10 00:50
ㅇㅇ
모바일
센세 이거슨 대작의 시작인가요
[Code: 3993]
2019.12.10 00:52
ㅇㅇ
모바일
지금 이 소리 들려 센세....? 존나 설레서 개빨리 뛰는 내 심장소리야 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993]
2019.12.10 00:58
ㅇㅇ
모바일
선도부 리치 선배 진짜 어울려ㅋㅋㅋㅠㅠㅠ 파로크가 뭣도 모르는 채로 눈 한번 마주친 걸로 이미 조리차드 마구 휘두르고 있는 거 너무 좋아ㅠㅠㅠ 글고 조디콘 입에서 사랑얘기 술술 나오는 것도 존좋ㅋㅋㅋㅠㅠㅠ 조가네 사람들 약간 차갑던 성격들이 토끼들 만나면서 바뀌는 거 이게 진짜 존맛이거든요
[Code: be9e]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