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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9 03:24
"대디, 대디!"
"......조엘?"
"조엘이 몇 번을 불렀는데에......."
아이의 작은 손이 얼른 뻗었어. 대디 아파? 이마에 따끈한 작은 손이 얹혔지. 그 순수함이 마냥 예뻐서 돈은 마주 웃어줄 수밖에 없었어. 아니, 대디 안 아파. 그제야 조엘이 사랑스럽게 웃을거야. 대디, 난 대디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러니까 아프면 안 돼, 알았지? 조엘을 무릎으로 안아올린 돈은 아이의 짙은 갈색의 고수머리와 흰 이마 위에 입을 맞추었지.
"대디도 우리 아가가 제일 좋아."
까르르 웃는 아이의 눈이 투명한 녹색으로 반짝였어. 제 속으로 품어 낳은 아이지만 매버릭을 그대로 닮은 조엘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듯 돈을 행복하게 만들다가도 끝없는 나락 속으로 끌어내리고는 했지. 내게 오지 않았더라면, 매버릭과 잘 어울리는 아름답고 젊은 오메가에게 갔다면 조엘이 지금보다 배는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돈은 밤새 잠든 조엘의 얼굴을 내려다보고는 했어. 아가, 네 아빠가 널 찾으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가, 유치원은 어땠어?"
"응, 되게 예쁜 애가 하나 있었어."
"예쁜 애?"
"응! 머리가 막, 햇님처럼 반짝거렸어!"
"그 애가 마음에 들었니?"
조엘은 고개를 끄덕였지. 발그레해진 뺨으로 눈을 반짝이는 조엘을 보며 돈은 부드럽게 웃었어. 친구 이름은 알고? 조엘은 잔뜩 미간을 찌푸렸어. 그 얼굴에서 매버릭이 언뜻 보여서 돈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질 뻔 했지만 참을 수 있었어.
"밥은 먹으면서 생각해야지, 조엘."
"으응, 나 대디가 주는 거 먹을래."
"그래? 그럼 우리 조엘 당근 먹을까?"
"당근은 싫어!"
"편식하면 키 안 큰대도."
"......대디, 당근 안 먹으면 진짜 키 안 커?"
"그럼. 대디가 조엘한테 거짓말 한 적 있니?"
"아니요오......."
"얼른 아, 하고 먹어야 쑥쑥 자라지."
"네에."
당근. 그도 당근을 싫어했었지. 식사 후 한쪽에 수북히 쌓인 주황빛 채소를 보고 헛웃음을 터뜨린 돈을 보며 매버릭은 입술을 삐죽이고는 했어. 진짜 당근은 싫단 말이에요. 웃지 마요. 내가 어린애 같아서 웃겨요? 아닙니다, 대위님. 하지만 조금.......
'의외여서.'
그의 모든 삶처럼, 의외여서. 식사를 마친 조엘을 욕실로 들여보내 양치질을 시킨 돈은 접시를 거두어 싱크대에 넣었어. 달그락거리는 식기들의 소리 사이로 돈은 매버릭을 떠올릴 수 있었을거얕 점심 설거지, 매버릭. 금방 돌아오겠노라 말하던 그의 목소리. 하염없는 상념에 빠져들던 돈을 건져낸 것은 이번에도 조엘이었어. 대디, 오늘은 안 재워줄거야? 반도 씻지 못한 접시를 그대로 둔 채 돈은 조엘을 방으로 데리고 갔지.
"안녕히 주무세요, 대디."
"그래, 아가."
너도 좋은 꿈을 꾸렴. 돈은 조엘이 잠들때까지 아이의 가슴께를 도닥이며 멍하게 창 밖을 보았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매버릭을 생각하면, 그의 앞길을 위해서라면 다시 없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지.
하지만, 조엘은? 이제 갓 아기를 벗어나 자라려는 아이는?
돈은 매버릭에게 물어야만 할 것이 생겼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지. 그러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어.
너무 졸린다.........
"......조엘?"
"조엘이 몇 번을 불렀는데에......."
아이의 작은 손이 얼른 뻗었어. 대디 아파? 이마에 따끈한 작은 손이 얹혔지. 그 순수함이 마냥 예뻐서 돈은 마주 웃어줄 수밖에 없었어. 아니, 대디 안 아파. 그제야 조엘이 사랑스럽게 웃을거야. 대디, 난 대디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러니까 아프면 안 돼, 알았지? 조엘을 무릎으로 안아올린 돈은 아이의 짙은 갈색의 고수머리와 흰 이마 위에 입을 맞추었지.
"대디도 우리 아가가 제일 좋아."
까르르 웃는 아이의 눈이 투명한 녹색으로 반짝였어. 제 속으로 품어 낳은 아이지만 매버릭을 그대로 닮은 조엘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세상을 다 가진 듯 돈을 행복하게 만들다가도 끝없는 나락 속으로 끌어내리고는 했지. 내게 오지 않았더라면, 매버릭과 잘 어울리는 아름답고 젊은 오메가에게 갔다면 조엘이 지금보다 배는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돈은 밤새 잠든 조엘의 얼굴을 내려다보고는 했어. 아가, 네 아빠가 널 찾으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가, 유치원은 어땠어?"
"응, 되게 예쁜 애가 하나 있었어."
"예쁜 애?"
"응! 머리가 막, 햇님처럼 반짝거렸어!"
"그 애가 마음에 들었니?"
조엘은 고개를 끄덕였지. 발그레해진 뺨으로 눈을 반짝이는 조엘을 보며 돈은 부드럽게 웃었어. 친구 이름은 알고? 조엘은 잔뜩 미간을 찌푸렸어. 그 얼굴에서 매버릭이 언뜻 보여서 돈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질 뻔 했지만 참을 수 있었어.
"밥은 먹으면서 생각해야지, 조엘."
"으응, 나 대디가 주는 거 먹을래."
"그래? 그럼 우리 조엘 당근 먹을까?"
"당근은 싫어!"
"편식하면 키 안 큰대도."
"......대디, 당근 안 먹으면 진짜 키 안 커?"
"그럼. 대디가 조엘한테 거짓말 한 적 있니?"
"아니요오......."
"얼른 아, 하고 먹어야 쑥쑥 자라지."
"네에."
당근. 그도 당근을 싫어했었지. 식사 후 한쪽에 수북히 쌓인 주황빛 채소를 보고 헛웃음을 터뜨린 돈을 보며 매버릭은 입술을 삐죽이고는 했어. 진짜 당근은 싫단 말이에요. 웃지 마요. 내가 어린애 같아서 웃겨요? 아닙니다, 대위님. 하지만 조금.......
'의외여서.'
그의 모든 삶처럼, 의외여서. 식사를 마친 조엘을 욕실로 들여보내 양치질을 시킨 돈은 접시를 거두어 싱크대에 넣었어. 달그락거리는 식기들의 소리 사이로 돈은 매버릭을 떠올릴 수 있었을거얕 점심 설거지, 매버릭. 금방 돌아오겠노라 말하던 그의 목소리. 하염없는 상념에 빠져들던 돈을 건져낸 것은 이번에도 조엘이었어. 대디, 오늘은 안 재워줄거야? 반도 씻지 못한 접시를 그대로 둔 채 돈은 조엘을 방으로 데리고 갔지.
"안녕히 주무세요, 대디."
"그래, 아가."
너도 좋은 꿈을 꾸렴. 돈은 조엘이 잠들때까지 아이의 가슴께를 도닥이며 멍하게 창 밖을 보았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매버릭을 생각하면, 그의 앞길을 위해서라면 다시 없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지.
하지만, 조엘은? 이제 갓 아기를 벗어나 자라려는 아이는?
돈은 매버릭에게 물어야만 할 것이 생겼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지. 그러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어.
너무 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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