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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00:32



펄럭패치주의

욕설주의

ㅅㅅㅊㅈㅇ

ㅇㅌㅈㅇ

ㄴㅈㅈㅇ















미친년과 개새끼, 그러니까 크리스 파인과 존 조의 사이는,






 " 어? 존, 너 얼굴 왜 그럼? "



 분명 전 날까진 말끔했던 얼굴 곳곳에 작은 생채기 몇 개를 단 채, 그리고 이마엔 떡하니 커다란 반창고 하나를 붙이고 씩씩거리면서 존이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문을 부술 듯이 열고 들어온 건 당연.



 " 씨발, 미친년이 얼굴 때리고 지랄이야! 난 그래도 매너랍시고 안보이는 곳 때렸는데... 아오, 씨빨!! "

 " 미친년? 누구? "

 " 누구긴 누구야. 크리스 파인 그 미친년이지. "



 오는 길에 지나가던 여학생에게서 빼앗아 온-존 말로는 빌려온-것이 분명한 분홍색 손거울을 꺼내 제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보다 인상을 팍 쓴다. 으이씨 흉 지는 건 아니겠지... 혀를 끌끌차며 존의 옆 자리 의자를 빼 앉았다. 또 싸웠냐, 또. 두 손으로 얼굴을 붙잡아 내 쪽을 향하게 돌리니 인상을 풀고 울멍울멍한 눈으로 내 눈을 마주한다. 카아알, 이거 흉 안 지겠지? 응? 크리스 그 미친년이 어제... 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존이 등장했을 때 보다 더 큰 소리와 함께 교실문이 열렸다. 그리고 곧장 존의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누가? 미친 ㄴ, 아니 크리스가. 까만 존의 머리칼을 왼 손으로 한 번에 휘어잡고 뒤로 당겼다.  엌!하고 존의 고개가 뒤로 향하며 들렸다.



 " 야이, 개 같은 년아. 이거 보이냐, 어? 너 새끼 이빨자국 보이냐고. "

 " 앜 씨발아! 놔! 놔아!! 윽, 아프다고! "

 " 이게 개새끼라고 부르니까 진짜 지가 개새낀 줄 아나. 팔을 멍들도록 물고 지랄이야. "

 " 놔! 놓으라고! 악!! 미친년아 내 얼굴이나 보고 얘기해 씨발! 지는 보이는 곳에 때려놓고! "

 " 개년아 팔은 안보이는 곳이냐? 어? 이 여름에 긴 팔 입고 다닐 수도 없고. 아오! "

 " 입고 다녀 미친년아. 긴 팔 입고 다니다가 더워서  콱 디져 씨발아. "

 " 아오!!! 이 씨빨년이 진짜!! "






 그러니까 크리스와 존 사이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싸우면 온갖 욕이 난무하면서 살벌하게 싸우는 저 둘은 마냥 상극이라고 보기에는 좀 곤란했다.



왜냐하면,






 " 존! 존!! 존은? 아, 빨리빨리! "

 "...우...응...왜에... "



 학교 오자마자 1교시부터 내리 잠만 자던 존을 옆 반 녀석이 다급하게 부르더니 흔들어 깨웠다. 손바닥으로 눈가를 비비적거리던 존은 잠이 덜 깬 눈으로 시계를 쳐다봤다. 옼! 점심시간이네!!



 " 어, 크리스 친구? 크리스는? 크리스 점심 안 먹는댔어? "

 " 밥이 문제가 아니고! 크리스 또 싸움났어!!  ...니가 가서 말려야될 것 같은데...... "



 싸움이란 단어에 눈을 번쩍 뜨고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존은 빠른 걸음으로 교실을 나섰다. 야, 어디야? 소각장? 체육창고? 체육창고! 옆 반 녀석이 대답함과 동시에 존은 뛰기 시작했다. 존을 부를 정도면 크리스가 또 통제불능으로 난리를 피우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나도 존을 따라서 뛰었다.



 운동과 거리가 먼 존을 앞질러 달려왔기에 보다 일찍 도착한 체육창고에선 일명 '크리스와 아이들'이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뒤엉켜 있었다. 아마 옆 동네 학교이지 싶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건 크리스. 날아다니는구만. 날아다녀. 싸움은 거의 끝나가는 단계인 것 같았다. 크리스와 아이들의 승리로. 하지만 크리스는 옆에서 뜯어말려도 날아다니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저러다 애 한 명 죽이겠네... 뒤늦게 도착한 존이 크리스를 발견하자마자 크리스에게 달려들었다. 야! 존! 너 위험해! 붙잡을 새도 없이. 그리고 냅다 크리스 뒤에서 그의 허리를 안아 끌어당겼다.



 " 미친년아 내가 그만 싸우라 그랬지! 사람 죽일 듯이 싸우지 말랬잖아... "



 크리스의 아이들이 그렇게 말리고 때려도 멈추지 않았던 크리스가 허리에 존의 팔이 둘러지자마자 멈췄다. 유일하게 크리스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존은. 그래서 싸움 중에 이성 잃은 크리스에겐 '존 처방'이 제일이었다.  크리스는 자신의 허리에 둘러진 팔을 풀어내고 뒤돌아 존을 마주봤다. 그리고 그 특유의 고양이 수염을 만들어 웃으며 존의 머리에 손을 얹어 비비적거렸다.



 " 아- 이 개년 누가 또 불렀냐... "

 " 미친년아 너 또 학교 못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너 진ㅉ, 아읔!! "



 그 순간 크리스 뒤 쪽에서 누군가가 던진 무언가에 존이 맞았고 이내 이마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존!! 나는 곧바로 존에게 달려가 머리을 끌어안고 내 하복셔츠로 이마를 눌러 지혈했다. 순식간에 크리스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셨다. 그리고 말릴 틈도 없이 자신의 뒤에 있던 아이들에게 달려들었다. 정말 말릴 틈도 없이. 아까 보다 훨씬 미친듯이. 미친 년이란 별명이 아주 잘 어울리게.



 " 씨빨! 누가 우리 개새끼 얼굴에 피 냈냐!! "



 결국 또 다시 존이 피를 줄줄 흘리며 크리스를 말리는 것으로 그 싸움은 끝이 났다.  저도 때려서 애 이마에 커다란 반창고까지 붙이게 만든 적도 있으면서  저 외에 다른 사람이 애 이마에 상처내는 거엔 아주 반 미치는 게 조금 어이 없기도 했다.



 또 한 번은 그런 일도 있었다. 1년 전, 2학년 수학여행 때. 그 땐 지금과 달리 크리스도 나와 존이랑 같은 반이었다. 허나 크리스는 우리와 다른 방에 배정되었었다.  하지만 아침, 숙소에서 자고 일어나 보이는 크리스의 모습에 우리 방 아이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아니, 지를 뻔 했다. 단지 우리 방에 배정되지 않았던 크리스의 존재 때문에 놀란 것은 아니였다. 놀란 것은 '크리스와 존'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둘이 서로 마주 본 채 꼭 껴안고 자고있던 크리스와 존 때문에. 크리스는 존을 위해 한 팔을 베개로 내주었고, 존은 그 팔을 베고 자신의 팔은 크리스의 허리를  두르고 있는. 둘을 마냥 상극 관계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은 그런 말도 안되는 광경에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자신의 집 외에서 잠을 자야하는 일이 있으면 존은 꼭 크리스를 달고 다녔다. 집 외에선 절대 혼자서 잠을 못 자는 존은 크리스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 




 " 겁쟁이. 왜 혼자 잠을 못 자냐? "

 " 응,인정. 나 겁쟁이임, 인정. 집 밖에선 엄빠가 없는 곳에서 잠을 못 자겠어! "

 " 으유 나이 그 만큼 처먹고 뭐하는 짓이야...  평생 그러고 살거냐? "

 " 아 몰라몰라! 나도 힘들어어... 그래도 크리스 있으면 괜찮으니까. "

 " 근데 크리스는 왜 괜찮아? "

 " 우움... 글쎄... 애기였을 때부터 같이 지내서 그런가. 같이 자고 이런 적 많으니까! 가족같이 느껴져서 그런가봐. "






 크리스와 존의 사이는 상극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서로에게 없어선 안될 사이이기도 했다. 이 둘을 오래 봐 온 사람들은 꼭 부부같다고 했다. 십 년지기 부부 같은. 장난삼아 애들이, 너네 둘 알고보면 사귀는 사이라거나 이런 거 아니냐? 괜히 사귀는 거 들키기 싫어서 몇 번 크게 싸워도 주는거고.하며 낄낄대면 둘은 정색을 하고 달려들었다. 뭐? 누가 누구랑 사귄다고? 야, 너네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차라리 개새끼라고 욕을 해, 그게 낫겠다. 어휴, 내가 이 새끼랑?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따위 애랑.




 나는 이렇게 다양하고 딱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저 둘의 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싫었다. 그러니까 원수지간 같기도 하고 연인 같기도 하고 부부 같기도 한 둘의 관계가 정말이지 싫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 미친년이랑 사귀기엔 내가 훠얼씬! 아깝지이!! 그리고 나한테는 우리 칼이 있거등! 우리 잘생긴 칼  놔두고 저런 오징어 같은 애랑 나랑 엮지마, 이 씨발들아. "

 " 지랄. 칼 어반보단 내가 잘생겼지. 잘생긴 이런 얼굴가지고 이 개새끼랑 사귈리가 있냐. 야 칼, 너도 저 개같이 생긴 애랑 헤어져. 쟤 뭐 좋다고 받아줬냐. "

 " 누가 더 잘생겨?? 이 미친년이 칼한테 그런 심한 말을! 우리 잘생긴 카알, 멘탈 괜찮오? 힝... "




존 조는 크리스 파인이 아닌 나, 칼 어반과 연인관계이기 때문이다.








아침 등굣길. 낯익은 뒤통수들이 눈에 띄었다. 금발과 흑발. 크리스와 존. 서로의 옆 집에 사는 둘은 등굣길도 하굣길도 늘 함께 한다. 걸음을 좀 더 빨리하며 존의 이름을 부르려 입을 벌린 순간 눈이 마주쳤다, 살짝 뒤돌아 본 크리스와. 나를 향해 씨익 웃어보인 그는 존의 어깨에 걸치고 있던 팔에 더 힘을 주어 존의 목을 감아 끌어 당겼다. 으으- 목 건들이지마아! 목을 잔뜩 움츠리면서도 존은 자연스럽게 크리스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존 오늘 너네집 저녁 메뉴 뭐냐? 나도 몰라. 오늘 너네집에서 저녁 먹을까? 오랜만에 어머님 밥 먹고 싶은데. 뭐가 오랜만이야 며칠 전에도 같이 먹었잖아. 그럼 나 가지마? 아니, 와. 같이 먹자 저녁. 온 김에 자고 가라. 아직 내 칫솔 너네 집에 있지? 응, 니 잠옷이랑 베개도 있음, 오-케이.







빨리하던 걸음은 얼마 가지 못한 채 다시금 느려진다. 목 끝에 걸려있던 존의 이름도 다시금 삼켜진다. 그러니까 싫다고. 정말. 진짜로.






















이걸 쓴 나도 파인존조인지 칼존조인지 모르겠으니 각자 원하는 대로 믿는 걸로......!

존조텀 축제 또 하자......응? 나만 벌써부터 그리워하는 거 아니라고 해줘......





2017.03.27 00:36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
[Code: 345d]
2017.03.27 06:23
ㅇㅇ
모바일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a78]
2017.03.27 10:30
ㅇㅇ
어나더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4dd]
2017.03.27 11:49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ㅠㅠ 센세 오는날이 축제날!!!!!
[Code: 7098]
2017.03.27 19:55
ㅇㅇ
미친 저 미묘한 삼각관계 좆나좋다ㅜㅜㅜㅜㅜ센세 꽃길만 걷자ㅜㅜㅜㅜ
[Code: d1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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