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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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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나붕은 이거.. 심보1선 청춘이라는 시임ㅠ
2017.02.20 07: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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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모란의 연
[Code: 3912]
2017.02.20 09: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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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이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를 묻고 돌아오던 날
산과 강이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 이슬에
새벽 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 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며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Code: 3a36]
2017.02.20 09: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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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규원
[Code: 3a36]
2017.02.20 1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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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ㅆ붕아 제발 지우지 말아줘ㅠㅠㅠㅜㅠ 시 ㄷㄱ
[Code: 9c5d]
2017.02.20 1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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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그러니 무심천 벚꽃이 눈밖에 있지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눈 속이 온통 그대지
우리는 꽃밭이고
우리는 봄이야
[Code: 1888]
2017.02.20 10:51
ㅇㅇ
인생 시 ㄷㄱ
[Code: 2a52]
2017.02.20 10:56
ㅇㅇ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Code: e722]
2017.02.20 13: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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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내게 너무나 멀리 있어
닿을 수 없는 성 만질 수 없는 꿈
군데군데 물이든 너무나 외람된 서글픔
/고은영, 짝사랑
[Code: 8a1e]
2017.02.20 13: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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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잎은 조명을 받아 어지러웠지
어두움과 어지러움 속에서 우리는 계속 웃었어
너는 정말 예쁘구나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예쁘다
함께 웃는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는데

황인찬, 유독
[Code: 8a1e]
2017.02.20 13: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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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그저 잠시 스치는 소낙비라고
당신이 그랬지요

허나 이유를 말해주세요

빠르게 지나가는 저 비구름을
나는 왜 흠뻑 젖어가며 쫒고 있는지를요

소낙비 서덕준
[Code: fe91]
2017.02.20 13:35
ㅇㅇ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 자살사건, 최승호
[Code: 828d]
2017.02.20 14: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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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ㄷㄱ
[Code: 0af0]
2017.02.20 14: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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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까지 아름다운 것은 원래 저렇게 불길한 것일까 생각했는데
휴가, 황인찬
[Code: bc15]
2017.02.20 15: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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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거라, 언제나 마른 손으로 악수를 청하던 그대여
밤새워 호루라기 부는 세상 어느 위치에선가 용감한 꿈 꾸며 살아 있을
그대, 잘 가거라 약기운으로 붉게 얇은 등을 축축이 적시던 헝겊 같은
달빛이여 초침 부러진 어느 젊은 여름밤이여

기형도, 비가2 -붉은 달
[Code: a83e]
2017.02.20 16: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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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ㄷㄱ
[Code: fc13]
2017.02.20 16: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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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이얀 자리 위에서
마른 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 오던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 살뜰하던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Code: 34d5]
2017.02.20 18: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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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시 ㄷㄱ
[Code: de6c]
2017.02.20 19: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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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찰나의 시간 속에
무한을 심을 줄 아는 너
-최옥, 너의 의미
[Code: dd03]
2017.02.20 19: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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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목성의 달
내 삶을 끝까지 살아낸다 해도
결국 만져볼 수 없을 차가움
-한강, 에우로파
[Code: dd03]
2017.02.20 2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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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의 들숨과 날숨이라면
그 사이 찰나의 멈춤은
당신을 향한 나의 숨멎는 사랑이어라
-서덕준, 호흡
[Code: 4502]
2017.02.20 21: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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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만 한다.
- 이문재, <농담>
[Code: 6fa0]
2017.02.20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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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시간도 봄이다.
보내고 그리워하는 시간도 봄이겠지.

당신을 기다리고 보내고
그리워한 시간까지
다 사랑이었던 것처럼.
-황경신, <밤 열한시>
[Code: 6fa0]
2017.02.20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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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끝에서라도
스스로에게
상처주지 말기를.
- 정이현, 풍선
[Code: 6fa0]
2017.02.20 21: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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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불문율이 있다. 묻어버린 그 어떤 것도 파내지 말 것.
- 허연, 마지막 무개화차
[Code: 6fa0]
2017.02.20 23: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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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ㄷㄱ
[Code: 5de9]
2017.02.20 23: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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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아 이거 지우지 마라ㅠㅠㅠㅠ하나 하나 읽어보는데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de9]
2017.02.21 02: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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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ㄷㄱ
[Code: a4bc]
2017.02.21 02: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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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 ㄷㄱ
[Code: 0587]
2017.02.21 03:06
ㅇㅇ
강원도 산간에 비탈밭 많지요
비탈에 몸 붙인 어미 아비 많지요

땅에 바싹 몸 붙여야 먹고 살 수 있는 목숨이라는 듯
겨우 먹고 살만한
'겨우' 속에
사람의 하늘이랄지 뜨먹하게 오는 무슨 꼭두서니빛 광야같은 거랑도 정분날 일 있다는 듯

그럭저럭 조그만 땅 부쳐먹고 산다는......
부쳐 먹는다는 말 좋아진 저녁에
번철에 기름 둘러 부침개 바싹 부치고
술상 붙여 그대를 부를래요
무릎 붙이고 발가락 붙이고 황토빛 진동하는 살내음에 심장을 바싹 붙여

내 살을 발라 그대를 공양하듯
바싹 몸 붙여 그대를 부쳐 먹을래요

-김선우 作, 부쳐 먹다
[Code: 2e6c]
2017.02.21 03:07
ㅇㅇ
너무 멀리 와버리고 말았구나
그대와 나
돌아갈 길 가늠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까지 와버리고 말았구나

구두는 낡고, 차는 끊겨버렸다
그대 옷자락에 빗방울이 달라붙는데
나는 무책임하게 바라본다, 그대 눈동자만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길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를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한들
이제 와서 어쩌랴

우리 인생은 너무 무겁지 않았던가
그 무거움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고단하게 날개를 퍼덕였던가

더이상 묻지 말자
우리 앞에 어떤 운명이 놓여 있는가를
묻지 말고 가자
멀리 왔다면
더 멀리 한없이 가버리자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장석주
[Code: 2e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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