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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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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이프202처럼 중간에 하이드라 탈출한 버키가 스팁이랑 만나는거 보고싶어서 찌는 글
원작이랑 많이 달라짐주의
왓이프202 약스포주의











[놀라운 소식입니다. 70년 전 세상을 구하고 전사했던 영웅 캡틴 아메리카가...]


세상은 연일 영웅의 귀환으로 떠들썩했다. 70년간 얼음 속에 갇혀있어 죽은 줄만 알았던 역사 속 인물이 살아 돌아왔으니 그럴 만도 한가. 버키는 뉴스 영상을 종료했다.

얼음이라. 너나 나나 빌어먹을 팔자는 비슷하구나. 처지는 달랐지만.

복잡한 얼굴로 패드 속 멈춰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얼굴을 보다가 이내 화면을 완전히 껐다. 정보통을 통하여 미리 듣긴 했지만 이렇게 대대적인 그의 복귀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복잡했다. 어차피 저야 그에게는 죽은 사람일 테니 달라질 게 있겠느냐만. 본래의 세상에서 뚝 떼어져 내던져져 이물질처럼 살아오던 제게 같은 세상을 공유하던 이의 등장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게 했다. 특히나 그게 ‘스티브 로저스’라면 더욱 더.

버키는 상념에 잠기는 대신 오늘 일에 필요한 사항을 간단히 체크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조금 전까지 집에서 쉬고 있었지만, 언제라도 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상태였다. 질감이 단단해서 잘 찢어지지 않는 전투용 바지에는 나이프가 몇개나 숨겨져 있었으며, 늘 두꺼운 부츠를 신고 있었다. 상의는 가벼운 반팔이어도 그는 언제나 비상용 지폐와 도주에 필요한 물품들이 들어있는 자켓을 곁에 두고 있었다.

최근 몇년간은 습격도 없었지만 수십년의 도피생활이 만들어낸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짧은 준비를 마치고, 버키는 벌써 몇번째인지도 모를 하이드라 잔당 사냥에 나섰다.









뉴욕 상공이 뚫리고 외계인이 침공하는 모습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버키에게도 생소한 모습이었다. 외계인은 20년쯤 전에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 버키는 블라인드 틈 사이로 쏟아져 내려오는 외계인과 그에 맞서 싸우는 어벤져스의 모습을 스코프를 통해 지켜보았다. 그중에는 귀환한 캡틴 아메리카도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났는지 모를 남사스런 파란 쫄쫄이를 입고서 종횡무진 적진을 누비는 모습은 그가 애써 묻고 살았던 옛 기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제임스. 정말 만나지 않아도 되겠어?]


통신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버키는 마음을 가다듬듯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모는 수퍼 솔져를 혐오하면서도 스티브 로저스와 버키 반즈의 관계를 굉장히 흥미로워 했다. 하이드라 잔당 사냥이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손을 잡았고, 실제로 그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이렇게 시시때때로 버키의 속을 긁었다.


“헛소리 말고 집중해.”
[저런. 캡틴 아메리카가 강력한 외계인에게 쥐어 터지고 있는데. 혹시 옛 전우를 만난다면 힘이 나지 않을까?]
“강력한 외계인에게 맨몸으로 던져지고 싶지 않으면 입 다물어.”


버키의 협박에 킬킬대는 웃음소리가 통신기로 흘러들었다. 버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는 스티브의 앞에 나타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오늘만 하더라도 일 때문이 아니라면 절대 이런 식으로 그의 근처에서 얼쩡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쓰레기같은 살인자 나부랭이가 찬란한 영웅의 앞길을 막으면 안 되지. 버키는 스티브의 짐이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머리와 달리 본능은 자꾸 스티브 로저스를 쫓았다.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적들의 진입을 막는 스티브의 머리 위로 비행장치를 타고 날아오는 외계인이 보이자 버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을 움직였다. 비행을 조종중인 놈의 머리를 저격하고 곧바로 뒤에 있던 놈의 허벅지를 저격하자 순식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땅 위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던 스티브는 근처로 비행장치가 추락하자 곧바로 주변을 살폈다.


“젠장.”
[방금 그거 너야, 제임스?]


버키는 곧바로 저격용 라이플을 물리고 정리를 시작했다.


“발각당하겠어. 자리를 옮긴다.”


분해한 라이플을 넣은 가방을 어깨에 메고 방에서 나와 비상 계단을 빠르게 내려간 버키는 건물을 빠져나가기 전 후드를 뒤집어 썼다. 바로 근처에 스티브가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휴대전화를 꺼내 주변 지리를 파악하고 밖으로 나가 대피중인 민간인들 사이로 섞였다. 겁에 질려 대피소가 아닌 다른 길로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붙잡아 제 길로 보내면서 눈에 띄지 않게 이동했다.


“지모. 외계인과 겹치지 않을 동선을 알려줘.”
[왜? 너무 무서워서?]


지모의 깐죽임에 버키는 눈을 위로 굴렸다. 지모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버키의 깊디 깊은 한숨소리가 통신기 너머로 흘러 들어간 모양이다. 입으론 연신 버키를 놀려댔지만 손은 열심히 외계인의 위치를 파악하며 지모는 실시간으로 버키가 가야할 위치를 알렸다. 하지만 지모의 지시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던 버키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 건, 건너편 건물 골목에 몰려있는 사람들이었다.

두 세명의 사람들이 무너진 잔해에 깔린 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걸음을 멈춘 버키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투중인 스티브의 뒷모습을 보다가 건너편을 향해 달렸다. 지모의 노력이 무색하게 맞닥뜨린 외계인을 처리하며 빠르게 달려가 장갑을 낀 왼손으로 무거운 돌덩이를 들어올리자 사람들이 경악스런 얼굴로 그를 보았다. 버키는 그들에게 무언가 설명하는 대신 오른손을 잔해에 깔린 사람을 향해 뻗었고, 다른 사람들 역시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잔해를 벗어나도록 도왔다.


“저쪽 방향으로 30미터 정도 이동하면 대피소가 있습니다. 자세 낮추고, 건물 아래는 무너질 수도 있으니 최대한 피하고 큰 잔해 사이사이로 숨으면서 가세요.”


버키는 제 할말만 마치고 곧장 돌아섰다. 잔해에 깔려있던 사람이 입을 열고 그에게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일부러 듣지 않았다. 그는 그런 말을 들을 가치가 없었기에.


[다정하네, 제임스.]


지모의 말에도 버키는 묵묵히 거리를 달렸다.









하이드라에서 벗어나 버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의 청력을 망가트리기였다. 제 안에 징글맞도록 뿌리깊이 박혀 하이드라의 개로 만드는 세뇌 코드를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세뇌 코드에서 벗어날 방법따윈 몰랐기에, 청력을 파괴해 겨우 차단하는 일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는 이제 보청기를 끼고 집중해야 겨우 바로 옆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수준이었다. 때문에 버키는 늘 여유분의 보청기 한 쌍과, 특수 제작한 이어 피스형 통신기를 소지하고 다녔다.

단 한번도 선택을 후회한 적 없었는데, 스티브가 돌아온 뒤로는 종종 생각하게 됐다. 네 목소리를 온전히 다시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티브와 다시 조우할 생각은 없다고 스스로를 다잡듯 다짐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낮고 진중하던 목소리. 작은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곧잘 놀림을 받았었지. 난 네 고집스런 성격과 쏙 빼닮은 목소리라고 늘 생각했었어. 한번만이라도 더 들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멀리서 그의 입술 움직임을 읽어 대화를 추론하며 버키는 머릿속으론 스티브의 목소리를 상상했다. 전투가 끝났음을 알리는 목소리는 몇번이고 들었기에 상상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진창을 굴러 지쳐보이는 얼굴 역시 익숙했다. 외계인의 공격에 힘들어 하는 그를 보며, 당장이라도 튀어나가 그를 지키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안 될 일이다. 지금의 버키 반즈는 스티브 로저스의 옆에 당당하게 설 수 없는 사람이었다.

버키 반즈는 속죄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하이드라를 사냥하지만 실상은 그저 풀 곳 없는 분노와 죄책감을 그들에게 쏟아부을 뿐인 살인마에 불과했다.


[제임스. 테서렉트 위치 확인했어.]


버키는 지모의 통신에도 잠시간 응답없이 스티브가 동료들과 함께 스타크 타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마지막까지 쫓다가, 위치로 가 합류하겠다는 통신을 보내고 자리를 정리했다.


[하이드라가 개입할거라는 게 확실해?]
“하이드라는 전쟁 당시에도 테서렉트를 이용해 무기를 만들었어. 이 기회를 놓치진 않을 거야.”
[어벤져스가 껴있어서 추적이 쉽진 않을 텐데.]
“상관 없어. 우리는 쉴드 내부에 심어진 하이드라의 실마리를 잡으면 그뿐이니까.”


버키는 지모와 합류해 미리 준비했던 쉴드 기동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전투가 끝나던 순간부터 스타크 타워 로비에 진을 치고 있었기에 그 안으로 섞여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헬멧과 마스크로 얼굴을 단단히 가리고 대기하던 버키의 시야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스티브가 들어왔다. 각오한 일이었는데, 막상 그와 고작 몇미터 거리에 있게 되니 손끝에 떨림이 일 만큼 긴장됐다. 혹시라도 실수를 할까 입술을 짓씹는 버키의 정신을 붙잡은 건 부서진 스타크 타워 정문으로 들어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그래. 알렉산더 피어스. 당신이었구나.

버키는 안개 낀듯 흐릿한 기억속에서 지금보다 더 젊은 얼굴의 남자를 끄집어냈다. 당신이었어. 버키는 손에 쥐고 있던 돌격용 라이플을 꽉 쥐었다. 토니 스타크가 그에게 테서렉트를 넘기지 않으려는 듯 대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버키는 지모에게 이제 떠나자는 통신을 넣었다. 필요한 사항은 전부 확인했다.

소란을 틈타 건물을 빠져나가는 버키의 마지막 시선엔 피어스와 스타크를 중재하는 스티브가 있었다.









“캡틴 로저스?”


나타샤의 부름에 유리벽 너머 바깥을 응시중이던 스티브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와 멀지 않은 곳에선 테서렉트를 사수해낸 토니가 위풍당당하게 걸어가고 있었고,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 역시 토니를 따라 건물을 나서고 있었다. 하지만 나타샤는 어딘지 멍해보이는 스티브를 살폈다.


“밖에 뭐가 있나요?”
“..아니요. 잠시..”


스티브는 도로 고개를 돌려 그가 조금 전까지 보던 곳을 응시했다.


“누군가를 본 것 같아서요.”









지모는 에오울말고 더일찍 하이드라때문에 가족 잃고 하이드라랑 숲솔 사냥하다 버키랑 손잡았다는 설정
2024.05.07 23:17
ㅇㅇ
모바일
미치겠다 센세... 개처럼 뛰어왔어요 일단 선개추
[Code: 20ed]
2024.05.07 23:19
ㅇㅇ
모바일
헐 센세 천재야??
[Code: b4c7]
2024.05.07 23:25
ㅇㅇ
모바일
센세 센세 센세에에에에에에에 내가 부르짖을센세 찾았다
[Code: 324f]
2024.05.07 23:43
ㅇㅇ
와 너무 재밌어요 센세... 미쳤나봐 그리고 센세 왤케 꼴잘알이야 설정 뭐야? 고독한 늑대처럼 하이드라 사냥하고 다니는 버키도 너무 꼴리고 세뇌코드 방지하려고 버키가 선택한 수단 때문에 기절 ㅇ<-< 스팁땜에 그거 후회하는 것도 미치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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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43
ㅇㅇ
하지만 그의 머리와 달리 본능은 자꾸 스티브 로저스를 쫓았다. << 이 부분 진심....... 대가리 깡깡 깸 지모랑 티키타카도 너무 재밌고 ㅠㅠㅠㅠㅠㅠ 허흐흑 버키 시니컬한 거 개좋고 여전히 선한데도 본인한테 어떤 자격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꼴려 근데 스팁 생각할 땐 또 다정함 뚝뚝 떨어지고 ㅠㅠㅠㅠ 어벤1 즈음이라 냇이랑 스팁 존대쓰는 것도 재밌다 센세 사랑해요 저 오늘부터 여기서 노숙해요 제발 어나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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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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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ㅜㅠㅠㅠㅠㅠㅠㅠㅜ 제목보자마자 개같이 들려왔습니다ㅜㅜㅜㅜㅜㅜ 감사합니다ㅜㅜㅜㅜ 너무 재밌고 흥미진진하고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고ㅠㅠㅠㅠㅠㅜㅜㅜ
[Code: 2c6e]
2024.05.08 00:19
ㅇㅇ
모바일
아 가슴 떨려 대작이야 ㅠㅠㅠㅜ
지모 역할도 좋아 ㅠㅠㅠㅠㅠ
[Code: ba0c]
2024.05.08 00:57
ㅇㅇ
모바일
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ㅁㅊ
[Code: dcf3]
2024.05.08 00:58
ㅇㅇ
가슴떨려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3b2]
2024.05.08 14: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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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나재밌어요 아ㅠㅠㅠㅠ
[Code: 60e9]
2024.05.08 15: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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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목에 오타났어 1이 없잖아….ㅠㅠㅜㅠㅠ이거 분명 2345678억나더로 이어지는 건데 그치??????대작의 시작인데 여기서 끝날 리가 없잖아…!!!!
[Code: 8a69]
2024.05.08 16: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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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간만에 심장이 뛴다ㅠㅠㅠㅠㅠㅠ 센세 이걸로 끝내면 범죄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a67]
2024.05.18 0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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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작의 시작을 보기 시작하였다 끝나더와 외전까지 있다니 행복 ㅜㅜ
[Code: 6c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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