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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8 20:55
대략적 스토리
전편
* 캐붕 주의


"다이애건 앨리 구경은 잘했니?"

"네. 엄마. 하얀 부엉이도 보고 책도 읽고 아 그리고 잘생긴 남자 두 명도 봤는데..."

"해리! 릴리! 오랜만이구나."

"시리우스!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야 패드풋."

해리가 릴리에게 자신이 본 남자에 대해 말하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말을 잇지는 못했다. 해리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우다다 소리를 내며 달려갔다. 시리우스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해리를 올려 들며 릴리에게 인사를 웃어 보였다. 릴리 역시 오랜 친구를 만나 조금은 들뜬 기분이었다. 시리우스는 해리를 안으며 요 녀석 벌써 꽤 커서 대부 팔이 무너질 것 같다고 하면서도 해리를 내려놓진 않았다. 릴리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시무스와 세베루스는 아직이냐는 눈으로 시리우스를 쳐다봤다.

"무니는 조금 늦는다고 했고, 스니벨... 아니 스네이프는 금방 온다고 했는데... 저기 오네!"

멀리서 세베루스가 보이자 시리우스에게 내려달라고 한 해리가 자신의 다리가 땅에 닿자마자 세베루스에게 달려가 그의 다리를 껴안았다. 세베루스는 순간 그답지 않은 표정을 지었으나 곧바로 평소처럼 무표정으로 얼굴로 해리를 바라봤다.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녀석의 얼굴이지만 그 아이의 눈에 박힌 에메랄드색 보석은 그런 것을 모두 무마하고도 남았다. 세베루스가 자신을 바라보자 해사하게 웃은 해리 때문에 세베루스 역시 다시 표정을 풀 수밖에 없었다.

"저... 음침한 뱀 같은 놈. 우리 볼 때는 항상 똥 씹은 표정이더니 해리 보자 마자 표정 바뀌는 거 봐. 야! 그래 봤자 해리 대부는 나라고!"

"유치하게 너랑 대부 자리를 두고 싸울 생각은 없다. 멍청한 똥강아지."

"뭐? 인마? 똥강아지한테 물려볼래?"

둘은 만나자마자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올 듯이 째려보며 다투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과는 다르게 어딘가 조금은 친근함이 섞여 있었다. 릴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영원히 화해할 수 없었던 둘의 관계가 조금은 웃긴 관계가 된 것이 자기 남편의 죽음이라는 것이 조금은 슬펐지만 지금 여기에 없는 제임스도 차가운 것보단 지금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크게 웃어 보였다.?

사소한 다툼이 지나가고 그들은 미리 예약했던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었다. 그 자리에는 리무스까지 함께 하여 벌써 크리스마스가 온 듯한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래서 해리가 보바통의 대표단으로 호그와트에 온다고?"

"응. 사실 난 조금 영국으로 돌아오는 게 꺼려졌는데, 해리가 워낙 와보고 싶어해서 내가 무턱대고 그럼 트라이위저드 대표단에 들어가면 가자고 했거든."

"너의 그 대책 없는 그리핀도르 특유의 성격이 또 일을 저질렀군."

릴리 역시 주억거리며 자신의 선택을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 자신이 자신의 고국을 떠나 프랑스에 자리 잡은 것은 혹시라도 모를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어둠의 마왕이 죽고 죽음을 먹는 자들의 대부분이 아즈카반에 수감되었 기에 자신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남편을 잃은 릴리는 해리까지 잃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피하고 싶었다. 해리에게 약속의 중요성을 가르쳤기에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는 없고 릴리 역시 조금은 향수병을 앓는 중이었기에 영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세비. 해리 좀 잘 부탁해."

"네 부탁이 아니어도 해리는 내게도 소중한 존재다. 걱정 마라."

"드디어 이제 해리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기로 한 거야? 스니ㅂ"

시리우스가 그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세베루스는 랭락으로로 시리우스의 입을 다물게 하였다. 자신의 혀가 입천장에 붙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자 아까 그랬던 것처럼 세베루스의 멱살을 잡고 흔들며 다투기 시작했다. 세베루스는 이렇게 된 건 모두 자업자득이라는 표정으로 시리우스에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표정에 더 욱한 시리우스를 리무스가 말리느라 또 한 번 난장판이 시작되었다. 레스토랑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바람에 해리는 자신의 대부와 부모님의 친구들이 부끄러워 얼굴을 조금 붉히며 난장판을 해결하려 했다. 릴리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향에서는 생각보다 더 재밌는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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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웠던 저녁을 보내고 보바통의 임시 숙소로 돌아와 자신의 침대에 누운 해리는 드디어 내일 호그와트를 가게 될 거란 생각에 조금은 두근거렸다. 내일이면 보바통의 대표로서 그 호그와트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 호그와트 학생들은 물론이고 덤스트랭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들어야 할 텐데 같이 온 대표단 학생들은 자신보다 2~3살 차이가 나기에 수업을 같이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해리는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었다. 혼자 외롭게 수업을 들을 생각에 들뜬 기분이 금방 가라앉는 것 같았다. 물론 해리의 그 귀여운 외모가 사람들을 자연스레 모은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에 하는 기우에 가까웠지만.

그러자 오늘 다이애건 앨리에서 봤던 두 소년이 떠올랐다. 한 소년은 금발을 하고 회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하얀 부엉이를 유심히 보고 있던 자신의 뒤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보던 한 소년. 어디에선가 느껴지는 시선에 해리는 소년이 생각하느라 고개를 돌렸을 때 그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쳐다봤다. 자신이랑 비슷한 또래로 보이지만 자신보다는 좀 키가 크고 귀티가 흘러내리는 소년이었다. 이상한 사람 같지는 않았지만 릴리가 워낙 낯선 사람이 쳐다보면 당장 빠져나오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기에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다른 소년은 형으로 보이는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크고 검은 머리의 소년이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다 챙기고 가려던 차에 부딪혀 올려본 소년의 얼굴은 회색의 눈을 가진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 물론 얼굴이 잘 익은 사과같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기에 감기라도 걸린 것 같아 보였다. 해리는 혹시 감기라도 옮길까 급하게 목례를 하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내일이 호그와트에 가는 날인데 감기라도 걸려서 골골거리면 큰일이었다.

두 소년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혹시 그들이 호그와트나 덤스트랭에 다니고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애건 앨리에 있었던 자신의 또래들이니 나름 합당한 추리였다. 만약 그렇다면 자신은 혼자서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될 터였다. 두 소년과 함께 호그와트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니 다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해리는 제발 내일 갈 곳에 그들이 있기를 신에게 빌며 기분 좋게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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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와트 학생들은 모이기만 하면 오늘 있을 행사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보바통과 덤스트랭에 대한 추측과 소문들에 기대까지 맞물려 들뜬 분위기가 호그와트 전체를 뒤덮었다.

"세드릭. 넌 어때?"

"어? 어떤 게?"

"보바통에는 엄청나게 예쁜 여자들이 많대. 기대되지 않아?"

"아, 응 기대되네."

세드릭은 지금 보바통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세드릭의 머리에는 오직 어제 만난 소년의 모습만이 둥둥 떠다녔다. 부딪혔을 때 품에 들어오는 체구와 자신을 올려다보는 귀여운 얼굴 그리고 진하게 남아있던 복숭아 향기까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특징만 가진 소년이었다. 어쩌면 다이애건 앨리에 있었으니 그 소년 역시 마법사일 것이다. 어제부터 혹시 보바통이나 덤스트랭 학생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지만, 대표단으로 오는 학생은 소수에 해당했다. 그 소년이 다른 두 학교의 대표단일 가능성은 낮았다. 아니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어제부터 그 소년을 다시 만날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 점이 꽤 속상했으나 다행히도 지금까지 운명은 자신을 꽤 순탄한 길로 이끌어줬으니 이번에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낙관적인 생각을 했다. 제발 운명이 자신의 편이길 세드릭은 남이 모르게 빌었다.

호그와트 학생들은 모두 호그와트 정문에 나와서 두 학교가 언제 도착하나 목을 빼고 기다렸다. 다들 두 학교가 어떻게 도착할지 기대하는 모양새였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들려온 낮은 뱃고동 소리에 학생들은 주위를 둘러봤으나 소리의 근원지를 찾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에 학생들이 모두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호수 쪽에서 큰 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튀어나왔다. 배는 아주 큰 유령선의 모습으로 위풍당당하게 호그와트 학생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배가 천천히 뭍에 가까워지면서 호그와트 학생들 벌어졌던 입을 다물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배가 완전히 정박하고 큰 배에서 학생들이 오와 열을 지켜 척척 소리를 내며 내리기 시작했다. 건장한 남학생들의 모습에 여학생들은 저마다 볼을 밝히며 소리를 질러댔다. 가장 뒤에 덤스트랭의 교장이 거만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고는 마중을 나와 있던 덤블도어와 포옹하며 반가운 체를 하였다.

카르카로프와 덤블도어가 포옹하고 이야기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늘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덤스트랭의 유령선과 그 학생들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있던 학생들은 이번엔 하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얀 물체가 그들에게 가까워지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 물체는 마차였다. 하얀 아브라산이 모는 마차는 가까워지면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호그와트 학생들에게 뽐내기 시작했다. 마치 머글들의 동화에서 나올 것 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마차였다. 이번에도 마차가 가까워질수록 호그와트 학생들의 수군거림이 시작했다. 마차가 마침내 지면에 닿고 아름다운 학생들이 내리기 시작하자 호그와트 남학생들 쪽에서 휘파람소리와 경탄이 뒤섞여 큰 소란을 만들어냈다. 가장 뒤에 있던 보바통의 교장이 내리자 학생들은 그녀의 큰 덩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덤블도어는 그녀에게 다가와 환영한다며 손에 키스했다. 막심 부인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덤블도어 옆에 있던 카르카로프와도 가벼운 인사를 나눴다. 덤블도어는 이제 두 학교가 모두 도착했으니 모두 연회장으로 가자며 학생들을 이끌었다.

연회장에는 모든 호그와트 학생들이 앉아 방금 잠깐 본 각 학교의 학생들에 대해 떠들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덤블도어 헛기침을 하며 장내를 정리하려 했으나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덤블도어는 입을 열어 직접 분위기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덤블도어의 말에 어느 정도 학생들이 진정되자 덤블도어는 큰 목소리로 덤스트랭을 소개했다.

"정식으로 손님들을 소개합니다. 북유럽에서 온 강인한 마법사들의 학교 덤스트랭과 교장 선생님인 이고르 카르카로프!"

덤블도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까 봤던 덤스트랭의 남학생들이 칼각을 맞춰 연회장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봐도 놀라운 절도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던 중 여학생들이 누군가를 보고 기쁨의 비명을 내며 소란을 일으켰다. 흑발의 소년들만 가득하던 곳에서 유일한 금발인 드레이코가 그 소란의 원인이었다. 드레이코는 소란스러운 쪽을 잠시 바라보고는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드레이코가 바라본 쪽의 학생은 세드릭을 위협할 금발 왕자님이 나타났다며 소란이 더 커졌다. 모든 여학생이 그의 등장에 흥분한 것 같았다. 이고르를 상석까지 데려다 준 뒤에 자연스럽게 덤스트랭 학생들은 슬리데린의 근처로 가서 앉았다. 드레이코는 밖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원래대로라면 이곳이 제가 오게 되었을 곳이라고 하니 내심 들떠있었다.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슬리데린 여학생들에게는 단답으로만 답하고 주변을 살피는 데 집중했다. 그런 드레이코의 차가운 태도는 오히려 여학생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몇몇 여학생은 덤스트랭이 호그와트에 머무는 동안 꼭 드레이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온 우아하고 아름다운 마법사들의 학교 보바통과 교장 선생님인 막심 올랭프!"

연회장의 문이 다시 한 번 열리며 푸른 색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아하게 춤을 추며 입장했다. 그들은 중간 중간에 멈추어서 학생들에게 웃으며 자신들의 자태를 뽐내었다. 그 모습에 이번엔 남학생들이 환호의 소리를 내며 소란을 일으켰다. 방금까지 소란을 일으켰던 여학생들은 예쁘긴 하네라고 말한 뒤 곁눈짓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동시에 소리를 지르는 남학생들에게 질린다는 눈빛을 쏴대며 째려봤다. 그때 가장 뒤에 있던 남학생이 여학생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대표단 중 유일하게 남성이었던 해리는 특유의 매력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남자치고는 아주 부드러운 춤선과 미소를 지을 때 느껴지는 소년미까지 반응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여학생들까지 합세하여 더 커진 소란에 전혀 관심이 없던 드레이코 역시 그곳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연회장의 통로를 바라보던 드레이코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다이애건 앨리에서 봤던 그 소년이 그 자리에 푸른 옷을 입고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한 파란색이 남자라 어울리지 않을 만도 했지만 약간 분홍빛으로 물든 얼굴과 그 옷은 꽤 잘 어울렸고 드레이코 역시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어제 봤던 것처럼 그의 입술에 눈길이 갔다. 자신의 볼과 닮아 꽤 붉은빛을 띄며 오동통한 입술은 어제 봤던 것보다 더 탐스러워 보였다. 드레이코는 어제보다 더 넋을 놓고 바라봤다. 드레이코의 눈은 입술을 벗어나 눈으로 향했다. 어제는 제대로 보지 못한 그의 눈 역시 아름다웠다. 마치 아름다운 빛에 반사를 받아 빛나는 에메랄드처럼 유독 빛나는 녹색의 눈은 자신이 봤던 어떤 보석보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하나하나 소년의 얼굴을 유심히 보던 드레이코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어제처럼 당황스러워 얼굴을 돌리려는 순간 그는 드레이코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아주 어렸을 때 보았던 어머니의 미소가 겹쳐 보였다. 덤스트랭으로 가기 전까지는 꽤 많이 보았던 그녀의 미소가 그의 얼굴에 겹쳐졌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고 웃었던 그 어렸을 때처럼 드레이코 역시 그에게 미소 지어 보였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그 역시 드레이코에게 더 해맑게 웃어 보인 것 같았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어제 맡았던 복숭아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드레이크는 순간 자신이 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평소처럼 표정을 되돌렸다. 이상했다. 자신의 아버지인 루시우스 말포이는 절대로 남에게 감정을 드러내 보이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자신의 칼이 되어 자신을 행하게 된다고 하였다. 덤스트랭으로 가고 나서 한 번도 그 말을 잊은 적도 없고 어긴 적도 없었다. 그것에는 예외도 없었다. 자신은 어머니에게도 어릴 때 이후로 한 번 도 웃어 보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소년의 미소를 보고 웃는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어제부터 자신의 행동을 이상하게 만드는 그가 궁금해졌다. 그는 왜 자신을 이상하게 만드는지 그 원인이 뭔지 드레이코는 알아야만 했다. 그래야 자신의 실수를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드레이코는 호그와트에 머무는 동안 무엇보다 우선해서 이 소년과 자신이 이상해진 원인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레이코와는 반대편 쪽에 있던 세드릭 역시 아까보다 소란스러워진 분위기에 생각을 접고 연회장의 중앙을 쳐다봤다. 아름다운 여학생들이었지만 어제와 같은 떨림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그렇지라는 마음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려고 했을 때 그는 가장 뒤에 있는 남학생의 존재를 알아챘다. 여학생 사이의 남학생이기에 세드릭은 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다시 중앙을 응시했다. 그 남학생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는 자신의 입이 벌어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어제 봤던 그 소년이 자신의 눈앞에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어제부터 세드릭의 머리를 떠나지 않던 그 소년이 지금 여기에 서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운명은 그 소년을 세드릭의 앞에 데려다 주었다. 미소 짓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어제보다 더 아름다웠다. 어제처럼 아니 어제보다 더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건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그는 자신의 심장을 다른 의미로 뛰게 해주는 존재였다. 한 번도 그런 존재가 없었던 세드릭에게는 그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세드릭은 집중하여 그의 모습을 집중해서 응시했다. 어제도 느꼈지만 그 귀여운 얼굴은 정말 세드릭의 취향이었다. 자신이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어제 알았기에 그의 취향은 어제 만들어졌지만 그런 사소한 태클은 세드릭의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은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소년만이 머리에 가득 찼다. 정상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자신이 조금 우습기도 했지만 지금 느껴지는 이 감정은 그 무엇보다 이상하고 황홀했다. 세드릭이 처음 느껴지는 감정에 완전히 빠져있을 때 소년은 고개를 돌려 세드릭 쪽을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그는 아까보다 더 활기차게 웃었다. 세드릭은 자신을 쳐다본 것은 아니겠지만 아까보다 더 밝아진 그의 모습에 아까보다 심장이 더 빠르게 뛰어 지금 당장에라도 기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해리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다시 자신의 친구들과 앞으로 춤을 추며 나아갔다. 그러한 모습도 세드릭의 눈에는 너무 귀여웠다. 그런 그를 세드릭은 그냥 놓칠 수는 없었다. 세드릭은 그 소년이 호그와트에 머무는 동안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그와 관계를 맺어보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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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1편만 써놓고 이제야 돌아왔네. 하핳 긴 시간 동안 현생과 휴덕기를 거치다가 며칠 전부터 다시 빠져서 돌아왔는데 너무 심심해서 견딜 수 없어서 2편을 파바박 써봤어. 진짜 이번에는 저번이랑 다르게 완전 푹 빠져있을 때 쓰니까 정말 완결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누가 보지는 않을 것 같지만... 자기만족이니까 ㅎ 잘 쓰지는 못하니까 그냥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포 해리포터 해리텀 드레해리 세드해리 세드릭해리
2024.03.24 0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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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다ㅠㅠ
[Code: fd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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