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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의 감촉과 냄새라면 사족을 못 쓰는 루시는 곧장 옷장 안으로 들어가 코트 사이에다 얼굴을 비비댔다. 루시는 옷장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옷장 문은 그냥 열어 두었다. 안쪽으로 좀더 들어가 보니 코트가 죽 걸린 첫째 줄 뒤에 두 번재 줄이 있었다. 거기는 무척 컴컴해서 루시는 옷장 뒷벽에 얼굴을 부딪히지 않으려고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한 걸음 두 걸음 내디디며 손가락 긑이 옷장 뒷벽에 닿겠지 싶었는데, 뜻밖에도 나무 벽은 손에 닿지 않았다.

루시는 '이 옷장은 엄청나게 큰가 봐!' 하고 생각하면서,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려고 부드러운 코트 자락을 옆으로 밀며 안으로 쭉쭉 들어갔다. 그 때 발 밑에서 뭔가가 뽀드득 소리를 냈다. 루시는 '좀약인가?' 하고는 이내 허리를 굽혀 발 아래를 만져 보았다. 그런데 딱딱하고 매끄러운 옷장 나무 바닥이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아주 차갑고 푸석푸석한 것이 만져졌다.

"정말 이상한데."

루시는 혼잣말을 하면서 한두 걸음 더 나아갔다.
다음 순간, 루시는 부드러운 털이 아니라 딱딱하고 거칠고 따끔거리기까지 하는 어떤 것이 얼굴과 손을 스치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루시는 놀라서 소리쳤다.

"아니, 꼭 나뭇가지 같잖아!"

순간 루시는 앞에 불빛이 아른거리는 것을 보았다. 옷장 뒷벽에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한두 발자국도 아닌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불빛이 보였던 것이다. 뭔가 차갑고 부드러운 것이 루시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잠시 후 루시는 자신이 깜깜한 밤중에 눈을 밟은 채 숲 한가운데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내리고 있었다.
루시는 속으로 생각했다.

'여차하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데, 뭐.'

그러고는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으며 불빛 쪽을 향해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10분쯤 지나 그 곳에 다다르니 가로등이 하나 서 있었다. 루시는 멈춰 서서 가로등을 바라보며, 숲 한 가운데에 웬 가로등일까, 이젠 또 어떻게 할까 곰곰이 생각했다. 그런데 그 때 루시 쪽으로 타닥타닥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곧 이어 괴상망측한 사람이 나무들 사이에서 가로등 불빛 아래로 걸어 나왔다. 그 사람은 고작해야 루시보다 키가 조금 더 컸고,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우산을 펴 들고 있었다. 허리 위쪽은 사람 같았지만 아래쪽은 발굽이 달린 (반질반질한 까만 털에 싸인) 염소 다리 같았다. 꼬리도 하나 달려 있었는데 눈 위에 끌릴까 봐 우산을 든 팔에 걸쳐 놓아, 처음에는 루시도 보지 못했다. 목에는 빨간 털목도리를 두르고 있었으며 피부색도 약간 불그스레했다. 낯설긴 해도 호감 가는 인상의 자그마한 얼굴에는 짧고 뾰족한 턱수염과 곱슬 머리가 나 있었고, 이마 양쪽에는 머리카락 위로 뿔이 하나씩 솟아 있었다. 한 손은 아까 말했듯이 우산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갈색 종이로 싼 꾸러미 몇 개를 안고 있었다. 그 꾸러미들과 하얀 눈을 보니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 온 사람 같았다. 그것은 바로 파우누스였다. 파우누스는 루시를 보자 놀란 나머지 꾸러미들을 와르르 떨어뜨리며 소리쳤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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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나니아 연대기 봐줘야지
2022.12.01 0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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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첫문장 읽고 내 최애 은의자 꺼냈다.... 눈물 좔좔 뽑을 준비ㅜㅜㅜ
[Code: 0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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