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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09:25

시집 펼치면 맨앞에 있는 그 시인의말ㅇㅇ 좋은거 너무 많아서 몇개만 옮겨봄

 

 

 

책을 끝내는 것은 아이를 뒤뜰로 데려가 총으로 쏴버리는 것과 같아, 카포티가 말했습니다. 은둔자는 늙어가면서 악마가 되지, 뒤샹이 말했습니다. 웃다가 죽은 해골들은 웃어서 죽음을 미치게 한다네, 내가 말했습니다.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훌륭한 시를,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쓰고 싶었습니다.

 

2011년 이 시집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김언희

 

-

 

옛날 인간에게 노래가 없었던 시절

 

하늘에 있는 나무의 씨앗을 훔친 죄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시를 얻게 되었다는 한 부족의 신화

 

내 안의 신에게 첫 노래를 전한다.

 

20123

이은규

 

-

 

나는 내가 없는 곳으로 갈 것이다

 

2012년 여름

서대경

 

-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내가 살아 있어서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저 세상에 살고 있다. 물론 이 세상에도 두엇쯤 당신이 있다. 만나면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201212

박준

 

-

 

목숨을 바치라는 친밀한 권유

시의 은혜를 느낀다

 

20136

손월언

 

-

 

이생은 전생의 숙취 같다.

 

술 취한 고아들은 잘 자고 있을까.

 

홀로인 사람에게선 때 이른 낙엽 냄새가 나서

 

돌아보게 된다.

 

인간의 마음으로

 

끝내 완성할 수 없는 영원이란 말을

 

나는 발음해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2014년 여름

이현호

 

-

 

늘 해질 무렵이었다.

 

새살이 돋아야 했던 기억들

 

항상 그때였다.

 

상처가 있는데 안 아프다고

상처가 없는데 아프다고

 

생각이 물들 때까지

참 오래 걸렸다.

 

이제 가볍게 집으로 간다.

 

20185

이사라

 

-

 

안 보이는 걸 보려고,

가뭇없이 사라지는 걸 말하려고,

도망치듯

여기까지 왔다

 

시를 통해 눈 하나 더 찾게 될까

 

그럴 수 있다면

아프고도 황홀한 계단을

끝없이 굴러떨어져도 좋겠다

 

20198

정채원

 

-

 

한동안 서울과 양평을 오갔다.

아픈 사람들이 서울에서 양평으로 건너가는 것은

칠흑의 한밤중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 몸을 건너가는 병이 구름 사이로 떠다니지 않게

병명이라는 검은 돌들을 별자리처럼 놓아본다.

이 시집이 별들을 가리키는 헛된 손가락이라 할지라도

언니를 아프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202011

천수호

 

-

 

서로가 서로에게 난간이 되어주던

이 벼랑이 참 좋았습니다.

 

20215

서윤후

 

-

 

어떤 핏기와 허기와 한기가 삶을 둘러싸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벌거벗음에서 왔다.

 

, , 눈물.

이 세 가지 체액은 늘 인간을 드나든다.

 

마음이 기우는 대로

피와 땀과 눈물이 흐르는 대로 가보면

통증과 배고픔과 추위를 느끼는 영혼들 곁이었다.

 

시는 영원히 그런 존재들의 편이다.

 

202112

나희덕

 

-

 

어느 여름날, 나를 키우던 아픈 사람이

앞머리를 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내려도

풀 한 포기 서있으면 있는 거란다.

 

있는 거란다. 사랑과 마음과 진리의 열차가

변치 않고 그대로 있는 거란다.

 

202212

고명재

 

-

 

아직 잠들지 마

우리는 현실을 사냥해야 해

 

20236

문보영




짧은 거만 몇개 옮겼는데 긴것도 좋은거 많다 다들 시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져서 뽕참 시 좋아하는 붕들 ㅊㅊ 팡고일시 오인씹무순 신1춘문예에 냄

2023.12.15 11: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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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Code: 7de4]
2023.12.16 18:49
ㅇㅇ
모바일
묺 시인의 말 ㄷㄱ
[Code: a6cc]
2023.12.25 13:43
ㅇㅇ
모바일
묺 시인의 말 ㄷㄱ
[Code: e4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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